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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잘못됐습니다 - 쑤시고 결리고 늘 지친다면
이종민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3년 2월
평점 :
우리는 버스를 기다릴 때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 있기도 하고, 카페에서 다리를 꼬고 앉으며,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공부하는 등 무심코 나쁜 자세를 취합니다. ‘잠깐 나쁜 자세를 취했다고 큰 문제가 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자세는 몸에 밴 습관이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며 결국 장시간 지속하게 됩니다. 이는 특정 부위의 관절 및 근육과 인대 등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어 작은 손상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손상이 누적되면 통증이 생기고요. 결국 나쁜 자세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인트로’ 중에서
책의 저자 이종민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재활 원장으로 재직 중인 인물인데, 이미 MBC, SBS, TV조선, 채널A, MBN등의 방송 출연을 통해 ‘운동하는 재활 전문의’로 잘 알려져 있다.
총 2개 파트에 걸쳐 7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잘못된 자세가 우리 몸의 어깨 통증, 무릎 통증, 허리 통증 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스트레칭, 운동, 병원 진료 등에 의한 치료보다는 올바른 자세의 유지가 오히려 고통스러운 각종 통증을 잠재운다고 말한다.
“자세부터 바꿔라!”
노화老化
노화는 50~60대부터 시작된다고 이해하기 쉽지만, 실상은 놀랍게도 몸의 관절들은 평균적으로 30대부터 서서히 늙어간다고 한다. 특히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고 힘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연부 조직(연골, 인대, 건)은 서른을 넘으면서 급속도로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즉 연부란 우리들이 몸을 움직일 때 쉽도록 하기 위해 뼈와 뼈, 또는 근육이나 힘줄 간의 물렁한 연결 부위를 말하는데, 자주 사용함에 따라 닳아지므로 염증이 생기는 등 노화가 빨라지는 셈이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근육과 뼈는 노화 속도가 연부 조직보다 느리다. 튼튼한 뼈와 근육이 만드는 힘을 같은 강도의 연부 조직이 지탱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연부 조직이 더 빨리 노화되어 젊은 뼈와 근육의 등살에 찌그러지고 터지고 찢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반인보다 운동을 많이 하는 스포츠맨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또한 20대 이후부터는 손상에 대한 회복력도 계속 저하되므로, 작은 손상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기능으로 돌아오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더 늦어지기 전에 관절 노화가 시작되는 30대부터 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본인의 관절 건강을 지켜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번 망가지면 정상적인 회복에 많은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가 점검표
어깨통증
프로야구 경기를 경기장에서 직관하거나 TV를 통해 시청하게 되면 일부 선수들의 경우 얼굴을 찡그리면서 팔을 머리 위로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자세를 보인다. 사실 이는 어깨 관절에 나쁜 자세이다. 이런 자세를 계속하면 왜 아플까?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부위이자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이다. 가장 흔한 어깨충돌증후군은 견갑골의 일부인 견봉과 상완골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뼈와 건腱 사이에 마찰이 생겨 염증이 발생한 상태이다.
충돌이 지속될 경우 초기에는 어깨회전근의 건과 뼈 사이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고, 좀 더 지속되면 건에 염증이 발생하며, 더 심해지면 찢어진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동작 등 어깨관절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발생한다. 일반인들에 비해 평소 공을 많이 자주 던지는 야구선수들이니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는 반복적으로 팔을 어깨보다 높이 올리는 동작을 많이 하면 발생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바른 자세가 효과를 보려면?
바른 자세는 관절을 정상 가동 범위 이상으로 비틀지 않고, 높은 하중을 주지 않으며,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자세를 말한다. 좌우에 형성되어 있는 관절 중 어느 한쪽만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양쪽 골고루 사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 뼈나 관절에 자연스럽게 체중을 실을 수 있어서 몸이 받는 피로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바른 자세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고 해도 오랫동안 몸에 익숙해진 자세와 습관을 교정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동작은 더더욱 교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떠올리고 이를 의식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우리가 특정한 동작을 주 2~3회씩, 30분 이상 하면 6~8주 정도 경과한 후 뇌와 몸의 근육이 자연스레 연결되어 기능이 바뀐다고 한다. 이처럼 바른 습관으로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만약 손상에 의한 통증이 생겼다면 무리하게 동작 취하기를 하지 말고 발생한 통증이 없어진 후에 행하도록 하자.
통증을 유발하는 잘못된 자세
매일하는 자세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들이 일상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바른 자세의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기상해서 출근 준비를 하고, 일을 한 뒤 귀가해서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든다. 매일 반복되는 습관처럼, 나쁜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나쁜 줄을 몰라 계속 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알면서도 못 고치는 자세도 있다.
이에 책은 침대에서 몸 일으키기, 침대에서 일어서기, 배변 보기, 세면대 사용하기, 샤워하며 머리 감기, 머리 말리기 등 일련의 행동에서 좋거나 나쁜 점에 관해 그림과 함께 설명함으로써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어서 양말이나 스타킹 신기에서의 동작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즉, 바닥이나 의자에서 웅크리고 무릎을 가슴에 붙인 채 양말(스타킹)을 신으면 허리와 목이 구부러지면서 척추 통증이 생긴다. 또 고관절과 무릎을 무리하게 접게 되어 고관절 및 무릎 통증이나 골반이 틀어져서 골반 불균형을 만들 수 있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나쁜 자세
서서 한쪽 다리를 들어 가슴 쪽에 붙여서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는 자세는 근력 저하로 균형 감각이 감소한 노약자의 경우 낙상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게다가 스타킹이 풀어져 있는 채로 발을 넣기 시작하면 스타킹을 당겨 올리기 위해 허리를 여러 번 구부렸다 펴야 해서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고, 그 과정에서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며 나쁜 자세를 지적한다.
일하는 자세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부분이다. 평소 책상에서 독서하거나 글을 쓰고, 또는 PC로 문서를 작성하는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나의 일하는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지기 쉽다. 그래서 도서의 이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보려 한다.
가장 먼저 의자에 앉아서 일하기에 연계된 자세를 따져 본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 오래 일하면 근육이 피로해져 요추전만腰椎前彎이 무너지기 쉽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기서 일종의 의학용어인 ‘요추전만’의 이해가 필요하다. ‘간호학대사전’에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척추脊柱는 옆에서 보면 전후면으로 매끄러운 생리적 만곡彎曲을 가지고 있다. 막 태어난 신생아에서는 척주전체가 후만後彎을 나타내고 있다. 생후 3~4개월 지나서 머리를 가눌수 있게 되면 경추頸椎에 전만이 일어나고 생후 1년정도에서 기립보행을 시작하면 요추腰椎에도 전만이 생긴다. 탄력성이 있는 지주로서 형태상 필요한 변화이다. 요추전만 증강이나 소실은 병적이다.
게다가 의자 높이마저 낮으면 무릎이 고관절보다 높게 위치해 골반이 뒤로 돌아가게 된다. 이 자세는 허리가 구부러지기 쉬워 요통腰痛(허리통증)을 만들 수 있다. 아래 사진을 참조하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의자가 너무 높아서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지 않으면 체중이 발로 분산되지 않아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자세는 발끝으로 장시간 몸을 지탱하며, 발과 발가락, 발목 관절을 과도하게 구부리게 되어 해당 부위에 불편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본인의 앉는 자세가 불량한 점도 지적 사항이다. 엉덩이를 미끄러드려 어깨를 등받이에 기대고 목을 앞으로 빼고 앉으면 허리 통증과 함께 거북목이될 수도 있다. 반대로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에 말착한 채 배와 가슴을 내밀고 앉으면 척추 주변근이 강하게 수축해서 근육의 피로감과 함께 허리디스크 손상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다리 자세의 불량도 있다. 의자 등받이에 등을 떨어트리고 앉거나, 등을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 및 양다리를 책상에 올리는 자세는 당연히 척추 건강에 나쁘다. 또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거나, 의자 위에서 웅크리고 앉기, 양반다리로 앉기, 한쪽 다리 올리기, 무릎 꿇고 앉기, 발을 의자 밑에 놓아 무릎보다 뒤에 오도록 앉는 자세는 허리, 무릎 관절, 발목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의자 앉기의 나쁜 자세 유형
바닥에 앉기
바닥에 앉으면 대부분 무릎이 고관절보다 높게 위치하므로 골반이 뒤로 돌면서 등과 허리가 굽게 된다. 목과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바닥에 앉는 것을 금해야 한다. 특히,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게 되므로 무릎에 하중이 쏠리게 되어 연골이 손상될 수 있으며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관절 건강을 생각한다면 바닥에 앉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좌식 식당에서처럼 바닥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이때 허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고관절이 무릎보다 높게 있어야 하므로, 엉덩이 뒤쪽 아래에 쿠션을 깔고 앉는다. 무릎 통증이 있다면 다리를 펴고 앉아야 한다. 벽에 기댈 수 있다면, 쿠션 등으로 등을 받치고 벽에 바짝 기대어 앉는다.
베개 선택
베개가 너무 높으면 목이 과도하게 꺾여 목 디스크에 손상을 만들거나, 거북목 또는 일자목을 만들 수 있다. 너무 낮거나 베개 없이 잠을 자면 천장을 보고 누웠을 때 턱이 들리면서 목이 과도하게 젖혀져 목 주변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또한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가 아래로 쳐지면서 척추의 정렬이 깨져 목 디스크 손상과 어깨 통증을 만들 수 있다.
잠자는 동안 목은 크고 작게 시간당 600번 정도 움직이는데, 너무 딱딱한 베개나 머리 부분이 고정되는 베개는 이런 움직임을 막기 때문에 좋지 않다. 따라서 좋은 베개의 선택이 필요한 법이다. 적당한 탄성력(폭신함)으로 잠자는 동안 경추의 정렬이 잘 유지되도록 자세에 따라 목의 높이에 맞게 변형되어 목을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진공청소기와 대걸레 사용하기
허리를 굽히지 않고 넓은 면적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자루 길이가 충분히 긴 청소 도구를 이용해야 한다. 목과 허리를 곧게 편 채로 고정하고, 힙 힌지 자세로 고관절과 무릎을 살짝 굽혀 하체에 힘을 주어 청소한다. 방향을 바꿀 때는 청소하고자 하는 방향을 먼저 확인하고 목과 허리는 일자로 유지한 채 발로 방향을 바꾼다.
몸을 낮춰야 할 때는 등을 똑바로 펴고 한 손으로 벽이나 소파 등을 잡아 몸을 받치면서 힙 힌지 자세로 고관절과 무릎을 더 굽힌다.
애완견 산책시키기
산책을 할 때는 반려견을 통제하고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목줄, 하네스 등 리드줄을 해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반려견이 방향을 틀거나 빨리 달리면 리드줄을 잡은 보호자가 끌려가면서 다칠 수 있다. 특히 대형견이나 무게가 많이 나가고 힘이 좋은 반려견이 갑작스럽게 속도를 높이면 순간적인 반동으로 손목이 꺾여 건초염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팔꿈치나 어깨가 당겨지면서 심한 경우 탈구나 건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목과 허리가 굽어지면서 디스크 파열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달리는 반려견을 쫓다가 발을 헛디디면서 발목 염좌로 고생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넘어지면서 골절 등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바른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