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설 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한다는 부담감을 우리에게 안기는 공부, 예나 지금이나 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임이 분명하다. 공부는 왜 해야하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만약에 조선 시대의 대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우리에게 뭐라고 화답해줄까? 

 

어느 날 갑자기 칩거를 선언한 퇴계 선생이 자신에게 배움을 청하는 편지를 보낸 사람들 중 몇 몇명을 청량산 산골에 위치한 암자인 오가산당으로 오라고 호출한다. 나흘 동안 매일 한 사람씩 방문객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알맞는 공부법을 전하는 미스테리가 궁금증나게 펼쳐진다.

 

첫 방문자는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늙은 나이임에도 배우겠다는 마을의 대장장이 배순이다. 이어 마을 의원의 딸인 규중처자 최난희, 애제자 이함평. 그리고 마지막 날의 주인공 돌석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제자들에게 교훈을 주는 형식을 빌어 우리에게 공부에 관한 많은 가르침을 전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모두 네 편에 걸쳐, 배움의 싹이 돋아나서, 공부의 잎이 무성해지고, 공부의 열매가 열리고,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순환과정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부는 왜 하는지, 공부하는 사람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 공부하는 일상은 어떠한지, 그리고 공부의 핵심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공부한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도산서원의 설립자인 대학자 퇴계 선생의 제자가 되어 공부와 인생을 배우고 나아가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을 느껴 보도록 하자.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의 마음, 공부한 자의 마음이다"

 

싹이 돋아나다

 

공부는 과거에 급제해 입신양명한다거나 남에게 자랑질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공부하는 진정한 이유인 것이다. 재산을 모으고 도구를 만드느데 기술이 필요하듯 삶을 살아가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공부는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인 것이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새싹들은 혹 배운 것을 잃어버릴까 안달복달하는 마음을 가져라.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배우기를 졸라대는 이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준다. 모르는게 많을 것이다. 질문을 많이 해라. 달려보지도 않고 스스로 마음 속에 한계를 짓지 말아라. 또한, 못하는 사람이 핑게가 많다. 스승 탓, 책 탓을 절대 하지 마라.

 

잎이 무성해지다

 

공부는 닭이 알을 품은 형상과 같다. 힘들다고 잠시 품기를 멈춘다거나 아니면 서두른다고 뜨거운 물에 담근다면 허탕일 것이다. 공부하다 자신에게 닥친 위기는 쉼없이 꾸준히 하면 극복된다. 얼굴을 비춰보는 거울도 닦을수록 더욱 밝아지는 법이다. 공부에는 아는 단계, 좋아하는 단계, 즐거워하는 단계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현 단계을 이해하고 나아갈 길을 분명히 해라. 또한, 공부엔 자신을 위한 공부와 세상에서 활용하기 위한 공부의 두 종류가 있다. 세상에 나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는 공부를 해야할 것이다.

 

열매로 주위를 이롭게 하다.

 

매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이를 위해 한 번에 하나씩 공부하는 主一無敵, 자세를 가다듬어 마음을 엄숙하게 하는 整齊嚴肅,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常惺惺法, 그리고 마음을 수렴하여 한 물건도 용납하지 않는 其心收斂 不容一物의 네 가지 공부 방법이 있다. 그렇다고 공부하는 시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이 공부 아닌 상황이 없다.

 

씨앗이 되어 돌아가다.

 

재능있는 사람보다 미련한 사람이 제대로 결실을 맺는다. 끈기로 공부해라. 공부는 일상에서 쉼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솔개와 물고기가 공부의 본보기다. 그들은 욕심도 부리지 않고 쉼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마라. 자신에게 충실했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화를 네는 동안 차라리 책상에 앉아 한 자라도 더 공부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수많은 난관이 길을 가로 막더라도 배움의 길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선 그윽한 난초향이 난다. 마치 퇴계 선생이 돌석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돌석은 보이지 않는 스승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자유로운 양민, 평생 공부에 매진하려는 자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는 첫걸음을 내디딘다. 우리 모두 퇴계 선생의 가르침과 함께 내 삶을 향기로 물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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