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숏 Big Short -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 의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이후 위기는 세계각국이 실시한 유동성 공급정책으로 안정되었지만 부동산 특히 주택경기에 상존하고있는 부실요인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의 주택관련지표가 기대에 크게 못미처 또 한차례 다우지수는 폭락하기도했다,

 

이 책은 미국의 펀드매니저들의 이야기를 통해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 신용평가회사들의 엉터리 평가, 수많은 투자자를 속이는 투자시스템등 미국 경제의 왜곡된 금융시스템을 통렬히 고발하는 한편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논픽션이다.저자 마이클 루이스는 1985년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에 입사해 머니매니저로 일하며 거액을 손에 넣고 1988년 퇴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비록 그 시절의 경험을 책으로 쓰긴 했지만 아직도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났는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머지않아 나뿐만아니라 나와 비슷한 많은 사람들이 사기꾼임이 밝혀질 날이 올테니 말이다. 곧 이어 월가가 깨어나면.... 남을 설득하는 젊은이들 수백명이 금융계에서 축출되는 대청산의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7 - 8쪽)

 

그날이 왔다. 2007년 10월 31일 무명 애널리스트인 메레디스 휘트니가 시티그룹의 배당금 삭감을 예측했다. 시티그룹의 주가가 8%나 폭락했다. 그로부터 2주일후 시티그룹이 예상대로 배당금을 삭감하자 이후 그녀는 '월가의 쪽집게'로 불리었다. 마이클 루이스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하여 돈을 번 사람의 명단을 입수했다. 스티브 아이스먼, 마이클 베리 , 그렉 리프만 등의 이름이 보였다. 

 

미국역사상 최고의 경제호황인 1997년 9월 오펜하이머의 펀드매니저 스티브 아이스먼의 리포터가 간행되었다. 그 내용은 서브프라임대출회사들의 허상을 폭로한 것이었다. 이들 대출회사의 사기행태를 폭로했다. 그러나, 대출회사는 오히려 아이스먼의 자료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아이스먼도 이에 맞받아 쳤다.

 

"그게 바로 당신들의 준 거지같은 자료야!" (38쪽)

 

마이클 베리는 신경과의사였다. 그는 2004년 채권시장에 뛰어 들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운영방식을 파악하고선 부실화를 직감했다. 2005년 5월 19일, 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의 상환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왑 (CDS) 를 구매했다. 한편, 마이클의 투자자들은 자기들의 돈으로 이런 거래를 한다고 불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택시장이 붕괴되자 마이클의 시장예측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도이체방커의 서브프라임 수석 트레이더 그렉 리프만이 스티브 아이스먼을 찾아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시장의 하락에 배팅하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장장 67페이지에 달하는 '홈 에쿼티 메자닌 트란셰 공매도' 라는 그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벼락부자되기 계획안이었다.

 

 "판매측 사람이 나와서 '우리시장의 하락에 배팅하세요.' 라고 말하다니 제 평생 처음 겪는 일이었죠" (115쪽)

 

예지력있는 펀드매니저들은 한결같이 미국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주택담보대출전문회사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부채담보부증권인 CDO를 마구 발행하는 대형 투자회사들의 파산을 예견했다. 미국은 2005년 주택담보대출을 남발했다. 노닥론 No -doc Loan이라는 최소한의 자격검증도 없이 마구잡이식 대출이었다. 그래서 가정부가 6채의

집을 소유하는 기막힌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모는 자메이카 출신의 사랑스러운 여자였는데 여동생과 함께 퀸스에 있는 연립주택 6채를 샀다고 했어요. 전 깜짝 놀라서 '코린, 어떻게 된 일이에요?'라고 물었죠" (160 쪽)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재무론에서 말하는 '레버리지 효과'의 맹신 때문이었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면 시세차익이 금융비용을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것인데, 반대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되는 것이다. 한편,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은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매겼다. 과대평가된 채권은 대부분 등급이 잘못 부여된 것이었다. 이처럼 등급이 잘못 부여된 채권은 대부분 월가 회사들이 신용평가회사를 속여서 얻어낸 결과였다.

 

"그런 일이 버젓이 벌어진다니, 믿을 수가 없었어요" (165 쪽)

 

신용평가기관 사람들은 월가 투자은행을 위해 등급을 부여해 주는 거래의 양과 그 거래에서 얻는 수수료를 최대화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CDO가 부실화될 우려때문에 신용파산위험을 스왑한다는 CDS라는 금융상품까지 등장했다. '고수익 고위험'이란 말처럼 부도날 확률이 높은 채권은 수익율이 높다. 펀드매니저들은 이런 CDS 와 공매도를 이용하여 떼 돈을 벌었다. 여기서 공매도를 잠간 알아보자. 주식시장에 대형 악재가 발생하여 당분간 주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 당연히 주식을 팔아야 할 것이다. 공매도란 주식도 없는 사람이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여 상환하는 제도이다. 

 

'빅 숏(Big Short)'은 '시장붕괴에 거는 큰 거래' 즉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투자한다는 의미이다. 지난 번 금융위기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당했지만 시장의 하락을 예측했던 공매도 투자자는 큰 돈을 벌었다는 후문이다.

 

그렉 리프만은 서브프라임모기지시장을 줄다리기와 같다고 보았다. 한쪽 편에서 월가의 기계가 대출을 창출하고, 채권을 포장하고, 최악의 채권들을 CDO로 재포장했다. 대출이 부족하면 가짜대출까지 만들어 냈다. 다른 한쪽에서는 리프만의 고귀한 군대, 공매도자들이 대출의 부도에 배팅했다. 낙관주의자 대 비관주의자의 대결, 공상주의자 대 현실주의자의 대결, 신용부도스왑구매자 대 판매자의 대결, 옳은 자와 그른 자의 대결이었다.(346 쪽)

 

미국정부는 금융위기를 타개하고자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선택했다. 화폐를 찍는 인쇄기가 바삐 돌아갔다. 그러나, 유동성을 긴급 수혈받는 AIG를 포함한 대형 금융기관의 임원들은 거액의 명예퇴직금 또는 성과급을 지급받는 추태를 보였다. 자신들의 도덕적 해이를 반성하기는 커녕 돈만 챙기려는 그들의 행동은 소액투자자들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경제의 놀랄만한 회복에 대해 연일 호평을 하고 있다. 우쭐대지말고 미국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 등 대다수의 경제선진국이 여전히 저금리에 기조한 금리동결정책을 펼치는데 반해 한국은 얼마전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했다. 아직까지도 종결되지 않은 '더블 딥'의 도래에 대하여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는 미국판 주택시장의 붕괴 또는 일본판 '잃어버린 10년'같은 장기불황이나 경제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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