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 - 심리, 역사, 문화로 한국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김태형 지음 / 온더페이지 / 2023년 6월
평점 :
모두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제도라는 동일한 사회제도 혹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그 결과 모두가 동일한 집단심리를 가지게 되었지만 근본적으로 한국인은 분명히 미국인이나 일본인과 다르다. 한국인은 미국인이나 일본인에게 없는 민족성, 민족심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한국인, 한국인의 집단심리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한국인의 민족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 ‘들어가며’ 중에서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20/pimg_7360981433900445.jpg)
지구촌의 현대인들은 비록 민족, 인종, 국가가 달라도 웰빙을 추구한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 이 책의 저자 김태형은 그 특징을 5가지로 정리했다. 우리, 인간중심, 비종교, 도덕, 낙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에서 저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분석 도구로 삼아 한국인의 심리를 분석한다. 분석을 통해 한국인만의 고유한 특성인 ‘우리성’을 발견한다. 이는 ‘내집’이 아닌 ‘우리집’이란 한국인의 말 속에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개인과 개인이 믿음과 사랑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으려는 특성이 ‘우리성’이며, 한국인은 이러한 우리성이 강한 민족이라고 정의한다.
같은 듯 다른 한국인의 집단주의
집단주의란 사회적 집단과 그 구성원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이런 실현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상을 말한다. 즉 개인이 아닌 집단을 우선시하는 사상이다. 집단주의 심리는 축구 같은 팀 스포츠나 노동조합 같은 조직 활동에서 부분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특성, 즉 집단성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집단을 우선시하는 동기에 있어서 양자 간에 큰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또 기꺼이 집단을 우선시한다면 일본인은 집단이나 타인들을 두려워해서 어쩔 수 없이 집단을 우선시한다.
이처럼 같은 듯하지만 다른 한국인의 집단성은 그 이유부터 일본인과 차이가 난다. 일본인이 집단을 우선시하는 이유가 집단으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반면, 한국인의 집단성은 타인을 배려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렇다. 일본인의 집단주의는 가짜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
한국 속담에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언중유골처럼 이 말 속엔 뼈가 있다. 풍년이든 흉년이든, 먹어도 같이 먹고 굶어도 같이 굶자는 한국인의 평등으로의 지향, 즉 ‘우리성’이 잘 녹아았음을 보여준다. 예전의 어른들은 이런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지만 오늘날의 어른은 콩 한 쪽이 생기면 혼자 먹으라고 가르친다. 신자유주의라는 가치관에 물든 탓이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날의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불평등 사회다.
한국의 자살률은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붕괴하고 사라지는 시점인 90년대부터 급증하기 시작,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진다. 한국인은 ‘우리’가 되어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해하고, ‘우리’를 상실할 때 가장 힘들어한다. 불명예스러운 한국인의 자살률을 낮추려면 ‘우리성’을 가로막는 주범인 불평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편가르기’와 ‘내로남불’은 정말이지 한국인들에게 저지른 민족혼의 말살과 같은 최악의 정치행태였다.
모두 함께 우리가 된 세상
지금에도 그런 사람이 많지만, 예전에 한국인은 친구의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불렀다. 나아가 처음 만나는 여성일지라도 자신의 어머니와 동년배로 느껴지면 아무런 스스럼없이 어머니라고 불렀다.
현상적으로만 보면 한국인이 가족 개념 혹은 가족관계를 사회적으로 확장해 그것을 기준으로 사회를 바라본다는 것은 사실이다.한국인이 먼 옛날부터 진정으로 원했었고 지금도 간절히 원하는 것은 온 사회가 하나의 가족이 된 세상, 즉 ‘모두가 우리가 된 세상’이다.
한국인의 더 나은 세상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삶의 목적은 훌륭한 인간,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표현을 빌리자면 ‘완전한 사회적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한국인에게 바람직한 삶은 인간답게 사는 삶이고 삶의 의미는 우리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사람이 되어라”, “사람부터 되어라”라고 훈육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과거 한국인은 모두가 하나 되는 이상사회를 꿈꾸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개인들이 인격수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서양처럼 개인의 개성화나 자아실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지 않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인격수양을 하고 가정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수신제가’만 하고 ‘치국평천하’를 하지 못한다면 수신修身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 것이다.
도덕적 평가
한국에서 도덕적 평가는 절대적으로 국민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이 평가에서 낙제점을 부여받으면 결코 고관대작이 될 수가 없다. 제아무리 직업인 혹은 전문가로서의 업적이 훌륭해도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으면 대중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정치판에도 이 잣대는 매몰차리만큼 냉정하다.
과거 미국의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은 백악관에서의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에 한국의 대통령이 그같은 스캔들에 휩싸인다면 대통령직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자진 사퇴로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이같은 도덕적 평가는 국민 정서뿐만이 아니라 사법적 판단이나 정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명분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어서다.
풍자와 해학의 민족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전통적인 마당극이나 탈춤 공연이 무척 이색적이라고 평한다. 이방인들의 눈에는 한국인의 낙천주의를 읽을 수 있었을 것이리라. 흔히 한국인을 풍자와 해학의 민족으로 부른다. 이는 문학과 예술 등 한국 문화의 전반에 풍자와 해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풍자諷刺는 신랄한 웃음을 유발해 부정적인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폭로하고 비판을 가하는 것이다. 해학諧謔은 폭로와 비판이란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풍자와 달리 상대방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의 천민이 양반의 잘못을 폭로하고 비판한 것이 풍자라면 이런 잘못도 웃음을 이용해 폭로하고 비판한 것이 바로 해학이다.
오늘날의 한국인도 이같은 풍자와 해학의 전통을 잘 계승해나가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이후 ‘드립(애드리브의 준말)의 민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터넷 공간에서 각종 패러디와 드립이 넘쳐났다. 특히 현실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풍자형 패러디는 한국 인터넷 문화의 백미로 꼽히기도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20/pimg_7360981433900453.jpg)
한국인의 민족성엔 ‘우리’가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은 ‘우리’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한국인은 먼 과거부터 ‘우리’라는 집단 속에서 살아왔다. 가족들의 온돌방을 넘어 국가적 항쟁에 함께나서는 한국인의 민족성엔 늘 ‘우리’가 있었다. 오늘날까지 이어온 한국인의 ‘우리주의’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의 심리에 궁금증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국인의마음속엔우리가있다 #온더페이지 #인문책 #책추천 #우리주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