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그레이 - 5060이 신나게 노는 36가지 방법
홍동수 지음 / 라온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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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늘어난 덕에 지금의 은퇴 세대는 예전의 청년 못지않은 건강과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또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부를 누리고, 자녀 부양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이 책은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삶의 재미를 찾는 활기찬 시니어들에게 하고 싶은 놀이를 마음껏 해보라는 용기를 주기 위해 썼다. 잘 노는 노후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더 청춘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가족과 사회생활에 충실하느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못 냈지만 이제부터는 놀이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보자. - '프롤로그' 중에서

 

 

노년들이 신나게 노는 방법

 

책의 저자 홍동수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30년간 국내와 해외 현장에서 토목공사와 고속도로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호기심으로 남들이 하기 어려운 레포츠와 취미생활을 즐기며 액티브 시니어로서 삶의 깊이와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인생은 놀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놀이를 통해 삶을 재창조하고 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이 시대의 액티브 시니어들을 재미난 레포츠 세계에 초청하여 재미있는 인생을 함께 즐기려 한다.

 

그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국내 최초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산했으며, 전국의 산야를 산악자전거로 누비고 다녔고, 암벽등반 전문가로 에베레스트 원정도 다녀왔다. 그 밖에 국내에서는 최초로 샌드 요트를 제작해 타고 다니고, '콜사인 HL1OIR'이라는 아마추어 무선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초경량 항공기(ULM) 조종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승마와 사진에도 조예가 깊다.

육체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단전호흡과 명상 등 정신적인 수련에도 상당한 내공을 쌓고 있다. 정년퇴직 후 국제최면 치유사 자격증을 따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치유해주며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대학 시절의 취미활동을 지금도 이어가면서 그룹사운드 INDKY 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각종 공연을 하며 봉사 활동에도 참여하는 멋진 인생을 즐기고 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은 왜 시니어들이 은퇴 후에 더 잘 놀아야 하는지, 사회에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노후의 모습이 실제로는 시니어들이 삶을 즐기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어서 제2장에서는 놀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을 알려주고, 제3장은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기 위한 취미생활을, 마지막으로 제4장은 정신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취미를 소개한다.

 

 

 

 

'논다'는 것의 의미

 

은퇴 세대와 곧 은퇴를 앞둔 세대들은 한국 경제의 특수성으로 인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을 겪은 나라는 크게 황폐화되었고, 일제 36년의 수탈로 인해 토착자본이 거의 없었기에 '잘 살아보자'는 기치 아래 국민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소비는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그런 삶을 영위해 나갔다. 해외에서 극찬하는 '한강의 기적'은 이런 고통의 감수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직장이 곧 자신의 집이자 인생이었다.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 회사가 성장하면 자신도 함께 성장한다는 얕은 논리로 무장한 채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뻐젓이 가정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음에도 잠 자는 시간을 뺀 하루 일과의 거의 모든 시간을 '일'에다 바쳤던 것이다.

 

이젠 그런 경제적 빈곤을 벗어났는지 새로운 풍토가 발생했다. '워라밸' 현상이다. 이는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신조어인데, 인간의 행복 추구권을 앞세워 스스로의 삶을 즐기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등장한 셈이다. 사실 이런 신조어가 발생하기 전, 이미 '노는 만큼 성공한다',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한다' 등과 같은 비슷한 부류의 책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사실 사람은 '노는 것'을 좋아한다. 본능적으로 말이다. 인간을 대변하는 말로 지금껏 우리들은 '호모 사피엔스(이성적인 사고를 하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를 떠올렸지만, 20세기에 들면서 '호모 루덴스'라는 합성어(루덴스는 '놀이'를 뜻하는 말)가 등장함으로써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네델란드의 역사학자이자 문화학자인 요한 하위징아가 자신의 책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은 놀이를 통해 문화를 발전시켜왔다'는 주장과 함께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즉 하위징아는 역사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도구를 사용했던 인류가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 '창의력'이 요구된다고 한다. 그래서 '놀이 본능'이 더욱 주목받는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맞물려, 인간은 본성적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루덴스'라는 말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과거엔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이를 '노는 것'으로 간주하고 부모님과 선생님은 나무라고 야단치기 일쑤였다. 학교 교실마다 급훈으로 내걸린 액자 속엔 거의 '근면', '성실'. '정직', '효도' 등이란 글로 가득 채워졌다. 심지어 유아동기 때는 <개미와 배짱이>라는 동화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칭찬의 대상이었고, 노래하는 게으름뱅이 '베짱이'는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이처럼 '논다'는 의미는 우리들에게 부정적인 언어로 늘 다가왔던 셈이다. 한마디로 범생이에겐 '논다'는 용어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 <논어>, '옹아편'

 

스스로를 '여가 전문가'라고 말하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라면서 노는 만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때의 '노는 것'은 당연히 재미있는 것이어야 한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봐도 이는 입증된다. 전교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나도 '노는 것'을 매우 즐겼다. 당시 생소했던 '보디빌더'가 되겠다고 용돈을 모아서 부모님 몰래 체육관을 다니거나, 이도 부족해 태권도, 합기도 도장 등에서 운동을 즐겼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학생 입장 불가'인 영화를 관람하다가 여러 차례 단속에 걸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단체 모임에서 여흥을 즐길 때 흘러나오는 노랫말이다. 그렇다. 젊을 때 놀자는 말이다. 하나 정작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나이가 많이 든 분들이다. 어쩌면 나이가 들고 보니 젊을 때 놀지 못한 게 너무나도 분하고 원통해서 목이 터져라 이 노래를 부르는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요양원에 들어가신 나의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의 사업이 잇단 부도를 맞자, 가계의 재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영남권에선 매우 유명한 시장에서 포목상을 하셨다. 4남매가 모두 대학을 마칠 때까지 일을 손에서 놓질 않았던 분이다. 일전에 요양원 생일파티에 참석해서 부른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나이가 들면, 놀고 싶어도 힘이 딸린다. 이는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심지어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여행도 늙어선 못한다는 말까지 있다. 나이 들어 놀기 위해서라도 체력을 키워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뻔하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해서 기초체력을 배양하는 게 최상이다. 그렇게 해야만 공전에 치트를 친 <꽃보다 할배>처럼, 해외 배낭여행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평소의 꾸준한 운동이 수명 연장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오스카 프랑코 교수팀이 40년 동안 지역 주민 5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과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의 수명 차이는 불과 3~4년밖에 안 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운동한다고 보낸 시간을 빼면 사실상 수명의 차이는 미미하다. 하지만 우리들이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즉 수명 연장보다는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함이다. 몸이 건강해야 노후에 삶의 질이 높아진다. 허약한 상태로 병을 달고 사는 장수보다는 건강체를 유지하면서 활기찬 노후를 즐기는 장수를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한 노후를 즐기려면 운동이 필수적이다.

 

 

레포츠는 동호인 카페를 이용하라

 

요즈음은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아지는 추세이다. 오래전에 TV를 시청할 때 한 동안 텔레비전에서 얼굴을 볼 수 없던 코메디언 백남봉이 서울 미사리 인근에서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완치 판정을 받자 이렇게 동오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관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이라는 재산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아프고 난 후에 깨닫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온라인도 아니고 오프라인에서 젊은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겠냐고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이에 관해 저자는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은 직업, 나이, 재산 등 모든 걸 떠나서 오로지 자전거를 취미로 하는 대화만 하며 발생하는 비용은 무조건 n분의 1이다. 멋진 어른이 되고자 지갑을 열어 커피 한잔 사려고 해도 각자 부담하겠다고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한다. 덤으로 아들 뻘인 젊은이들과 어울리기에 항상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잘 노는 사람들의 특징

 

호기심이 많다

자발적이다

창의적이다

대인관계가 좋다

 

 

패러글라이딩은 시니어를 위한 레포츠

 

설악산 대청봉에서 패러글라이더로 하산했다는 저자는 놀랍게도 패러글라이딩이 오히려 나이 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레포츠라고 권한다. 실제 동호회 회원도 50대가 가장 많은데, 이는 자연을 즐기려는 마음이  앞서는 레포츠이기 때문이란다. 생각만해도 멋지다. 새처럼 하늘을 난다는 게 말이다. 하늘을 날다 보면 어느새 자연에 순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이 또한 지상에서 교육을 받은 후 자신과 잘 맞는 동호회에 가입해서 단체로 움직이면 크게 도움이 된다. 최근엔 장비들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이지만 하늘을 난다는 게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단체로 움직이는 게 좋다. 이륙장 인근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한 활공장이 의외로 많다. 양평의 유명산, 보령의 성주산, 단양의 두산, 단양의 양방산, 문경의 문경활공장 등이 있다. 느낌상 어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해보지 않는 사람들의 지나친 상상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망설임은 약자들은 전유물이다. 당장 시작해보자.

 

 

겨울 스포츠, 스키

 

지금은 과학의 발전으로 여름에도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두바이 얘기가 아니라 한국에도 포천 베어스타운에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하나 아무래도 스키는 겨울 레포츠의 꽃이다. 백설이 하얗게 덮인 슬로프를 멋진 고글을 쓰고 누비는 이 스포츠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신세대 시니어라면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고가인 장비를 굳이 구입할 필요도 없다. 스키장 주변에는 장비를 대여해주는 렌트숍이 많다. 심지어 스키복까지 빌려 입을 수 있다. 복장은 눈에 젖어도 보온이 되는 방수 기능의 스키복과 장갑,  고글, 헬멧 등을 갖추면 된다. 비록 운동신경이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3일 정도 반나절씩 강습을 받는다면 초보자용 슬로프는 무사히 내려올 수 있다. 이 역시 체력을 미리 단련해 두어야 한다. 겨울 시즌에 이를 즐기고자 한다면 가을부터 체력을 단련하는 게 좋다.

 

 

악기 연주를 배우자

 

한 가지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면 이것으로도 삶의 질이 향상된다. 어릴 적에 공부만 한답시고 이를 배우지 못했다면 은퇴자의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배워보는 게 어떨까 싶다. 책의 저자는 대학생 시절 밴드 활동을 한 경력자로 베이스기타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지금도 연주 활동을 즐기고 있다. 단순히 남에게 폼을 잡기 위한 게 아니라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자 자신의 정서를 함양시키는 정신 수양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선 영국의 유명한 그룹사운드 <퀸>의 메인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재조명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크게 관중몰이를 했다. 특히, 젊은 시절의 향수가 떠올랐는지 중장년층들은 서울 낙원상가로 달려가 악기를 구매함으로써 뜻밖의 매출로 상가에서 가게를 꾸려가던 사장님들은 파안대소케 했다고 한다. 굳이 독특한 악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에게 선택하라면 역시 클래식 기타이다.  

 

음악과 관련된 활동은 일종의 '인지 운동' 역할을 함으로써 두뇌를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해주며 노화를 막아준다. 캔자스 대학의 연구팀이 60~83세의 건강한 노인들을 상대로 악기를 배우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실험한 결과, 나이가 들어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면 두뇌에서 노화로 인한 인지 능력의 자연 퇴화를 상쇄해주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 당장 시작해보라

 

이밖에도 책은 암벽등반, 승미, 스쿠버다이빙, 외국어 스터디, 사진, 서예, 요가, 글쓰기, 낚시 등 다큰 어른들이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건전한 놀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한 것에 탐닉하게 되는 습성을 가진다. 내 주변엔 아직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지인이 더러 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통화를 주고 받을 수 있고, 메세지 주고 받으면 된다'고 하면서 오히려 왜 비싼 전화요금을 부담하는가라고 반문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노후 빈곤으로 고통받지 않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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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199 2019-07-2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한 서평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