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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 옥스퍼드 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무한 스크롤에서 벗어나는 법
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 부키 / 2024년 9월
평점 :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없던 시대를 추억하며, 지금보다는 모든 게 단순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나는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다. 나는 스마트폰 시대에 머물고 싶다. 스마트폰 시대가 훨씬 더 재미있다. 내 손 안의 작은 기계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저 좋은 디지털 습관뿐이다. - ‘서문’ 중에서
책은 3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선 우리가 왜 스마트폰이 중독적이라고 느끼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2부에선 습관 형성의 배후에 있는 복잡한 과학 원리를 탐구하며, 끝으로 3부에선 집중력/수면/정신 건강 등을 집중 조명하면서 스마트폰 사용과 디지털 세상의 복잡한 관계를 살펴본다.
책의 저자 페이 베게티는 옥스퍼드대학병원의 현직 의사이자 신경과학자로서 앞서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스마트폰의 중독성을 파헤치기ㅗ다는 오히려 우리들이 어떻게 스마트폰과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잇다. 즉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은 중독적?
인간의 두뇌 속엔 뉴런이라는 신경계 단위가 있다. 무려 860억 개에 달한다고 한다. 뉴런의 줄기 끝에는 돌기가 뻗어 있고 이를 통해 이웃 뉴런들과 연결되므로 무수한 조합이 가능해진다. 2개의 돌기 사이에 시냅스라는 작은 틈으로 뉴런은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해 전기신호를 내보낸다.
일반적으로 중독은 우리의 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들 때문에 발생한다. 모든 중독성 약물은 인체의 생명 활동을 무력화할 정도로 엄청난 화학적 효과를 발휘한다. 그 결과 시냅스들엔 신경전달물질이 넘쳐나서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게임 앱의 사용을 약물 남용과 마약 용품에 비견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뇌에서 생성된다고 알려진 ‘일정량의 도파민’조차도 중독성 약물이 우리의 신경전달물질에 미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즉 필요 이상으로 스마트폰을 많이 상용한다고 해서 약물에 중독되듯 중독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내가 이 도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도 나이가 점점 들면서 최근부터는 과거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많이 늘어났기에 혹시 이게 중독 증세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사용 시간이 늘어난 이유는 불교 강좌, 영어 공부, 책읽어주는 앱 등에 따른 탓이다. 이는 중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내 생각에 중요한 점은, 스트폰 사용을 둘러싼 불안감이 스크린 타임을 중심으로 새로운 강박관념을 발전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미 스마트폰으로 몇 시간이나 보낸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메시지를 보내왔다면, 그리고 당신 역시 거기에 답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테니 그렇게 헤도 괜찮다.”
스마트폰의 장시간 사용
30년 넘게 습관을 연구해온 웬디 우드 교수는 우리 일상 행동의 거의 40프로가 습관에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습관이 지닌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특성으로 인해, 실제로는 우리가 매일 수없이 많은 사소한 결정들을 의식적으로 내리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런던정경대학의 연구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안경을 연구 참여자들에게 착요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자주 간과되곤 하던 습관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평균적으로 참여자들은 5분에 한 번꼴로 스마트폰과 상호작용했으며 계획했던 것보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보내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지력은 습관으로 배양
사람들이 흔하게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의지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의지력 하나에 전부를 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력은 자신을 배신하며, 이는 결국 개인의 실패로 이어진다.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이유는 의지력이 결핍되었거나 동기부여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즉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지금 통제하기 어려운 일련의 디지털 습관들이 많아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따라서 목표에 부합하는 습관을 확립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습관부터 고쳐라
우리가 스마트폰 기기와의 극적인 단절을 시도하는 이유는 우리 대부분이 변화란 큰 것에서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창하고 상징적인 제스처의 이면에는 조급함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조급함을 야망으로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서 시작하고, 또 가장 쉽게 느껴지는 변화에 집중해도 괜찮다. 퍼즐 맞추기를 떠올려 보자. 한때는 많은 조각들을 배치하는 게 불가능해 보였지만 하나씩 서서히 맞춰나감에 따라 이후 훨씬 더 편하게 조각들의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변화도 마찬가지다. 달성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고 전략적인 사고다.
습관의 형성은 작은 것부터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기술 영역에서는 정말로 소소한 행동이 중요하다. 스냅챗은 그저 하루도 여러 차례 수행될 수 있는 정말 소소한 행동이 전부였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의 하루 전체를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어냈다. 그렇다. 소소한 행동은 엄청난 습관 형성의 힘을 가졌다.
습관이 정말로 소소하다는 말은 습관의 크기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노력의 양을 의미한다. 그 좋은 사례는 1분 길이 동영상으로 유명한 틱톡 앱인데 사용자에게 더 긴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선택지를 부여함으로써 편집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해주었다.
반복 습관으로 각인하기
운동 한 번으로 건강해지거나 한 학기 공부로 학위를 딸 수는 없는 법이다. 반복에는 잠재력이 있다. 벽돌 하나를 놓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벽돌 쌓기를 반복하면 건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디지털이든 비지디털이든 간에 우리의 모든 습관은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습관을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언가를 빈번하게 하는 것임을 우린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양치질은 습관인 데 반해 자동차보험 갱신은 습관이 아닌 이유다. 습관이 형성되기까지 21일이 걸린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연구 참가자들은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이 이보다 긴 66일이었다는 연구가 있었으며, 후속 연구들에세도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66일이 절대적인 정답도 아니다. 습관 형성은 시간이 아니라 반복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반복하기 쉬운 습관으로 시작하자.
이밖에도 책은 스마트폰 끄기에 유익한 방법으로 집중력 높이기, 수면의 질 높이기, 정신 건강 챙기기, 슬기로운 소셜 미디어 생활 구축하기, 미래를 위해 실천하기 순으로 훈련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바로 저자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하여 사용자의 삶과 관련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하는 셈이다.
디지털 습관을 바꾸자
책을 통해 지금 당장 자신의 디지털 습관을 바꾸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실천가능한 지침과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책은 우리를 위한 스마트폰 사용법 내지는 안내서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디지털 습관을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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