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이들이 알아야 할 7가지 법칙
이랑주 지음 / 지와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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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다는 것은 자신만의 본질을 갖고, 지속적으로 시대와 호흡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노력이 반드시 '눈에 보여야'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사람들에게 가닿게 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오래 사랑받는 것들은 '자신만의 가치를 보여주는 데 능한 것'이라고 더 정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당길까?

 

이 책의 저자 이랑주는 좋은 것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게 만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주얼 전략가다. 죽어가는 곳도 살리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27년 동안 수많은 가게와 기업 들을 컨설팅해왔다. 한국 최초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박사로 1993년부터 13년 동안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이랜드 등에서 근무했다.

 

삼성생명, LG전자, 하이마트, 풀무원, 한솥도시락 등 유수의 기업들은 물론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와 전통시장에서 그의 도움을 받아 운명을 바꾼 기적의 사례들이 가득하다. 디자인이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경영 전략의 핵심임을 알려주는 그녀의 독보적인 활동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랑주 V.LAB를 운영하며 다양한 교육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마음을 팝니다>,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등이 있다.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는 나만의 가치가 사람들의 눈을 통해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되는 과정들인 셈이다. 맨 먼저 책은 애플 스토어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애플 스토어는 마치 하나의 이미지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저자는 지적한다. 즉 각 지역의 애플 스토어를 밖에서 사진을 찍어서 모아보면 마치 틀로 찍어낸 듯 똑같다. 세계적인 전자제품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려고 매장에 공을 들인다. 그러나 애플 스토어처럼 모든 매장을 동일하게 보이게끔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아래 사진을 보라, 그러면 충분히 느껴질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도심엔 가장 화려한 지붕이 있는 건물이 있다. 유선형의 지붕과 알록달록한 색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바로 전통시장인 산타 카테리나 시장이다. 화려한 지붕은 총 32만 5천개의 육각형 도자기 타일을 조합해 만들었다. 다가갈수록 주황, 노랑, 연보라, 짙은 보라, 녹색, 연두 등의 다양한 색채가 물결친다. 타일에서 풍기는 아름다운 색들은 시장에서 판매하는 과일과 채소의 자연스러운 빛깔을 닮았다.

 

1848년에 세워진 시장은 나름의 사연을 안고 있다. 오랜 전통을 지녔지만 지역 경제가 흔들리자 시장도 불황을 맞았던 것이다. 이에 지자체와 이곳 상인들은 돌파구를 찾고자 머리를 맞대었다.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상인들과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이 시장이 지금껏 견뎌온 세월만큼 앞으로도 세월을 이겨나가길 희망했다. 그래서 산타 카테리나 시장만이 가지는 디자인을 하기로 중지를 모아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엔릭 미라예스에게 설계를 맡겼다. 성공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개장하는 날, 무려 4만여 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고 한다.

 

 

 

 

와튼 스쿨조나 버거 교수는 입소문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기쁨, 분노, 슬픔 등 여러 감정 중에서 사람들이 입소문을 가장 많이 내는 감정은 '경외심'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을 훨씬 능가하거나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는 존재를 만날 때 경외심을 느낀다. 이는 자신의 취향과는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타인과의 공유 본능을 자극한다.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남에게 이를 전달한다. 경외심을 가장 빨리 느끼게 하는 게 바로 '비주얼'이다. 32만 5천개의 타일을 보는 순간, 공유 본능이 작동되는 것이다.

 

교훈

 

 

그 일을 좋아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고객

그 일이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 일이 오늘만이 아니라 미래와도 관련있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에 위치한 전주 한옥마을은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핫플레이스다. 같은 한옥일지라도 전주의 아원고택我園故宅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15년이나 걸려서 전북 완주군 오성마을로 그대로 옮겨왔다. 이곳은 한옥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시공간은 천천히 흐르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반면에 전주 한옥마을은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유명세를 타자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이곳은 빨리 성공하자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할인마트, 기념품숍, 한복 대여점 등이 길에까지 나와 있다. 한마디로 복잡하고 시간은 빨리 흐른다. 지붕만 한옥이지 통유리와 콘크리트로 마감한 공사는 천년 앞을 내다 보지 않았다. 6백여 채의 한옥과 근대적인 건축물이 늘어선 전주 한옥마을, 나중의 모습이 어떨지 이미 그려진다. 나만 그럴까?

 

 

그렇다. 압도적인 비주얼은 시간을 견디는 힘에서 비롯된다. 애플은 1개가 1000개가 되어도 매장의 모습은 하나의 애플이다. 오래 가는 것들의 비밀은'긴 시간'을 운영하는 마인드를 가질 때 생겨나는 것이다. 저자는 1개가 아니라 1000개를 상상하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자신만의 압도적인 비주얼을 만들고 유지하려는 생각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1개는 쉽게 모방되지만, 긴 시간을 두고 만들어내는 1000개는 쉽게 흉내낼 수 없다.

 

아류亞流라는 말이 있다. 원조와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실속은 영 딴판일 때 이렇게 불린다. 앞서 살펴본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전주 한옥마을은 돈벌이에 급급한 가짜 빈티지를 연상시킨다. 일부러 오래된 것처럼 찢고 색을 바랜다고 오랜 시간을 견뎌온 명품 빈티지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좋은 비주얼이란 '자신만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어서 책은 둘째 시간이 빨리 쌓이게 하며, 셋째 자신을 표현하는 고유 상징을 찾고, 넷째 무의식까지 나만의 가치를 각인시키며, 다섯째 내 제품의 뿌리를 찾아주고, 여섯째 처음 접하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며, 일곱째 촘촘하게 스며들 것을 제안한다.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 제품이나 서비스 팔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이런 시대에 정작 필요한 것은 바로 '비주얼 전략'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만의 고유 컬러를 찾아라

 

나는 백화점 업계에서 임원 생활을 하면서 판매 촉진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계획하고 실행했었다. 또 수시로 외국의 유명한 백화점을 방문해 특징을 분석하기도 했다. 일본의 백화점에선 상품 진열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습득할 수 있었고, 미국이나 유럽에선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불린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들을 모두 짜집기 한다고해서 뛰어난 전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신만의 고유 컬러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때 비로소 전략으로서의 가치를 발하게 된다. 유통업계나 판매직에 종사라는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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