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고 죽어라 - 얼마를 벌 것인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라
마크 레빈 외 지음, 노혜숙 옮김 / 해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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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고용 구조의 불안정성, 구조조정, 심해진 빈부 격차, 노후에 대한 불안 등 이젠 확실한 것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들은 살아 가는 방식에 있어서 과거의 틀에서 좀처럼 벗어 나질 못하고 있다.

IMF 경제 위기를 벗어나 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2000년에 독특한 제목의 재테크 관련 도서가 출간되었다. 바로 이책이다. 9년 전의 도서에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내용이나 용어 등은 수정하여 출간된 개정판이다.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의 탓으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돈" 과 "직장" 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었다.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기에 재무 설계의 필요성도 대두되던 시기였다. 돈이란 많이 벌어야 하다는 전통적인 인식의 틀에 고착된 우리들에게 당시 출간된 "다 쓰고 죽어라" 는 다소 도발적이며 충격적으로 다가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보였다.

 

이 책의 공저자 폴란과 레빈은 재무설계사이자 컨설턴트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메시지는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지금 당장 사표를 써라.

둘째, 현금으로 지불하라.

셋째, 은퇴하지 말라.

넷째, 다 쓰고 죽어라.

 

공부 잘 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교육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한우물 파기" 는 하나의 교조였다. 그러나, 급변환 시대 상황이 직업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자기 실현 욕구라는 것이 안정된 직장의 기반 위에 세워진다면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자리가 불안한데 자기 실현을 계속 추구한다면 엄청난 좌절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부터 회사를 떠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우린 근검 절약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런데, 지금은 신용카드 제도의 확산으로 분수를 넘는 소비 생활에 매우 익숙해 있다. 신용카드로 가전 제품, 가구, 자동차, 옷 등을 마구 구매한다. 이미 사들인 물건의 대금 지불이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신용카드로 또 구매한다. 수입을 초과하는 과다한 차입은 파산을 부른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마치 현금처럼 사용하므로 착시현상에 빠지게 만든다. 따라서, 분수껏 살려면 가능한 한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과거 정년이 65세이던 시절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63세 였다. 그러나, 요즈음의 평균 수명은 80- 90 세이다. 이제 65세에 은퇴한다면 약 20년을 무료하게 소일하거나 전원 손질이나 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노년에도 얼마든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한다는 생각은 잊어버리자.

 

재산을 모으고 유지히는 것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해만 될 뿐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일에 돈을 쓰지 못하고 자녀들을 위해 아껴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산의 상속 문제가 가족 관계에 커다란 멍을 남기는 것을 우린 많이 보고 있다. 따라서, 다 쓰고 죽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인생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한다. 아무리 묻지마 투자가 극성을 부린다해도 돈, 인생, 그리고 일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자. 나의 인생의 마지막 날에 지난 생을 돌아보며 내가 지금까지 보낸 시간에 감사하는 것이 인생의 최종 목표이다.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IMF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우린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양극화의 골이 깊어짐은 물론 이젠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무모한 투자보다는 갖고 있는 것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스스로 우리의 삶을 책임져야하는 세상에서 꿈을 잃지 않고 신중하게 미래를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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