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위르겐 타우츠 지음, 헬가 R. 하일만 사진, 최재천 감수, 유영미 옮김 / 이치사이언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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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현존하는 생물중 가장 오래된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과 꽃의 수정을 도와 주는 벌과 나비 같은 곤충이라고 한다. 현화식물과 벌과 나비의 곤충류는 서로 도움을 주는 상생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꿀벌은 곤충이다. 약 3천만 년 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구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곤충이란 사실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19세기에 이르러 꿀벌은 척추동물의 지위를 얻었다. 양봉가 요하네스 메링(1815 - 1878) 은 "꿀벌 군락은 하나의 생물이다. 그것들은 척추동물이다. 일벌은 생명 유지와 소화를 담당하는 몸이고, 여왕벌은 여성의 생식기이며, 수벌은 남성의 생식기이다" 라고 말했다. 다소 생뚱맞은 이 얘기를 알아 보자.

 

꿀벌 군락 전체를 하나의 동물로 파악하는 시각은 "Bien" 이란 개념을 탄생시켰다. 꿀벌 군락을 쪼갤 수 없는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생물학자 윌리엄 모튼 윌러(1865 - 1937) 은 개미 연구를 토대로 1911년부터 이런 형태의 생물체를 "超個體" 로 명명했다.

 

꿀벌 군락의 특성과 포유류의 특성을 비교하면 이들이 이러한 주장을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첫째, 번식률이 극단적으로 낮다.

둘째, 자손 양육을 위해 포유류는 젖을 분비하고, 꿀벌의 암컷인 일벌은 로열젤리를 분비한다.

셋째, 자손의 안전한 양육을 위해 포유류는 자궁에서, 꿀벌은 사회적 자궁인 벌집에서 유충을 양육한다.

넷째, 포유류의 체온은 약 36도, 꿀벌도 유충의 체온을 35도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다섯째, 포유류는 커다란 두뇌로 뛰어난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을 갖고 있고, 꿀벌도 이러한 능력이 척추동물을 능가할 정도이다.

 

포유동물의 특성이 꿀벌의 군락에서 발견되기에 포유동물이라고 주장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꿀벌은 포유류의 특성과 단세포 생물의 번식 전략을 통합한 생존 전략을 사용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책은 모두 10 개장에 걸쳐 꿀벌의 탄생과 여정, 짝짓기, 식생활, 유전자, 그리고 벌집의 구조와 기능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꿀벌연구팀의 전속사진작가 헬가 R. 하일만의 섬세한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정확한 관찰을 용이하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평소에 꿀벌의 생태에 관하여 무관심햇던 사람도 꿀벌의 생활과 특성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꿀벌 백서이다.

 

인간이 꿀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 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는 꿀벌이 환경 퐈괴의 정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임을 강조한 것이다.

 

꿀벌이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하는지 점차 밝혀지고 있다.

현대농업에서 인간과 굴벌은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굴벌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대문이다.

꿀벌의 건강상태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상태의 지표이다.

꿀벌은 생의학 기초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꿀벌의 선천적인 면역체계는 생의학적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꿀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6백만 개나 되던 미국의 벌통이 2005년 집계에 따르면 240만 개로 감소했다. 세계 식량의 1/3 이 곤충의 꽃가루 수정에 의해 생산되고, 이 중 80%를 꿀벌이 그 임무를 수행한다.

지구의 생태를 위해 꿀벌이 건강하게 존속하는 것은 가히 필수적이다. 따라서, 꿀벌을 돕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돕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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