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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나는 항상 나에게 재능이 없다고 믿었다. 무슨 일을 해도 진득하게 계속하지 못해서 운동에서든, 공부에서든 뚜렷한 결과를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을 배워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나에게 재능이 있든 없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습관을 들여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력이다
이 책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편집자이자 미니멀리스트로, 1979년에 태어났으며 와세다대학교 교육학 부를 졸업했다. 갓켄출판의 아이돌 잡지 <붐> 편집부, 인파스 퍼블리케이션즈의 월간 문화잡지 <스튜디오 보이스> 편집부를 거쳐, 출판사 와니북스에서 근무했다. 2014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누마하타 나오키와 함께 미니멀리즘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자 'MINIMAL&ISM-LESS IS FUTURE'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NHK '오하요우 니혼' 미니멀리스트 특집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미니멀리즘을 소개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일본에서 16만 부 이상 팔렸고, 해외 21개국에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웹 매거진 <와니북아웃WANIBOOKOUT>에서 '나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월간지 <무스비>에서 '반경 5m에서의 환경학'을 연재 중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의지력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는가?)에서는 작심삼일에 그치고 마는 이유가 '의지력의 약함' 때문인지 살펴보고, 제2장(습관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습관이란 거의 생각하지 않고 하는 행동이므로 의식의 문제를 살펴본다. 제3장(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이는 50단계)에서는 원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제4장(우리는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다)에서는 습관을 만들면서 깨달은 '노력'과 '재능'의 의미를 알아본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습관 만들기이므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새로 만드는 방법을 빨리 알고 싶은 사람은 제3장만 읽어도 된다고 추천한다. 여기서 나의 경험을 들춰보려 한다. 사업을 하다가 크게 실패한 후 자주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면서 울분을 삼키지 못하는 나에게 아내는 큰 스님을 소개해주었다. 이후 6개월 넘게 마음공부를 했다. 이때 스님이 나에게 한 말이 '습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렇다. '습習'이란 바로 습관, 그것도 잘못된 습관을 지칭하는 말이다. 나의 구태의연한 습관이 결국 나를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으니 남을 탓하지 말고 모든 원인을 나의 내면에서 찾고 이를 개선하는 것만이 앞으로 나의 인생에 올바른 길잡이가 된다고 가르침을 주셨다. 또 재미있는 말씀도 해주셨다. 한자어 '습習'을 파자破字해 보면 깃털 '우羽'자와 일백 '백百'자(본디 흰 백白이 아니라 일백 백百이 변형되었다고 했음)를 합친 말이니 해석하자면 '새가 일백 번의 날개짓을 해야 비로소 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었다. 결국 좋은 습관을 길들인다는 것은 '꾸준한 연습'이 요구되는 것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라
더러워진 천을 염색하려면
먼저 깨끗하게 세탁을 해야 한다.
-아유르베다
습관 만들기에 필요한 '의지력'은 스스로의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소멸된다. 이런 감정을 느끼면 뇌는 즉각 반응하고 행동으로 돌입한다. 즉 폭음이나 폭식을 하거나 아무런 의욕 없이 빈둥거리며 스마트폰이나 들여다 보게 된다. 이런 행동은 후회를 부르고 나아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더구나 이 스트레스에 오래 노출되면 인지기능이 쇠퇴해서 '학습된 무력감'에 빠진다.
"스트레스를 풀려면 어쩔 수 없어!"
종종 폭음하거나 폭식하고 나서 이런 말로 자기정당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정말로 필요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는 걸 우리들은 잘 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본질과 이를 해소하려는 행동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분리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돈이 없다고 불안감을 느낄 때 이 불안에서 도피하려고 마구잡이 쇼핑을 한다고 한다. 이처럼 불안한 사람은 자신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고 만다.
내 자식의 습관이 돼도 좋은가?
어떤 습관을 버려야 할까? 이 문제는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때 의미 있는 질문은 '그것이 내 아이의 습관이 돼도 좋은가?'다. 물론 아이가 없는 사람도 이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만 가능하면 그만두고 싶은 일, 배울 것이 별로 없고, 내 아이가 그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찬성할 수 없는 일, 끝난 후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아닌 후회가 남는 일 등등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습관에 대해 '어떻게 해도 멈출 수 없다'며 여러 가지 변명을 한다. 그 습관이 주는 이점은 얼마든지 과장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행동이 내 아이의 습관이 되어도 좋은지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식이 알코올 중독자나 니코틴 중독자가 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또는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SNS에 빠져 세월을 낭비하거나 도박에 빠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하길 바라는 부모가 있을까?
시도때도 없이 '좋아요'를 확인하는 습관을 없애는 방법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에서 자신의 나쁜 습관을 없앤 사례를 소개한다. 그는 매일 오후 카페에서 초콜릿 쿠키를 사와서 동료들과 세상사를 얘기하며 이를 먹었다. 이 때문에 그는 제법 체중이 늘어 났다. 이후 그는 나쁜 습관을 없애려고 일련의 조치들을 취한다. 이를 요약하자면 문제가 된 반복 행동의 신호를 다섯 가지 기준으로 분류했다.
장소~ 어디에 있었는가?
시간~ 몇 시였는가?
심리상태~ 어떤 기분이었는가?
다른 사람~ 다른 누가 있었는가?
직전의 행동~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며칠 동안 이를 기록해보니, 자신이 매일 15시 무렵에 쿠키를 먹고 싶어 했음을 알아챘다. 이런 행동 속에 내포된 진정한 보상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여기엔 '업무 중 기분전환', '당 충전', '동료와의 교류'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얻고 싶었던 보상은 '업무 중 기분전환'으로 동료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래서 15시에 알람을 맞추고 동료들 곁에 가서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들였다. 당연히 초콜릿 쿠키는 필요 없었던 것이다.
수시로 트위터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자신이 올린 메시지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서일 것이다. 트위터를 자주 확인하는 이유가 '좋아요'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수시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해두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나 보상 자체를 없애는 일은 어렵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반복행동의 내용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1+'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리케이션의 버튼을 터치하면 '1, 2, 3…' 하는 식으로 그저 숫자가 늘어가는, 단순한 구조다.
트위터를 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힐 때 트위터를 여는 대신에 ' +' 버튼을 터치한다. 그 순간 성취감과 보상을 느낄 수 있어서 일단 욕구가 멈춘다. 다리를 꼬는 것이든, 코를 후비는 것이든 '1+'는 버릇을 고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버튼을 누르며, 이를 반복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루의 끝에 '10'이든 '20'이든 숫자가 쌓여 있으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버리고 싶은 습관은 진입장벽을 높인다
피스타치오는 하나하나 딱딱한 껍질을 벗기는 것이 귀찮기 때문에 다른 견과에 비해 그나마 좀 덜 먹게 된다. 이것을 저자는 '피스타치오 이론'이라고 부른다. 버리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이런 피스타치오의 껍질처럼 이용할 것이 없는지 찾아보고, 일단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SNS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해두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 보게 되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로 본다. 그리고 다 보고 나면 매번 로그아웃을 한다. 이렇게 해두면 보고 싶을 때마다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패스워드 입력과 2단계 인증을 하다 보면 SNS를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는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도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책상에서 쉽게 도망칠 수 없도록 머리를 썼다. 벽을 등지고 의자에 앉은 뒤 책상을 벽에 가까이 붙였다. 공부를 하다가 잠시 숨을 돌리고 싶으면 무거운 책상을 뒤로 밀어야만 의자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구속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알람 중단 버튼을 누르지 않도록 스마트트폰을 방에서 먼 곳에 둔다.
체크카드로 계좌에 잇는 만큼만 돈을 쓰면 낭비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집에 TV가 없으면 TV 앞에서 빈등거리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약 오늘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스티브 잡스는 33년간 매일 아침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저자도 한동안 흉내를 내보았지만 곧 싫증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그 말을 바꿔 '오늘이 영원히 이어진다면 나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라고 자문해보았다. 내일의 나는 슈퍼맨이 아니라 오늘의 나와 같은 선택을 한다. 내일로 미루고 싶은 오늘의 일도 영원히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