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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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벤처캐피탈의 현재, 내부의 흐름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또 한국 스타트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장들이 너무 빠르고 거대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자본 공급의 길목에 있는 벤처캐피탈 세계를 공개하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자들을 찾는 것이 전체 생태계의 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 투자 기관이 새로운 사업과 벤처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더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VC만의 일이 아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한국의 벤처캐피탈업계를 말하다

 

이 책의 저자 러닝메이트는 일개 개인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함께 달리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인 벤처캐피탈리스트 팀이다. 즉 강동민, 오종욱, 오지성, 장동욱, 장호영, 정무일 등 여섯 명의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바로 팀원이다. 이들은 격주에 한 번씩 만나 모바일 산업, 이커머스, 블록체인, 푸드테크 등 다양한 주제로 스터디를 하거나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다. PUBLY와 함께 미국 유명 VC 메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를 한국 대표 스타트업들과 해석하는 콘텐츠 <2016 메리 미커 보고서>, 벤처캐피탈 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콘텐츠 <한국 벤처캐피탈리즘>을 제작했다.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시장에 새로운 물길을 냄으로써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크고 작은 형태의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의 배후에는 벤처캐피탈이 함께하며 이들과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벤처캐피탈 업계과 현재 상황을 우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이 업계에서 활약중인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그 내용을 직접 썼기에 다른 어떤 도서보다 더 진솔하고 상세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세 가지의 주제를 다룬다. 첫째로 벤처투자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고, 둘째로 현재 한국이 처한 벤처캐피탈 산업의 문제점과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셋째로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직접 밝히는 스타트업 투자 기회와 그 타당성을 소개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이런 투자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벤처투자 산업은 성장 중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벤처투자펀드 규모가 20조 원을 초과항 걸로 추정됨으로써 이를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탈은 왜 탄생했을까? 벤처캐피탈은 '모험冒險자본'을 일컫는데, 비록 고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이지만 성공시엔 고수익을 안겨주는 자본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를 소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형태의 투자라고 말한다.

 

이와같은 모험자본은 중세 유럽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우리들에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인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년)가 대서양 항로를 개척해 인도에서 귀한 향신료를 많이 갖고 돌아오겠다고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에게 제안, 이를 승낙받고 거액의 항해 자금을 투자받았는데 이것이 바로 그 효시라는 것이다. 당시 향신료의 상권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해상세력이 장악하고 있어서 매우 고가의 식재료였기에 새로운 항로의 개척은 바로 금맥을 캐는 것과 같았다.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투자은행IB가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벤처캐피탈'이란 명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탄생했다. 1940년대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조르주 도리오가 ARD라는 투자회사를 만들고 초기 기업인 DEC에 투자하면서 비로소 생겨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RD는 1950년대 중반 미니컴퓨터를 만드는 DEC에 투자의 대가로 주식을 취득해 투자원금의 수백 배에 달하는 이익을 거두었다.

 

1950년 이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사립 명문대 스탠퍼드 인근의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탈의 꽃이 비로소 만개했다. 현재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기업 휴렛팩카드HP, 인텔 등의 IT기업들이 당시에 신생 벤처기업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당연히 벤처케피탈도 군침을 흘리며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에 최초로 벤처캐피탈 DGA가 등장한 이래로 1970년대에 실리콘밸리에 세콰이어 캐피탈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사무실을 내었던 것이다.

 

벤처캐피탈의 역할

 

1.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2. 효율적 투자를 집행한다

3. 혁신 자본이다

 

 

 

벤처캐피탈의 비즈니스 모델

 

벤처캐피탈의 수익은 크게 관리 보수, 성과 보수, 자기자본수익으로 나눈다. 여기서 대표적인 관리 보수는 일반적으로 펀드 결성액의 1~3%를 매년 챙겨서 이 자금으로 회사 직원들의 월급, 임차 사무실의 임대료 등을 충담한다. 그리고 성과 보수는 펀드 운용(통상 8년)을 통해 큰 수익을 달성했을 때 받게 되는 인센티브인 셈이다.

 

벤처캐피탈의 법적구성

 

벤처캐피탈은 창업투자사, LLC(유한책임회사), 신기술사업금융사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각각의 설립 요건에 따라 펀드가 다르게 결성된다. 창업투자사는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자본금 20억 원 이상, 전문 인력 2명 이상이면 설립 가능하다. LLC는 상법상 유한회사로 분류되는데, 납입자본금 제한이 없어서 적은 자본금으로도 설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사는 자본금 100억 원 이상이어야 설립할 수 있는 대형사이다.

 

한국 벤처캐피탈의 문제점

 

저자는 한국의 벤처캐피탈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는 달리 한국에선 크게 이기는 벤처캐피탈링 없다는 거다. 펀드로 설정된 돈을 가망성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게 당해 사업의 기본이다. 이후 투자가 실행되었으니 회수가 되어야만 성공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통상 회수는 당해 기업 주식의 상장 이후 매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이미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가총액이 작은 '잡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은 아직도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 형성되어 있어서 국내의 벤처캐피탈이 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규모가 적다. 이 회사가 상장되더라도 시총은 그리 크지 않다. 나아가 회수 또한 상장 초기에 당해 주식을 매각하는 단기 회수 중심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사례가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비해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한국 벤처캐피탈 문화를 지적한다. 투자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벤처와 함께 개척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뒷짐을 진 채로 수동적으로 당해 벤처의 성공만 기대하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 회사에 투자를 실행한 후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원타임투자를 채택하고 있다. 투자한 업체가 시설확장을 위해선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할텐데 마치 야구감독이나 코치처럼 뒷짐을 지고 당해 기업이 어떻게 이 사태를 헤쳐나가는지 지켜만 본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 내 입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이보다는 성공을 함께 만들어 가는 능동적 자세가 요구된다.

 

"헐크처럼 단기간에 크는 거인은 없다"

 

물론 벤처캐피탈이 무턱대고 지속적으로 큰 돈을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투자를 단계별로 여러 차례 나누어서 투자한다면 원타임투자에 비해서 훨씬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벤처캐피탈이 '빅 위너'(크게 성공하는)를 양성하지 못하는 것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 높은 기업에 큰돈을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벤처캐피탈의 문화를 지혜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 

 

 

 

 

유니콘의 탄생을 기원하며

 

이마에 뿔 하나를 가진 아름다운 말이 바로 '유니콘'이다. 물론 신화 속의 동물이다. 투자의 세계에선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말한다. 함국의 벤처캐피탈은 '빨리 벤처를 기업공개해서 판다'라는 스몰 위너 마인드를 견지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투자받은 벤처가 '유니콘'이 되기를 기대하는 아이로니함을 보여준다.

 

결국은 사람이다.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양산하지 못한다면 결코 '유니콘'은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선 유니콘 기업 100개 이상을 목표로 한 기금 조성에 관한 질의 응답이 있었다. 정말 한심한 작태다. 돈만 있으면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국정에 참여하는 한, 한국 경제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마침내 한국에도 뛰어난 '유니콘'이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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