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이승희 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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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는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지금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젊기에 빛나고, 미숙할지언정 신선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빠르게 달려나갑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한께 성장하며 앞으로 달려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젊은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이 책은 배달의민족부터 스페이스오디티, 에어비앤비, 트레바리까지 잘 알려진 네 명의 브랜드 마케터들이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준다. 마케터의 경험과 주관은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는 우리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지금, 더 나은 브랜드,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 책의 저자들을 살펴보자. 저자 이승희는 치기공학齒技工學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마케터로 일한다. 잘 까먹는 탓에 일하면서 듣는 모든 이야기를 무조건 받아 적기 시작했고 그 촘촘한 기록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 정혜윤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와 세계 곳곳을 유랑한 경험이 있다. 음악, 여행, 우주,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며, 좋아하는 것에 빠져 있는 사람들,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저자 손하빈은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며 '욕심 많은 여행'보다는 한 곳에 머무르며 현지 문화를 경험하는 '느린 여행'에 눈을 떴다. 여행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으로 인해 삶의 방식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이 여행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이육헌은 개인 맞춤형 영화 추천 앱 '왓챠' 마케터로 일한다. 광고비 없이 50만 팬을 지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가전 매장 내 브랜드존을 리노베이션했으며, 현재는 독서 모임 커뮤니티 '트레바리'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있다.

 

'누가 이 이야기를 가장 잘 풀 수 있을까?'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초기 기획은 지금과 약간 달랐다. 첫 가제假題는 '젊은 마케팅 실무자들'이었다. 초기 대상은 3년에서 7년 차 정도의 실무자 4~5명을 모아 이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세세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 글 PUBLY, 프로젝트 매니저 최우창은 평소 SNS를 통해 배달의민족 이승희 마케터의 글에 호감이 있어서 책의 저자로 섭외해보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빨리 찾아온 셈이었다.

 

 

 

 

우리가 모인 이유

 

각 산업의 브랜드 마케팅 실무자들이 모였다. 브랜드는 사람 사이를 좀 더 촘촘하게 연결한다. 매개체는 바로 음식, 음악, 여행, 독서로 정해졌다. 그래서 퍼블리가 생각하는 여러 요소들을 충족하는 배달의민족 이승희, 스페이스오디티 정혜윤, 에어비앤비 손하빈, 그리고 트레바리 이육헌 등 네 명의 마케터들이 모임에 초대되었다.

 

마케터는 '기술'이나 '수단'보다 '영역'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로부터 각각의 영역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모아보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본질은 같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다른 점은 각 산업에 따라  그 이야기가 다르게 발현되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배달의민족에서 배운다

 

"승희 씨, 서울 안 와요? 서울 오면 우아한형제들 구경하러 와요"

 

병원 마케팅을 하며 4년쯤 경력이 쌓여갈 때 인 2014년 2월,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보낸 이는 현재 배민 마케팅실의 장인성 이사였다. 그 당시 두 사람은 페친이었다. 배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이후 병원에서 IT 회사로 이직을 했지만, 회사 메일 사용법도 전혀 몰랐고, 무수히 많은 회의에서도 헤메는 모습을 보이자, 선임 마케터가 " 회의록은 기본, 모르면 아주 세세한 것까지 다 기록해요"라고 한마디 했다.

 

마케터에겐 타 직군보다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 경험이 많아야 남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경험이 많이 부족했기에 대전에서 서울로 막 상경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 서울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좋은지,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은 어딘지, 뮤직 페스티벌이 뭔지, 브랜드 제품 팝업 스토어가 뭔지 등등 아는 게 전무했다. 그래서 그녀는 미친듯이 경험에 투자했다. 새로 생긴 카페, 서점, 식당 등은 물론이고, 사람들, 영화, 드라마, 예능, 독서, 그리고 여행까지.

 

"많이 먹어야 미식을 할 수 있습니다"

- 최현석 셰프

 

 

 

자발적 백수가 스페이스오디티 요원이 되다

 

2016년 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속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해보는 시간을 갖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실천하는 한 해를 의미있게 보냈다. 즉 프리랜서로 돈도 벌어보고, '디지털 노마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던 것이다. 혼자서 배낭 하나 등에 메고 동남아로 떠나 스쿠터로 시골길을 돌고, 코끼리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새벽에 화산 트레킹을 하고, 태국 요리와 서핑을 배우고, 타투도 하고 등등, 난생처음 해보는 게 많은 1년이었다. 그리고 그간의 이야기를 브런치에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자 그녀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제안들이었다.  정말 고맙고 과분한 제안이었지만 아직 충분한 도전을 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대부분 거절하다가 우련히 스페이스오디티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김홍기 대표는 프로모터로 일하던 시절, 한두 번 미팅을 통해 본 적이 있었다. 김대표는 그녀가 2014년과 2016년 세계 최대 음악축제 글래스톤베리의 참관 후기를 마케팅 관점에서 썼는데, 이를 재미있어 했다. 이런 인연으로 스페이스오디티 멤버들과 함께 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타트업에도 브랜딩이 필요하다

 

처음 트레바리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된 이래, 트레바리는 2년이 넘도록 프로필 사진 한 번 바꾼 적이 없었다. 영문 스펠링도 여기저기 제각각이라 전혀 통일성이 없었다. 지금껏 이런 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점차 접점接点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다 보니 일관성 있는 브랜드의 구축이 필요했고,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갓 2년이 넘은 트레바리는 열 명이 조금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작은 회사이다. 그런데, 급격하게 성장한 까닭에 미처 돌보지 못한 부분들이 참으로 많다. 그래서 어찌 보면 브랜딩 구축은 후순위이자 덜 중요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브랜딩을 제대로 이해핮 못해서다.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회사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일관성을 갖고 일을 진행하는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회사일은 서로 제각각 겉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우리 브랜드는 현재 어떠한가?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사실 브랜드가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또한 천편일률적인 정답이 없는 것이다. 마케팅 아이디어를 기횟하기에 앞서 회사의 브랜드가 어디쯤에, 즉 성장 곡선 상의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위치에 따라 마케팅의 방향과 의사결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캐즘 마케팅>(저자, 제프리 무어)이란 책을 통해 에어비앤비를 객관적으로 진달할 수 있었다. '캐즘'은 첨단 기술이나 신제품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신제품일지라도 일반 대중에게 보급되기까지 수요 정체가 발생되는데, 이런 정체 현상을 바로 '캐즘'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가 바로 캐즘 직전의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당시, 에어비앤비는 이노베이터나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널리 퍼졌고 그들 사이에선 정말 핫한 브랜드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름이 생소했던 브랜드였다. 그래서 '캐즘'을 극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이처럼 마케팅 기획은 고민에서 시작한다. 에어비앤비의 마케팅 주안점은 '캐즘 극복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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