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기업열전 - 국내 최강 기업의 라이벌전 그리고 비하인드스토리
정혁준 지음 / 에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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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 발표한 [한국기업 성장 50년의 재조명]이란 보고서가 눈에 띄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1955년 매출액상위 100 대기업 중 현재까지 100 위권 안에 남아 있는 기업은 CJ(舊, 제일제당), LG화학, 현대해상(舊, 동방해상보험), 한진중공업(舊, 대한조선공사),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 개 회사에 불과했다. 19955년 1 위였던 삼양사, 1965년 1 위였던 동명목재는 이미 100 대기업에서 빠졌고, 1975년 1 위였던 대한항공은 24 위로 밀렸으며, 1985년 1 위였던 삼성물산은 18 위로 떨어져 있었다. 반면, 1975년 27 위였던 삼성전자가 1 위에 올라 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최근엔 글로벌 경제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 GM이 파산신청을 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이와 같이 영원한 부와 성공을 누릴 것만 같았던 여러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보노라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경영도서 [꿀벌과 게릴라]의 저자이며, " 핵심역량 " 으로 유명한 게리 하멜 교수는 그 원인를 세 가지에서 찾아 설명하고 있다.

 

첫째, 물리적 원인(규모, 성장, 수익성)이 기업에 문제를 가져 온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의 성장은 더딜 수 밖에 없다. 매출의 성장도 영원할 수 없으며,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도 감소하는 국면에 직면하게 됩니다.

 

둘째, 전략이 종말되기 때문입니다.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전략이 수립되는 그 순간부터 서서히 그 효과는 약화됩니다. 물론 약화되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습니다만, 그 전략이 종말됨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셋째, 끊임없는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변화에 그 기반을 두고 탄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의해 서서히 침몰당하는 운명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게리 하멜 교수는 기업이 영원한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경영 DNA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며 본질적인 혁신을 하지 않고선 이 문제에 대처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맞수기업열전]은 대한민국 52 개 선두 기업의 생존 경쟁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겨레21] 경제팀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이들 기업의 경영이야기를 맞수란 측면에서 맛깔스럽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맞수란 말 그대로 마주 상대하는 상대방입니다. 맞수가 없는 형국을 무적이라 표현합니다. 우리는 맞수를 여러 분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프로권투 헤비급의 무하마드 알리와 죠 프레이저 , 삼국지에서 지략대결을 펼치는 제갈공명과 사마의, 트로트 가요계의 남진과 나훈아 등은 멋진 맞수들입니다.

 

저자는 대표적인 맞수 기업을 기업가 정신의 법칙, 위기 극복의 법칙, 게임의 룰 전환 법칙, 경쟁 우위의 법칙, 진화의 법칙, 스토리텔링의 법칙, 그리고 여성의 법칙이라는 일곱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과 LG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의 탄생 비밀과 기업가 정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방에 따로 갇힌 두 죄수가 심문을 받으면서 둘 다 죄를 부인하면 무죄, 둘 다 죄를 인정하면 5년 刑, 한쪽만 인정하고 다른 쪽이 부인할 경우 고백한 죄수는 무죄로 석방되고 부인한 죄수는 10년 刑을 받는다면, 두 죄수는 결정을 위해 딜레마에 빠질 것입니다. 소위 " 죄수의 딜레마 " 로 비유되는 게임이론을 거론하면서 각 분야에서 1 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맞수 기업의 게임의 법칙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사에서 사라진 대우그룹과 조흥, 한일, 상업 등 시중은행의 아픈 추억을 보면서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한번 더 느낍니다.
[종의 기원]의 저자 찰스 다윈은 " 살아 남는 種는 강인한 種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種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한 種이 살아 남는다. " 고 말했습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 맞수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에 빨리 대처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함을 이 책은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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