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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제표로 경영하라 - 재무제표가 알려주지 않는 기업 성장의 비밀
김형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8월
평점 :
오늘날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 또한 제품과 생산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했는가보다 어떤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다. - '추천의 말'(최정일, 한국경영학회 회장)중에서

책의 저자 김형수는 한성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고객제표 사업단의 사업단장과 (사)한국CRM/디지털마케팅협회 협회장도 함께 역임하고 있다. 25년 이상 기업의 CRM과 고객전략 분야의 프로젝트와 자문을 수행했다. 현재에도 컨설팅, 강연, 사외이사 등의 활동으로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재무제표와 고객제표(파트1), 고객제표의 원리와통찰력(파트2), 고객제표가 쏘아 올린 고객경영 메시지(파트3) 등을 통해 수많은 경영전략 중에서 경영관리 기법, 구체적으론 기업 경영의 성과평가 방법론에 대해서만 논의한다. 이를테면 저자는 경영 성과평가 자체가 일종의 경영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기업 경영 현장에 종사했거나(또는 근무 중이거나) 지금 경영학을 배우고 있는 경영학도라면 모두 기억할 만한 유명한 피터 드러커의 명언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1970년대 중후반반 나의 대학시절엔 '계량 경영학'이란 강의 과목이 개설되었다.
평소 수치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 이론이나 해설은 뜬구름 잡는 잡소리일 뿐이라는 태도를 견지했던 나에겐 딱 어울리는 강의였다. 이 강의는 유학파 교수가 개설했는데, 관련 원서를 읽도록 하려고 리포트 제출 과제가 제법 많았다. 이에 필요한 원서를 읽으려고 종로서적을 뻔질나게 들락거렸던 추억마저 떠오른다. 이 공부는 이후 나의 경영자 시절에 유익한 밑거름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고객은 기업의 자산이다
상고 출신인 나는 재무제표에 대한 내용에 대해선 비교적 해박한 편이다. 그런데, 저자는 '고객제표'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어떤 개념일까? 기업의 경영성과를 창출하는 원천이 고객이란 점에 착안해서 고객이라는 자산을 중심으로 기업을 바라본다는 새로운 접근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사실 조금만 둘러봐도 고객이 자산이라고 강조하는 기업은 주변에 너무 많다. 그런데, 지극히 평범하고 진부하기까지 한 이 논리는 사실 생각해볼 점이 많다. 고객이 자산이라고 외치는 기업 중에 실제로 고객을 자산으로 관리하는 기업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29쪽)
그래서 책은 기업이 고객을 자산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실제 자산처럼 관리하지 못하는 또는 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를 논의하고자 한다. 즉 고객을 실질적인 기업의 자산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 고객제표의 핵심 철학이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는 것이 그 취지를 공감하고, 비로소 이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고객중심경영, 정말 이는 현직에서 지겹도록 들었던 말이다. 고객은 과연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울컥할까?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입 발린 소리 정도로 치부하기에 그렇다. 이에 대해 저자는 먼저 그 본질을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슷하게 사용되는 아래 용어의 차이를 비교한다.
고객 지향성(Customer-oriented)~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접근
고객 주도성(Customer-driven)~ 고객이 기업 경영활동에 직접 참여
고객 중심성(Customer-centric)~ 고객을 정중앙에 놓는 경영방식
고객을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것은 고객을 자산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고객을 '자산' 그 자체로 관리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고객중심경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단순하다. 고객을 개념적 자산이 아니라 실물적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재무제표의 매출집계에서 한 번 구매하고 떠나는 고객이나 열 번을 반복 구매하는 고객의 가치는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객의 구성 상태가 기업의 상태를 말해준다
고객상태표는 고객을 자산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무제표 관점의 자산을 자본과 부채로 나누는 것처럼 전체고객을 자본고객과 부채고객이라는 기준으로 나누어 기업의 고객 구성 상태를 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자본고객과 부채고객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곧 고객제표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고객=자본고객+부채고객'
재무상태표에서 전체 자산을 자기 자본과 타인 자본(즉, 부채)로 구분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기업의 자산인 고객(총고객)을 진짜 우리 회사의 고객(자본고객)이냐, 아니면 타사의 고객을 잠시 빌려온 것(부채고객)이냐로 구분하는 것도 논리상으론 당연하다. 비록 현재 회사의 고객일지라도 나중에 경쟁사로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이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는 논리가 바로 부채고객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측정하고 평가할지를 살펴보자. 각 고객그룹의 총 매출액, 매출비율, 고객 수, 고객 수의 비율, 고객별 평균 매출액 등을 평가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기업이 일정한 기간 창출해 낸 매출이 어떤 고객들에 의해 발생했고, 또 어느 정도의 비율을 보이는지 알 수 있으므로 고객경영 성과평가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제표가 제시하는 고객경영 메시지
고객제표는 결국 기업 경영을 더 잘하자고 만들어진 도구이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직접적인 치료를 위한 수술이나 처방약 보다는 정확한 진료를 도와주는 CT나 MRI 촬영 기술 같은 진단도구에 더 가깝다. 즉, 기존의 평가체계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경영성과에 연관된 고객 이슈를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안경 같은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안경은 흐릿했던 세상을 깨끗하게 보여주긴 하지만 이때부터는 보고 싶은 것뿐만 아니라 불편한 것도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고객제표라는 새로운 안경을 통해 기업 경영을 보게 되면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쉽지 않겠지만 하나 둘 바꿔 나가야 할 것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것들은 긍정적 시그널이던 불편한 진실이던 간에 고객제표가 쏘아올린 고객경영 메시지임엔 틀림없다.
수익성
고객의 수익기여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다. 즉 매출액에소 변동비를 차감한 공헌이익은 고객의 구매가 기업 이익 증가에 공헌하는 정도를 보여준다. 또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는 최소 고객 수를 산출할 수도 있다. 특히, 초기 투자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낮게 나타나는 벤처 기업들에게 고객 중심의 기업 가치를 어필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안정성
이는 지속가능한 수익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고객제표는 자본고객과 부채고객으로 구분해 고객의 유출입과 이탈 등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기업의 매출이 얼나나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잠재적 리스크 요인까지 함께 진단할 수 있다.
성장성
현재의 성과를 넘어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단순히 매출 증가가 아닌 고객 기반의 확대와 질적 변화에 주목한다. 고객제표는 고객 규모, 유출입의 흐름, 고객 전환과 이동 구조 등을 체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성장 동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고객제표가 새로운 대안일까?
고객이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평가지표로 활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여진다. 결론은 데이터의 축적이다. 데이터가 없다면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 기존의 기업들이 가진 데이터를 새로 분류하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현재까지 경영평가 업무는 회사별로 고유하게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를 한꺼번에 바꾼다는 것은 과연 쉬울까? 그럼에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진정성 있는 평가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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