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모방을 거치지 않은 새 것은 없다. 기존의 제품을 분해해서 파악한다면, 더 좋은 하이브리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방은 창조로 가는 필수과정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시인 푸쉬킨도, 화가 피카소도 모두 모방의 천재였다.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짠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이 책에 나오는 창조의 사례들은 정말 다양하다.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일을 하든, 주부이든,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기업가이든, 예술가이든, 운동선수이든, 공무원이든, 정치인이든 간에 이와 같은 사례 하나 하나를 모방해서 우리의 현안에 연결시킨다면 또 다른 창조의 사례를 추가하는 창조자가 될 것이다.

 

모방이 창조다

 

3D 돌풍을 몰고온 영화 <아바타>는 모방과 창조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기존의 영화 <늑대와 춤을>과 유사하다. 이울러, 주인공이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에 접속하는 장면은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킨다. 도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퓨타>와 <미래소년 코난>의 흔적도 곳곳에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아바타>를 모방의 아류로 폄하하지 않는다. 3D 영화의 신기원을 창조했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러시아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쉬킨은 러시아 곳곳에 그의 숨결을 남겼다. 그의 동상과 그의 이름을 딴 거리, 박물관, 학교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러시아 술의 대명사 보드카에도 그의 이름이 붙어 있다. 그는 러시아 문학의 대표적인 브랜드이며 또한 러시아 국가 자체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창작의 천재라기보다 모방의 천재이다. 그의 서정시는 서유럽 낭만주의 시들을 토대로 했고, 서사시도 영국의 시인 바이런의 작품을 베낀 것처럼 보인다. 그는 남의 것을 조금씩 변형하고 보완해서 자기 것으로 창작했다. 가히 모방의 천재이다.

 

일본인 오모 씨는 우체국에서 우표 연결 종잇장에 구멍이 똟린 것을 보고 칼날에 자름선을 넣어 특허등록을 했다. 이후 이것이 카터칼로 만들어졌다. 그는 얇은 가공지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종이를 알맞는 크기로 잘라내는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칼날이 금새 무뎌지고 칼날에 자주 손을 다치는 경험을 했다. '칼날을 쉽게 자를 수는 없을까?'란 생각이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창조로 이어졌던 것이다. 문제를 만나면 기뻐하라. 문제는 창조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110년간 타자기 시장 1위를 지켰던 '스미스 코로나'는 1995년 파산신청을 했다. 이 회사는 타자기가 영원할 것으로 오판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물결을 만들든지, 아니면 새로움에 올라타야 한다. 제록스도 대형 복사기 시장을 지키려다 데스크톱 복사기 시장을 놓쳤고, IBM도 메인프레임 컴퓨터에 치중하다가 미니컴퓨터 시장에 후발로 진입했다. 변신은 무죄다. 아니다, 오히려 창조다.

 

창조는 쉽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엄청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쉬운 것이 창조다. 머리가 뛰어나야만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창조는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이다. 또한 이것은 쉽다. 더하든지, 빼든지, 섞든지 어떤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가 발생하면 창조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치약처럼 짜는 튜브형 고추장은 남제천농협의 유병기 고추장 공장장이 만들어냈다. 해외여행시 비행기를 타면 기내식 때 미니 튜브형 고추장을 만난다. 고추장 없이 해외로 여행가면 식사할 때 불편하다. 그러나, 이를 챙겨가기에도 여간 성가시지 않다. 그는 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셈이다. 이제 튜브형 고추장은 해외여행의 휴대품이 되었고, 덩달아 고추농가도 소득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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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함평군은 무관광, 무산업, 무소득의 고장이었다. 1998년 방송국 PD출신의 이석형 군수가 취임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이곳이 공장도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희귀나비로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함평 나비축제'를 기획했다. 나비공원과 생태학습장을 만들어 첫 축제를 개최하여 무려 19만 명이나 오더니 이후 꾸준히 늘어 2004년에는 300만 명으로 늘었다. 

 

1980년 한국에 괴외금지 조치가 내렸다. 일본 구몬수학 교재를 한국식으로 가공해 학생들에게 그룹과외를 하던 강영중(현, 대교회장)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과외방을 닫고 3개월을 고민하며 주변을 살펴보니 답이 나왔다.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자'였다. 무리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구몬측과 이별하고 '눈높이'브랜드로 승부를 걸었다. 관찰은 경영이고 리더십이며, 창조이다.

 

변화 맞춤형 창조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오스트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가난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러나, 그는 소원 3가지를 늘 머리맡에 적어두었다. '영화배우가 되겠다', 케네디 가문의 여성과 결혼하겠다', '2005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겠다'

그는 할리우드 액션배우가 되었고,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인 마리아 슈라이버와 결혼했고, 2003년 보궐선거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었다. 

 

물이 나오는 우물이 있고, 안 나오는 우물이 있다. 돈이 만들어 지는 비즈니스가 있고 돈이 안 만들어지는 비즈니스도 있다. 너무 복잡하면 기회가 안 보인다. 머리가 단순하고 눈이 맑으면 상황이 파악되고 상대방이 제대로 보인다. 완전한 창조는 없다. 이는 창조주만의 영역이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손에 잡히는 창조를 가능케 한다. 그저 일하지만 말고 생각하라.





기존의 것을 뒤집으면 승산이 있다. 비타민은 과립이나 알약의 형태였다. 이것을 액체로 만들어 마시는 비타민 C '비타 500'을 출시하면서 광동제약은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뒤집기 전략은 종종 꼴지를 선두로 만든다. 거북이는 토끼와 대결하되 육지가 아니라 바다에서 대결해야 한다. 똑같이 맞불로 대결하지 말고 물로 뒤집어 승기를 잡았다.

 

기득권층은 시대를 고정시키려 하지만 시대는 늘 변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요즘 시대는 3가지 흐름에 의해 주도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타면 생존을 넘어 창조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 개인화, 사회화, 녹색화의 추세를 어떻게 따라잡고 적용하며 장악할 것인가? 새로운 변화, 사회의 새로운 변화에 맞추고 적응하는 개체는 생존하고 번성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는 새로운 과제를 낳고 새로운 승자를 낳는다.

 

더 아름다운 창조

 

존 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지역 마케팅 책임자였다. 1998년 여름 네팔을 여행하다가 네팔의 교육부 관리를 만났다. 이 중년 관리의 제안에 따라 그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이웃마을의 학교를 찾았다. 20명이 정원인 공간에 80명의 아이들이 우글거렸다. 그는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사직했다. 1999년, 가난한 나라의 빈곤 지역에 도서관을 짓는 비영리단체 '룸 투 리드(Room to Read)'를 창립했다. 이후 2008년까지 네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라오스, 스리랑카, 남아공 등에 무려 7천 개의 도서관을 열었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면 책을 읽히는 교육부터 시켜야한다.

수백만 명의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을 지어주자" (206 쪽)

 

1965년, 일본의 미라이공업이 4명의 직원으로 출범했을 때, 이미 마쓰시타전기 같은 대기업이 시장을 이미 장악하고 있었다. 미라이의 전략은 치밀하게 모방하고 조금만 다르게 바꾸자는 것이었다. 미라이공업은 색갈만 바꾸어 흰색 전깃줄을 시장에 내놓았고 곧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다. 2010년 현재 79세인 야마다 아키오 창업주는 바보같은 사람이라도 채용한다. 늘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행복하고, 감동적인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한다. 야마다 회장의 경영 노하우는 간단하다.

 

"끝없이 생각하도록 감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리더십이다.

그러면 창조적인 제품이 나오게 되고 당연히 돈도 잘 벌게 된다" (249~250 쪽)

 



 

 

나폴레옹이 연전연승한 것은 그가 <전쟁사>를 열심히 탐독한 결과라고 한다. 그는 과거의 전쟁들을 연구해서 그 결과를 현재의 전쟁에 연결시킴으로써 승리를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조성이란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시키는 것이라했다. 베끼다 보면 어떤 맥이 잡히고 거기에다 자신만의 색갈을 입히면 바로 이것이 창조가 되는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필수과정이다.

 

모방하라. 모방하되 합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모방하라. (25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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