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만화라서 더 재밌는 역사 이야기 1
살라흐 앗 딘 지음, 압둘와헤구루 그림 / 부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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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철혈재상으로 유명한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이렇게 말했다. ‘전투를 앞둔 병사의 눈빛을 본 사람이라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볼 것이다.’ 철모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강인한 얼굴 때문에 종종 호전적인 전쟁광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사실 그는 전쟁이 야기하는 비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이 파괴적이고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만 총칼을사용해야 마땅하다고 여겼고 또 그렇게 하였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24가지 전쟁을 만화 형식으로 그렸다. 전쟁을 통한 서양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만화 특유의 인터넷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개그 코드)을 활용함에 따라 더욱 재미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벼운 시선으로 이 책을 대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팩트와 포인트를 꼼꼼하게 챙겼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들은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전쟁이라는 단어가 실감있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굳이 떠올리자면 컴퓨터 게임 속에서 검을 휘두르고 말타며 달리는 장면들에 익숙할 뿐이다. 즉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대체 이런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왜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아파야 하는가?’


동서양의 무력충돌



마케도니아의 맹주 필리포스 2세가 47세의 나이로 암살된 후 젊은 알렉산더가 왕위를 물려받자 그동안 기를 못펴던 그리스의 도시국가들 중 테베가 반란을 일으켰다. 애송이로 판단하고 덤볐다가 테베 도시 전체가 붕괴됐으며 남자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고 나머지 테베인들은 노예로 팔려버렸다. 이에 다른 도시국가들은 겁을 먹고 더 이상 덤빌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제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알렉산더의 정복욕은 멈추질 않았다. 그는 서양에선 상대가 없으니까 동양을 대표하는 페르시아 제국을 침공했다. 기습적으로 소아시아 해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를 공격 페르시아군을 박살내버렸다. 이 대목에서 알렉산더의 전략이 뛰어났음을 엿볼 수 있다. 해상을 통한 보급로가 안정적으로 개척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그냥 두고 말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3세가 아니었다. 페르시아군의 추격을 따돌리려고 알렉산더가 정예군을 이끌고 시리아로 남하하자, 다리우스는 신속하게 북으로 우회하여 마케도니아군의 보급창구인 이소스 만灣을 점거했던 것이다.


때는 기원전 333년, ‘이소스 만’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당시의 군력을 비교해보면 마케도니아군은 숫적으로 불리했지만 대신 질적으로 매우 뛰어난 군사들의 집합체였으며, 반면 페르시아군은 매우 큰 규모였으나 내용면에선 용병과 징집병으로 구성된 오합지졸인 셈이었다.



이후 군세 파악과 함께 좁은 협곡인 지리적 특성을 간파한 알렉산더는 직접 정예 기병대를 이끌고 페르시아군 전열을 무너뜨리며 곧장 다리우스 3세를 향해 진격해 들어갔다. 이에 페르시아군은 갈팡질팡, 다리우스는 혼비백산 도망치고 말았다. 그러자 페르시아 잔류군들도 사기를 잃고 도주하기 바빴던 것이다. 이렇게 알렉산더의 압승으로 ‘이소스 만’ 전투는 마무리되었다.




쿠바 해상 봉쇄령 발동


2차 세계대전의 종식으로 지구촌은 평화를 구가해야 함에도 이후 지구촌의 패권을 놓고 자유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공산진영을 대표하는 소련은 여전히 전쟁을 수행하는 중이었다. 역사학자들은 이를 냉전冷戰이라고 표현했다.



소련 서기장 흐루쇼프는 40대인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외교력과 전술 핵무기 배치(터키 땅에)가 소련에 매우 불리함을 깨닫고 이에 전전긍긍하던 차에 북아메리카 대륙 남방 섬나라인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에 성공,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하자 소련은 즉각 쿠바에게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쿠바의 허락 하에 소련은 미사일 발사 및 건설 기자재를 쿠바로 옮기기 시작했다. 미국 땅 코 앞에서 벌어진 수상한 움직임은 즉각 미국에 포착된다. 쿠바의 미사일 사정거리를 확인, 미국에 위협이 됨을 인지한 케네디 대통령은 국가안잔보장회의를 소집해 소련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케네디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본때를 보였다. 즉 쿠바 봉쇄령을 발동한 것이다. 항공모함을 포함 큰 함대로 쿠바로 진입하는 모든 물자를 감시한다는 조치였다. 그러자 소련은 공해를 틀어막고 소련 선박을 입수수색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상호 강경하게 대처하던 두 나라는 핵 미사일 발사 버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처럼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이어지던 가운데, 먼저 소련의 흐루쇼프가 미사일 기지 건설을 포기한다. 봉쇄령을 뚫고 쿠바에 핵전력을 옮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도 터키에서 핵 미사일 기지를 철수한다.


전쟁은 강자들의 놀이 문화


책은 알렉산더 대왕과 페르시아 제국의 대결부터 쿠바 미사일 위기까지 총 24건의 전쟁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들이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다양할 듯 싶다. 비교적 최근에 발발,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무고한 인명의 사망이 이어지고 있다. 예로부터 역사를 보면 전쟁은 항상 강자들이 즐기는 유희로 보여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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