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환율도 모르고 경제 공부할 뻔했다
이낙원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환율과 우리들의 삶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환율에 대해 공부하려니 정보도 많지 않고, 복잡한 학문적 이론과 전문용어 앞에 움츠러들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환율 앞에서 작아지는 30~40대 직장인과 금융재무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20대 대학생을 위해 기획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환율에 대해 공부하다
책의 저자 이낙원은 현직 NH농협은행의 외환딜러. 외환시장 경력 10년 차로 외환파생센터(딜링룸)에서 글로벌 통화 및 스왑, 옵션 등의 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환율 전망과 거래 전략, 기업 외환관리 전반이며, 중소기업청,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다수의 기업에 출강한 이력이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환율의 의미, 환율의 변동에 따른 경제현상 등 환율에 관한 기초적인 내용을 포함해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 환율의 방향을 추정하는 법, 시장의 움직임에 대처하는법 등을 다루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장에선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고, 2~3장에선 환율을 움직이는 재료를 하나씩 살펴본다.
이어서 4장에선 환율의 방향을 추정하는 법으로 캔들의 형태, 추세선, 지지선, 저항선 등 차트를 보는 최소한의 도구를 설명하고 또한 디양한 정보와 차트를 바탕으로 환율 변동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선 저자가 수많은 투자자의 관찰을 통해 깨달은 바를 알려준다.
환율이란 무엇인가?
환율은 한자로는 '바꿀 환換'에 '비율 율率'자를 쓴다. 즉 양국의 통화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막상 "환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엔 은행 창구에 가서 경비를 달러로 환전한다. 사실 환율의 의미를 묻는 원론적 질문은 별 의미가 없다. 그보다 '환율은 항상 오를까, 내릴까?', '오르면 얼마까지 오르고, 내리면 얼마까지 내릴까?'라는 질문이 더 유의미하다.
이러한 질문은 환율의 방향, 레벨과 연관이 있으며, 좀 더 들어가 '과연 언제쯤 오르내릴까?'라는 질문을 통해 시간개념과도 엮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그럼 왜?'라는 파생적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환율'이란 단어가 비로소 우리 생활에 있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앞서 제기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확률이 50%이다. 현재 경제 상황이나 분위기를 감안해서 오를것인지 내릴 것인지를 답하면 되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답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 오르고 또 얼마나 지속될지는 4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광활한 문제다.
환율 상승시의 경제현상
'달러원 환율 1,200원 돌파! 연고점 갱신!' 이렇게 환율이 상승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크게 가계, 기업, 국가(외환당국)로 나눠서 살펴보자. 먼저 가계를 살펴보면 생필품의 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식탁에 오르는 수입식료품을 비롯해 자가용 기름값과 냉난방비가 오를 것이다. 환율이 비싸니 해외여행 수요도 줄게 된다. 즉 수입물가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고 소비가 둔화된다.
반면 기업은 원재료, 부품값이 상승하지만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향상되어 수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게 된다. 또한 상품(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데, 경상수지 흑자는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유입된다.
환율은 예상치와 기준치에 반응한다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경제지표들과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러 나라들의 상황이 환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대체 어느 나라의 어떤 경제지표를 주의 깊게 봐야하는 걸까? 또 지표를 볼 때 수치가 어느 정도 나와야 좋고 나쁜 것일까? 아울러 지표가 좋게 나왔는데 환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러한 고민은 환율에 관심을 갖고 여러 뉴스를 찾아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p.135~136
지표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치'와 '예상치'다. 기준치란 해당 지표의 확장 또는 위축 여부를 알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수치인데, 보통 '50', '100' 등의 절대기준치로 정해져 있다. 한편 예상치는 주요 경제, 금융기관들이 발표 예정인 경제지표를 추정한 수치로 시장의 기대치를 의미한다. 이 두 수치를 가지고 시장 참가자들은 외화를 사고판다.
통화정책회의 스케줄
최근 몇 년 동안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는 이전에 비해 보다 통일감 있게 개편되었다. 미국이 FOMC 회의를 연 8회 개최하고, 유로존은 2015년부터 연 12회에서 연 8회로 줄여 개최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연 14회 개최하다 2016년부터는 연 8회로 조정했다. 매월 변동하는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며 정책을 변경하기보다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경제를 바라보고 대응한다는 목적에서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도 이러한 세계화 흐름에 맞춰 2017년부터는 기존 연 12회에서 연 8회로 줄여 개최한다.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가 모두 연 8회 개최되면서 일정이 일부 겹치거나 연달아 개최되기도 한다. 회의 전후 유로원, 엔원과 같은 이종통화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므로 각국의 통화정책회의를 면밀히 관측해야 한다. 통화정책회의 일정은 각국 중앙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지지선과 저항선
심리적 지지선과 심리적 저항선은 주로 1,000원, 1,200원 이렇게 100원 단위로 설정된다. 이를 빅피겨(big figure)라고도 한다.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이 느끼는 저점과 고점으로도 형성된다. 만약 1,030원에서 당국의 강력한 매수 개입이 나와 하단을 틀어막으면 심리적 지지선이 1,030원으로 설정될 수 있다. 또한 앞서 설명한 전저점과 전고점도 일종의 심리적 지지선과 저항선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1,100원선은 역사적으로 특별한 심리적 지지선·저항선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평균 환율이 약 1,120원이었기 때문이다. 빅피겨임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뇌리에 평균 근처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환율이 평균을 중심으로 등락함을 앞서 확인했다.
평균으로 수렴하는 환율
2016년 말 150만 원대였던 삼성전자 주식은 20년 전에는 얼마였을까? 불과 5만 원이었다. 20년 동안 무려 30배가 뛴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1,100원 하던 환율은 어땠을까? 20년 전 환율은 910원으로 삼성전자 주식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주가가 상하로 등락을 거듭하며 우상향한다면 환율은 평행으로 등락한다.
주가와 다르게 환율은 계속 발산할 수 없다. 기업은 경쟁사를 누르고 지구상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때까지 성장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환율은 다르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면서 원화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충분히 하락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성장세가 둔화되어 원화 가치가 하락(달러원 상승) 압력을 받는다. 즉 무한정 강세로 가거나 약세로 가지 않고 경기 순환에 따라 강세와 약세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환율은 계속 오르거나 내릴 수 없고 평균을 중심으로, 즉 위아래로 교차하며 등락을 반복한다. 이러한 습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