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치기의 힘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승리하는 법
댄 라이언스 지음, 서은경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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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 입 좀 닥쳐주면 좋겠다. 당신을 위해서다. 입 닥치는 법을 배우면 삶이 바뀐다. 더 똑똑해지고, 인기가 많아지고, 더 창의적이고, 더 강해질 것이다. 심지어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말을 적게 하면 직장에서 승진하고, 협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 - ‘들어가며’ 중에서




우리 인간들은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사회적 동물’이기에 늘 사람들과 부댓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서 대화가 빠질 수 없는데, 심각한 문제는 잘못 내뱉은 말로 인해 설화舌禍의 고통을 초래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대체로 ‘말로 흥한 사람은 말로 망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에 이처럼 우리 모두에겐 대화법이 진정 중요한 셈이다.


책의 저자 댄 라이언스는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로 미국 HBO의 인기드라마 <실리콘밸리>를 집필하기도 했다. ‘입 닥치기’라는 제목이 다소 거칠게 느껴질 지도 모르나 실상은 조용히 승리하는 법을 제안하는 침묵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정말 말 많은 투머치토커들을 위한 자기계발 도서이다.


세상은 수다쟁이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내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과거 주말 연예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노홍철이다. 아마도 그는 투머치토커라는 특징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픽업되었기에 말을 많이 하도록 부추김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수다는 그의 아이덴티티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지나친 수다에 싫증 날 즈음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그의 투머치토크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판단 여부는 각자의 몫이다.


투머치토크가 세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성공한 인플루언서의 대열에 올라탈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잠시일 뿐 영원할 수는 없다. 가장 영향력 있고 성공한 사람들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일부러 관심받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다. ‘말을 줄이고 더 많은 것을 얻어내자.’ 이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이다.


입 닥치는 5가지 방법

가능하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말을 잠시 멈추고 기다리는 힘을 터득하라

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침묵을 추구하라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배워라



(사진)


위 다섯 가지를 항상 실천할 순 없다. 하지만 잘 수행해 낸다면 마법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즉 차분한 마음, 낮아진 불안감, 강해진 자기통제력은 물론이고, 나아가 지나친 수다떰은 감소할 것이다. 이제,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가능하면 입 다물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잦은 말실수로 인한 논란이 그치질 않아 ‘실수 대왕’란 닉네임이 생겼다. 하지만 그는 2020년 대선에선 입 닥치기 전략을 실천함으로써 그토록 원하던 대통령 당선의 꿈을 이루었다.


이에 저자는 ‘입 닥치는 다섯 가지 방법’을 개발했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매일 해야 하는 운동으로 여겼다. 소셜 미디어는 거의 다 끊었으며,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 불편할지라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자신을 훈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자는 점점 더 절제력을 발휘했고,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생겨났다. 정신적·육체적으로 기분이 더 좋아졌으며, 더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사람들에게도 더 친절하게 대했다. 반사적으로 그들도 더 잘해줌으로써 삶이 편해졌던 것이다. 이렇게 입 닥치기는 일종의 치료법이었다.


소셜 미디어를 잠시 끊자


“담배가 차지했던 자리에 소셜 미디어가 들어왔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21세기의 마약입니다”


이는 영국 작가 사이먼 시넥의 말이다. 사실 소셜 미디어는 담배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강하다다. 게다가 소셜 미디어 회사들의 해로운 상품은 아이들을 고객으로 삼는다. 이들은 판매 목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를 은폐하는 대규모 담배회사와 비슷해졌다.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은 우리들을 반복해서 부추겨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도록 조장한다. 이것이 바로 소셜 미디어 사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들은 광고를 팔아서 돈을 벌고 우리들에게 광고를 더 많이 보여줄수록 돈을 더 많이 버는 사업 구조를 유지한다. 즉 가능한 한 오랫동안 우리들을 이 사이트에 볼모로 잡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자 스키너의 유명한 ‘실험실 쥐’와 같다고 하겠다.


말을 끊고 자기 말만 하는 남자


남자들은 지나치게 말이 많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든다. 남자들은 ‘막가파’ 식으로 밀어붙이고 타인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가르치려 들고 말을 중간에 끊어버리며 혼자 대화를 독차지한다. 이런 광경은 특히 직장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저자가 입 닥치는 연습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같은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다.


사실 남자들이 말을 적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남성과 여성이 골고루 섞인 그룹에 참여하게 되면 이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라.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는 횟수를 세며 끊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방해받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살펴보라. 이런 방송 프로그램이 제작된다면 입 닥치기 교육에 매우 효과적일 듯하다.


(사진1, 애리조나대 사회심리학자 마티아스 멜의 연구결과)


입 닥치기의 효과


하루 30분 정도의 적당한 운동은 건강 유지에 무척 도움된다. 마찬가지다.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도 그만큼 중요할지도 모른다. 분명한 의도로 말하고, 더 많이 듣고, 아무 말 하지 않고 지내고, 사용 하는 단어를 바꾸면 불안과 우울증, 염증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입을 닥치면 의학적 효과가 있다.


멜의 연구팀은 기분 좋은 대화를 많이 하고 잡담을 적게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게 산다는 사실을 ‘행복 엿듣기’란 보고서에서 밝혔다. 결론적으로 좋은 대화가 정서적 행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여기서의 ‘좋은 대화’란 어떤 의미일까? 기본적으로 말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즉 말을 더 적게 하는 편에 가깝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고 말을 적게 하면 이 세상은 훨씬 더 나은 곳이 되리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잡담을 모두 끊을 필요는 없다. 좋은 대화의 중요한 점은 진정성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일치하는 대화를 가리킨다.


말과 건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즉 ‘좋은 말을 하면 건강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심신心身 의학이 유행한 적도 있다. 이는 감정적이고 사회적인 행동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예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암을 이견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정말로 암 환자의 면역 체계가 강화되고 암세포와 맞서 싸우는 세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영업에도 입 닥쳐야 한다


영업맨은 고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홍보하는 말을 해야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흥미롭게도 고객 서비스 업계 전문가인 마이라 골든에 따르면 콜 센터 직원부터 입 닥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담 통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화난 고갹들의 말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화가 진정될 때까지 대기했다가 간결한 질문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라는 것이다.


침묵은 힘이 세다


(사진2, 베이조스 물음표 방식)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보그> 편집장 윈투어는 힘을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힘을 유지하기 위해 침묵을 활용한다. 그들은 이미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침묵은 금이다’란 유명한 격언처럼, 침묵은 힘이며 힘은 침묵이라는 중요한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입을 열면 힘을 낭비하게 된다. 완전히 충전한 배터리로 시작해서 말을 한마디씩 할 때마다 힘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힘 있는 사람들은 말을 적게 해서 깊은 인상을 주고 사람들을 위협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그린은 권력을 당신에게 유리하게 휘두르는 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인 <권력의 법칙>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말을 많이 할수록 당신은 평범해 보인다.” 그가 제시한 48가지 법칙 중 세 번째를 보자. “의도를 숨겨라.” 네 번째를 보자. “필요한 것보다 더 적게 말하라.”


(사진, 뒷표지)


이제 수다를 버려라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년)은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 등 13가지 덕목을 만들어 이를 실천하며 도덕적으로 완벽한 상태에 이르고자 했다. 그의 두 번째 덕목은 바로 ‘침묵’이며 이를 매우 중요시했다. “다른 사람과 당신을 유익하게 할 말 외에는 하지 마라. 쓸데없는 대화를 피해라.” 그렇다. 우리 모두 이젠 수다를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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