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최성애.존 가트맨 박사의, 개정판
최성애.조벽.존 가트맨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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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감정코칭으로 얻은 효과는 평생을 갑니다. 아이는 슬플 때 슬픈 감정을 알려주고, 무언가 결여되면 그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GPS를 지니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화가 나거나 목표가 좌절되면 무엇이 목표이고 무엇 때문에 좌절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GPS 말입니다. 이는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합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아이들의 감정코칭, 평생을 간다


책의 저자 최성애
현재 고려대 석좌교수이자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이다. 위스콘신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미시간공과대학에서 20년간 교수와 옴부즈맨으로 재직하며 혁신센터와 학습센터, 학생성공센터 소장을 역임하였다. 위기 청소년 상담을 위해 설립된 교육부의 거점 위(Wee)센터 센터장 등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상담교사와 대안교실 담당자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감정코칭(Emotional Coaching)은 아동심리학자 하임 기너트 박사가 창시한 후, 워싱턴주립대학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존 가트맨 박사가 40여 년간 관계 연구를 통해 체계화한 것으로서, '마음은 공감하지만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주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관계의 기술이다. 존 가트맨 박사의 연구는 현재에도 진화 중으로, 이번 개정판에서는 최근 임상 결과를 반영하여 감정코칭 3, 4단계의 순서를 바꾸었다. 좀더 일상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함이다. 

 

 

 

 

감정을 무시당한 아이는 자존감이 떨어진다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아이들, 이들이 울고 떼를 쓰고 짜증을 내고 심지어 큰소리를 지르는 등 어떤 형태로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기의 욕구를 알아 달라는 간절한 몸짓이다. 이처럼 아이들은 시시각각 감정으로 세상과 만나지만 감정을 느끼기만 할 뿐이며, 감정의 정체도 모르고 적절한 언어로 표현할 수도 없다.

이럴 때 누군가 아이의 감정을 알아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결과는 천지 차이이다. 누군가로부터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는 금방 감정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는다. 그런 감정이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느낀다는 점에서 안도하며, 차츰 더 적절한 언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신과 남을 존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감정을 무시당한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어, 이상하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지?' 하고 의아해하면서 제발 내 기분 좀 알아 달라는 마음으로 더 크게 울거나 발을 구르는 등 좀더 과격하게 행동한다. 감정을 거부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이 많을수록 아이는 자존감이 떨어진다. 결국 자신과 남을 신뢰하거나 존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며,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또는 충동적인 언행을 하다가 더욱더 큰 꾸지람을 듣게 된다.

 

가트맨 박사는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 감정코칭을 해주는 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스스로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찾을 수 있도록 GPS를 심어주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그때까지 부모는 아이와 한편이 되어 최소한의 가이드(코치) 역할을 해주면 된다. 

 

축소전환형 부모('별 것 아니야'라고 말하는)

 

축소전환형 부모에게 자녀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아이가 강아지를 보고 놀라 무서워해도 아이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별 것 아니야"라고 말한다. 마치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반려동물이 죽어 아이가 슬퍼서 울 때도, "뭐 그런 걸로 울고 그래. 그렇게 슬퍼할 것까지 있어?"라며 아이의 감정을 간단하게 무시하거나 축소시킨다. 그런 다음 재빨리 아이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한다.

 

때로는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다 못해 놀리기가지 한다. "얼레리꼴레리, 우리 규민이는 아기래요. 이 치료하는 게 무서워 엉엉 우는 아기래요"라고 놀리면서 아이에게 간지럼을 태워 억지로 울음을 그치고 웃게 만들려고 애쓰기도 한다.  

이처럼 축소전환형 부모는 감정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한다. 기쁨, 즐거움, 행복과 같은 감정은 좋은 감정이라 여기는 한편 두려움, 화, 분노, 슬픔, 외로움, 우울 등의 감정은 나쁜 감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정적 감정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든다. 자신이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그런 감정을 보일 때 어떻게 하든 빨리 없애주려고 한다.

 

주요 특징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시한다. 때론 비웃거나 경시한다.
나쁜 감정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부정적 감정을 보이면 불편해서 아이의 관심을 빨리 다른 곳으로 돌린다.
아이의 감정은 비합리적이어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감정은 그냥 나눠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것을 두려워한다

 

아이와 관계를 망치는 대화

 

많은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언어적 폭력을 마구 행사하고 있다. 더더욱 심각한 점은 정작 부모 자신은 그런 행동이 아이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부모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한 것뿐인데, 또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말에 아이가 지나치게 흥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비난하는 대화~ "너는 왜 만날 그 모양이야?"

경멸하는 대화~ "네가 정신이 잇니?"

담쌓기~ "없는 사람 취급하기"

방어하는 대화~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하지만 아무런 언어적 공격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괜히 화가 나서 부모와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젠가부터 아이가 부모와의 대화를 꺼리고 멀리한다면, 부모 자신의 대화 습관을 점검해 봐야 한다. 아마도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대화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가트맨 박사는 관계를 망치는 네 가지 독비난, 경멸, 담쌓기, 방어라고 했다.

 

감정코칭 3단계

 

감정코칭 1, 2단계까지는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코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본격적으로 아이와의 실제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 단계이다. 아이와의 본격적인 대화는 3단계부터 시작된다.

3단계는 아이가 감정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단계이다. '나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네 감정을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짐작이 가더라도 아이 스스로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묻고 들어준다.

감정에는 수많은 색깔이 있다. 아이가 그 무한한 감정의 색깔을 혼자서 구분하기는 어렵다. 똑같은 화라도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날 수도 있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화가 날 수도 있다. 앞의 경우가 열등감에 의해 화가 난 것이라면, 뒤의 경우는 자만심 또는 경쟁심으로 인해 화가 난 것이다. 이 둘을 똑같은 화로 정리한다면, 아이는 감정이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고 뭔가 개운치가 않다.

감정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그만큼 처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아이가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의 색깔이 어떤 것인지 명료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감정코칭의 3단계이다. 

 

아이의 감정을 묻고 표현하도록 격려한다

 

5~7세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어린아이에 불과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어른들이, 부모들이 미처 알지 못할 뿐이다.

아이가 다양한 감정을 건강하게 만나고 조절할 수 있게 하려면 때때로 아이의 감정을 묻고 그러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감정이 생기는 상황을 기다렸다 자연스럽게 묻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놀이를 통해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읽기에 좋은 놀이가 바로 '상상놀이'다. 아이는 인형놀이나 소꿉장난 등을 하면서 상황을 상상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훌륭하게 표현한다. 상상놀이는 아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부모는 이런 아이의 감정을 읽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미처 몰랐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금, 감정코칭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요즈음 세태는 맞벌이 가정, 이혼 등의 증가로 양육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채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 애착의 장기적 후유증은 너무나 강력해, 가정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실을 넘어 다양한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책의 한 줄 한 줄이 감명 깊은 조언이다. 모든 부모들에게 책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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