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삶의 길목 위에서 찾은 해답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북아지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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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어수선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시대, 지리적 위치, 영적靈的인 상황을 막론하고 자신이 어수선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개인의 삶에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닥친다. 나의 삶, 타인,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을 경험하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미국 워싱턴에서 융 학파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인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칼 융의 이론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론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심층심리학을 통해 우리가 겪는 위기를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게 돕는다. 심층심리학은 우리가 깨달음의 중심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 길을 찾도록 나침반이 되어주는 존재이다.


특히 저자는 지금 상태의 원인이 되는 과거 경험을 점검하고 집중하도록 권한다. 이를 돕는 심층심리학의 수행법으로 자신의 깊은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 일기 쓰기, 자신의 꿈을 파악하기 등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또한 책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치유의 방법과 치유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치유에 관한 주요 과제들과 7가지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면 우리는 자신의 영혼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자,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신병리와 심층심리학


정신이 선사한 선물 중 하나가 ‘정신병리’다. 정신병리는 한 개인이 자신의 영혼과 지나치게 분리된 까닭에 정신이 시위를 벌이며 책임을 물을 때 발생한다. 심층심리학에서는 우울증, 불안장애, 자기 치료 self-medication 등 현재 나타나는 증상을 정신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본다.


즉 현재 자신의 삶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영혼의 관점에서 내놓은 논평이라는 것이다. 자아의식과 일반적인 치료 측면에서는 최대한 빨리 정신병리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심층심리학은 오히려 이를 존중한다. 우리의 깊은 내면과 대화하기 위해서.


이 증상이 내게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내게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나의 어떠 점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까?


심층심리학에선 보통의 자아의식과 대다수 치료법이 목표하는 것보다 더 깊게 자신과 대화하려는 노력이다. 물론 영혼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삶, 선택, 가치, 위험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나의 안전과 예측 가능성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이 위험을 감수한다면 '의미'라는 것을 선물로 얻게 된다.


심층심리학의 다양한 수행법


자신의 깊은 내면과 대화를 나누면 삶의 여정에 더 큰 목적과 존엄성과 진중함이 부여된다. 이 대화는 남이 아닌 내 인생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훈련이다. 자기 영혼을 점검하고, 번잡한 일상과 갖가지 의무 때문에 흐트러지는 주의注意를 가다듬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라고 물어야 한다.


자신의 정신적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려면 아침이든 밤이든 매일 일정 시간을 따로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중 일기 쓰기는 중요한 활동인데, 단순하게 자리를 잡고 '오늘은 ~일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글을 써선 안 된다. 이런 식의 질문법이 좋다.


오늘 내게 감흥을 준 일은 무엇인가?

에너지를 쏟게 만든 일은 무엇인가?

오늘의 경험은 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일기 쓰기에 그치지 말고 때에 따라 적극적인 상상 기법을 활용해야 한다. 심리학자 융은 이를 심오한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이미지를 활성화시키는 일을 말한다. 꿈을 꾸었는데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거나 적대감을 품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상태로 잠이 깼다면 가장 자연스런 행동은 이 꿈을 잊어버리고 무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혼의 여정에선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해 봐야 한다. 꿈은 우리의 여정을 발전시키려고 정신이 자신을 치유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생겨난다.


심층심리학의 3가지 기본 원칙


첫째,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둘째,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셋째, 모든 것은 은유隱喩다.


세 가지의 원칙 중 둘째 원칙을 살펴보자. 인간의 정신은 일종의 자기조절 체계다. 우리 내면의 무언가는 무엇이 옳은지를 알고서 이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한다. 또한 정신은 보상에도 신경을 쓴다. 일상에서의 콤플렉스로 인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도 또 다른 에너지가 우리를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만들려고 애쓴다.


문학 작품에서 엿보는 회복탄력성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대사이다. 주인공 햄릿은 자신의 최대 문제는 바로 자기 자신임을 뼈저리게 깨달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을 탓하고, 신들에게 빌기를 반복해도 햄릿은 자신에게서 구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덴마크 왕권이 혼란에 빠지고, 왕은 살해되었으며, 왕비는 죽은 왕의 동생과 재혼했다. 겉으론 나라의 안정이 조속하게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수학 중 급히 귀국한 대학생 햄릿의 눈엔 몹씨 당황스러운 광경이었다. 그는 큰 낙심에 빠져들었다. 아버지가 죽은 슬픔도 모자라 어머니가 딴 마음을 먹고 시동생과 한 침대에서 뒹굴었으니 말이다.


치유의 과정


저자는 치유의 과정에 7가지 원칙이 따른다고 말하면서 하나씩 살펴본다. 이 부분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반복해서 정독하길 추천하고 싶다.


1. 우리는 본성상 생존하고, 자신의 여정을 걸어가고, 어떤 존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

2. 힘이 없는 우리는 적응이 필수이며, 상황을 이해하려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3. 우리는 자기 '이야기'의 하인이자 포로다.

4. 정신병리라는 선물 덕분에 깜짝 놀란 우리는 사태를 재고하고 더 큰 '이야기'로 나아간다.

5. 정신병리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은 '임시방편'보다 큰 실천이다.

6. 우리의 중요 과제는 하럭, 개인적 권위와 포부를 회복하는 것이다.

7. 우리를 통해 세상에 표현되길 바라던 것이 있다. 성장의 과업이란 이를 실현할 때가지 내면의 불화를 치유하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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