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VS중 무역대전쟁 - 세계 패권 쟁탈을 향한
주윈펑.어우이페이 지음, 차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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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가깝게는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후에 취한 대중강경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밖에 반세계화, 빈부 불균형, 보호주의와 미국의 정치판도를 포함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비롯하여, 최근의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정부가 보여준 태도와 조치를 분석하고 나아가 향후 양국 분쟁의 추이를 분석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미중 간의 무역전쟁에서 누가 승자인가?

 

이 책의 저자 주윈펑국립대만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경제학과를 전공했으며,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타이페이 의학대학교 경영학 컬리지 및 동우대학교 빅데이터관리 컬리지 강좌 교수, 중앙대학교 대만경제연구센터 겸임 연구원을 맡고 있다. 행정원 정무위원, 중연원 중산인문사회과학연구소 소장, 경문기술 컬리지 교장, 중앙대학교 대만경제발전연구센터 주임 및 특별 초빙 교수, 재단법인 보험안정기금 이사를 역임했다.

공저자인 어우이페이대만 국립중앙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화경제연구원 국제경제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중화경제연구원 대륙경제연구소 보좌연구원, 공학연구원 산업과학기술 국제전략 발전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총 5부(트럼프의 외교정책, 전쟁의 근원, 패권 전쟁의 역사, 미국과 일본의 무역마찰,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로 구성된 책은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시작하게 된 근본 원인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전후 배경에 대해 확실히 짚고 있다. 특히 기존 강대국이 새롭게 부상하는 강대국을 견제하면서 전쟁이 벌어지는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그 배후의 발전 추이를 깊이 있게 해석함으로써 경제, 정치, 경제 등 전반적인 국가의 발전과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진정한 기원은 아테네의 부상으로 두려움을 느낀 스파르타가 전쟁을 일으킨 데서 비롯되었다고 믿는다" -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 제1장 23절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하는 아테네를 경계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일으켰듯이 미중 무역전쟁은 새로운 경제 대국을 건설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와 같다. 1980년대 엔화절상을 통해 미국이 일본 경제를 견제했던 과정을 돌아봄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고, 중국 경제, 대만 경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 경제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트럼프의 당선 배경

 

미국 공영 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2018년 9월 11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뒤쳐진 미국'이라는 제목이었다. 여기서 조명한 곳은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오하이오 주의 데이턴 시였다. 이 주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공화당을 지지했다. 28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데이턴 시의 빈곤 비율은 34%이고, 3명 중 1명이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잇으며, 이는 미국 전역 빈곤율의 3배에 달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낙후된 지역이 아닝었다. 오히려 한때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로 부를 정도로 1인당 특허신텅 건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았고, 자동차와 기계제조 분야에서 특히 앞서 나갔었다.

 

다큐멘터리에선 10년 넘게 제너럴모터스에서 일했던 노동자를 인터뷰햇다. 그는 당시 자신의 시급이 35달러였음을 밝히면서 이 돈으로 집과 자동차를 사고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댈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시급이 15~16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집세와 보험료, 자녀의 학자금 상환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이때 공화당 후보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은 "중국과 멕시코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구호였다. 이는 멋지게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초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가 한 발 앞선 상황이었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마침내 부동층의 표심을 바꾸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 중산층에게 데이턴 시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이런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지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매뉴얼 사에즈 교수가브리엘 주크만 교수가 2014년에 발표한 미국 부의 분배 연구에서도 유사헌 결과가 나옸다. 상위 0.1% 최고 부유층 가구가 전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29년 대공황 직전엔 25%,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6%였는데, 1980년 전후엔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

 

2차대전 이후부터 1980년 무렵은 황금의 시기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였다. 그러나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상황은 역전되어서 분배 불균형은 대공황 직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미국 중산층 가정은 더 참지 못하고 반세계화, 반이민, 수입 반대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유권자의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여 반세계화의 대표적 인물인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끓어오르는 중국 위협론

 

백악관 국가안보 전략보고서(2017년 12월)~ 중국 군사 현대화와 경제 확장 우려

세계위협평가 보고서(2018년 2월)~ 핵 무장 능력을 가진 차세대 폭격기 개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 보고서(2018년 6월)~ 미국의 기술(지적재산권)을 빼가려한다 

세 편의 백악관 보고서들은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보고서들에서 사용한 용어와 강조하는 중점으로 보아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 측면에서의 경쟁자로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최대 경쟁자로도 보고 있다.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의 '산업정책'에 무척 민감하다. 미국 관리의 눈에 중국의 산업정책은 일종의 '경제 침략'이며 '악성 종양'이며, '불공정한 경쟁'으로 반드시 도려내야 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사다리 걷어차기'는 사실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가장 먼저 사용한 용어다. 영국은 발전 초기에 네덜란드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수많은 산업보호정책을 사용했는데, 이런 정책들이 곧 '사다리'였다. 영국은 이 사다리를 이용하여 꼭대기에 올라 산업혁명을 일으켰으며, 영국의 제품이 세계에서 무적의 수준에 이르자 세계를 향해 이렇게 선포한다.

 

"과거에 행한 모든 것은 잘못되었으며, 자유무역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모든 국가는 보호정책을 버리고 자유무역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과의 무역마찰에 대한 일본 산업의 대처 방법

일본 제조업의 두 번째 성과와 세 번째 성과는 서로 연관되는 업그레이드우회진출이다. 이는 미국의 압박 아래 시행한 것이 아니라 1960년대 들어 일본의 노동자 임금이 상승할 때부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본은 방직업의 다운스트림 생산라인을 대만과 한국으로 이전했으며, 자국에서는 업스트림의 원료와 기계만 생산했다. 이에 따라 삼각무역의 서막이 올랐다. 즉 일본은 대만과 한국에 원료를 수출하고, 대만과 한국은 일본 원료를 이용해 완제품을 제조한 후 미국 및 기타 선진국에 수출했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대부분 일본의 대대만, 대한국 무역흑자로 변했으며, 대만과 한국의 대미흑자로 바뀌었다. 이렇게 해서 일본 제조업은 여전히 강한 존재로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시비를 걸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은 일본에서 점점 대만, 한국 등지로 옮겨갔다. 최종 소비재 생산에서 생산원료와 설비 제조로 이전한 것이 '업그레이드'이며, 외국에 투자하여 공장을 세운 것을 '우회진출'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수출 감소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

한국이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 중국에 전자산업 등의 주요 업스트림 부품과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를 겪게 됨에 따라 업스트림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하락할 것이며, 그 결과 한국의 대중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의 수입품을 대규모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한국이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는 의미도 아니다. 미국과의 무역마찰 때 일본은 업그레이드와 우회진출을 통해 여전히 제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 이 길로 가야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할 때, 수출주문을 받은 후 생산지를 이전하는 '주문 이전' 효과를 유발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원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던 대미수출 상품을 한국 본토로 옮겨 생산하는 것이다. 내수에 필요한 상품은 중국이나 기타 지역 공장에서 공급하면 된다. 대만에서 이 효과를 본 업종이 주로 인터넷 통신설비와 서버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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