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해방 - 치매, 암, 당뇨, 심장병과 노화를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피터 아티아.빌 기퍼드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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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병원 외과의들은 췌장암 같은 심각한 병에 걸린 환자들을 진료했다. 췌장암은 조용히, 증상 없이 자란다. 그리고 발견될 즈음에는 상당히 진행되어 있을 때가 흔하다. 그런 사람들 중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겨우 20~3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마지막 희망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생의 마지막 끈을 잡는 췌장암 환자는 기꺼이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맡긴다. 이럴 때 의사가 고르는 무기는 ‘휘플 수술’로 환자의 췌장 윗부분과 작은창자의 첫 부분인 샘창자(십이지장)을 떼어낸다. 매우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기에 초창기엔 거의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졌지만 의사들은 계속 시도했다. 책의 저자인 피터 아티아 박사가 전공의로 있을 무렵엔 이 수술을 받은 환자 중 99퍼센트 이상이 적어도 30일 동안 생존했다.


그 시절 저자 또한 최고의 암 외과의가 되고자 노력했다. 매번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마다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종양을 제거했다. 달걀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성공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수술을 끝낸 환자들은 거의 다 몇 년 이내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즉 헛된 일이었음을 깨닫고 큰 좌절감에 빠져 의학계를 떠나고 말았던 것이다. 이후 그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희망을 안고서 다시 의료계로 컴백했다.


결국 나는 전혀 다른 방식, 다른 마인드셋, 다른 도구 집합을 서서 이 상황-떨어지는 달걀-에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다.(33쪽)


이 책은 17개 장으로 구성되어 60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그래서 핀셋으로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서 소개해 보려 한다. 칠십대 중반의 내 나이를 감안해 관심 분야인 암과 현대병에 적합한 새로운 전술을 위주로 살펴볼 것이다.


암, 고삐 풀린 세포: 악성 종양이라는 살인마에 맞서는 새로운 방법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선포 즈음 때엔 암이 5년 이내, 즉 미 건국 200주년이 되기 전에 ‘완치’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미 국립암연구소를 통해 1천억 달러가 넘는 연구비가 투입되고 민간 기업과 자선 단체가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현재 암은 미국에서 심장병 다음으로 두 번째 사망 원인이다.


(사진, 암과 심장병)


불행하게도 암과의 전쟁을 펼친 지 50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에도 어떠한 단일 ‘완치법’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는 듯하다. 오히려 예방, 더 명확하게 표적을 겨냥한 효과적인 치료법, 포괄적이면서 정확한 조기 검출이라는 이 세 전선 모두에서 암을 공략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쪽이 가장 희망이 있어 보인다.


암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암이 어떻게 시작되고 왜 퍼지는지를 우리들이 여전히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는 다르다. 첫 번째론 암세포는 우리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암 환자들에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두 번째 특성은 가지 말아야 할 먼 부위까지 여행하는, 즉 전이轉移 능력이다. 그럼에도 이 두 특성을 제외하면 다양한 암에서 유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만큼 매우 복잡한 질환임에 틀림없다.


암 사망의 대부분은 바로 전이성 암 때문이다. 암 사망률을 대폭 줄이려면 전이성 암을 예방, 검출, 치료하는 일을 더 잘해야 한다. 그래서 전이성 암의 치료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만 암이 전이되면 대처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어려움이 생긴다. 즉 국부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치료해야 한다.


현재로선 화학요법으로 대응한다. 사실상 암세포는 쉽게 죽일 수 있다. 문제는 치료에 사용되는 독극물이 모든 정상 세포들까지 함께 죽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 오히려 환자들을 죽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즉 ‘선택적 살해’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직 논쟁거리지만 미국암협회는 비만(과체중)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간주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암 환자의 약 12~13퍼센트는 비만에서 비롯된다고 여겨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비만은 췌장암, 식도암, 콩팥암, 난소암, 유방암, 다발골수종 등 13가지 암과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 또한, 고도 비만일 때 모든 암의 총 사망 위험은 남성이 52퍼센트, 여성이 62퍼센트 증가한다.


(사진, 비만과 관련된 암)


특히 내장 지방의 축적이 수반되는 비만은 염증을 촉진한다. 죽어가는 지방 세포가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혈액으로 분비하기 때문이다. 이 만성 염증은 세포를 발암성으로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도록 부추김으로써 인슐린 수치가 서서히 상승하도록 만든다. 인슐린 자체는 암 대사에서 악당 역할을 한다.


어떤 기적에 가까운 돌파구가 일어나 암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완치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내 생애에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개별 암이 가 장 취약한 단계에 있을 때 적절한 요법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암의 조기 검출에 훨씬 더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298쪽)


항암의 첫 번째 법칙이 “암에 걸리지 마라”라면, 두 번째 법칙은 “최대한 빨리 잡아라”다. 이는 조기 검진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암이 진행되어 치료를 회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 돌연변이가 더 적은 더 작은 종양을 치료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다. 그렇다. 암을 조기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극적인 검진뿐이다.


전술적으로 사고하기: 자신에게 적합한 원칙으로 기본 틀 구축하는 법


“정신질환처럼 암도 문명 발전에 발맞추어서 증가하는 듯하다.”


현대병엔 새로운 전술이 필요하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프랑스의 한 의사가 있었다. 19세기 중반 스타니슬라스 탕슈는 유럽의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들에서 암 환자가 더 많이 생긴다는 걸 알아차렸다.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된 탓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시 원시생활을 하던 석기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아니다. 단순히 ‘나쁜 것은 나쁘다’는 지적일 뿐이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의 생활은 점점 윤택해졌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길어졌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삶의 질을 퇴화시키거나 장수長壽를 제한하는 조건들이 조성됐음을 부인할 순 없다. 이에 건강 개선 목적의 의학 3.0 차원의 전술을 살펴보려 한다.


5가지 전술

운동

영양(식단)

수면

정서 건강

외인성 분자(약, 영양제, 호르몬)


‘운동’은 수명과 건강수명 모두에 가장 강력한 영역이다. 물론 운동은 한 가지가 아니다. 책은 운동을 유산소 효율, 최대 산소 섭취량, 근력, 안정성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 본다.


운동: 가장 강력한 장수약


운동은 다른 어떤 전술보다 우리들이 어떻게 여생을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최소한의 운동조차 수명을 몇 년 더 늘릴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만성 질환의 발생을 지연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함에 있어서 놀라운 효과를 보인다. 운동은 몸의 쇠퇴를 되돌릴 뿐 아니라 인지력 감퇴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다. 또 정서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저자의 친구 에릭 일라이어스는 2009년 1월 US 에어웨이스 항공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했을 때 탑승객 155명 중 한 사람이었다. 비행기가 강으로 하강할 때 승객들 대부분은 곧 죽는다고 확신했다. 조종사의 능력과 적잖은 행운 덕분에 그들은 재앙을 면할 수 있었다. 에릭은 장수에 관한 생각을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공감가는 말이다. 나이를 먹어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진짜 나이를 알고 싶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 옛날 일을 이야기하고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떠들어댄다면 그들은 늙은 거야. 자신의 꿈, 열망을 이야기한다면 지금도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거야. 젊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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