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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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다. 대신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인생의 목록을 만든 다음, 가장 중요한 항목만을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는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 눈을 감고 뒤로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믿게 해줄 것이다. 신경을 덜 쓰는 기술을 전할 것이다. 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불필요한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아라

 

저자 마크 맨슨은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닌,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파워블로거 중 하나다. 각종 매체에 지속적으로 칼럼을 기고했으며,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설적인 문체로 CNN, 뉴욕타임스, 타임,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INFINITY SQUARED MEDIA LLC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그는 학창 시절 마약 문제로 퇴학까지 당했던 문제아였으며,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한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백수로 친구 집을 전전하던 신세였다. 뚜렷한 삶의 목표나 확고한 가치관도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되는 대로 보냈지만, 현재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서 인생의 답을 찾으려 하는 대중들의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천 통씩 밀려들고 있다.

 

50개국 이상의 나라를 바쁘게 누비며 자신만의 중요한 가치를 찾는 방법을 설파하고 있는 그는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뜻밖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삶의 문제를 파고들어 놀라운 통찰력을 제시하는 그의 글은,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뒤통수를 맞은 듯 생각을 깊이 가다듬게 만들기에 출간 후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2017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뽑혔있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에 신경 쓰려면 하찮은 것들에 마땅히 신경 끌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렇다. 우리들 대부분은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이는 주로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는 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신경을 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는 무심함과는 다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먼저 자기 자신만 유별나게 불행하다는 착각이나 남보다 특출해야 한다는 허세를 버리고, 인생이란 본디 고통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만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낼 혜안을 갖게 된다고 우리들에게 말한다. 말하자면 삶의 문제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마스터키가 바로 신경 끄기의 기술인 셈이다.

 

 

 

 

자기계발서와 거리가 먼 남자

 

미국 문단에서 '언더그라운드의 전설'이라 불리던 찰스 부코스키. 그는 주정뱅이, 바람둥이, 노름꾼, 망나니, 구두쇠, 게으름뱅이였으며, 설상가상으로 시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로부터 인생살이에 관한 조언을 얻으려 한다거나 그가 쓴 자기계발서을 읽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부코스키는 평생 생겨 먹은 대로 살았다. 그럼에도 그는 어떻게 당대의 문호가 될 수 있었을까? 그의 천재성은 엄청난 역경을 극복했다는 점에 있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다. 그는 스스로를, 특히 가장 못난 모습을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냈으며, 자신의 결점을 태연하게 세상과 나누었다. 드렇다. 그의 천재성은 이런 단순한 능력 안에 있다. 그가 성공한 진짜 이유는 자신의 실패에 초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는 성공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살았다.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다

 

무심함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사실 무심한 사람은 나약한 겁쟁이로 방콕 생활을 즐기는 인터넷 악플러일 뿐이다. 너무 많은 일에 신경이 쓰여 무심한 척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초래할 결과를 두려워해서 결코 의미 있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우리 삶에는 어떤 진리가 숨어 있다. 신경 끄기 같은 것은 없다는 게 진리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신경 쓸 것인가? 자기 자신이 보기에 옳거나 중요하거나 고귀한 것을 하기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열 받게 하는 것쯤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아닌,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하면서, 진짜로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한 신경을 따로 남겨 놓는다.    

삶에는 또 다른 진리가 숨어 있다. 바로 사람들의 웃음거리나 골칫거리가 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고난이 부족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럴 일은 없다. 옛말에 "네가 어디로 가든, 그곳에 네가 있다"라고 했다. 고난과 실패도 그렇다. 당신이 어디로 가든, 그곳에 200kg짜리 '똥 덩어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똥 덩어리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다.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똥 덩어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자기 자신의 존재를 규정한다. 체육관에서의 투쟁을 즐기는 사람은 철인 3종 경기를 뛰고, 탄탄한 복근을 가지고, 집채만 한 바벨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야근과 사내정치를 즐기는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을 한다. 배고픈 예술가 생활에 수반되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즐기는 사람은 결국 예술가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 있다.

 

우리들은 뭔가를 선택해야 한다. 고통 없이 살 수는 없다. 꽃길만 걸을 수도 없다. 쾌락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기 쉽다. 대부분 비슷한 답을 내놓을 게 분명하다. 흥미로운 질문은 바로 고통에 관한 것이다. 어떤 고통을 견디고 싶은 가?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며, 우리들이 실제로 나아가는 방향은 물론 사고방식과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질문이다.

 

 

더 나은 가치에 신경 쓰라

 

데이브 머스테인, 그는 헤비메탈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밴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메가데스의 멤버로 엄청난 명성과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실패했다고 느꼈다. 타인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을 변덕스럽게 비교하는 데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끔찍한 문제를 겪었다. '음반을 1억 5,000만 장 더 팔아야겠어. 그러면 다 괜찮아질 거야', '다음 순회 공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형 경기장에서 열어야 해' 따위의 압박감 말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행복하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엉터리 가치를 선택하면, 즉 자신과 타인에 관해 잘못된 기준을 세우면, 중요하지 않은 것과 삶을 사실상 망가뜨리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된다. 하지만 더 나은 가치를 선택한다면 더 나은 것에 당연히 신경을 쏟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 즉 삶에 안정감을 주고 이로 인해 행복과 즐거움, 그리고 성공을 이끄는 것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항상 틀린다. 500년 전, 지도 제작자들은 캘리포니아가 섬이라고 믿었다. 의사들은 필에 상처를 내 피를 흘리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고, 과학자들은 불이 플리지스톤이라는 물질에 의해 생긴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오줌을 얼굴에 바르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믿었고, 천문학자들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었다.

 

"난 살아오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그게 내가 성공한 이유다"

- 마이클 조던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또 다른 것을 일게 되면 약간 덜 틀린 것에서 그보다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우리들은 끊임없이 진리와 완성을 위해 나아가지만 실제론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처럼 우리들은 나이가 들고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틀림 점을 조금씩 덜어내 매일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죽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대체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자체를 꺼린다. 병원 암 병동의 죽음을 앞둔 말기 암환자들조차도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인생에 있어서 죽음이란 인생의 의미가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측정할 수 있게 해주는 빛이다. 만약에 죽음이 없다면 우리들은 모든 걸 하찮게 느낄 것이고 경험 또한 제멋대로 판단할 것이다. 이리 되면 모든 기준과 가치가 갑자기 무의미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모두 분명히 죽는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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