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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도 모르는 당신이 마케팅 천재가 되는 법 - 숫자에 무감각해서 번번이 좌절하는 이들을 위한 회계 & 마케팅 이야기
다나카 야스히로 지음, 우윤식 옮김 / 홍익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회계든, 경영이든, '회사의 숫자'에 관한 분야는 무엇이든 간에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 너무 어려워 처음부터 아예 포기하고 마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숫자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행하는 설명의 순서를 거꾸로 뒤집어보앗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하면 숫자와 친할 수 있을까?
난독難讀증 때문에 책 읽기를 기피하는 것처럼, 유독 숫자와는 친하지 않다고 이를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아마도 어릴 적부터 산수 공부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겨서 일 것이다. 그런데, 회사 업무에 종사하는 경영자나 마케터들은 매일 매일의 비즈니스 활동에 도움이 되는 '숫자'를 읽어내는 방법을 터득해서 회사 제품의 영업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각종 숫자와 이에 관련된 용어들이 하나같이 어렵고 생소해서 영업에 활용하기는커녕 갈수록 담을 쌓고 산다. 그러다 보니 숫자는 1도 모른 채 영업을 하다가 낭패를 본 경영자나 마케터들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뒤늦게 부기, 결산서, 손익계산서, 재무제표 등에 나타나는 골치 아픈 숫자들과 친하지 않고서는 결코 영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후회한다.
어떻게 하면 숫자와 친해질 수 있을까?
책의 저자 다나카 야스히로(田中靖浩)는 와세다대학을 졸업, 현재 다나카공인회계사무소 소장, 도쿄도립산업기숙대학원대학 객원교수이다. 그는 기업 경영 및 회계에 관한 자문 및 강사로 활동하면서 집필과 강연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저서로는 <우뇌로 알 수 있다! 회계력 트레이닝>, <숫자는 보지 마! 3개의 도형으로 아는 결산서 초입문>, <저축 제로여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 <퀴즈로 배우는 손자> 등이 있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심리학에 기반을 둔 행동경제학, 마케팅 요소가 강한 관리회계, 비즈니스맨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각종 회계 이슈와 마케팅 사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중국의 병법 고전인 <손자병법>을 회계 기술과 접목하여 서술함으로써 누구나 마케팅에 고수가 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이란?
행동경제학은 우리 인간이 구체적인 물증이나 확고한 신념에 의한 게 아니라 다분히 직감에 의존해서 행동할 때가 많다는 이런 사고의 특성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학문이다. 행동경제학은 최근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응용되면서 '마음의 회계'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흔하게 쓰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마음의 회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돈과 관련한 선택을 할 때는 모든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숙고해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이미 자리 잡은 어떤 틀에의 범위에서 이루어지게 한다"
왜 비싼 고가의 손목시계 광고를 대중잡지에 올릴까?
미용실이나 병원 로비에 흔히 놓이는 각종 대중잡지를 넘기다 보면 엄청난 고가의 손목시계 광고를 보게 된다. 왜 시계회사는 대중잡지에 광고를 게재했을까? 유명 브랜드 샵에 가보면 초고가 상품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다. 소비자는 이 상품의 가격 태그를 확인하고선 가게를 둘러보는 동안 자신의 머릿속에 그 고가 상품이 떠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가 많이 박힌 절말 엄청 비싼 손목 시계를 본 사람은 이 가게 안에서 다이아몬드는 박히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가인 손목시계를 보면 묘하게도 값싼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처럼 비교 대상이 되는 금액을 행동경제학에서는 '앵커'라고 부른다. 배의 닻처럼, 비싼 상품의 가격이 우리의 뇌에 각인되어 다른 제품들이 싸게 보인다는 이치다.
대중잡지에 실린 최고가의 손목시계 광고 역시 이런 앵커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 광고를 보고 실제로 시계가게를 방문한 고객 중 몇 명이라도 그보다 싼 시계 또는 키홀더를 사주기만 해도 이 광고는 성공적인 셈이다. 즉, 고가의 시계보다 저렴한 시계에 대해서 '좋은 물건을 진짜 싸게 살 수 있어 이득'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뉴욕에서 비가 내릴 때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
갑자기 폭우나 폭설이 내릴 때 우리들은 대체로 택시를 타려고 한다. 한편, 택시기사들에게 폭우나 폭설 등의 악천후는 돈을 벌 수 있는 최고 타이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에서는 비가 내릴 때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 하필이면 승객들이 가장 타고 싶은 때에 탈 수 없는 뉴욕의 택시,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비 오는 날의 운전을 택시기사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몰려드는 손님 탓에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린 운전기사들은 서둘러 귀가한다. 반면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운전기사들은 생활비에 보태려고 매출 목표를 세워 길거리를 주행한다. 그런데, 이들도 악천후라는 호재를 만나 금새 목표 매출을 달성하여 기쁜 마음으로 귀가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볼 때 운전기사들은 기회 손실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이들의 행동은 더 이상 벌지 않고 쉬는 것을 택한다.
완판하고도 오히려 문책을 당한 편의점 주인
어느 편의점 주인이 인근 초등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본사로부터 도시락 세트를 들여놓고 판매했다. 결과는 대성공, 완판을 달성했다. 이에 자신의 구매 전략에 만족하면서 편의점 본사에 이 사실을 자랑하자, 본사 영업책임자는 칭찬은커녕 호되게 질책을 했다. 왜 편의점 주인은 야단을 맞은 것일까?
여기에 또 기회 손실이 이슈다. 재고 손실른 회계 장부에 반영되지만 도시락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아 팔 수 있음에도 더 이상 팔지 못한 기회 손실은 회계장부에 전혀 기록되지 않는다. 숫자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면 재고 손실에는 과민한 반면 앞서의 뉴욕 택시기사들과 마찬가지로 기회 손실에는 둔감해지는 경향이 생긴다. 그래서 질책을 받은 것이다.
할인판매를 하면 매출이 늘어나서 정말 이득일까?
동네에서 작은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이 피자 한 판을 300엔에 팔고 있는데, 최근 매출이 너무 부진해서 가격을 30% 인하하여 210엔에 팔려고 한다. 그렇다면 판매량이 얼마나 늘어야 이전과 같은 수입이 가능해질까? 참고로, 피자 한 판에 들어가는 치즈와 도우 등 원재료비는 120엔이다. 30%만 더 팔리면 될까?
정상판매의 경우 피자 한 판을 팔면 280엔이 남는다. 하지만 할인판매를 하면 한 판에 90엔이 남는다. 이는 정상판매의 1/3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판매량은 적어도 3배 이상 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격을 낮추면 쉽게 매출액은 증대될지 몰라도 이익은 이전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셈이다. 프라이싱(가격결정)이 이렇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슈퍼마켓 윗층에 자리잡은 피트니스 클럽
일본의 대형 피트니스클럽 체인 중에 전국적으로 지점망을 확대하고 있는 '커브스Curves'는 경쟁업체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운영되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라이벌이 많은 레드 오션 시장에서는 차별화 전략만이 생존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병사들이 천리를 행군하고도 피로하지 않은 것은 적적이 없는 곳으로 진군하기 때문이다"
- <손자병법> 중에서
이곳은 고객 대상을 여성으로만 한정, 30분 만에 운동을 마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따라서 수영장, 샤워기 등의 시설이 필요하지 않았다. 바쁜 가운데서도 운동을 하고픈 욕구를 가진 주부나 직장 여성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집중적인 운동을 할 수 있고 귀가해서 기분좋게 편안한 마음으로 샤워를 즐길 수 있는 컨셉이 먹혀든 것이다.
숫자를 읽어내는 능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숫자를 읽어내는 능력을 단련하는 일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장래의 숫자를 계획하고 대비하여 기업을 튼튼하게 키우는 일이다. 이 책에 담긴 58가지 사례들에 담긴 내용을 통해, 우리 모두 회사나 조직에 크게 도움되는 마케팅의 천재가 되자. 숫자에 무감각해 낭패를 본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