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존재하는 것들 2.0 - 쿼크에서 블랙홀까지
김제완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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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창조 신화는 문화권 별로 다양하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우주는 億劫 전부터 존재했고, 무한한 세월이 흘러도 되풀이 하면서 그렇게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반면, 기독교 문화권에선 하느님이 7일 만에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현대 과학이 내세우는 창세기는 어떤 것일까 ? 이 책이 다소 읽기에 힘이 들지만 해답을 찾는데 유익한 길잡이

역할을 우리에게 해주고 있다.

 

고대 인도인의 세계관에 의하면 全 宇宙를 < 三千大天世界 > 라고 말한다. 우주는 원반형의 風輪, 水輪, 金輪이 겹쳐서

공중에 떠있고, 풍륜에서 大梵天에 이르는 범위의 세계를 하나의 세계로 구성한다. 이 세계에는 하나의 태양, 하나의 달이 있다고 한다. 현대적 의미로 태양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세계가 천 개 모여 小天 세계 ( 현대적 의미 : 은하계 ), 소천 세계가 천 개 모여 中天 세계, 중천 세계가 천 개 모여 大天 세계가 된다는 설명인데 大天 세계란 천의 세 제곱인 10억개의 세계, 즉 우주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된다.

현대 과학에서 첨단 관측 기구를 동원하여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을 아무런 관측 기구도 없었던 2500 년 전 허황하기 짝이 없는 듯한 世界相을 說했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현대 우주론은 소련 출신 미국 물리학자 조지 가모브가 처음으로 발표한 < 대폭발 이론 >이 대표격이다. 아주 먼 옛날 우주는 무한히 높은 온도와 에너지를 가진 点이 폭발하듯 탄생했다는 것인데, 이 티끌보다 훨씬 작고 뜨거운 우주는 팽창하면서 점점 식어 갔고 탄생 50 억년이 되면서 은하계가 자리잡고 100 억년 쯤 되었을 때 지구와 태양계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 우주를 알기 위해 노력한 수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때문에, 우리의 우주가 4 차원 풍선의 표면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련도 있었다. 16 세기 이태리 신학자 조 르다노 브루노는 창세기 이전에 무엇이 있었나 하는 질문을 던졌다가 교황청에 의해 혹세무민죄로 화형을 당했다. 또한, 망원경으로 우주를 처음 보고 천동설이 틀렸다는 증거를 발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억울한 죽임을 당했지만 유네스코에서 이를 기리기 위해 2009 년을 " 세계 천문의 해 " 로 지정했다.

 

하늘을 연구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망원경이라는 관측 기구를 발명하였는데, 갈릴레오 사망후 잠시 정체되다가  천재 과학자 뉴턴이 " 반사 망원경 " 만들었고 이를 점점 개량하여 18 세기엔 결국 천왕성을 발견하는 위업도 달성한다. 이로써 태양계 너머 우주를 본격적으로 관측하는 비약적인 도약을 하게 된다. 미국인 조지 엘러리 헤일은 1896 년 세계 최대 규모인 지름 1 미터 망원경을 만들었고 이후 1917 년 지름 2 미터의 후커 망원경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에드읜 허불과 그의 조수 휴머슨은 헤일 망원경을 이용하여 은하 밖의 은하를 처음 발견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우주 팽창 현상을 발견해 < 대폭발 이론 > 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조선왕조실록 < 선조편 > 에 기록된 1604 년 10 월 13 일의 기사 내용이다.

" 초저녁에 손님별이 미수 10도 거극 110도 자리에서 나타났는데 목성보다 작고 적황색 빛깔로 흔들리고 새벽녘에는 안개가 끼었다. "  서양에선 손님별을 " 케플러의 별 " 이라고 부르는데, 1604 년에 출현한 손님별의 의미가 태양보다 10 배 이상 무거운 별이 폭발한 경우였음을 후세 과학자가 해석 가능토록 한 유용한 자료라고 한다.

 

한편, 모든 물질이 간단한 기본 요소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측한 선조들은 19 세기 말에 들어오면서 원소설로 구체화된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 발견으로 수소, 탄소, 질소 등 100 여종의 원소로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원자의 구조를 알아낸 인류는 구성 요소인 원자핵과 전자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이 결국은 양성자, 중성자 및 전자라는 " 기본 입자 " 로 구성되었음을 밝혀냈다.

1995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마틴 펄과 프레더릭 라이너스는 " 랩톤 물리학 " 과 우주 생성을 이해하는 데 이바지한 공로가 크다. 우리 우주엔 여러 형태의 물질들이 있다. 산, 들, 바다, 강, 꽃, 구름 등 다양하지만 이들 모두가 기본 입자인 쿼크와 렙톤으로 되어 있고 이들을 묶어 주는 게이지 보손으로 뭉쳐서 원자핵과 원자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현대 물리학의 정설이다. 렙톤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이 전자이며, 원자핵의 구성 요소가 아니며 힘을 전달하는 게이지 보손도 아닌 것을 통틀어 렙톤이라고 한다. 독일 출신의 괴짜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는 동위 원소가 붕괴되는 현상 중 베타 붕괴시 방출되는 에너지가 아무런 원인도 없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이태리의 물리학자 페르미는 이 입자를 작은 중성자란 뜻으로 " 중성미자 " 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중성미자는 겨우 존재하는 실체인 것이다.

 

끝없는 호기심과 자신감에 찬 과학자들은 건방지게도 하느님을 넘보기 시작한다. 이 세상은 왜 이렇게 만들어 졌는지 ? 그 디자인은 어떤 힌트를 얻었는지 ? 원자핵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소립자, " 쿼크 " 를 발견하여 이들이 세상 만물의 원시 재료임을 확인한다. 이젠 중성자별의 내부를 보기 위해 중성미자 망원경이란 특수 장치를 개발하여 그 속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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