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 세상을 놀라게 한 스타트업 40
박유연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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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2년 동안 만난 창업자들과의 대화록이면서, 뒤늦은 연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제가 만난 수백 명의 창업자 중에서 최고만 모았습니다. 많게는 띠동갑 이상 어린 창업자들과 교류하며 들은 그들의 인생과 사업 이야기를 모은 것입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튀는 아이디어로 창업한 스타트업 이야기


이 책의 저자 박유연은 경제 관련 주요 부서만 두루 거쳐온 15년 차 경제전문기자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조선일보〉 경제부에서 경제부처와 금융업계를 주로 취재했다. 2008년, 2011년, 2015년에 씨티그룹 대한민국 언론인상을 받았고 사내 특종상과 기사상을 수십 회 받았다. 2014년에는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기자가 되기도 했다. 


2014년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출범과, 2016년 〈조선일보〉와 네이버의 조인트벤처 '잡스엔' 출범을 기획했으며, 현재 <조선일보〉 사내벤처 '비비드콘텐츠'를 만들어 대표를 맡고 있다.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를 비롯해 <월급의 비밀(공저)>, <난생 처음 경제 공부>, <나는 오늘부터 경제기사를 읽기로 했다>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또 옮긴 책으로 <부자들의 냅킨 재테크>가 있다.


이 책은 총 8개 파트로 나누어 아이디어로 사업가가 된 스타트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직장인, 학생의 신분으로 창업한 대표들의 창업 비하인드,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의 노하우,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장을 개척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수많은 투자를 이끌어낸 스타트업의 비결 등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자, 스타트업의 창업 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책 속의 스타트업 회사들은 저마다 각가 다르다. 이제 막 생겨난 새내기도 있고,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반열에 올라선 기업도 있다. 또 명문 대학과 대기업 출신 창업가가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만 나온 창업자도 있다. 당연히 각자의 아이템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딱 하나 공통점이 있다. '생존과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다. 


위즈페이스


이 회사는 한국, 홍콩, 스웨덴, 탄자니아 등의 국적을 가진 20대 청년 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4학년 때(2013년) 국립대만대의 교환학생으로 떠난 조민규 대표는 현지에서 이미 교환학생으로 와있던 존팅 리를 만났다. 존팅 리는 한국의 카이스트에 해당하는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재학중 대만에 와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창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교환학생 과정을 마치고 각자 한국과 스웨덴으로 귀국, 조 대표는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존은 스웨덴에서 창업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다가 2016년 존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조 대표에게 제안해왔다. '프리랜서 매칭 사이트'였다. 두 사람은 공동창업했으며 이후 탄자니아 출신 바라카 앤드류가 합류했다. 셋은 뭉치고 사업 아이템을 변경했다. 일회용 종이 컵홀더에 광고를 넣는 사업으로 카페 점주들에게 무료로 컵홀더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안 되는 사업을 계속 움켜쥐고 있기보다는 빨리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던 위즈페이스는 2018년 4번째 아이템을 런칭했다. 블록체인 토큰을 교환하는 플랫폼 '덱시오스'이다. 사실 조 대표는 창업하기 전 다양한 경험을 했다. 대학생 때 물류 스타트업에서 영업사원으로도 일했고, 졸업후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4년간 재직하면서 항상 스타트업 관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Q. 창업 전 어떤 경험을 가장 추천하나요?
A.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려면 스타트업만의 '관점'이란 것을 체득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사안을 접하더라도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의 눈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 눈을 갖추려면 창업 전 스타트업 경험을 반드시 해봐야 합니다. 막상 바깥으로 나오면 생각처럼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리스크는 줄일수록 좋아요. 창업 전 많은 경험을 하고, 반드시 사업 아이템을 검증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32쪽)


학생독립만세


부모의 경제적 도움 없이 과외를 받고, 나중에 벌어서 갚는 방식이 있다면 학생들의 입장에서 독립심을 키울 수 좋은 교육 방식일 것이다. 스타트업 '학생독립만세'는 고등학생 과외 시장에서 후불제를 도입, 돌풍을 일으켰다. 연세대학교 출신 두 명의 대표(장윤석, 박준우)가 괴외 경험을 살려 회사를 공동창업했다.

이런 과외 시스템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다. 과외비의 10~20%만 납부하고 나머지 잔액은 지불유예했다가 입시 후 1년 내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입시가 끝난 후 돈으로 갚지 않고 대학생으로 과외로 상환할 수도 있다. 과외비의 계산과 지급 관리는 '학생독립만세'가 전적으로 수행한다. 현재 이 회사는 후불제 과외의 성공에 이어 후불제 취업교육 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있다. 이들의 후불제 시스템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몽가타

어머니의 불편함을 도와주려는 효심이 다니던 대학을 중도 포기하고 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바운서' 침대를 만든 정태현 대표이다. 그의 어머니는 불면증으로 늘 고생하고 있었다. 그는 심장박동수가 낮아져야 깊은 잠을 잘 수 있음에 착안, 몸을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 주는 침대를 개발코자 했다.

그는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벤처경영을 전공하던 중 불면증을 치유할 수 있는 움직임과 진동이 가능한 침대를 개발하고자 대학 3학년(2014년) 때 사업화를 결심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도교수는 그의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해 서울 신촌 캠퍼스로 옮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신촌에서 창업 동아리에 가입,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침대를 이동하는 모터의 소리가 의외로 큰 탓에 첫 시제품은 실패였다. 일반인이 거의 느끼지 못하는 소음 수준이 목표였다. 모터 또한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자체 개발했다. 마침내 아이디어를 낸 후 4년 만에 성공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량 200대를 돌파했다.




핏펫

코로나 19로 인해 현재 진단 키트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제,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집에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잘 안다.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말이다. 그래서, 이런 점에 착안하여 싸고 간편하게 동물을 검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창업을 결심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핏펫의 고정욱 대표이다.

진단 키트 '어헤드'를 개발했는데, 이는 반려동물의 소변만으로 어디가 아픈지를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이다. 비용은 1만 원 중반에 불과하므로 동물 병원에서의 수십만 원 검사비용에 비하면 정말 경제적이다. 이 키트는 병을 고치는 도구는 아니고, 동물병원에 데라고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기구이다.

제품 출시 20개월 정도 된 2020년 2월 기준으로 누적 매출액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했으며, 아마존에 입전해서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주된 구매층은 젊은 여성들(20~30대)로 93% 정도를 점하고 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고 대표는 밤새 낑낑대던 반려견 '제롬이'의 요로결석 판정을 동물 병원에서 받고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제품 개발의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가 보다.




빈토리오

와인은 사실 서양의 술이었는데, 이젠 우리들에게도 널리 보급되어 익숙한 주류가 되었다. 와인 에어레이터라는 제품을 한국 청년이 개발하여 미국 특허를 취득, 5년 째 판매순위 1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우린 지금껏 잘 모르고 지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외국에서 더욱 유명한데, 아마존에서만 30만 개 가량 팔리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 빈토리오의 민병은 대표가 발명한 것이다.

이 장치는 와인을 잘 따르도록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순간적으로 와인에 공기를 주입시켜 와인의 맛을 극대화한다. 이처럼 '빈토리오 에어레이터'는 과학적인 제품이다. 아무리 좋은 와인일지라도 알코올의 톡 쏘는 느낌은 피할 수 없다. 종류에 따라 떪은 맛이 매우 강한 것도 있다. 와인은 공기와 만나면 쓰거나 떫은 맛이 완화된다.

부모님 사업 때문에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한 민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영주권과 시민권이 있음에도 그는 공군통역장교로 군대를 다녀왔다. 군대 생활 동안 일과 후 남는 시간을 마케팅 등 경영 관련 도서와 기업 뉴스 등에 할애했다. 자연스레 꼭 사업을 해보겠다는 다짐이 생겼던 것이다.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해외 마케팅사업부에 배치되어 해외 수중에 참여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내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나만의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회사를 나와 다른일에 도전했다. 처음엔 '게임'이었다. 개발자를 고용,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3개 출시해서 돈을 좀 벌었다. 게임 앱은 소위 레드 오션이다.

이후 다른 것을 찾기 위해 그는 아마존 덕후가 되어 이것저것 많은 아이템을 관찰하다가 마침내 와인 에어레이터에 꽂혔다. 평소 술을 즐기는 애주가 타입인지라 쉽게 관심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비슷한 제품을 모두 구입해서 실제로 사용해보면서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이후 보완한 제품의 도면을 만들어 공장에 보내어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해보고 업그레이드 해나갔다. 완성품을 만드는데 꼬박 4개월이 걸렸다. 필요한 모든 일을 혼자 수행했던 그는 "매일 해도 괜찮은 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핀즐

젊은 세대들은 집 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이전 세대에 비해 크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런 기호는 더욱 커졌다. 특히, 집에 명화 복사본 한 점이라도 액자에 걸어두고 오랫동안 감상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런 수요에 발맞추어 관련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핀즐도 그런 회사 중 하나다. '핀즐'은 독일말로 '화풍'이란 뜻이다. 이 회사의 영업은 한 달에 1만 5천 원을 납부하면, 매달 한 장씩 새로운 그림을 배송해준다. 고객은 액자에 그림을 교체하고 지난 그림은 보관하면 된다. 작품 소개 브로셔를 함께 동봉하므로 그림에 대한 이해도도 훨씬 쉽게 높힐 수가 있다.

이 회사의 진준화 대표는 아무리 보기 좋은 떡도 자주 보다 보면 흥미가 서서히 반감되기 마련인 점에 주목, 질리기 쉬운 그림을 자주 바꿔줄 수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이런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2010년) 신생 스포츠마케팅 회사 '브리온'의 초기 멤버로 합류한 그는 스포츠 관련 신사업 개발을 담당했었다. 2015년 결혼해서 신혼집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그림이 좋은 것은 비싸고 마땅한 게 없어 고민하다가 '좋은 그림으로 계속 바꿔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들어 바로 핀즐을 창업했던 것이다.




딕션

딕션은 청각장애인의 발음 연습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바름'을 서비스한다. 이 회사의 전성국 대표 또한 청각장애인이다. 과부 심정 홀아비가 안다는 말처럼, 그는 스스로 불편한 점을 잘 알기에 이를 해결코자 창업에까지 이어졌다. 그는 사회적 기업에 기대려고 애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객 1억 명의 시장을 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올바르게 발음하지 못한다.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보이는 '국물'을 '궁물'로 발음한다. 이에 '바름'은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기술로 청각장애인이 올바르게 발음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맛있게 먹었어'를 '마시께 머거써'라는 발음으로 표시된다.

한국의 청각장애인은 32만 명에 이른다. 전 대표의 1차 타깃은 5%인 1만 6천 명이다. 또 전세계에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이 1억 명에 이른다. 시장 규모는 3조 원에 달한다. 진짜 시장은 외국인들을 위한 서비스인 셈이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재능을 살려 스타트업에서 승부를 걸어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는 " 어차피 할 창업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스타트업의 무기는 바로 아이디어다

직장인들은 대체로 회사의 부품처럼 대접받는다고 불평을 한다. 그래서 이를 박차고 회사를 사직하고 창업한다. 이런 회사원과 졸업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창업한 학생이 수백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들이 있을테지만 뭐니뭐니해도 바로 '아이디어'인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40개 스타트업의 창업 스토리에서 유익한 통찰을 얻기를 바란다.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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