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 집 재테크를 부탁해 : 1년 후, 5년 후 점점 더 나아질 - 1년 후, 5년 후 점점 더 나아질
이지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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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가정경제 전문가로서 내가 가진 행운을 통해 얻게 된 우리 집 살림살이 운영의 모든 노하우가 담겨 있다. 벌고, 쓰고, 모으고, 불리는 돈에 관련된 모든 행위에 대한 지침과 가이드를 담았다. 가장 정직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안하고자 했다. 영화 속 피터가 숫자를 통해 선수 선발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던 것처럼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영화 <머니볼>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정경제에 도입하라


저자 이지영은 대기업에서 금융팀장으로 일하며 포털사이트에 증권이나 부동산 같은 금융 콘텐츠를 기획하다가 자신도 부자가 되고, 더불어 그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서 재무상담사가 됐다. 재무상담사가 된 후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가정경제를 깊숙이 들여다볼 기회를 수없이 접했다. 학벌이 좋고, 돈이 있고, 지식이 많다고 해서 가정경제를 잘 운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허황되지 않으면서도 우리 집에 딱 맞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정경제 운영의 기준과 원칙이 중요했다. 


그녀는 가정경제 전문가로서 쌓은 역량을 집대성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벌고, 쓰고, 모으고, 불리는 돈에 관한 모든 지침을 상세히 담되, 가장 정직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알려주고자 했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의 부자공식을 따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자들은 서민들보다 돈, 시간,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처럼 출발선이 다른 상황에서 부자의 룰을 따르는 것은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니다. 막연히 부자의 룰을 좇다가는 평범한 서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평범한 우리 집이 지금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5년 후 점점 더 좋아질 수 있도록 가장 현실적인 가정경제 운영 기준과 실천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삼성SDS, 평창정보통신 콘텐츠팀 팀장, SK커뮤니케이션스 금융팀장, 사회적 기업 (주)에듀머니 교육본부장, (사)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 생활경제상담센터 푸른살림 센터장을 거쳐 현재 티처빌 생활재무관리비법 강사 및 생활경제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후회 없는 돈 쓰기를 안내하는 신개념 돈 관리 사이트 머니내비(www.moneynavi.co.kr)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심리계좌>, <벌 땐 벌고 쓸 땐 쓰는 여자를 위한 돈 버는 선택>, <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 <돈 버는 소비 심리학> 등이 있다.

 

 



봄이 찾아오니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책이 원전인 야구영화 <머니볼>은 우리들에게 저예산 고효율의 선수 관리 시스템을 보여준다. 사실 모든 프로 스포츠에는 부자 구단과 빈자 구단이 함께 공존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빈은 비록 빈곤한 구단의 단장이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야구전문가 피터와 함께 새로운 선수평가 기준을 도입한다. 즉 선수들의 스탯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숫자로 선수 개개인의 가치를 평가했다. 빌리의 팀은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만년 꼴찌팀이 기적을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부자 구단 뉴욕양키즈가 1승을 위해 140만 달러를 사용한 반면, 빌리의 구단은 이의 18% 정도인 26만 달러밖에 쓰지 않았다. 프로 스포츠는 비즈니스다. 빌리는 미국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감동적인 스토리는 100% 실화다. 빌리의 구단은 바로 오클랜드 애슬랜틱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도 <머니볼>을 극찬하면서 강추한다.  

 

 

절약, 애쓸수록 실패한다

 

우리는 더욱 노력하기만 하면 소비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것이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욕구를 참고 절제하는 능력, 즉 자제력은 쓰면 쓸수록 단련되는 근육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참고 절제할수록 우리 뇌는 피로감을 느끼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만성 두통, 불면증, 면역저하 등을 유발하는 동시에 자제력을 약화시키고 충동적 행동을 야기한다. 욕구를 참는 일이 많아질수록 코르티솔 분비가 활발해진다. 그 결과, 어느 순간 더 이상의 자제력 발휘를 포기하게 된다. 포기만으로 끝나면 다행인데 그 동안 억압돼 있던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며 엉뚱한 곳에서 소비가 폭발한다. 디이어트 실패시 요요가 찾아와 더욱 폭식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절약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절약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실로 충격적인 인간 본연의 행동이 아닌가 말이다. 소비 통제를 결심했다가도 다시 충동구매의 유혹에 넘어가기를 반복하는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는 절제력이 부족한 것도, 절약의지가 약한 것도,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

한 기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회계장부를 보고 분석해야 한다. 회계장부에 나열된 숫자 하나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이 우량한 기업인지, 경영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효율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는지와 같은 다양한 질문에 숫자는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있다. 숫자가 말하는 것을 잘 분석하고 참고해서 경영자는 회사를 경영하고 주주는 투자를 결정한다.

 

가정경제도 기업과 마찬가지다. 한 가정의 살림살이가 보여주는 숫자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신념을 유지하거나 더 많이 공부해서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것으로 가정경제를 운영하면 금세 한계에 부딪친다. 개인의 결심이나 능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지속가능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가야 하는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의사결정의 근거는 다름 아닌 숫자다. 

우리 집 재무장부 속 숫자에 질문을 하자. 답은 숫자가 알려줄 것이다.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숫자의 힘

결정장애는 돈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면 미루게 되고, 미룬다는 건 계속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 옷 하나를 사는 데 몇날 며칠 인터넷을 뒤졌다고 하자. 옷 한 벌은 잘 샀을지 몰라도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허비한 시간 또한 우리가 치르는 비용이다.

 

돈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장애에 빠지는 이유는, 그 대상이 좋은지 나쁜지를 사고의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을 쓸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재정상태를 사고의 중심에 두어야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나 서비스라 해도 돈이 없다면 구입하면 안 된다. 신용카드도 함부로 긁지 말라. 반대로 돈에 여유가 있다면 조금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쓸 이유는 없다.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힘은 더 많이 알아서 더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얼마를 쓸 수 있는지 그 숫자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나온다.

 

 

공통 비용 vs 개별 비용

 

가정에는 버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혼재해 있다. 가족구성원은 능력에 따라 벌고 필요에 따라 나눈다.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같이 쓰는 공통 비용도 있고 각자 쓰는 개별 비용도 있다. 대표적인 공통 비용은 주거비, 인터넷 같은 공통 통신비, 공과금, 여행 비용 등이며 개별 비용은 교육비, 의류비, 용돈 등이다. 개별 비용을 파악하면 우리 집에서 누가 가장 돈을 많이 쓰는지 알 수 있다.

 

다들 자신은 쓰는 돈이 별로 없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한 집에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공통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4인 가족이 월세 100만 원을 내고 산다면 1인당 매월 25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한 달 용돈이 10만 원이라고 10만원만 쓴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주부들은 별도로 용돈을 책정하여 지출하는 경우가 드물고 생활비에서 자신을 위한 지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어느 주부는 가족의 개인 지출을 파악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남편보다 자신의 지출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용돈은 따로 없지만 아내는 자신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남편은 따로 용돈이 있지만 용돈 이외의 다른 비용은 쓰지 않거나 용돈에 포함해서 써왔다. 그 결과 각자 쓰는 개별 비용은 남편이 아내보다 적었다.

 

 

내 마음속 회계장부

우리는 같은 금액의 돈이라 해도 그 출처에 따라 다르게 생각한다. 실제로 통장 계좌에 따로 넣어놓지는 않지만 마음속에서는 별도의 계정으로 분류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마음속 회계장부라는 뜻으로 심적 회계 (mental account) 또는 심리계좌라고 부른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 5만 원은 '일해서 번 돈' 이라는 계좌에 넣은 후 소중히 여기고 함부로 써서는 안 될 돈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길에서 주운 5만 원짜리 지폐는 '공돈'이라는 계좌로 들어가 아주 쉽게 쓴다. 수많은 로또 당첨자가 거액을 쉽게 탕진하는 것도 당첨금을 공돈 계좌에 넣어놨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인 A와 B는 연봉이 같다. 그러나 월급을 받는 형식은 다르다. A가 다니는 회사는 연말에 한 번 보너스를 준다. B의 회사는 보너스를 한 번에 주지 않고 12로 나눠 급여에 일정하게 포함해서 준다. 결과적으로는 같은 돈을 받는 A와 B, 그러나 항상 B가 A보다 더 많은 돈을 저축한다. 그렇다고 A가 B보다 사치스럽거나 자제심이 없는 건 아니다. 월급을 어떤 심리계좌에 넣어두었냐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B는 이 돈을 '일해서 번돈'이라는 계좌에 집어넣고 쉽게 쓰려 하지 않는다. A도 매달 월급은 '일해서 번 돈' 이라는 계좌에 집어넣지만 연말 보너스는 추가로 생기는 소득이라는 생각에 '공돈 계좌'에 들어간다. 일단 '공돈'이라는 이름표가 붙으면 꺼내 쓰기가 쉬워진다. 평소에 억압받았던 소비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부동산 가치, 어떻게 평가할까

 

부동산의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측정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도 가격이 다르고 같은 건물인데 층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른 게 부동산이다. 내 집 가진 사람은 지금 가격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집 없는 사람은 한국은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한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지만 그중 시중 금리와 임대 수익률로 부동산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임대 수익률은 부동산이 얼마만큼의 수익을 발생시키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부동산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다.

 

임대 수익률은 시중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임대 수익률이 최소한 시중 금리보다는 높아야 한다. 더군다나 각종 세금과 집 수리비, 공실 비용, 중개 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까지 고려해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임대료를 결정한다.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부동산 임대 수익률은 금리보다 2~3% 높게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과연 13억 원을 지킬 수 있을까

과거의 노력은 부족했지만 현재 순자산 13억 원이 있고 남편이 5년은 더 일할 수 있으니 이 부부의 미래는 걱정 없다고 생각한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 이 가정의 미래를 순탄하게만 볼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부족, 즉 현금 부족이 올 수 있다. 만약 소유하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이 5억 원이다. 그러나 당장 마련할 수 있는 돈은 살고 있는 집 전세보증금 4억 원과 현금 6,000만 원 뿐이다. 결국 4,000만 원이 모자라는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조금 더 길게 보면, 자녀 둘의 결혼이 위험 요소다. 요즘은 해외연수, 취업난 등으로 취업이 늦다 보니 내년 결혼 예정인 33세 큰아들은 이제 직장생활 4년차다. 모아놓은 돈이 5,000만 원 남짓이라 서울에서 신혼집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30세 작은아들도 5년 이내에 결혼한다면, 서울에서 전세를 얻는 데 한 명당 적어도 2억 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집에서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퇴직금뿐이다. 이 부부는 퇴직금을 꺼내 자녀 결혼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둘째가 결혼할 때 나머지 퇴직금을 다 쓰고 모자라는 돈은 아파트 담보대출을 얻어 결혼 자금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은퇴 시점에 퇴직금이 소진될 위험이 존재한다. 

 

 

숫자로 투자하기

투자에는 돈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언제 사야 하고, 언제 팔아야 하며, 얼마를 사야 하는지 고도의 지식과 판단력이 요구된다. 이를 갖추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에너지가 소모된다. 게다가 올바른 투자를 방해하는 각종 심리적 편향도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전업 투자자가 아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본업이 있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투자에 일희일비하는 순간, 즉 돈 생각으로 머릿속이 터널링을 이루는 순간 희생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얼마 안 되는 원금으로 투자해서 얻을 이익은, 우리가 잃어버리고 희생해야 하는 것들을 떠올리면 초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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