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신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야스시 스즈키 그림, 전경아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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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중세는 ‘암흑시대’였다. 중세란 명칭은 르네상스기인 1600년대에 확립되어 고전문화 시대와 고전문화가 부활한 시대의 중간 시대란 뜻으로 쓰였다. 요컨대, 고대그리스와 로마의 우수한 고전문화가 유실되었던 틈새 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총 7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중세 유럽의 생활을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상세하게 소개한다. 물론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신화와 전승, 환상 속 괴물에 대한 정보도 가득하다. ‘중세 유럽’의 이모저모를 이해하는 데 최적인 비주얼 도감인 셈이다. 책 속 인상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아서왕王


제일 먼저 책은 중세유럽을 빛낸 영웅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영웅 아서왕王을 만나보자. 그는 브리튼의 우서 팬드래곤왕의 사생아로 태어나 마술사 멀린의 손에서 자란다.


열다섯 살 때 전설이 담긴 칼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아냄으로써 사망한 우서왕의 뒤를 이어 왕조에 오른다. 당시 전설에 의하면, 진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만이 바위에 꽂혀 있는 칼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아서왕은 기네비어를 왕비로 맞아들이고 원탁의 기사를 휘하에 두고서 서유럽을 지배하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한다. 인생이란 늘 그렇듯 항상 순탄하지 않다. 원탁의 기사 멤버이자 둘도 없이 친한 벗이었던 란슬롯이 왕비 기네비아와 몰래 통정한 사실이 발각되자 이를 응징코자 란슬롯이 있는 프랑스로 군대를 이끌고 진군한다.


이때 브리튼 왕국의 운영은 누이(아버지가 다름)의 아들 모드레드에게 맡겼는데, 이를 기회로 삼은 조카가 모반을 일으키자 서둘러 귀국길에 올라 모반을 진압하지만, 과정에서 중상重傷을 입자 치료를 위해 아발론섬으로 떠난다. 결국 아서왕이 없는 브리튼 왕국은 서서히 기울어지고 만다.


(사진, 아서왕 인물관계도)


오딘


다음으로 중세 유럽을 장식하는 신화를 살펴본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선 신 중의 신이 제우스(쥬피터)인 것처럼, 북유럽신화에 등장하는 신들 중엔 단연코 오딘이다. 지금도 살아있는 전설이기도 한 스웨덴 왕가의 시조始祖인 셈이다.


보르라고 불리는 남신男神과 거인족 베스틀라 사이에서 태어난 오딘은 게르만계 종족들이 믿는 신이다. 구원을 요청하는 바이킹들이 의지하는 신이기도 하다. 오딘은 수많은 아내들과의 사이에서 토르(천둥의 신) 등의 자녀를 얻었다.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 전설은 13세기 초에 나온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에 집약되어 있다. 니벨룽족을 멸망시킨 네델란드 왕자 지크프리트는 명검 발몽과 12명의 힘을 낼 수 있는 투명 망토를 얻는다. 또 용을 퇴치하다 온몸에 용의 피가 튀어서 단단한 피부를 가진 불사신이 되었다. 하지만 피를 뒤집어쓸 때 유일한 약점이 만들어졌다. 즉 보리수 나뭇잎이 붙은 등쪽 부위엔 용의 피가 묻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부르군트의 왕 군터의 여동생 크림힐트와 결혼하여 살았는데, 어느 날 크림힐트가 시누이인 아이슬란드의 여왕 브륀힐트와의 말다툼 끝에 매우 모욕적인 말을 하게 된다. 이에 군터의 신하 하겐은 지크프리트 때문에 발생한 말다툼임을 고려, 지크프리트의 약점 부위를 찔러 살해하고 만다. 복수를 맹세한 크림힐트는 훈족의 왕 아틸라와 재혼하여 부르군트왕국을 멸망시킨다.


(사진, 지크프리트 관계도)


다양한 형태의 세금 징수


봉건제인 중세 유럽의 영주嶺主들은 온갖 방법으로 돈을 징수했다. 소작을 허용한 대가로 받는 지대地垈 외에도 물레방앗간이나 빵 굽는 가마 등의 시설을 사용하는 사용료와 돼지 방목 시엔 삼림임대료 등까지 징수했다.


영주는 지대의 원천이 되는 농민의 확보를 위해 노동력 이동이 수반되는 결혼엔 영주의 허가가 필요했고 결혼세도 부과했다. 또 사망했을 경우에도 상속세와 사망세를 부과해 피상속인이 키우는 동물 중에서 가장 값나가는 가축을 넘겨받았다. 상속인이 없을 경우엔 전 재산을 영주가 몰수했다. 한 마디로 각종 세금은 서민들에겐 호랑이보다 무서운 존재였던 셈이다.


(사진, 샤를 7세에게 세금 납부)


흑사병黑死病


14세기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중앙아시아 혹은 중국에서 발생되어 전파됨)은 최초의 펜데믹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수많은 유럽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여만 명이 죽어나갔던 것이다. 외모가 크게 변하는 한센병이나 천연두가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14세기 이후엔 기근 발생으로 인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사람들에겐 티푸스, 인플루엔자 등이 유행했다.


(사진, 흑사병 전파 경로)


이밖에도 책은 십자군 원정, 중세 유럽의 세계유산인 대성당·수도원·성채, 중세의 전쟁, 귀족과 계급, 왕궁의 생활 등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아무튼 중세의 어두운 면만 바라본다면 ‘암흑시대’라고 혹평할 수 있겠지만 이런 중세를 거쳤기에 프랑스대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이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림으로 보는 유럽 역사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에 역사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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