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질문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있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되풀이되어온 질문.

그 탐험의 길을 나서야 하는 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 '작가의 말' 중에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작가 조정래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그는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다녔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출간했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국민들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 루소

 

 

 

전 3권으로 구성된 소설은 두 사람의 술자리로 시작된다. 도시의 밤은 쉽사리 잠들지 않는다. "다들 저리 지쳐서, 왜들 사는지 원...", 고석민은 혼잣말을 하며 한숨을 내쉰다. 옆에서 장우진은 씁쓸하게 웃는다. 두 사람은 선후배지간이다. 시사주간지 기자인 장우진, 사회학과 시간강사인 고석민은 같은 대학교를 다닌 선후배 사이이다.

 

두 사람은 서울 종로통 한 선술집에서 빈대떡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오랫만에 회포를 풀고 있다. 소위 운동권 출신인 고석민과 장우진은 90년대 초에 학원 자주화 운동에 투신, '세상바꿀동아리'를 만들어 사학 재단의 전횡專橫을 막고자 투쟁을 벌였었다. 참고로, 당시 시대상을 살펴보는 게 좋을 듯 싶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의 군사정권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 하에 '하나회'를 척결함으로써 당시 학생운동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대학교의 운동권은 군부독재 타도, 민주화 등에 모든 구호를 집결했지만, 이젠 그런 명분을 잃게 되자 재빨리 노선을 급선회하여 학내 문제로 이슈 몰이를 하게 된 것이다.

 

 

 

 

아내가 출근하던 출판사가 폐업함에 따라 생계의 어려움에 봉착하자 고석민은 고향 선배인 윤현기 국회의원이 신문에 칼럼을 실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이행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석민은 우진 선배에게 윤현기 이름으로 신문에 칼럼을 실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니 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민광당 윤현기 의원 아시죠?"

"알지"

"그 사람 칼럼 하나 실어주세요"

"그 사람이 글 쓸 줄 알아? 칼럼을?"

"쓰기는 내가 쓰는 거지요"

"이게 도대체 무순 소리야?'

"선배님, 내가 다급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거든요"

 

한편, 장 기자의 현재 심사도 그리 편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가 현재 한 건수를 물고서 취재 중인 성화 그룹 비자금 사건의 기사를 마무리도 하기 전에 이를 미리 감지한 성화 그룹측 창조개발실에서 기사 탈고를 무산시키려고 그의 주변인물들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본디 그룹사의 로비라는 게 한번 물면 마치 도사견처럼 자신들의 목적이 관철되지 않으면 끝까지 놓질 않는 속성을 지녔다.

 

우진의 첫사랑 유영은 19년차 초등학교 교사이다. 고교 졸업 후 한 번도 연락 없던 그녀가 갑자기 우진을 찾아온다. 그녀는 성화 그룹 측으로부터 우진의 취재를 무산시키면 20억 원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달콤한 미끼를 던졌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윤현기 또한 성화 그룹으로부터 선거 비용의 반을 부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고석민을 시켜 우진의 취재를 막아달라고 제안한다. 이렇게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

- 플라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