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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노미 제2의 이동 혁명 - 인간 없는 자동차가 가져올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로렌스 번스.크리스토퍼 슐건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에서는 개인 이동의 85퍼센트가 자동차로 이뤄진다. 그리고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의 평균 탑승자 수는 마일당 1.7명이지만 출퇴근할 때 사용되는 차량의 경우 그 수치가 1.1명으로 내려간다. 혼잡한 도시에서 자동차의 평균 주행 속도는 기껏해야 시속 12마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운전하는 승용차와 트럭, SUV에는 적어도 다섯 명이 넘는 성인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많은 차량의 엔진 역시 시속 120마일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크라프칙은 "우리나라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완전히 엉망진창"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필요 이상으로 많은 기능을 갖춘 차들은 위험하다. 무겁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전 세계에서 130만 명이 자동차 충돌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의 경우 2016년에만 3만 7,461명이 자동차 충돌 사고로 사망했으며, 이로 인해 생의 전반기에 미국인들이 사망하는 원인 가운데 비의도적인 상해가 1위를 차지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GM의 콘셉트 카 오토노미
책의 저자 로렌스 번스는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GM) 연구 개발 및 전략 기획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며 GM의 첨단 기술, 혁신 프로그램, 기업 전략을 총괄했다. 미시간대학교 공학 교수였으며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진행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이끈 바 있다. 30년 넘게 GM에 몸담으면서 커넥티드 카를 비롯해 연료전지, 바이오 연료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 추진 시스템을 사용한 자동차, 자율주행 전기 콘셉트 카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맡으며 GM의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2011년부터 구글 웨이모(Waymo, 前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립 공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의 회원이다.
또 공저자 크리스토퍼 슐건은 혁신적인 기술을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로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책을 집필했다. 베스트셀러인 <1분 운동>(The One-Minute Workout)을 비롯해 여덟 권의 책을 썼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오토모빌리티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들이 맞이할 새 시대엔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놀라운 이동성을 경험하면서 이런 이동수단이 제공하는 자유를 재정의함으로써 우리들이 살아가는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이와같은 미래를 재정의한 파괴자들, 즉 남보다 한발 앞서 가능성을 일아본 선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의 비전이 지금까지 어떻게 실현되었으며, 이들이 그린 미래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극소수에 불과한 이들은 오랫동안 터무니없는 몽상가, 놀이터에서 모래 장난이나 하는 어린애들이라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몽상과 모래 장난은 지금 현실이 되어 자율주행차 시대를 열고 있다.
2019년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 ‘CES 2019’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이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전 세계가 자율주행 기술에 이토록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비단 인간을 ‘운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충전 가능한 전기차, 차량 공유 서비스라는 두 가지 트렌드와 융합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인간의 이동 행위 자체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쓰나미급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 변화를 불러올 예정이다.
과거의 주된 이동수단은 '마차'였다. 그런데, 100여 년 전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이 등장하면서 마차가 사라지고 새롭게 고속도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주차장이라는 공간이 생겨났고, 가정용 등유 생산에 주력하던 석유 업계는 휘발유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후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생겼고, 자동차는 지위와 계급을 나타내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를 제1의 이동혁명이라고 평가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이제 자율주행차라는 제2의 이동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에 첨가제를 보완하다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또 다른 두 개의 추세가 이 기술을 가속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첫째, 자동차 충전 기술의 개발로 인해 석유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자동차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둘째, 우버와 리프트 같은 서비스형 운송 방식이 생겨남으로써 소비자들은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공유 서비스 방식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이런 세 가지의 추세가 합쳐지면서 우리들은 이동수단에 관한 한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는 셈이다. 비단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개인 이동성 자체를 재정의할,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지금 우리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래서 훗날 우리들은 20세기와 21세기에 인간이 택했던 이동 방식은 석유 에너지에 의존하고 손수 운전해야 했으므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4조 달러짜리 파괴
GM은 맞춤형으로 설계된 공유형 자율주행 전기차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추산해 보았다. 마일당 1.3달러라는 금액에 미국인의 연간 운전 거리 3조 마일을 곱하자 이동성 파괴로 미국의 운전자들이 절약할 금액을 산출할 수 있었다. 새로운 오토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면 이동 시스템에 미국이 매년 지불하는 4조 5,000억 달러의 비용 중 무려 3조 9,000억 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공유형 자율주행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운전자 한 명이 연간 5,625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간이라는 가치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시간의 가치를 얼마로 계산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년 동안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1만 6,000달러에 이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동성 분야로 몰려드는 기업들'
2015년 초 존 카세사는 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전무이사였다. 그는 먼저 GM의 제품개발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로 변신해 가장 큰 규모가 큰 자동차 회사들을 논리정연하게 평가했다. 이후 그는 토요타, 마그나인터내셔널, 리어 같은 자동차 회사들과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간의 M&A를 비롯해 각종 거래를 성사시키는 협상 전문가로 성장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카세사는 다른 많은 자동차 업계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도 자율주행차나 대규모 이동성 파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전 그런 게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환상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그런 변화가 세상에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에 어던 영향을 미칠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이다.
그는 동료들과 고객들에게 내 논문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가 논문을 보여준 사람들은 자동차 업계에서도 가장 직급이 높은 임원들이었다. 그는 내가 예측한 변화를 '업계 전체를 뒤흔들 지진'으로 묘사하며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이건 당신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발전시킨 게 아니라 당신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대체하는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는 공유형 자율주행차가 미래에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에 이동성은 기업이 판매하는 개별 자동차의 형태를 띤 '상품'이었다. 하지만 미래에 이동성은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가 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그들이 생산한 자동차를 이용해 스스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완벽을 향해 계속 진화중이다
이동성 파괴가 이뤄지면 우리의 삶은 개선될 것이다. 교통 체증으로 인한 분노가 과거의 일이 되고 노동 변화로 인한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좀 더 쾌적한 주거지로, 인간이 살아가기에 좀 더 적합한 곳으로 바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수많은 불편한 일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몰고 올 미래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