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는 대장경 - 마음을 다스리는 대장경 핵심 구절 필사집
곽철환 지음 / 시공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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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마음의 안정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친다. 마음이 불안정한 이유는 삶이 자신의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탐욕 때문이고, 자신의 색안경으로 대상을 끊임없이 좋다, 싫다 등으로 분별하기 때문이고, 생각이 과거와 미래로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머리말’ 중에서




책은 총 10개 장으로 구성됐는데, 여러 경전에서 우리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을 뽑아 소개하고 있다. 물거품 같고 뜬구름 같고 번개 같은 몸에 대한 바른 통찰, 탐욕과 집착과 분별의 무더기를 벗어나 평온에 이르는 법, 괴로움과 그것을 소멸하는 진리, 헛된 것을 버리고 삶을 ‘지금 이곳’에 두는 법, 생각의 그림자를 걷어 내는 법, 마음을 닦는 노력, 진정한 배움, 불·보살의 세계와 열반 속으로 가는 길, 붓다의 유언 등의 순으로 펼쳐진다.


물거품 같고 뜬구름 같고 번개 같은 몸


이 몸은 성城 같아

뼈로 기둥이 되고 살이 붙어져

태어나서 늙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냄과 교만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네.


- <법구경> ‘노모품’老耄品


몸이 병들어 야위는 것은

꽃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 같고

죽음이 닥치는 것은

여울의 급류 같다.


- <법구경> ‘화향품’華香品


탐욕과 집착과 분별의 무더기


5온蘊에 대한 집착을 끊고

고요히 사유하여 지혜로워지면

다시는 괴로움의 연못으로 덜아가지 않나니

모든 것을 버려 그 마음이 밝다.


- <법구경> 명철품明哲品


불교에서 오온五蘊이란 생멸生滅· 변화하는 모든 것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를 일컫는 말이다. 즉 물질인 색온色蘊, 감각인 수온受蘊, 지각인 상온想蘊, 마음의 작용인 행온行蘊, 마음인 식온識蘊을 말한다.


괴로움과 그것의 소멸


“괴로움이라는 성스러운 진리(苦聖諦), 괴로움의 발생이라는 성스러운 진리(集聖諦),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성스러운 진리(滅聖諦),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라는 성스러운 진리(道聖諦)이다.”


- <잡아함경> 제15권 402경


이는 붓다께서 녹야원에서 여러 비구들을 대상으로 설법하셨던 말씀 중 일부인데, 4성제를 평등하고 바르게 깨달은 사람을 여래如來· 응공應供· 등정각等正覺이라고 하면서 4가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법을 이어갔다.


생각의 그림자


선남자야, 생각은 분별하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다 6진塵에 의한 망상의 기운이어서 진실로 마음의 본체가 아니다. 이미 허공의 꽃과 같은데 이러한 생각으로 부처의 경계를 논하는 것은, 허공의 꽃이 허공에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아서 망상만 더할 뿐이다.


- <원각경>


6진塵이란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의 인식을 일컫는 말이다. 즉,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을 통해 알게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알게 된 것으로 인해 미망迷妄과 욕망慾望에 빠지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 이를 경계하라는 가르침이다.


삶의 행로


모든 중생에게는 피할 수 없는 7가지가 있다.

하나는 태어남이고, 둘은 늙음이고, 셋은 병듦이고, 넷은 죽음이고, 다섯은 죄이고, 여섯은 복이고, 일곱은 인연이다.

이 7가지는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다.


- <법구비유경>, 제2권 ‘악행품’惡行品


마음 닦는 길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천지를 다 받아들이다가도

옹졸할 때는 바늘 꽂을 데도 없구나.


- <소실육문少室六門>, ‘안심법문’安心法門


마음은 미세하 여보기 어려운 것

욕망에 다라 움직인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자신을 보호하나니

마음을 잘 지키면 편안해진다.


- <법구경> ‘심의품’心意品


앎이 아니라 됨이다


수행의 요점은 단지 범부의 감정을 없애는 것이지 따로 성인의 앎이 있는 게 아니다.


- <선가귀감>


도道를 배우는 사람이 성불하고자 한다면 어떤 불법佛法도 전혀 배울 필요가 없다. 오직 구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것만 배우면 된다. 구하지 않으면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이 소멸하지 않는다. 일어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 게 부처다.


- <전심법요>


불·보살의 세계


수보리야, 보살은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해야 한다. 형상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해야 하고, 소리·냄새·맛·감촉·의식 내용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해야 한다. 수보리야, 보살은 이렇게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해야 한다. 왜 그리해야 하는가? 보살이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 <금강경>, 제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


형상: 색色

소리: 성聲

냄새: 향香

맛: 미味

감촉: 촉觸

의식: 법法


열반 속으로


비구야, 배 안의 물을 퍼내라.

속이 비면 배가 잘 가리니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버리면

쉽게 열반涅槃에 이르리라.


- <법구경> ‘사문품’


붓다의 유언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음을 지키고 단속하라. 나는 마음을 지키고 단속했기 때문에 정각正覺을 이루었가. 한량없는 온갖 선善도 마음을 지키고 단속함으로써 얻는다. 이 세상 만물로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이것이 여래가 남기는 최후의 말이다.”


- <장아함경>, 제2-4권 ‘유행경’


이 책은 필사하기 좋도록 경전 구절 옆에 빈 공간을 마련했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필사용으로 쓰여진 듯하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필사를 굳이 첫 페이지부터 순서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마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구절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일은 시작하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두고 쓸 필요도 없으며, 아침에 읽고 저녁에 써도 좋고, 하루 중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안정을 찾고 싶을 때 행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반복해 필사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필사를 통해 좋은 글을 마음에 새기자


매일 읽고 써보자. 좋은 습관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성숙된다. 이를 통해 불자佛者들은 진정한 배움을, 필사 행위에서 위안을 얻는 사람은 진정한 안정을, 이미 거쳐 온 삶의 행로를 살피고 앞으로의 삶을 바꾸려 하는 사람은 정말 유익한 내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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