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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에 관한 11가지 생각
황준욱.유승호.김윤태 엮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9년 7월
평점 :
2002년 10월,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 그는 시마즈 제작소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샐러리맨이어서 세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제 까지 노벨상 수상자는 전부 박사 학위자였지만 그는 학사 학위뿐이었고 또한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노벨상 수상이 된 특허에 대하여 회사로부터 겨우 1만 1천 엔밖에 받지 못했지만 그는 조금도 불만이 없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화학 실험의 성과로 회사로부터 금전적인 보상까지 받았음을 자랑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창의적인 능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려면 자신이 좋아해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11 명의 재기발랄한 필자들이 창의성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이 책에서 각각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학, 영상문화학 , 경영학 분야의 교수, 연구소의 연구위원, KBS 미디어 PD, 화가, 대학원생 등 여러 직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단조로움에 싫증이 났거나, 세상을 이끌어 가는 변화의 이면에 무엇이 작용하는지 궁금하다거나, 또는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보고픈 의욕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창의성을 꽃피우는 모티프가 무엇일까? 누구는 그것이 사랑과 열정이라고 주장하고, 누구는 하찮은 것 또는 당연한 것에서 창의성이 시작된다고 하고 , 또 어떤 이는 남과 다르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에서 창의력이 발현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창의성은 상반된 모순을 동시에 가진 야누스같은 존재임을 주장하고, 어떤 이는 익숙함과 새로움이 만나서 발생하는 화학적 반응이 창의성이라고 하고, 창의성은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진주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고 나면 맛있는 음식점을 찾기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그것도 부족하면 요리법을 배워 직접 요리를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관심과 관찰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도 떨어지는 사과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관찰을 하였기에 새로운 이론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과 열정이 바로 창의성의 동기였던 것이다.
뉴욕 빈민가 태생의 하워드 슐츠는 평범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서 맛본 원두커피에 반해서 다니던 대기업의 부사장직을 포기하고 스타벅스의 마케팅 책임자로 합류했다. 5년 후인 1987년, 그는 스타벅스를 인수하여 회장겸 CEO로 활동하며 전세계로 매장을 넓혀 나갔다. "사람들이 커피 한 잔과 더불어 편하게 토론하고 재즈를 들으며 쉴 수 있는 오아시스를 창조하겠다" 는 그의 낭만적인 꿈은 결국 이루어 졌다. 또한, 강원도 화천군은 매년 1월 초부터 약 한 달간 "산천어 축제"를 연다. 추위로 버려졌던 땅과 호수를 한겨울 최대의 축제장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스타벅스와 화천군 모두 섬세함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적용하여 최대의 약점을 최대의 강점으로 변화시킨 창의성의 결과였다.
한편, 다중 지능을 주창한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어떤 한 분야에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10 년의 노력을 쌓으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는 "10 년의 법칙" 을 제기했다. 사람의 창의성도 마찬가지이다. 꾸준히 한 분야를 집중하는 사람이 결국은 성공한다.
인간의 창의성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질적 요소를 연관시키고 통합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것이다.
21 세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퓨전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패러독스적 관점에 입각하여 "야누스적 사고" 를 한다. 야누스적 사고란 "두 개 이상의 대표적 개념, 아이디어,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 이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문의 수호신이다. 따라서, 문을 지키기 위해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졌던 것이다. 그래서, 이중적인 사람 또는 표리부동한 사람에 빗대어 부정어로 이를 사용하고 있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 칙센트 미하이도 창의적인 사람들의 대표적인 성향으로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책은 포용력과 창의성, 섬세함과 창의성, 패러독스와 창의성, 고마움의 창출과 창의성, 만남으로서의 창의성, 다르게 보기와 창의성, 소통과 창의성, 몰입과 창의성, 사회적 조건과 창의성, 창조적 문화와 창의성, 그리고 불완전함과 창의성 등 창의성에 대한 11 가지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11 명의 저자와 함께 창의성의 세계를 이리 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운 유익한 여행이었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을 창의성이라 정의한다. 인간에게 창의성이 없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매우 다른 곳이 되었을 것이다. 유전학적으로는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구조는 98 퍼센트 일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을 침팬지와 다르게 만드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창의성이 학습을 통해 인식되고, 얻어지고, 전달된 결과이다. 창의성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