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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미리 보는 핵심 키워드 7
뉴시스 경제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정보기술,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차고 넘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생성되고, 축적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하지만 쓰임을 찾지 못하고 증발되기도 하지요. 전문가의 영역에 가까운 통계학과 달리, 통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실생활과는 떼려야 뗄 수 없죠.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는 세종시의 경제부처를 담당하는 뉴시스 경제부 기자들이다. 지난 1년간 경제부에서 통계를 기반으로 정치·사회·산업·기업·국제·문화까지 다양한 영역의 통계 자료를 분석하며 기사를 써왔다. 그중에서 꾸준히 연재한 ‘세쓸통(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전쟁발 에너지 대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던진 화두는 전쟁이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막강한 무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침공, 한달이면 전쟁을 끝낼 수 있으리란 러시아의 호언장담은 종이호랑이 정도로 평가받으면서 이 전쟁은 지리한 장기전에 돌입해 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치솟았고, 유럽에선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는 불안정한 공급 상황을 연출했다. 아역만리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나타난 이같은 현상은 한국경제에도 치명타였다. 에너지 대란으로 전기가스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떠안게되었다.
실제 2023년 6월 기준, 한전의 총 부채는 201조 4천억 원으로 200조 원을 처음 넘겼습니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2024년에 물가가 안정되면 공공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정부는 2024년 상반기까지는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57쪽)
고래 싸움에 무역 적자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다툼으로 인해 무역 규제가 심화되면서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 여건에 노출된 상황이다. 앞서 살펴본 2022년 에너지 대란을 시작으로 2023년 수출 실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뛰어넘는 역대급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자면 2023년 상반기에만 무려 264억 6700만 달러(약 36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IMF가 선정한 주요 208개국 중 200위에 해당하는 그야말로 바닥권이었다. 참고로 2017년은 5위, 2021년은 18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의 현주소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 속에 반도체 업황이 크게 움추려들자 덩달아 한국의 수출 실적에도 혹한기가 찾아왔다. 반도체 수출이 감서허면서 무역수지는 대폭 악화되었고, 국내 제조업과 설비투자 등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반도체 부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도록 노력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미래차(전기·수소)도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꼽힌다.
2023년 반도체 부진은 아쉬웠지만 자동차는 부상하는 수출 효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의 호조세에 힘입어 역대 최고 판매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에서 한국산 전기차 수출이 5년 만에 60배나 성장함으로써 매우 고무적이었다.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전폭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한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한 이유는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선점하는 게 국가 산업 경쟁력에 필수라고 여겨서입니다. 더욱이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비용이 크게 드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 민간 투자만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155쪽)
고물가 ‘텅’장 시대
고물가는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극복용으로 풀었던 자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1년 말 1.00%였던 기준금리가 인상을 거듭해서 현재 3.50%까지 치솟았다.
한국 경제는 현재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고高’ 시대에 놓였다. 소위 영끌로 은행에서 차입금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행했던 2030세대는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역시 고금리로 인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고물가이다.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라면, 햄버가, 김밥 등의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퇴근 후에 마시던 치맥, 사우나에서의 피로 회복, 울퉁불퉁 근육을 위한 헬스장 출입 등도 고물가의 예외사항이 아니다.
일자리 세대 전쟁
취업난에 일자리를 놓고 MZ세대와 베이비부머 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번듯한 직장을 갖기까지 알바를 전전하는 20대들은 월급 5백만 원이 넘는 직종에 취업하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막상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삶이 윤택해지는 것은 아니다. 휴가를 제때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과도한 노동 시간으로 인해 과로사까지 발생했으니 말이다.
베이비부머도 은퇴 후 재취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을 통해 건강과 경제적 성취를 얻고자함이다. 취업난은 심각한데 노인세대까지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마치 밥그릇을 놓고 싸우는 현상이 되고 말았다.
2023년5월 ‘쉬었음’ 청년 중 쉰 기간이 1년을 넘어가는 비중은 44.2%였습니다. 5월 기준으로 2018년 35.5%, 2020년 38.9%, 2022년 42.0%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쉬었음’의 사유로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는 응답 비중이 2022년 8월 27.8%에서 2023년 8월 32.5%로 증가했습니다.(221쪽)
나 홀로 월세, 집값 꿈틀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노년층 인구는 지속작으로 늘어나 2024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노년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고령화 세대수는 점점 늘어감으로써 1인 노년층 가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한편, 인구의 집중은 수도권과 도심으로 몰리고 있다. 반면 농촌과 지방도시는 빈집 문제가 심각하다. 전세사기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월세 수요는 크게 증가해 소위 ‘메뚜기족’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불황의 그늘이 길어질수록 이같은 부동산 경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에서는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본1 인 가구의 소비지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10명 중 4명이 월세살이 중이었고 집밥보다는 배달 음식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80쪽)
더 글로리, 그리고 학교 참상
2023년 넷플릭스에서 <더 글로리>는 드라마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 내용은 학교 폭력 사태를 다루는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하다는 것이 우리들을 서글프게 한다. 심지어 초동학교 20대 여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교권 붕괴’라는 실태를 보여준다.
공교육 기반이 무너지면 결국 사교육 시장은 더욱 몸집이 비대해진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매년 10% 안팎 커지고 있다. 이는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심화하게 될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은 이제 천연기념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방학이 ‘사교육을 받는 기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한 사교육 업체가 2023년 6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10명 중 3명은 ‘여름방학에 자녀의 사교육을 학기 중보다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345쪽)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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