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을 알고 체질대로 살아라 - 생명의 숨길, 폐와 체질 이야기
구환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과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후 20여 년 동안 수많은 임상경험을 가지며 나는 사상체질이 얼마나 놀라운 과학인지, 후세에 남겨진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늘 경이의 눈으로 경험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그 경이로운 경험과 감동의 치료 현장들을 풀어 세상에 알리기 위해 준비되었다. 오늘도 수많은 질별과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분들 그리고 그 가족들께 이 책이 어두운 터널의 작은 등불 하나쯤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구환석은 현재 부산 제중한의원의 대표 원장이며 사상체질의학회, 동의사상연구회 소속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130년 전 동무 이제마 선생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기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그는 진료실 환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물론이고 대중 강연과 방송 강연 등을 통해 한의학과 건강관리에 대해 도움되는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총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제일 관심이 많은 사상체질 이야기를 필두로 해서 폐와 기관지, 폐암, 건강한 엄마와 더 건강한 아이, 체질별 달라지는 몸과 달라지는 병 등을 순서대로 설명한다. 마지막 장에서 몸에 맞는 건강 정보를 소개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사상체질四象體質


책은 먼저 사상체질 이론을 펼친 동무 이제마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제마濟馬는 ‘물 건너온 말’이란 뜻인데, 이는 그의 할아버지 이충원의 선몽에서 비롯된다. 즉, 새벽 꿈에 누군가 작은 말 한 마리를 끌고 와서는 “제주에서 온 정말 좋은 명마”인데 그 가치를 몰라주니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정말로 강보에 싸인 아기와 함께 왠 여인이 집을 찾아왔다.


20대에 첫 부인을 앓고 외로워하던 어느 날 제마의 아버지 이반오는 우연히 들른 주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주모는 여자로선 지나치게 키가 큰 딸의 혼삿길이 막혀 고민하던 차에 술에 취해 잠든 이진사의 방으로 딸을 들여보내 초야初夜를 치르게 했다. 여자의 분내를 맡은 이진사는 마치 죽은 아내가 살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고, 비 내리는 칠흑 같은 밤은 더욱 깊어갔다. 이 밤에 잉태된 생명이 바로 제마였던 것이다.


한편, 할아버지 이충원은 새벽에 꾼 선몽도 있고 해서 자손이 귀한 집안의 이력을 감안해 더 이상의 시비 없이 제마를 이반오의 적장자에 올려 집안의 장손으로 선포했던 것이다. 사실 이 집안은 함흥 지역의 명문가로 이성계의 로열 패밀리 계열인 ‘함산사촌파’였다.


비교적 젊은 30대 시절에 아버지가 죽은 후, 뒤를 이어 할아버지와 큰아버지까지 사망하자 아마도 이때부터 제마는 의술醫術에 대한 갈망이 시작된 듯하다. 이후 제마는 집을 떠나 세상을 유람하며 세상 공부에 나선다.


21살에 부인을 얻었는데, 얌전하고 조용한 성품을 지닌 소위 ‘소음인’의 성격을 닮아 유난히 위장이 약하고 병약한 모습을 보였다. 첫 아이 출산 후 산후조리가 채 끝나기도 전 집안의 할머니 상喪을 치르고 나서는 병증이 더 심해지더니 유난히 더운 아느 여름 닥쳐온 역질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죽고 말았다.


제마의 호는 동무東武, 동쪽의 무인이란 뜻이다. 실제로 그는 39살에 무과에 급제, 40대 내내 무관으로 일하다가 51살에 진해 현감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맹렬한 저술활동에 전념, 이렇게 나온 책이 ‘동의수세보원’이란 의서醫書이다. 그는 고향 함흥에서 한의원을 열어 환자를 돌보며 상당한 수준의 임상경험을 쌓았던 모양이다. 이제마 선생은 1900년 11월 문하생의 집에서 64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사람이 장臟을 타고나는데 네 가지 같지 않은 것이 있으니, 폐대간소肺大肝小 한 사람은 태양인이라 하고, 간대폐소肝大肺小 한 사람은 태음인, 비대신소脾大腎小 한 사람은 소양인, 신대비소腎大脾小 한 사람은 소음인이라 한다.” (‘동의수세보원’ [사단론])


태양인은 머리가 크고 목덜미가 실하며 눈이 매섭다. 상체는 튼실하지만 하체가 약하며 서 있는 모습이 꼿꼿한 외형적 특징을 보인다. 이런 체질은 육식 섭취시 몸이 불편해지고 채식을 하면 건강해진다. 지나친 흥분과 분노는 경계해야 한다.


소양인은 흉부가 잘 발달해 있고 어깨가 딱 벌어진 느낌을 반면 엉덩이 부위가 빈약해 보이는 외형적 특징을 보인다. 이런 체질은 손발에 땀이 나면 건강하다는 신호이며, 변비나 설사가 없으면 이또한 건강함을 뜻한다. 급하게 식사하는 편이므로 천천히 먹는 습관이 요구된다.


태음인은 대체로 중후하고 점잖으며 의젓한 느낌이 나는 외형적 특징을 보인다. 허리 부위에 살이 많고 굳건한 자세에다 살이 찐 건실한 체격을 가졌다. 땀이 충분히 난다면 이는 건강 신호이나 체중의 증가에 주의를 요한다. 선천적으로 폐와 기관지 기능이 좋지 않다. 과식과 과음을 피하는 게 좋다.


소음인은 전체적으로 왜소하고 야윈 체격을 보인다. 가슴 둘레가 작아 자세가 약해 보이는외형적 특징을 지녔다. 이런 체질은 땀이 나지 않아야 건강한 것이다. 만성적 위염, 소화장애 등에 시달리며 몸이 냉하고 손발이 찬 경우가 많다. 소화가 잘 된디면 이는 건강 신호이다.




사상에서 8체질로


이제마 선생이 죽고난 후 수십 년 정도 경과해서야 사상체질의학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중들은 마치 오래된 민간요법처럼 오해 내지는 폄훼했으며, 양의학계에서도 일부는 이를 증명되지 않은 유사과학으로 치부했다.


한 연구자에 의해 사상체질의학은 ‘8체질침’으로 거듭 탄생했다. 이는 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야인데, 연구자의 장기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각 체질별로 장부臟腑(오장육부)의 강약을 밝혀내어 처방에 활용할 수 있었다. 바로 동호 권도원(1921~2022) 선생의 연구 결과였다.



★책 58~63쪽에 걸쳐 소개하는 도표를 참고하라.


이 책은 동무 이제마 선생의 역작 ‘동의수세보원’과 여러 연구들을 참조함은 물론 저자의 진료실에서 만난 실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각각의 질병과 체질의 관계를 밝히고 있어 그 어떤 체질의학 정보 도서보다 깊고 풍부한 내용을 전한다.


특히 의미 있는 것은 저자가 국내 사상체질전문 한의사 중 특별히 폐와 기관지 쪽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특화된 전문성을 가장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들은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코로나를 비롯한 다양한 폐질환들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사상체질의학에 기반한 폐와 호흡기 질환 일반을 실제 사례와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관련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겐 큰 도움이자 희망이 아닐까 싶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끝으로 이제마 선생의 가르침을 소개하며 리뷰를 마감한다.


“널리 의학을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 연 후에야 가히 장수하게 될 것이다.” - 동무 이제마


건강 양육 지침서호 활용하자


사상체질의학에서 말하는 4종류의 사상四象, 즉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들의 특징과 8체질로 연결되는 질병의 특성을 익혀 자녀들을 양육함에 있어서 늘 곁에 두고 건강 지침서로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