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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
이창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최근 많은 사람들이 겪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가 허리 디스크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병원에 가면 디스크라고만 하지 어떻게 해야 안 아픈지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한다. 뾰족항 방법이 없다 보니 결국 수술밖에 답이 없나, 평생 이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없나 답답해하고 두려워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문제는 통증이다
책의 저자 이창욱는 소마통합운동센터 센터장으로 국내 유일 척추 전문 프로파일러다. 그는 24년 동안 허리 통증을 잡지 못해 절망했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통증 없는 제2의 인생을 선물했다. 허리 통증의 원인 치료를 위해 척추는 물론, 머리에서 발끝, 내장과 호흡, 환자의 작은 생활 습관 하나까지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 그의 치료 철학이다.
지난한 재활 과정에서 환자들이 두려워할 때 따뜻하게 격려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지녔는데, 그는 강남성모정형외과 신경외과 치료부장, SOT 운동치료연구소 센터장, 양천한의원 척추관절 성장센터 센터장을 두루 거쳐 지금은 소마통합운동센터 센터장으로 수많은 환자들과 만나고 있다.
24년 동안 디스크를 집중 연구하며 수천 명의 환자들을 돌봐온 이창욱 원장은 '디스크'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디스크를 병들게 만든 진짜 원인을 바로잡아야 '통증'을 제거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마치 범죄 프로파일러처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머리부터 발끝, 자세, 생활 습관까지 분석하고 진단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에서는 척추질환을 프로파일링하는 척추 프로파일러로서 디스크 통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을 설명하며, 2장에서는 허리 디스크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소개한다. 3장부터 5장까지는 요통과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자세, 음식, 생각 등을 자세하게 다면서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를 다루며, 마지막으로 6장에선 허리 통증이 호전될 수 있는 자세나 운동법을 소개한다.
통증 원인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요통이나 다리 저림의 원인이 허리 디스크라고 믿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는 그렇게 쉽게 허리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스크보다 다른 원인들 때문에 아픈 경우가 더 많다. 디스크가 터져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거나 염증이 생겨 통증을 느낄 수는 있다 할지라도 골반이 틀어지고 나쁜 자세로 인해 척추가 망가지고 그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져 요통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디스크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받으며 치료를 해온 사람들 입장에서야 당연히 디스크에 집착할 수밖에 없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에게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닙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특히 디스크를 집중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다른 원인을 살펴 치료해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파서 문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허리 통증이 없는 사람들의 MRI 사진이 실린 적이 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들 중 64%가 비정상적인 디스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52%는 디스크가 팽윤이 됐으며, 28%는 디스크가 탈출했다. 38%는 1개 이상의 디스크가 비정상적인 모양이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허리 구조가 확인됐다.
스위스 정형외과협회 척추 외과의사 노버트 부스는 저명한 정형외과 국제 학술지인 <스파인Spine〉에 '디스크 환자와 통증이 없는 일반인의 척추 MRI를 비교'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허리 통증으로 디스크 수술을 권유받은 46명의 환자와 통증이 없는 46명이 각각 이 연구에 참여했다. 역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통증이 없는 일반인들 중 무려 76%에게서 디스크 돌출이 발견된 것이다. 또 이들 중 13%는 디스크가 터져 있었다. 이 두 연구 결과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디스크 모양이 이상하다고 해서 무조건 요통이 생기는 건 아니다.
무거운 걸 들면 허리가 상할까?
사람들은 대개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옮기는, 가령 택배 기사 분들이 요통을 더 많이 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기울여야 하는 등 허리를 많이 쓰고 허리에 압력을 자주 받는 사람이 더 쉽게 디스크 질환에 걸린다고 믿어서다. 반대로 앉아서 일하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믿는다. 대단한 착각이다.
허리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2~3배가량 더 많은 부하를 받는다. 특히 오랫동안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척추의 특정 부위(주로 요추 4번과 5번, 요추 5번과 천추 1번)에 더 많은 체중이 실리게 된다. 이렇게 압력을 많이 받으면 디스크는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알프 나챔슨 의학 박사는 디스크 내부의 압력을 측정하는 특수 장치를 통해 자세마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래 사진을 참조하라. 똑바로 서 있는 자세의 압력이 100이라면, 의자에 똑바로 앉아 있을 때는 140이다. 즉 무려 1,4배 더 많은 압력을 받는 것이다. 구부정하게 앉으면 똑바로 서 있을 때보다 2.75배 더 많이 압력을 받는다.
코어 근육 운동, 하지 마라
많은 분들이 허리 통증을 잡기 위해 골반과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인 코어 근육 운동을 한다. 특히 대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에게 단호하게 말씀드린다.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하는 거라면 당장 대근육 운동부터 그만두시라. 엉덩이와 다리를 강화하는 스쿼트 같은 운동은 절대 하지 마시라. 그리고 두꺼운 근육 이불을 벗어버리고 척추를 깨우시라.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 환자나 요통을 호소하는 분들은 허리 뒤쪽 근육이 긴장해 있다. 따라서 운동을 하게 되면 허리와 다리 부위의 근육들이 다른 부위의 근육에 비해 더 많이 긴장한다. 실제로 엉덩이와 다리 근육을 키우려고 이 부위의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다가 허리 통증이 심해진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튀어나온 디스크 수술만이 능사일까?
터지거나 돌출된 디스크, 탈출한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크기가 줄어든다. 터지면서 생긴 염증에는 수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마르기 때문이다. 또한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이를 제거하기 위해 반응하는데, 면역 세포의 일종인 대식 세포가 움직여 터진 디스크가 우리 몸에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디스크가 급성일수록 수분이 많아 잘 줄어들고 만성일수록 수분이 적어 디스크가 잘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디스크가 탈출했다고 무조건 수술이나 시술을 할 필요가 없다. 특히 많이 탈출하거나 급성으로 터진 디스크일수록 다시 몸에 흡수되어 자연치료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통증을 줄이는 보존 요법을 통해 시간을 두고 치료하면 된다. 이처럼 성급한 디스크 수술이나 시술은 신중을 요하는 것이다.
수술 후 5개월, 재활의 골든 타임이다
수술이나 시술을 하고 나서 충분히 안정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개월 정도는 꾸준한 재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활 운동에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수술이나 시술한 직후 5개월까지다. 이 시기를 놓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수술이나 시술 후 5개월 안에 재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하게 되면 고유수용기의 감각 기능이 약해진다. 척추 관절 주변에는 척추 움직임의 감각을 느끼는 기관이 있는데, 이것이 '고유수용기'다. 그런데 수술을 하게 되면 척추의 움직임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변 감각을 느끼는 기관도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즉 척추 움직임에 대한 감각기억상실증(Sensory-Motor-Amnesia; SMA)이 와서 근육이 쉽게 긴장하고 허리 통증도 더 많이 느낀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감각 기능을 되살리는 재활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수술만큼이나 중요하다.
허리를 구부리지 말라(?)
시술이나 수술 후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허리를 구부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자세를 반복하지 않으면 척추는 원래 움직임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다. 쉽게 말해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을 하지 않으면 척추는 이것을 잊어버려 나중에는 허리를 전혀 굽히지 못하게 된다. 이 감각운동 능력은 재활 운동을 빨리 시작할수록 빨리 회복된다.
디스크로 인해 염증이 생겼다면,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은 염증이 사라지는 시기(급성기)까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디스크와 척추 관절과 신경 주변에 염증이 사라지게 되면 가능한 빨리 척추를 움직여주는 동작을 해야 한다. 통증을 두려워하지 말고 허리를 움직여야 디스크는 다시 살아나는 것임을 명심해라.
걷는 자세
걸으면서 허리 디스크가 좋아진다는 것은 '소가 뒷걸음질하다가 쥐를 잡는 격'이다. 걷기가 좋은 운동이기는 하지만 허리 디스크 치료가 목적이라면 최적의 운동은 아니다. 특히 걷는 동안 골반이나 무릎, 발목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허리와 다리 근육만 써서 걷는다면 두 곳이 더 긴장하게 되어 오히려 나쁜 자세가 된다.
허리나 골반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되면 그때 좋은 자세로 걸으면 된다. 특히 특정 관절에 부하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팔, 무릎, 발목 관절을 적절히 움직여주면서 걷는 것이 좋다. 또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발바닥 전체가 고루 바닥에 닿고, 엄지와 두 번째 발가락이 바닥을 차고 나가는 힘으로 걸어야 좋다.
4가지 원칙을 기억하라
디스크 환자들은 "허리가 약하다"라는 말을 "근육이 적다", "근력이 약하다"라고 알아듣는다. 하지만 이 말은 "감각이 소실되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버티기 힘들다", "움직일 때 아프고 힘들다"가 더 정확한 의미다. 어떻게 보면 같은 것 같지만 완전히 상반되는 개념이다.
운동을 할 때 전자는 '근육'에 집중하고 후자는 '척추의 움직임'과 '속근육의 활성도', '몸이 움직이는 올바른 순서'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무엇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통증이 호전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디스크가 재발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결과는 이렇게 180도 달라진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척추의 움직임이 잘 일어나게 해서 속근육의 활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운동 조절 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운동 조절 시스템은 척추를 움직이는 동안 척추가 제자리(중립 위치)를 유지하도록 속근육을 먼저 쓰게 만든다. 이를 잘 작동하려면 아래의 4가지 원칙을 준수하라. 반드시.
1. 운동 범위가 좁아야 한다
2. 운동 강도가 약해야 한다
3. 움직임을 천천히 해야 한다
4. 운동은 시간 날 때마다 자주 하는 게 좋다
허리 디스크를 두려워하지 말라
디스크는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이 질환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현된 증상이므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그리고 악화시키는 원인을 찾아내어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으면 된다. 또한 척추에 좋은 자세,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좋은 운동 등을 생활화하면 반드시 디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