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컬처 - 유튜브는 왜 항상 이기는가?
케빈 알로카 지음, 엄성수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유튜브와 관련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창조적 콘텐츠의 흐름과 예측을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팁을 흥미롭게 제공한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가 어떤 흐름에 의해 확산디고, 재가공되며, 대중들에게 영행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여타 서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책의 고유한 내용이다. - '추천사' 중에서

 

 

누구라도 유튜브를 활용해 대중문화를 만들 수 있다

 

책의 저자 케빈 알로카는 유튜브의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로서 7년 넘게 유튜브 비디오들을 통해 시대를 풍미하는 여러 현상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바이럴 비디오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10대부터 전 세대를 통틀어 그 누구보다 유튜브에 중독되어 있고, 유튜브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그는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웹 비디오 문화 관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특히 TED 강연 사이트에 올린 유튜브 강연 비디오는 현재 2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시장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십이십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유튜브라고 한다. 유사한 다른 동영상 앱을 사용한 총 시간을 합해도 도저히 유튜브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컬처로 잡리잡고 있음에 분명하다. 나아가 이런 문화는 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유튜브에 열광할까?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단순히 해답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미디어가 어떻게 발전할지, 미래 기술을 둘러싼 사람들의 행위,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방향성도 제시한다. 참고로 저자는 현재 유튜브에서 일하고 있으며, 실제로 사용자들을 분석하면서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고미놔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며칠 전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했던 한국의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경우도,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팬들에게 더욱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케이스라고 한다. 이들은 2년 연속 빌보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을 정도이다. 특히, 지난 5월에 발표했던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단 9일만에 1억 뷰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현상이 잠시 반짝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형이란 사실이다.

 

 

 

 

2013년 유튜브 사용자는 10억 명에 달했다. 2015년에는 전 세계에서 1분당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비디오가 업로드되었으니 현재의 사용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10억 명은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 규모이다. 또한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인적 통계가 반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튜브의 데이터는 인간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초상화인 셈이다. 이처럼 유튜브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문화 데이터베이스이다. 우리 인류의 온갖 영광과 수치가 모조리 담겨 있다.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다"

 

 

싸이는 '강남 스타일'의 히트를 예상했을까?

 

사실 싸이는 자신의 비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빅히트를 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희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워낙 뻔한 저스틴 비버의 팝 뮤직비디오에 식상했는지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세계 음악팬들의 문화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면서 재미있고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싸이의 비디오가 조회 수 20억 뷰의 기록을 깬 시점에서는 조회 수 집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회 수 집계 시스템이 21억 4748만 3647까지만 프로그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엔지니어들은 이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조회 수 집계 시스템을 32비트 정수에서 64비트 정수로 업데이트했다. 참고로 현 조회 추세를 감안할 때 조회 수 상한선을 넘어서려면 400억 년은 더 있어야 된다. 상한선은 9,223,372,036,854,775,808이다.

 

 

나이키의 교묘한 연출

 

유튜브에서 최초로 조회 수 100만 뷰를 넘긴 것은 광고 비디오였다. 2005년 여름 말미에 나이키는 티엠포 운동화 홍보를 위해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와 비디오를 찍었다. 이 비디오의 내용은 호나우지뉴가 골대 앞 20미터 거리에서 축구공을 차면 공은 크로스비를 맞고 튕겨 나오고, 또 다시 찬 공 역시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온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듭하는 동안 축구공은 단 한 번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묘기일까? 아니다. 가짜다. 교묘란 연출인 것이다.

 

소위 노이즈 마케팅이라 불리는 것과 같이 웹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수록 인기가 높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나이키는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이 광고는 애초에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큰 인기를 끌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게다가 광고처럼 보이지 않아서 호나우지뉴의 묘기가 훨씬 더 사실적이었다. 물론 아주 교묘하게 연출된 작품이었지만, 나이키와 관련된 누군가가 우연히 이 장면을 보고 찍은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사소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

 

22세의 벤 뷰이는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는 우연히 미국에서보다 훨씬 값싼 넥타이를 발견하자, 장사꾼 본능이 발동했다. 이후 넥타이 2천개를 사서 유타 주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넥타이 사업은 방문 판매에서 온라인 판매로 돌아서면서 홍보용 비디오 한 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자신의 옷장 안에서 찍은 이 비디오(넥타이 매는 법)는 처음에 보는 이가 거의 없었다. 실패라고 생각할 무렵, 놀랍게도 서서히 조회 수가 상승했던 것이다. 2년 후, 조회 수가 75만 뷰를 넘어섰고, 다시 2년 후엔 450만 뷰에 도달했다. 놀라지 마시라 현재 그의 이 비디오 조회 수는 무려 2500만 뷰가 넘는다.        


그의 멋진 넥타이의 매출액 가운데 20퍼센트는 자원봉사 단체 키바의 소액 금융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저자와 대화를 나누던 당시 그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600건 이상의 소액 대출에 자금 지원을 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넥타이 매는 법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디선가 그 덕에 먹고사는 조그만 회사도 있으니 재미있지 않은가 말이다. 유튜브엔 '~하는 법'이란 동영상이 엄청 많은 걸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방법은 가히 유튜브 안에 있다.

 

 

바이럴의 힘

 

다시 처음에 거론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이들 뮤직비디오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것은 공유, 특히 바이럴 공유 때문이다. '발 없는 말言이 천리 간다'는 속담처럼, 팬덤 문화는 특정 인구나 지역을 초월한다. 바이럴 공유로 인해 각종 커뮤니티와 이해 집단들이 상호 연결된다. 더구나 이 연결은 중독성이 있다. 

 

2005년, 20세의 영화 제작자 제이슨 스틸은 4분짜리 애니메이션 '유니콘 찰리, 캔디 산으로 가다'를 제작했다. 의기소침한 유니콘이 두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 함께 캔디 산으로 여행을 간다는 스토리이다. 마침내 캔디 산에 도착한 찰리가 의식을 잃었다가 나중에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의 신장을 누군가가 훔쳐간 기막힌 현실에 마주한다. 

 

왜 그는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 동기는 슬프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그는 전 재산과 직장까지 잃고 말았다. 당시 어머니의 생일이 다가왔는데, 뭔가 선물하려는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의 어머니가 대신에 유니콘이 나오는 만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생일 소망이 인터넷 걸작을 만든 셈이다. 그의 비디오와 후속작 3편은 조회 수가 1억 5천만 뷰를 넘는다.

 

이와같이 바이럴 현상은 복권에 당첨된 것만큼이나 큰 행운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 파산한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드린 생일 선물이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인기를 얻어, 결국 미합중국 대통령이 볼 정도로 널리 확산된 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진 바이럴 공유 덕분이다. 바이럴 공유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싸이와 방탄소년단이 이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우리들의 행동이 유튜브를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에는 수많은 동영상이 올라오고 시청함으로써 공유된다. 미디어나 광고 전문가들이 보기엔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있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는 엉뚱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뭔가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유튜브는 쿤화를 넘어 비즈니스의 한 영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