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게임 - 유동성과 부의 재편
이낙원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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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은 5년 만에 사회를 자산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으로 나눠버렸다. 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한정적인 실물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부의 양극화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우리는 유동성의 종류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또다시 다가올 유동성의 파도를 맞이해야 한다. 반복되는 경기 침체 때마다 미국의 정책 선택은 동일할 것이며, 이 정책이 실행될 때 우리는 투자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기초 다지기: 경제는 팽창하는 우주의 축소판)에서는 유동성 이해를 위한 기초지식을, 2장(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공조)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방법과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와 신호, 그리고 앞으로도 유동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을 다룬다.


이어서 3장(유동성을 알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에서는 유동성의 특성, 유동성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지표, 유동성 공급 신호 등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4장(인플레이션 시대, 투자를 위한 준비와 조건)에서는 향후에도 반복될 유동성 경제, 인플레이션 경제 하에서의 대비책을 고찰한다.


자산 시장


실제로 가계와 기업, 정부의 순자본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래프만 보면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흔과 흉터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가계와 기업, 정부의 자산은 계속 우상향할 수 있었을까? 첨단기술 산업의 고도화와 관련 부가가치의 확대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니다. 국부의 상승은 뒤에서 설명할 유동성과 인플레이션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물가상승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 부르고,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리는 물가하락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 부른다. 매스컴에서는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물가하락과 디플레이션을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인플레이션은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비용이 중가함으로서 발생한 현상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는 증가함에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하는 현상


통화정책 vs 재정정책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통화를 조절해 중장기적으로 돈의 가치를 변동시키는 게 통화정책인 반면, 재정정책은 정부의 소비지출을 통해 정부, 기업, 개인 간의 돈이 회전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정책의 효과와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 또는 둔화 국면에 처했을 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정책공조


중앙은행은 정부의 통제 없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지만 적어도 양적완화가 필요한 국면에선 결코 독립적일 수 없다.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내리고 시장의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고,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한쪽은 발행하고 한쪽은 사야하는 상황이다.


만약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해주지 않는다면 금융 시장에 국채 공급량이 확대되어 국채 가격은 하락한다. 이로 인해 정부의 자금조달비용은 상승하고 덩달아 지방채 등의 가격도 동반 하락함으로써 금융 시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나아가 기업의 자금조달금리도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재정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고민은 중잉은행의 국채 매입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면 어떻게 가계와 기업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까? 중앙은행은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과 공기업,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공제회, 민간 공기금 등이 보유한 채권을 매입해 이들 명의의 시중은행 계좌에 현금이 늘어나게 만든다. 시중은행은 이러한 현금 예금을 기반으로 지급준비금을 제외하고 가계와 기업에 대출을 실행함으로써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지게 된다.


마이너스 실질금리


실질금리가 플러스인 상황에서는 물가상승분보다 많은 은행 이자를 주기 때문에 예금만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지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가 하락하므로 은행 예금은 올바른 투자처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시기에는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실물자산을 매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시기엔 현금 보유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 목적으로 부동산, 주식, 금, 원자재 등에 투자하려 한다.


저금리의 기회


레버리지 효과라는 재무용어가 있다. 이는 무거운 바위덩어리를 들어올리는 지렛대와 같은 효과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쉽게 말해서 금리가 싼 차입금을 조달해서 그보다 더 큰 수익을 발생시키는 다른 대체 투자에 활용하는 행위인 것이다. 이는 기업체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무전략이다.


마찬가지로 가계에서도 이를 도입한다. 이자 비용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레버리지 대열에 동참할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지난 시기에 발생했던 부동산 상승기였다. 즉 저금리의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적절한 시기에 부채를 잘 활용하려면 정부 지출과 실물자산 가격 상승으로 소비심리를 떠받치고 있는 유동성 경제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필요하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정부와 가계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정부와 중앙은행은 양적완화라는 무기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실물자산 시장이 붕괴되어 혹독한 대가를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파도를 기다리며


테마파크 에버랜드에 가면 파도 타기를 실컷 즐길 수 있다. 파도를 잘 타기 위해선 밀려오는 다음 파도를 잘 관찰해 이에 올라타야 한다. 이렇게 하지 못한다면 꼬르륵 소리와 함께 파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거하게 물 한 사발을 들이키고 만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돈의 가치는 돈의 수량으로 정해진다. 침체 국면의 경제에 들어서기 전 돈의 수량을 조절하는 그 시점이 바로 다음 파도가 오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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