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오버 Game Over - 자원 고갈의 시대, 성공 투자를 위하여
스티븐 리브 지음, 김명철 옮김, 조한조 감수 / 세계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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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세계 경제를 호령하던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풍지박산 되면서 지구촌에 경제 한파가 몰려 왔다.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했고, 베어 스턴스는 파산 직전에서 극적으로 구제되었고, 모기지론의 주역인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은 사실상 국영화되었으며, AIG 역시 파산으로 내몰렸다가 구제금융이 투입되면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얼마 전만해도 한치 앞을 모를 정도로 주식시장은 휘청거렸다.

 

미국 경제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은행이 상업은행으로 업종 전환을 하고, 부실 기업들이 퇴출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부양과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클린에너지 산업에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후 현 정부의 녹색 성장산업 육성책과 맞물리며, 바닥을 모를 정도로 하락하던 KOSPI 지수가 800대에서 불과 8개월만에 1500대로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이 안정화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도 다우지수가 9000대까지 상승해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초대형 사건들이 연일 불거져 나오자 세계 주식시장의 커플링 효과로 국내 주식시장도 끝난 것같은 반응이었지만, 대체에너지라는 테마가 등장하면서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체에너지가 시장의 만병통치약인가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해 갈피를 못잡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저자 스티븐 립은 립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회장이며, 30만명이나 구독하는 시사지 [컴플리트 인베스터]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그는 피크오일과 피크에너지 상태가 조만간 투자자와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는 앞서 벌어진 초대형 사건들은 모두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시작일 뿐이라는 공포성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게 붐비는 세계]라는 그의 저서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만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을 종전으로 몰고 갔던 "맨해튼 프로젝트" 때처럼 대규모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사용키 위해 전폭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티븐 립은 이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즉,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면 자원이 필요함에도 프리드먼은 개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원이 있다는 잘못된 가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 여기서 스티븐 립이 주장하는 자원 고갈의 악순환 문제를 살펴 보자.

 

1950년대에 지질학자 킹 허버트가 "피크오일"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게 되면 석유 생산량은 정점에 다다르게 되며, 이후에도 많은 양의 석유를 얻겠지만 매년 꾸준히 생산이 줄어들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기존의 석유매장지에서 더욱 많이 손쉽게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새로운 매장지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현재 과학 기술이 가장 많이 발달한 미국도 1970년 대 이후로는 석유 생산량이 계속 감소되어 왔다. 채굴비용이 많이 들어 원가 오른다면 덩달아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코스트-푸쉬현상은 필연적이다. 

 

문명의 발달에 필수적인 모든 종류의 금속과 광물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자원 생산국들은 자국에 남아 있는 자원의 양이 부족해질 때까지 이를 계속 판매하며 호시절을 보낼 것이다. 또한, 자원이 부족해지면 완전히 고갈될 때까지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것이다. 이로 인해 에너지 가격은 급상승할 것이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다.

 

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짜로 이용하기에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경시하고 있다. 그러나, 물이 없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멸종하고 말 것이다. 석유를 채굴하는 데 소요되는 물도 엄청난 양이다. 물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인프라를 구축 보강해야 한다. 이럴 경우 막대한 양의 금속과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세계 경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친디아(차이나 + 인도)의 급격한 성장은 막대한 양의 자원과 에너지가 필요했다.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소중한 자원을 계속 고갈시킨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경제가 급속히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디아의 자동차 대수는 1000명당 25대이며, 미국의 경우는 1000명당 800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보급율은 미국의 1/3수준, 컴퓨터보급율은 1/9 수준이므로 중국과 인도의 일인당 소비가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들 나라의 중산층은 냉장고, 에어콘, 텔레비전, 자동차 등 점점 더 많은 물품들을 구매하고 있다. 풍족한 삶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세계은행 자료에 의하면, 2005년 중국의 1인당 가계 소비 지출이 595 달러, 미국이 26,445 달러, 전세계 평균이 3,470 달러이다. 중국은 현재보다 5 - 6배 더 많이 소비를 해야 세계평균에 도달한다는 의미이다. 친디아의 제조업 분야에서의 자원수요가 이미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

 

이 책은 4부에 걸쳐 18 개장으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자원 고갈, 2부에선 대체에너지, 3부에선 인플레이션, 4부에선 혼란 속의 투자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지구의 보존 자원을 고려해 볼때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시급함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에너지의 대표격인 풍력발전의 경우에도 터빈을 제조하기 위해 자원을 소비해야 하는 악순환이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얼마전 보도에 의하면, 50여기의 풍차를 설치한 풍차마을, 에히메현 이카타 마을의 주민들이 두통과 이명, 그리고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새가 풍차에 부딪혀 사고가 잦고 풍량에 따라 발전량도 들쑥날쑥한 것이 풍력발전의 골칫거리라 한다.

 

거품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회복으로 인해 자원 가격이 상승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발생할까? 하이퍼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며 금을 비롯한 천연자원으로 돈이 몰릴 확률이 높을 것이다. 경제 위기의 조짐이 사라지자 중국은 벌써 지구촌의 자원을 빨아 들이는 거대한 진공청소기로 돌변했고, 원유가격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규모 지원책과 더불어 대체에너지같은 그린 산업이 경제 위기의 새로운 구원 투수가 될 것인지 아직도 판단이 서질 않는다. 현 정부는 그린 사업에 몰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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