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공부 - 1000명의 사장이 배우고 성공한
산조 게야 지음, 정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1,000명이 넘는 사장들을 도우면서 성공하는 사장과 실패하는 사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개중에는 사장으로서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항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 기본 중의 기본을 이 책에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으면 사장으로서 이것만큼은 알아라!' 하는 49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이는 성공하는 경영자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인 셈이다. - '머리말' 중에서

 

 

공부하는 사장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산조 게야는 1960년 고베 출생. '회사와 가족을 지키는' 경영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고, 주식회사 J라이프서포트의 대표이사다. 한때 요식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고베 대지진과 금융기관 줄도산, 전대미문의 디스플레이션을 겪으며 140억 엔의 부채를 떠안게 되었다. 8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빚을 다 갚고 회사를 자력으로 회생시켜 완전 부활에 성공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뇌에 빠진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진짜 경영, 진짜 회생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상담해준 사장은 1,000명이 넘는다. 사장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피하도록 도와주자'고 정해둔 것이 있다. 바로 도산이다. 도산은 기업의 '죽음'이다. 상장기업은 도산하더라도 사장의 개인자산을 잃을 염려가 없지만, 중소기업의 죽음은 고스란히 사장 개인의 사회적 죽음으로 이어진다. 회사뿐 아니라 경영자의 개인자산까지도 송두리째 날아가 그날로 식구들도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저자가 140억 엔의 부채를 짊어지고 회사를 도산시키는 대신 자력회생을 고집하며 고군분투한 이유 역시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그는 탁상공론이 아니라 직접 체험으로 얻은 실천적 방법론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경영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와 함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싸우는 자세가 공감대를 형성해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 '지금 당장 가르침을 받고 싶다' 등의 찬사가 쇄도하고 있다. 이 책은 '사장'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지침 49가지를 담았다.

 

 

 

 

사장에겐 휴일이 없다

 

오래 전 한 강연장에서 강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월급쟁이는 너무 힘들면 사직서를 제출하면 되지만, 오너 사장은 사직서를 제출할 권리가 없다" 그렇다. 사장은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다. 회사에 딸린 식솔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사장 자신에게 딸린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가족들도 보살펴야 할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그렇다. 사장에게는 휴일이 없다. 물론 주야장천 사장실에 쳐박혀 있으란 얘기가 아니다. 술자리에 참석할 수도 있고, 휴일에 친구들과 골프 회동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럴 때조차 회사 일, 경영에 관한 생각을 놓치지 않게 늘 스위치를 켜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문제해결의 힌트가 떠오를지 모를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장들에게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일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대기업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은 아무리 작은 것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체크나 확인, 스쳐간 아이디어를 놓친 탓에 사활의 기로에 서게 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잠꼬대로도 일 얘기를 할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사장이다"

 

 

사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한번은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는 사장이 저자를 찾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하루를 이렇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얘기였다. 이에 저자는 "왜 이 사업을 하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 사장은 "당연한 걸 뭘 물으세요? 먹고살려고 하죠. 식구들이 있고, 직원들도 있으니까 이것저것 안 따지고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체력이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아요. 더는 못하겠습니다. 이익은 안 나고, 경영은 힘들기만 하고…. 뭐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울분에 차서 그의 목소리는 울먹임이 반이었다. 그런데, 이런 사장들이 의외로 많다. 조금이라도 매출을 더 올려보려고 직원들을 다독이고, 자신도 녹초가 되도록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하지만 이들에게 비참하게 들리는 말이겠지만, 그런 방식을 고수하는 한 그 기업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경영자라는 사람이 일상적인 업무에 찌들어 며칠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기에 말이다.

 

직원과 하나가 되어 함께 땀을 흘리면 좋은 경영자일까? 아니다. 사장에게는 사장의 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직원들은 손발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돌아다녀야 한다. 즉 실행이 주된 업무다. 하지만 사장은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땀을 흘리기보다는 더 효율적으로 매출을 올릴 방책이 없는지 고민하고, 어떤 목적으로 이 회사를 세웠고, 어떻게 움직여서 사업을 키우고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즉 훨씬 부가가치가 더 높은 일에 빠져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

중소기업은 항상 인재부족에 허덕여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인재를 키우면 된다. 물론 대기업도 인재육성에 상당히 힘을 쏟는다. 하지만 조직이 큰 만큼 입사 초기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실제 업무현장을 경험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 결과 대기업이 키워낸 인재는 우등생이고 실수가 적어 흠잡을 데 없는 인재임에 틀림없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은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바로 비닐하우스에서 키워낸 인재인가, 아니면 노천에서 비바람과 눈을 맞으면서 키워낸 인재인가의 차이인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에는 우등생보다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재부족을 불평하지만 말고 중소기업에는 중소기업에 맞는 인재가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면 된다. 처음부터 과감하게 밖으로 내보내서 현장을 경험하게 하고, 실전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워내면 된다. 이때 사람을 키우는 경영자와 그렇지 않은 경영자의 결정적인 차이는, 직원의 실패를 두려워하는지 아닌지 여부에 달려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직원들이 마음껏 실패하게 하라"

 

 

시행착오를 즐기라

 

경영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경영이 어렵지만 반면에 재미가 있다. 사장이 찾아야 하는 답은 '정답'이 아니라 '살아 있는 답'이다. 비록 지금은 정답일지라도 그 답이 영원하지는 않다. 경영은 살아있는 생물체이기 때문에 정답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사장의 일은 끝이 없다. 쉴 수도 없다. 마음을 놓자마자, 생각을 멈추자마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장기 기사들은 100수까지 미리 내다보고 다음 수를 둔다고 한다. 그 정도의 통찰과 결단이 가능해야 살아남는 세계라는 뜻이다.

 

사장에게도 마찬가지다. 프로 기사들에 못지않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다음 수를 두는 문제해결능력이 참으로 중요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0.1%의 가능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떠오를 법한 흔해 빠진 해결책이나 상식적 방법으로는 줄줄이 내 앞을 가로막은 높은 벽을 넘을 수 없다. 빈틈없는 사고방식으로 쉼 없이 노력하며 전진해야만 한다.

 

"활로活路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숨어 있다"

 

 

힘들수록 긍정적인 말을 하라

 

강의 중에 저자는 때때로 아무나 1명을 지적하며 "어제 매출이 어땠습니까?' 하고 물어본다. 이는 구체적인 매출액 숫자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날그날의 매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흥미로운 것은 어제 매출액을 즉답하지 못하는 사장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월말에만 점검한다거나 평소에는 영업부장 등에 일임하고 사장은 가끔 보고만 받는 기업이 적지 않아서다. 저자는 연매출 10억 엔(101억 원 정도) 이하라면 사장은 매일 숫자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점검할 것을 권한다.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빠짐없이 숫자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숫자에 '일희일비'하라는 것이 아니다. 숫자의 변화를 통해서 사업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만약에 좋지 않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사장이 숫자를 파악하고 있어야 회사 전체에 긴장감이 감돈다. 현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점검하는 것과 같다.

 

사장은 실제 상황이 나쁠지라도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 특히, 직원이나 거래처, 은행 담당자 앞에선 절대로 약한 소리를 해선 안 된다. 사업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를 들은 거래처나 은행은 즉각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을 것이다. 내가 임원으로 근무하던 회사가 한때 '자금악화'라는 루머에 휩싸여 회사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회사의 주요주주가 개인적인 의견을 외부에 털어놓은 게 이처럼 크게 확대재생산되고 말았던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사장이라면 직원, 거래처는 물론이고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말을 자제하고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 이는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말일 수 도 있음을 명심해라.

 

"어려울 때일수록 밝고 긍정적인 말을 하라" 

 

 

숫자의 겉과 속을 동시에 보라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저도 매출 정도는 확인합니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다들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 숫자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가? 각 숫자의 뒷면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 2가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장은 사업을 순조롭게 발전시킨다. 반면에 실제로 큰소리치는 사장들 중 대부분이, 숫자는 알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는 이해하지 못한다. 즉 숫자의 속 사정을 잘 모르는 것이다.

 

숫자가 내포한 의미를 모른다면 암흑 속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사장들은 '흑자도산'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출에서 경비를 빼도 이익이 나니 안심하고 있었지만, 현금흐름이 뚝 끊기거나, 장부에는 이익이 났어도 실제 회전시킬 현금이 없어 도산하는 것이다. 도산의 51%는 숫자상으로는 흑자라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이다.

 

"경영은 결국 숫자 놀이다"

 

 

적자를 무시하지 말라

 

회사의 경영상태가 적자로 전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가 가장 무섭고도 어리석다.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사업이 기울면 지나치게 당해 사업에 매달리지 말고 어떻게든 훗날의 가족 생계부터 지킬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만둘 시기를 따져야 한다. 자신의 남은 인생, 그리고 가족의 인생을 지킬 여력이 남아 있을 때 돌아선다면 새로운 삶의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경영자들의 실사례를 보면서 '사업을 정리할 때, 어떤 형태든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금은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내유보금이 그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청산해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듯이 새 출발에도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적자행진을 계속 감수하다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으로 상황만 더욱 악화되어 재기할 자금조차도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

 

"치명상을 입고 싶지 않다면 처음부터 그만둘 때를 정해둬라"

 

 

자사의 상환능력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경영자는 자사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얼마까지 차입해도 되는지에 가장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채무상환 연수, 즉 차입금을 완전히 갚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지를 봤을 때, 5~7년 미만이라면 건전, 10년을 넘어가면 요주의 수준이다. 아무리 길어도 15년 안에는 반드시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

 

매년 크게 무리하지 않고 갚을 수 있는 상환액은 '연간 감가상각 금액+이익의 약 60%'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금융기관에 융자상담을 하기 전에 자사의 상환능력에 관해 제대로 파악해두자. 솔직히 상식 같은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장들이 이를 소홀히 한다. 저자가 강연할 때마다 "자사의 상환능력을 아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을 때 거수자는 10% 미만이라고 한다. 융자를 받아 사업을 하려는 경영자가 그 정도도 모른다면 금융기관이 관심을 기울여 주겠는가 말이다. 사업계획을 짤 때는 항상 상환능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지침 49가지

 

1,400억의 빚을 갚고 자력회생한 전직 사장인 저자는 우리들에게 '망하지 않는' 경영의 원칙을 제시한다. 국내외 경기의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 국내 경영여건의 악화 등으로 인해 최근에 들어 자영업을 영위하던 사장은 자진 폐업을 많이 했다고 알려진다. 사업가라면 실패는 일상일 것이다. 재기의 기회를 노리는 사장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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