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마르크스에 대해 알고 싶은 아빠가 인터넷 서점의 서평들을 보고 고른 책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를 읽었단다. 아주 어렵게어떤 이는 하루 만에 읽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마르크스 입문서라고도 평했단다. 책의 표지에는 칼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이라고 써 있었어. 아빠가 읽어낼 수 있을까, 고심 끝에 책을 집어 들었단다. 주의산만 DNA를 가지고 있고, 인문학 뇌세포가 퇴화한 아빠가 읽기에는 솔직히 버거웠단다. 다시 책표지를 보니칼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라는 문구 앞에 ‘전문가 선정이라는 문구가 더 붙어있더구나. 전문가가 선정을 한 최고의 평전이었구나일반인들이 선정한 것이 아니고 말이야. 그것에 위안을 삼아보자꾸나.

책 제목을 보면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라고 적혀 있단다. 그의 생에 뿐만 아니라 시대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야. 여기서 이야기하는 하는 시대는 그 시대의 사상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어. 헤겔의 철학을 비롯한 아빠로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사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좌절감을 심어주었단다. 퇴화된 인문학 뇌세포를 더 살려낸 다음에 읽었어야 하는데 말이지그리고 너희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하나 싶기도 했단다. 아빠가 책을 읽고 나면 인상 깊었던 문구들을 보면서 타이핑하면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하는데 이 독서편지보다 그 발췌록을 통해 이 책의 리뷰를 대신하길 바란다.

이 책의 지은이는 라트비아의 이사야 벌린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24살이던 1933년에 어떤 교수로부터 마르크스의 평전을 써보라는 제의를 받았대. 그리고 나서 6년 동안 열심히 마르크스에 대해 연구를 해서 1939년에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그의 나이 서른 살때였겠구나. 지은이 또한 대단한 사람인 것 같구나. 누가 써보라고 해서, 6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를 해서 써내다니 말이야. 그것도 이십 대의 나이에 말이야. 당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이라고 평가를 받는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 맞아. 이사야 벌린은 이 책 이후에 평전들을 많이 썼다고 하는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 마르크스의 생애 부분만 좀 이야기해보려고 한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의 시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도 못했을뿐더러 섣불리 이야기하면 안되겠구나. 그리고 마르크스 사상에 대해서는 좀더 쉬운 책을 찾아봐야 할 것 같구나.

 

1.

1818 5 5일 독일 라인란트에서 태어났단다. 오호… 올해 2018년이 그가 태어난 지 200년이 되는 해였구나. 1818당시 독일은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의 통치를 받고 있었어. 구세대의 왕으로써 민주주의를 탄압했다고 했어. 트리에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마르크스는 두 명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구나.

먼저 그의 아버지…. 원래 유대인이었는데, 유대인이 차별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름까지 바꾸면서 유대인임을 부정하였어. 결국 변호사로 크게 성공해서 상류층에 발을 디디게 되었지. 하지만 그에게 유대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단다. 두 번째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근처에 살고 있던 유명 정부 관리이자 진정 상류 계급의 사람이자 자유주의자였던 프라이 헤르 루흐비히 폰 베스트팔렌이라는 사람이야. 후에 이 사람은 마르스크의 장인이 된단다.

1835년 본 대학을 입학한 마르크스는 1839년에는 베를린 대학으로 옮긴단다. 당시 베를린 대학은 그냥 대학이 아니었어. 관료정치 중심에 저항하는 급진적 지식인들이 결집장소였어. 그런 베를린 대학에서 마르크스도 철학 공부에 깊이 빠지게 되었단다. 당시 독일의 많은 지식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단연 헤겔이었다고 하는구나. 당시 독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헤겔을 잘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지은이는정신철학이라는 챕터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단다. 많은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어서자세히설명했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자세히’ 적혀 있다고 그걸 이해한 것은 아니야. ㅠㅠ 그런 헤겔주의는 독일에서도 베를린을 중심으로 하여 정치적, 사회적 반동의 고개를 들게 하는데 영향을 주기도 했어. 마르크스는 당대 사상가들과 논쟁을 많이 했고, 비판도 많이 했어. 헤겔을 변함없이 믿고 지지하면서도 관념론적 형이상학을 격렬히 비판하기도 했다는구나. 헤겔이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주다 보니 헤겔 청년학파가 생기기도 했대.

1840년 프로이센의 왕이 바뀌게 돼. 돈 카를로스라는 사람이 군주로 추대되었는데, 그는 처음에 많은 민중들의 지지를 받았대. 암울한 독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로 말이야.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군주가 된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탄압이 심해지고 기대했던 개혁은 전혀 없었다고 했어. 그렇게 되자 젊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프로이센 정통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단다. 마르크스도 라인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로이센 정부를 비판했어. 그는 이내 라인신문의 편집장이 되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였는데, 이 일로 라인신문은 강제 폐간이 되었단다.

이 즈음 그는 결혼을 했는데, 앞서도 이야기한 고향의 베스트팔렌 집안의 예니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어. 상류계급이었던 신부측 식구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들은 결국 결혼을 했고, 아내인 예니는 평생 마르크스를 존경하고 따랐다고 하는구나. 라인신문에 강제폐간 당하고, 마르크스는 파리로 향했어. 당시 파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탄압이 적었기 때문에 유럽의 많은 사상가들이 모여들 곳이었단다.

 

2.

마르크스는 파리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단다. 마르크스의 단짝이라고 하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엥겔스. 엥겔스는 헌신적이고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글을 알기 쉽게 잘 썼대. 그에 반해 마르크스는 일단 글씨부터 악필이었고, 자신의 사상을 정리하는데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마르크스의 부족한 점을 엥겔스가 확실히 메워주었기 때문에 마르크스의 사상에 후세에 더 잘 알려진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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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엥겔스는 또한 치밀하고 명쾌한 지성과 현실 감각의 소유자였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급진주의자들 중에 이러한 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만일 있다고 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직접 독창적인이론을 만들어 낼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론이 실천적인지 그 여부를 가려내고 그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자기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데다성미도 까다로워서 글에 종종 서투르고 과장되고 모호한 구석을 내보였던 것과는 달리, 엥겔스는 글을 빠르면서도알기 쉽게 편이었고 대단히 헌신적이면서 참을성이 많았다. 이런 점 때문에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이상적인동지이자 공동 작업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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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평생 우애를 같이 했는데, 마르크스가 평생 그렇게 좋은 관계를 가진 이는 엥겔스의 거의 유일무이했다고 하는구나. 파리에 모여든 여러 사상사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도 많았지만, 마르크스는 그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어. 러시사의 유명한 사상가 바쿠닌과도 좋지 않았고, 프랑스의 유명한 사상가 프루동과도 그랬어. 처음에는 프루동을 인정했지만, 나중에는 맹비난을 했다고 하는구나.

파리가 탄압이 적었다고 했잖아. 그런데 1845년 프러시아의 계속된 요구로 파리 기조 정권은 일부 망명객을 추방할 수밖에 없었대. 그 망명객에 마르크스도 포함되어 있었어. 마르크스는 벨기에의 브뤼셀로 갔고, 그곳에서 영국에서 온 엥겔스와 다시 만났어. 그들은 다른 인사들과 함께 공산주의자 동맹을 결정을 했고, 이 조직의 신조와 목적을 알리는 문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 문서가 바로 그 유명한 <공산당 선언>이었단다.

공산주의자 동맹은 노동자들의 모임과 협력을 하였어. 하지만 이런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단다. 벨기에 정부는 마르크스를 추방했기 때문이야. 그런데 다행인 것은 다시 파리로 갈 수 있었어. 당시 파리에서 혁명이 일어나서 혁명을 이끈 이들이 마르크스에게 파리로 와달라고 했거든. 혁명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정부는 진보인사들로 구성이 되었어. 파리에 갔던 마르크스는 고향인 라인란트에 갔다가 반동선동죄로 몰려 쾰른 법정에 섰어. 당시 법정에서 자신을 변론한 마르크스의 일장연설은 마치 강의 같았다고 하는구나. 법정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라인란트에서 다시 추방되어 다시 파리로 왔어. 파리에서는 혁명군과 정부군의 전투가 있었어. 엥겔스도 혁명군에 가담하였다고 하는구나. 파리 혁명은 결국 실패를 하고 왕당파가 집권을 하게 되면서 마르크스는 다시 추방당했다고 하는구나.

 

3.

파리에서 추방된 마르크스를 받아줄 만한 곳은 많지 않았어. 그래서 간 곳이 런던이었단다. 처음 런던 도착했을 때는 잠시 머무를 생각이었어. 하지만 그는 그곳에만 삶을 마감할 때까지 15년 동안 머물게 된단다. 이미 유럽에서 유명해진 마르크스였지만, 런던 사람들의 특유의 무관심으로 마르크스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단다. 그리고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사람들도 마르크스의 거친 성격과 공격적인 독설로 멀어지고 그의 가족들과 엥겔스만이 곁에 있었어.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보면 그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세계는 우선은, 합법적인 의회 제도를 통해 세력을 확대한 후 정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었어. 그 후에 혁명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부르주아지의 소멸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했어. 런던의 망명객에 대한 무관심 때문인지 그는 재정적으로 늘 어려움을 겪었단다. 대중을 상대로 강의도 하긴 했지만 돈벌이는 시원치 않았어. 결국 마르크스 가족은 빈민굴까지 이사를 갔고, 빚쟁이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아들 둘과 딸 하나는 어렸을 때 죽고 말았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마르크스와 아내 예니는 잘 받아들였단다. 아내 예니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정말 남편을 많이 존경했나 보구나. 엥겔스가 생계비를 대주긴 했지만 역부족이었어. 아침 일찍 대영박물관의 열람실을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오는 마르크스의 일과였단다..

그러다가 미국의 <뉴욕 트리뷴>지에서 제안이 와서 고정 기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일로 생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대. 이 일은 약 10년간 계속되었는데, 가끔 엥겔스가 대필을 해주기도 했대. 대단한 엥겔스님이구나.

..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경제공황의 징후들을 주목했다는구나. 1857년 극심한 불경기가 있어서 그들은 혁명이 일어나기를 기대했지만 그들이 예측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어. 하지만 1864년에 인터내셔널이라고 하는 국제 노동 운동 조직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단다. 마르크스는 결성 선언문과 규약 등을 작성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어. 하지만 이 조직은 1871년 파리 코뮌이 붕괴된 이후 와해되었다고 하는구나. 마르크스가 예언한 새로운 세상은 쉽게 출현하지 않았단다.

 

4.

아빠가 얼마 전에 김수행님이 쓴 <자본론 공부>를 읽고 이야기해 준 적이 있잖아. 그 자본론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단다. 마르크스를 이야기하면서 자본론을 빼놓을 수 없겠지. 자본론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잉여가치가 왜 생기나 하는 것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돼. 공산당 선언과 그 전에 그가 쓴 경제서들의 기조가 그대로 담겨 있어. 지난 과거와 역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했어. 그는 역사를 계급의 투쟁으로 보았고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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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그는 인간 생활에서 행위의 근본적 원천은 인간들이 경제 투쟁에서 맺고 있는 계급 간의 연합 관계에 있으며, 이러한 원천은 인간들이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강력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것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려면 한 가지 요소만을 알면 된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지배계급에 속하는가 아닌가, 그들의 행복한 삶이 지배계급의 성공이나 실패에 달려 있는다, 그들이 기존 질서의 유지를 꼭 필요로 하는 위치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처해 있는 현실적인 사회적 위치가 그들의 행위를 결정하는 주원인이다. 일단 이것을 알기만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개인적 동기와 감정들, 이를테면 그들이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관대한가 인색한가, 현명한가 어리석은가, 야심적인가 수수한가 따위는 연구와는 비교적 무관한 것이 된다.

(216)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를 이해해야만 한다. 부르주아 계급은 현상을 유지하고자 할 뿐 세계를 바꿀 생각이 없다. 이들은 자기 계급의 현상 유지를 위해 잠정적 도구로 쓰이는 개념들에 의거해서 행위하고 생각한다. 부르주아들이 사용하는 개념은 자기 계급과 함께 발전한 특정한 역사단계의 산물이며, 외양에 상관없이 부르주아 계급의 현상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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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본은 소수에게 집중이 될 것이고, 빈곤이 예속되고 노동자들은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어. 그러다가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여 단결된 조직이 만들어지고 이들의 혁명에 의해 자본주의는 파멸하고 국가의 기능을 잃고 사라진다고 했어.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변화하는 혁명적 변혁기가 필요하다고 했지. 마르크스의 예언이 모두 맞아 들어간 것은 아니야. 하지만 중앙통제가 집중되고 대기업이 사회 정치 영역에 영향을 주고 산업과 과학이 전쟁형태에 변화를 주고 생활 방식이 급격히 변한다는 예언은 불행하게도 정확하게 맞았단다. 마르크스 1권을 출간하고 나서 그는 2, 3권은 마무리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는데, 나머지는 그의 영혼의 단짝 엥겔스가 정리해서 출간하였다고 하는구나.

 

5.

아빠가 이 편지를 시작하면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르크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고 했잖아. 사실 마르크스는 그의 삶보다 그의 사상이 훨씬 중요하고 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러니 이번 독서 편지는 앙꼬 빠진 찐빵인 것 같구나. 처음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좀더 쉬운 책을 찾아봐야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마르크스에 관한 영화는 없나? 하고.. 그래서 검색해보니, 우연히도 작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던 영화가 한 편 있더구나. <청년 마르크스> 우리나라에서 올 봄에 개봉을 했었어.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는지 한번 검색을 해봐서 봐야겠구나. 그를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구나. 마르크스는 왜 그렇게 처절하게 투쟁을 했을까. 그는 무엇과 싸운 것일까. 지은이는 마르크스가 맞서 싸운 것은 당대 천박하고 냉소적인 사회와 싸웠다고 했어. 불의의 시대와 싸운 인물 마르크스그가 독선적이고 자기편이 아닌 이들을 적대시했지만, 그를 잘 알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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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이에 비해 마르크스가 맞서 싸운 상대는 당대의 천박하고 냉소적인 사회였다. 그가 보기에 기존 사회는 극심한 혐오감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저속화하고 타락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타락한 사회보다 더 강하고 질겼다. 마르크스는 정신적, 정서적으로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지 않았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의지 또한 강했다.

마르크스를 괴롭혔던 원인들은 밖에 있었다. 그것은 빈곤과 질병, 그리고 적의 승리였다. 그의 내적 삶은 단순하고 확고했던 것 같다. 마르크스는 세상을 단순히 흑백의 시작으로 보았다. 그에게는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은 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누구 편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 편을 위해 싸우는 데 평생을 보냈으며, 결국에는 그 편이 승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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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19세기 사상가 중에 칼 마르크스만큼 인류에게 직접적이고 체계적이며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없다.

책의 끝 문장 : 그 결과 오늘날까지도 마르크스의 사상은 인간의 행위 방식과 사유 방식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적 힘들 중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31-32)

마르크스가 추구한 것은 새로움이 아니라 진리였다. 다른 사람들의 저서에서 진리를 발견하면 그는 자신이 새로 종합한 이론 속에 그것을 결합하려고 애썼다. 그의 사상의 기본 방향이 모습을 갖춘 파리 시절에는 특히 그랬다. 결과에서 독창적인 것은 어느 하나의 구성요소가 아니고 중심 가설이다. 중심 가설이 각 구성요소를 나머지 모든 구성요소들과 결합시킴으로써, 부분들은 단일한 체계의 전체 안에서 전제와 결론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59)

마르크스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매우 뛰어난 유머감각을 갖고 있었던 그는 평생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경박했다거나 천박했다고 평가한 사람은 당시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그는 그러다가도 시대상황이 바뀌어 긴박하고 비참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늘 그렇듯이 곧 정신을 차리고는 정력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탐구하고 비판하는 데 몰두했다.

(90)

진정한 자유는 외적 통제에서 벗어나 자기를 극복하는 데 있다. 이것은 자신이 무엇이고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발견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자유는 자신이 살고 있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을 필요적으로 지배하는 법칙들을 발견하고 자신의 합리적 본성, 즉 준법적 본성의 잠재력들-이러한 잠재력들의 실현은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을 ‘유기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뭇 개인들 안에서 스스로를 표현한다-을 현실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135)

피지배자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항적이 되고 결국 전제적인 소수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데 생명을 바친다. 상황이 유리할 때는 피지배자들은 소수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피지배자들은 이미 오랫동안 노예 상태에 머무른 탓에 점차 타락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기 주인들의 이상보다 더 높은 이상을 품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침내 피지배자들이 권력을 쥐게 되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억압했던 과거의 지배계급 못지않게 비합리적이고 부정한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한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그들이 새로운 피억압계급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차원에서의 투쟁을 또 다시 시작된다. 인류 역사는 그러한 투쟁의 역사이다.

(186)

마르크스는 역사의 본질을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한 인간의 투쟁으로 보았다. 인간은 자연의 왕국에 속해 있으므로-자연의 왕국을 초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자신을 완전히 실현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곧 인간이 신비롭고 자의적이면서 동시에 필연적으로 보이는 힘들의 노리개에서 벗어나 그 힘들과 자기 자신을 지배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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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언수 소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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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소설가 김언수님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소설집을 읽었단다. 아빠가 그 동안 읽은 김언수님의 소설들은 장편들뿐이었어. 아참, 단편을 하나 읽었구나. 김유정 문학상 수상집에 포함되어 있던 <존엄의 탄생>이라는 단편을 읽었었지. 김언수의 소설들은 일단 재미있단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 모두 재미있었단다. 유머코드로 도배한 소설도 있고, 기발한 설정에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단다.

어떤 소설가들은 소설들을 읽을수록 실망감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김언수님의 소설들은 찾아 읽으면 읽을수록 존경심이 팍팍 늘게 되는구나. 소설집의 뽑은이라는 소설을 읽다 보면, 권투는 할 줄 몰라도이라는 기술은 한번 배워보고 싶게 했단다. 짧게 툭툭 치는 기술인 잽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글은 본 적이 없었어. 먼저 잽을 어떻게 익히는지 설명을 한번 같이 읽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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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이게 잽이라는 거다. 어깨와 주먹에 힘을 빼고, 툭툭, 주먹으로 치는 게 아니라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빨리 꺼내온다는 느낌으로 팔을 뻗는 거야. 툭툭, 스텝을 밟으면서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툭툭, 발의 움직임을 따라 몸에 리듬을 타면서, 툭툭, 상대가 짜증이 나도록, 상대가 초조해지도록, 상대의 얼굴에서 서서히 분노가 차오르도록 툭툭, 계속해서 날리는 거야. 그럼 알아서 무너져. 잽으로 다 무너뜨린 다음 한 방에 보내는 거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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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런 잽이 중요하냐고? 이어지는 멋진 말을 한번 들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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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링이건 세상에건 안전한 공간은 한 군데도 없지. 그래서 잽이 중요한 거야. 툭툭, 잽을 날려 네가 밀어낸 공간만큼만 안전해지는 거지. 거기가 싸움의 시작이야. 사람들은 독기나 오기를 품으라고 말하지. 마치 싸움을 할 때 독기를 품으면 훨씬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말하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뜨거운 것들은 결코 힘이 되지 않아. 그렇게 뜨거운 것들을 들고 싸우면 다치는 건 너밖에 없어. 정작 투지는 아주 차갑고 조용한 거지. 상대방은 화가 나 있어. 네가 자기 땅에 함부로 들어왔으니까. 네가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으니까. 상대방은 아주 뜨거워졌지. 하지만 너는 차가워. 너는 그저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를 가져오고 있는 중이니까. 툭툭, 방울토마토 하나. 툭툭, 방울토마토 두 개. 툭툭, 방울토마토 세 개. 상대방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여전히 방울토마토를 가볍게 가져올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 거지. 싸움은 그렇게 잔인한 거야. 어때? 너는 끝없이 잽을 날리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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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읽어보면 잽은 링 위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는 가끔은 냉정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가볍게 잽을 던지듯 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아빠도 잽을 배우고 싶은 거야. 툭툭, 툭툭, 말이야.

 

 

1

<금고에 갇히다> 이 소설은 설정이 재미있단다. 전과 10범의 남자와 전과 4범의 남자가 금고 회사에 다니는 여자를 꼬셔서 같이 은행금고를 털기로 했어. 금요일 오후 9시 안전하게 금고를 따고 들어왔어. 이제 돈을 쓸어가기만 하면 돼. 그런데 금고 회사에 다니는 여자는 너무 좋아해서 리액션을 너무 크게 한 나머지, 금고문을 지지하던 지지목을 그만 발로 차버렸고, 금고문은 손쓸 틈도 없이 쾅 하고 닫혀버렸어.

그 금고는 안에서 절대 열 수 없는 구조였어. 그들 셋은 금고 안에 갇히고 만 거야. 금고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 금요일 오후 9시이니까, 경찰이 그들을 현행범으로 잡는 것도 월요일 아침이나 되어야 했던 거야. , 이런 시츄에이션이 다 있냐읽고 있는 아빠마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든단다. 그들도 자포자기하고 주사위 게임이나 하고 있었어. 그런데 여자가 재미있는 제안을 했어. 자신은 협박에 끌려들어온 것으로 해달라고 했어. 그러니까 어차피 잡혀 들어가는 것. 자신은 살려달라는 것이지. 그러면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고 했어. 단 한 명만…. 남자 둘은 동의했고, 단 한 명을 결정하고 위해서 그들은 주사위 게임을 했어. 경찰에 잡혀 경찰서에 다시 잡혀 들어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야. 그들은 주사위 게임에 월드컵 결승전을 앞둔 사람만큼 긴장을 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예상치 못한 반전에 아빠도 같이 긴장되고 마음껏 웃었단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설정의 소설은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이라는 소설이었어. 경찰에 끌려간 주인공 송정오. 자신은 왜 경찰에 끌려왔는지도 몰랐어. 알고 보니 간첩 의심을 받고 끌려온 것이었어. 왜냐하면 송정오의 아버지가 간첩이었다가 지금은 행적도 없이 사라졌거든.. 최근에 간첩 한 명이 죽었는데 그 범인으로 경찰은 송정오를 지목했어. 송정오는 아니라고 이야기했어. 맞아, 송정오는 간첩도 아니었고 범인도 아니었어. 하지만 경찰은 고문을 하며 진술서를 쓰지 않으면 더 심한 고문을 하겠다고 했어.

, 송정오는 고문이 싫어서 경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서를 써주었어. 하루를 꼬박 진술서를 썼더니, 마치 글쓰기 선생님이 글을 고쳐주는 것처럼 지적을 해주었어. 그래서 다시 진술서를 쓰고다시 지적을 당해서 몇 번이나 다시 진술서를 썼단다. 그러면서 점점 진술서는 매끄러웠고, 자연스러운 글이 되었어. 이렇게 진술서를 몇 번이고 다시 쓰는 장면을 읽다가 이 소설의 제목이 문득 떠오르게 되면 미소를 짓게 만든단다. , 이 소설의 제목이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이었지이야기는 그냥 그런 이야기인데, 제목을 기가 막히게 뽑은 소설이었어.

 

 

2.

그 밖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어. 읽다 보니 공통점이 하나를 발견했단다. 주인공들의 심성이 착하다는 거야. 삶은 비참하고 밑바닥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주인공들의 내면 깊은 곳의 그를 이루는 기둥은착함이었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번 소설 뿐만 아니라 아빠가 읽은 그의 장편 소설 <뜨거운 피>, <캐비닛>의 주인공들도 그랬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주인공들을 안 좋아할 수가 없었고 말이야.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구나. 얼마 전에 미국에 억대 판권이 팔렸다고 하는,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설계자들>도 빨리 읽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나에게는 오래된 샌드백이 하나 있다..

책의 끝 문장 : 눈부시고,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 때문에 금세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9-10)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요즘의 깡마른 내 몸을 보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나는 권투를 배운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였다. 선수로 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취미생활이나 체력단련을 위해 배운 것도 아니었다. 에두아르마네는 열다섯 살을 두고 ‘세계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키고 싶은 나이’라고 말했다. 꼭 그런 기분이 드는 시절이었다. 나는 늘 무언가에 잔뜩 화가 나 있었는데 그 분노의 정체는 대체로 터무니없거나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63)

"통두사님! 그것은 띄엄띄엄 정신이 아니에요. 띄엄띄엄 정신은 뭘 하기는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좀 띄엄띄엄 하자는 것인데 통두사님은 아주 퍼져 있잖아요."하고 통두사의 말에 끼어들었다. 통두사는 약간 뜻밖이라는 듯이 야쿠르트님도 이런 말을 다 할 줄 아시네, 하며 껄껄 웃었다. 이어 통두사는 야쿠르트님의 지적은 참으로 좋은 지적이지만 그것은 띄엄띄엄 살기 운동의 정신을 너무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두사의 견해에 따르면 미시적 입장에서 띄엄띄엄 살기 운동의 정신이란 한 개인이 너무 열심히 말달리려는 사람들로만 가득차 있기 때문에 자기처럼 전혀 말달리지 않는 백수계가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 말달림의 진행 속도를 떨어뜨려서 사회 전체를 띄엄띄엄 발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5)

"응, 아침에 마시는 맥주 좋아. 좋은 사람들이랑 우스운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맥주도 좋은데, 맥주라면 역시 밤새워 일을 끝낸 다음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시는 맥주가 최고지. 너희들은 출근해라. 나는 이제 맥주 마시고 잔다. 뭐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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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9-01-13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웃음이 필요해서 바로 읽고 싶은 책 눌렀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bookholic 2019-01-13 22:20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도 재밌어야 할텐데요....^^
새로운 한 주 내내 행복하시길...
 















(15)

아직 세수도 못 했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원자를 이해해야 한다. 원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양자 역학이다. 이쯤 되면 양자 역학이 궁금해질 법도 한데.

(29)

전자는 크기가 거의 없을 만큼 작기 때문에, 서울시만한 공간 안에 농구공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몸도 원자로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은 사실상 텅 비어 있다. 다른 모든 물질도 마찬가지다. 재물에 욕심을 갖지 마시라. 모두 비어 있는 것이다.

(31)

결국 원자를 이해하려면 전자의 운동을 이해해야 한다. 무거운 원자핵은 가만히 있고, 전자가 그 주위를 분주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시 서울시만한 원자를 생각해 보자. 당신이 부산에서부터 원자를 향해 접근한다면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은 전자다. 농구공 크기의 원자핵은 사대문 안까지 들어가야 볼 수 있다. 전자가 당신을 싫어해서 밀어낸다면 원자핵을 보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 원자들끼리 만났을 때에도 먼저 마주치는 것은 언제나 상대방의 전자다. 전자들끼리는 서로 미워한다. 밀어낸다는 말이다. 따라서 원자핵끼리 만나기는 힘들다. 나중에 보겠지만, 언제나 서로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함께하기도 하다. 원자가 결합을 이룰 수 있는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존재할 수 없다.

(37)

이것으로 양자 역학의 핵심은 다 이야기했다. 하지만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 분들이 대부분이리라. 그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 물리학자들도 처음에 어리둥절해 했으니까. 사실 이제부터 질문이 터져 나와야 정상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확률이라는 개념이 나와야 하는 것일까? 전자가 정말로 2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나가나? 하나의 전자가 둘로 쪼개졌다가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인가? 모두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앞으로 하나하나 짚어 볼 것이다. 일단 여기서는 전자라 확률의 파동이라는 것이 원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만 이야기하자. 이 모든 것은 원자를 이해하려고 시작한 것이니까.

(65)

유일한 근거는 우리의 경험뿐이다. 과학의 역사가 우리에게 일관되게 들려주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으니, 바로 경험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돌고, 우주는 팽창하며, 생명은 진화한다. 빛의 이중성은 경험과 직관의 빈약한 근거를 다시 한번 보여 준다.

(67)

정상 상태는 불연속적이다. 쉽게 말해서 전자의 원운동 궤도가 공간적으로 띄엄띄엄하게 존재한다. 양자 역학이 원래 띄엄띄엄함의 학문이라 그 자체는 그래 놀랍지 않다. 문제는 띄엄띄엄한 궤도들 사이를 전자가 이동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오직 정상 상태의 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웃한 두 궤도를 넘나들 때, 그 사이에 공간에 존재하지 않으면서 지나가야 한다는 말이야. 태양계로 예를 들자면 지구 궤도에 있던 전자가 사라져서 화성 궤도에 짠 하고 나타나야 한다. 이런 운동은 기존의 물리학에서는 불가능하므로 역시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것을 양자 도약이라 부른다. 빛의 입자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가?

(78-79)

플랑크가 씨 뿌리고 아인슈타인이 키운 이중성은 드 브로이에 이르러 꽃을 피우고 슈뢰딩거가 수확한다. 콤프턴 실험으로 빛의 입자성이라는 미친 생각이 갑자기 상식이 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이제 루이 드 브로이(192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재)는 거침없이 질문한다. “전자는 입자인가?” 슈뢰딩거는 아예 전자의 파동 방정식을 만든다. 보어가 발견한 정상 상태와 양자 도약의 광맥은 하이젠베르크가 개발한다. 하이젠베르크가 만든 행렬 역학은 정상 상태를 구하는 수학적 방법을 제공한다. 그 이론에는 양자 도약이 자동 내장되어 있다.

(81)

파동이면서 입자다. 하나의 정상 상태에서 다른 정상 상태로 전자가 도약한다. 여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표현이 등장한다.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특수 상대성 이론도 직관과 맞지 않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은 가능하다. 반면 파동이면서 입자라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입자가 파동의 모습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양자 도약 하는 전자를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자 역학은 정말 이상하다. 하지만 문제는 원자가 아니다. 문제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106)

왜 빛으로 측정하는가? 좋은 질문이다. 빛이 아닌 다른 물체, 예를 들어 전자를 이용해서 전자의 위치를 측정할 수도 있다. 전자 현미경이 그 예다. 이 경우도 똑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전자도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고 운동량과 파장이 드 브로이의 공식으로 기술된다. 전자 현미경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전자의 파장을 작게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전자의 운동량이 커야 한다. 운동량이 큰 전자는 충돌 시 큰 충격을 주어 측정당하는 전자의 운동량을 크게 교란한다.

(108)

보어는 더 나아가 문제는 우리가 가진 언어에 있다고 지적했다. 상보적인 두 개념은 일상에서는 분리되어 보인다. 우리의 언어는 입자파동과 같이 이들을 분리된 상태로 기술할 뿐이다. 문제는 전자가 이중성을 가진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상보적으로 가지는 상태에 대한 언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어휘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 부재의 문제다.

(114)

과학의 역사는 인간의 상식이나 경험이 얼마나 근거 없는가를 보여 준다.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돌고, 지구상의 생명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보잘것없는 암석 덩어리 같은 것이며, 우주는 138억 년 전 폭발하며 생겨났다. 일견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사실이 옳다는 것을 알려 준 것이 과학이다. 과학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철썩같이 믿고 있는 상식조차 의심해야 한다. 따라서 과학의 핵심은 합리적 의심이다. 허나 의심 전문가인 과학자들조차 상식의 덫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직관 때문이다.

(129)

만약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없다면 확률을 피할 수 없다. 상태를 결정하기 위해 뉴턴 역학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모두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사위를 던질 때 우리는 확률을 생각한다. 각 면이 나올 확률은 6분의 1, 이것은 우리가 주사위의 초기 상태를 정확히 모른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사위의 초기 상태를 왜 모른단 말인가? 주사위는 손바닥 위의 어느 위치에 정지해 있다. 따라서 웬만한 물리학자라면 주사위의 궤적을 계산하여 어느 면이 나올지 예측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주사위 던지기는 완벽히 무작위적인 과정은 아니다. 잼 바른 빵은 항상 잼 바른 면으로 떨어진다는 머피의 법칙은 빵의 낙하 운동으로부터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이것은 뉴턴의 고전 역학이 결정론적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결국 주사위 던지를 확률로 다루는 것은 우리가 게으르거나 물리를 잘 몰라서다.

(130)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아는 것이 왜 불가능할까? 고양이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고양이를 보아야 한다. 본다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 번 겪은 일이지만, 양자 역학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당연한 것을 수도 없이 다시 되짚어야 한다. 본다는 것은 빛이 고양이에 충돌해서 튕겨 나와 그 일부가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양자 역학적으로 빛은 입자이기도 하다. 빛에 맞으면 충격을 받는다는 말이다. 당신이나 고양이같이 큰 물체는 빛에 맞아도 아무렇지 않지만, 전자라면 사정이 다르다. 전자같이 작은 입자는 빛에 맞으면 휘청거린다. 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싶으면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야 하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전자가 받는 충격량이 커진다. 충격은 운동량을 변화시킨다.

(161)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 이른 아침이라면 형광등부터 켜야 한다.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화학 섬유 옷을 입고, 유전 공학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며 거리로 나선다.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터가 길을 안내한다.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를 집어 내밀자 점원이 레이저로 바코드를 읽는다. 자성을 이용한 신용 카드로 결제를 하고, 동작 감지 자동문을 지나 회사로 들어선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여 세계 각지에서 온 이메일을 훑어본다. 이렇게 또 평범한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양자 역학이 없다면 이 글의 내용 중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170)                                                                                                    

인간과 같은 다세포 생물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반응성이 강한 산소를 이용하여 이 에너지를 얻는다. 이 과정을 호흡이라 한다. 원자력이 위험하지만 덕분에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산소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 단세포 생물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것이다. 다른 분자들은 대개 혈액에 섞여 그냥 이동되지만, 산소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에 실어 이동시킨다. 위험물 특별 호송이라 할 만하다. 실수로 산소가 빠져나가 몸속을 돌아다니면 치명적인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산소와 헤모글로빈의 결합, 산소의 에너지 대사 과정 모두가 양자 역학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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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공부 -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 이야기
김수행 지음 / 돌베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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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무엇인가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좀 있잖아.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이것저것 말이지. 그 중에 칼 마르크스라는 사람과 그가 주장한 자본론이라는 것도 한 분야란다. 하지만, 그가 쓴 책들을 그냥 읽어낼 자신은 없어. 아빠의 인문적인 뇌세포는 퇴화되어 있거든. 그래도 알고 싶어서 그에 관한 책들은 몇 권 구입해 놓았단다. 그 중에 하나가 이번에 읽은 <자본론 공부>라는 책이야.

우리나라에서 자본론에 관해서는 일인자로 불렀던 김수행님께서 쓰신 책이란다. 이 책은벙커 1”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고 했어. 자본론에 대해서벙커 1”에서 강의한 것이 2014년이고, 이 책이 출간된 것도 2014년이었는데, 김수행님은 2015년에 돌아가신 걸로 프로필에 나와 있었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안타깝게도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그가 남긴 자본론에 관련된 많은 책들은 아빠처럼 자본론에 궁금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단다.

아빠도 물론 이 책을 읽고 모두 이해하고 싶었단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음,,, 좀 더 쉬운 책을 찾아봐야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인문학적 뇌세포를 좀 살려낸 다음에 다시 한번 봐야겠더구나. 아니면 책보다는 강좌를 한번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면 책 전체는 아니지만, 아빠가 대충 이해한 것만 간단히 이야기해 볼게. 첫 술에 배부를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천천히 자본론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기로 하자꾸나.

 

 

1.

예전에 다른 책에서 <자본론>이라는 책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본 적이 있었어.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추방당한 마르크스가 영국 런던에 와서 15년 전 대영박물관 도서관을 거의 매일 같이 와서 연구를 하고 나서 자본에 대한 방대한 글을 남겼고, 그것을 정리한 책이 바로 <자본론>이고, 1권은 생전에 출간을 했지만, 2권과 3권은 그가 죽고 난 다음에 그의 영원한 동반자였던 엥겔스가 정리해서 출간했다고 했어.

오늘은 마르크스의 생애에 대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을게. 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른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야.

마르크스가 이야기하기를, 세상은 계급 사이의 투쟁으로 계속 바뀌고 있다고 했어.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도 언젠가는 계급 사이의 투쟁으로 새로운 사회가 될 거라 했어. 그런 계급이란 무엇이냐?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로 나누었어.

======================================

(22)

계급은 어떤 사회의 구성원 전체를, 지배하는 사람과 억압당하는 사람으로 나누는 개념입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지배계급은 먹고 살 수 있는 생산수단(예컨대 토지, 도구, 기계, 원료 등)을 스스로 가지고 있으면서 생산수단을 가지지 않은 사회 구성원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인구 집단입니다.

======================================

예전에 피지배계급으로 노예라는 것이 있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지배계급은 임금노동자로 부르고 있다고 했어. 아빠도 임금노동자라고 할 수 있지. 임금노동자란 무엇이냐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아서 임금을 얻고, 그 임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임금노동자라고 마르크스는 이야기했어. 그럼 임금노동자와 노예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차이가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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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물론 임금노동자는 노예와는 다릅니다. 노예는 노예 주인이 가지고 있는말하는 물건에 지나지 않았으며, 노예 주인은 노예를 죽이든 팔아 버리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본가는 임금노동자에게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임금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자기의 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이 지니고 있는노동력을 하루, 한 주, 한 달, 또는 1년에 걸쳐 판매할 뿐이므로, 어떤 자본가가 매우 잔인하게 일을 시키면 그 자본가를 떠나 다른 자본가에 자기의 노동력을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자유는 굶어죽을 자유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노예는 노예 주인이 늘 먹여 주지만, 임금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어버리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임금노동자는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아 임금을 얻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임금노예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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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사회는 무엇인가? 경제 공황이 닥치게 되면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타도하여 새로운 사회를 만든다고 마르크스는 이야기했어. 그 새로운 사회는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생산수단을 보유하고 이익을 나누는 그런 사회가 될 거라고 했어. 그렇게 되면 자본가도 해방되는 것이라고 했어.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가들도 다른 자본가들과 경쟁하면서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이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라는 것은 그 전의 국가와 다른 역할을 한다고 했어. 국가는 자본가 계급 이익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구라고 이야기했는데, 약간 비약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역사적으로 국가가 자본가의 계급 이익을 위한 제도를 만든 것은 쉽게 찾아볼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가가 그런 역할을 많이 해왔어.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섰지만, 자본가를 위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변화는 아직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단다. 우리나라 노동법의 경우 파업은 여전히 불법으로 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세계 대전 이후 한때, 그러니까 1945년부터 197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복지국가가 많이 출현했어. 그래야만 공황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했거든. 하지만 경제라는 것이 늘 예상한 대로 움직이지는 않아. 1970년대 석유 파동과 공황이 같이 오면서 복지국가 실험을 멈추게 되었단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사상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자본주의 사회는 다시 자본가 세력에 유리한 사회가 되었단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국가의 복지 정책은 줄어들었고, 여전히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단다.

 

 

2.

그럼 자본이란 무엇인가? 자본이란 화폐 중에서 자기의 가치를 증식시키는 화폐를 말한단다. 그럼 화폐란 무엇인가? , 자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화폐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단다. 화폐는 상품들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화폐를 알기 위해서는 상품들을 알아야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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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평균 노동자가 그 상품을 만드는 게 필요한 인간 노동의 일반적인 양이 있어. 이 노동량에 의해 상품의 가치량을 결정한다고 했어. 그런데 상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기계를 발명했다고 해보자. 그렇게 되면 인간 노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품이 싸지겠지. 하지만 상품의 가격은 그렇게 간단하게 정해지는 것이 아니야. 실제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어서 시장가격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해. 시장가격은 상품의 가치를 중심으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단다.

그리고 화폐라는 것은 이 상품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이야. 예전에는 물물교환으로 상품의 가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화폐를 대신하는 것이 다양했지만, 금으로 통일되면서 화폐라고 하면 금을 떠오르는 시대가 있었단다. 금은 적은 양으로 높은 가치를 나타낼 수 있어서 금이 한동안 화폐로 쓰였어. 그러다가 1975년 미국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미국 화폐인 달러를 전세계 화폐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어. 아무도 그것에 딴지를 걸 수 없었고, 달러가 전세계의 화폐가 되었단다. 이 이야기는 미국이 마음대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소리야.

화폐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으로 생산수단을 샀다고 하자. 그 생산수단에 인간의 노동력을 들여서 생산수단을 산 화폐보다 더 큰 돈을 만들어냈다고 하자원래 가지고 있던 화폐와 노동력에 대한 임금(화폐)를 더한 것보다 큰 돈을 만들었을 때 더 만들어낸 화폐를 잉여가치라고 한단다. 이렇게 되었을 때 처음 투자했던 화폐를 바로 자본이라고 이야기해.

예를 들어 70원을 가지고 생산수단을 마련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노동력 30원을 들여서 120원짜리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 70원은 자본이 되는 거야.. 70원은 120원짜리 물건을 만들어내고도 여전히 70원이기 때문에 불변 자본이라고도 해. 거기에 노동력 30원을 투자해서 120원짜리 상품을 만들었으니, 늘어난 20원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냐…. 그것은 바로 노동력 30원에 의해 50원을 만들어낸 것이야 그래서 그런 노동력을 가변자본이라도 부른대. 그런데 노동력으로 50원의 가치를 만들어냈지만, 노동자는 30원만 갖고 잉여가치가 된 20원은 자본가가 가져가게 되는 거야. 이것이 바론 자본주의 시스템이고, 자본가는 아무런 노동을 하지 않았는데 잉여가치 20원을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더욱더 축적이 되는 거야. 노동력을 착취해서 만든 돈이 되는 거야.

그래서 마르크스가 생각한 새로운 사회는자본가가 가져가는 잉여가치를 다시 노동자에게 돌려주는 사회야...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단순해. 생산수단을 노동자 전체가 공동으로 보유하게 되면, 잉여가치가 자본가에게 갈 필요가 없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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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지만 새로운 사회는 오지 않아. 자본가가 쉽게 생산수단을 내놓지 않을 테니. 오히려 자본가는 어떻게 하면 잉여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생각하겠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산수단은 불변자본이니까, 가변자본인 노동력을 착취하면 되는 거야. 노동자를 착취해서 더 많은 잉여가치를 착취하려는 거야.

이것이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19세기의 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야. 자본주의 사회가 변화해 와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그 기본적인 틀은 여전한 거야. 자본가들은 잉여가치를 축적하기 위해 여전히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경우가 많고, 작업 환경에 투자를 하지 않아서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던 비정규직의 사망 소식은 여전히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단다. 그런 것의 가장 큰 원인은 자본가의 잉여가치 축적이고, 국가가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축적하기 유리하게 제도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인 거야.

또 잉여가치를 증가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노동 시간을 연장하는 거야. 늘어난 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더 준다고 해도 자본가에게 이득이 된단다. 생산수단 비용은 그대로인데 가변자본인 노동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덩달아 잉여가치가 늘어나고 그 중에 일부를 노동자에게 주게 되니까 말이야. 그리도 노동자 생활비를 싸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이론적으로 맞는 말인데, 사회라는 복잡한 시스템에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노동생산성을 높여서 잉여가치를 높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생겨난 것이 분업이고, 나아가 기계적 대공업으로 변화하면서 노동생산성을 높였단다. 그 밖에 치사한 방법으로 난방을 줄이거나 조명을 줄이는 방법도 있고,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결국 잉여가치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란다. 노동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하지만, 결국 그것은 자본자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어주고 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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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문제는 사회의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어. 하지만, 사실 실업자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이야기하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실업자가 어떤 역할을 하길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까. 만약 갑작스럽게 생산 규모가 커졌다고 해보자. 그러면 바로 실업자들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어.

그리고 호황기에 실업자들을 이용하여 노동자들의 요구를 억압할 수 있다고 했어. 호황기에 노동자들이 높은 임금을 요구하면 그들을 자르고 실업자들을 고용할 수 있으니 말이야. 불황기에는 자본가들의 압력을 강화하는 실업자들을 이용하기는 더욱 쉽고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자본가들에게 실업자의 존재는 꼭 필요한 것이야. 그렇게 자본가의 독재가 만들어지는 거지. 돈이라는 무기 앞에 힘없는 노동자는 자본가의 말을 잘 들어야겠지. 그렇지 않으면 실업자 신세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나라마다 실업률을 구하는 방식이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범위를 너무 좁게 산정해서 실질적인 실업률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하는구나. 지난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된다고 해말이 안 되는 계산법이구나. 통계청에서 이야기하는 수치에 약 6.5배는 해야 실질적 실업률이 된다고 해. 그러니 우리나라 실업률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겠지? 실업률이 늘어나면 사회 불안 요소가 늘고 소비 심리도 줄어드는 등 좋지 않은 지표가 나타난단다. 그러면 실업률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복지를 늘리고 노동 시간을 줄이여 하는데, 이것은 자본자의 재산 축적과는 방향이 다른 방향인 거야. 그러니까 국가가 개입의 필요한 것이란다. 그보다 새로운 사회가 필요하겠지.

 

 

4.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앞으로 계급 투쟁을 통해서 새로운 사회로 바뀐다고 이야기했잖아. 즉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있기 마련인데 이것은 투쟁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자본가의 재산을 빼앗아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게 된다고 해. 혁명이지. 혁명적 계급 투쟁을 통한 새로운 사회의 출현. 그것이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사회란다. 새로운 사회가 되면 주식회사도 필요 없게 돼.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는 형태잖아.. 하지만 주주가 없어도 회사는 아무 영향이 없이 잘 돌아가. 회사의 주인이 굳이 주주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노동 조합이 회사를 접수해도 잘 돌아간다는 것이지..

새로운 사회가 오면 주주가 아닌 생산협동조합이 회사를 소유하게 된다고 했어. 자본가가 없어지면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사라지고 말이야. 자본주의 문제는 자본가 계급이 해결할 수 없다고 했어. 현재 자본주의 문제는 자본가 계급의 재산을 사회의 공동재산으로 전환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했어. 노동자들의 연합이 혁명을 완수할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어. 그런 역량으로 대자본가의 재산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지. 그런데 마르크스가 생각하는 새로운 사회가 쉽게 불쑥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아빠가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 몸이 배여 있어서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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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새로운 사회가 이미 출현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러시아라는 나라에서 그가 예견한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타났으니까 말이야. 그의 예상했던 새로운 사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 가다가 결국 100년도 채우지 못하고 역사에서 사라지고 말았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가 망할 것이라고 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그 모습을 교묘히 바꿔가면서 여전히 건재하고 있단다.

물론 자본주의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 마르크스가 주장한 내용들을 일부 받아들이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단다. 비록 건재하다고 하지만, 현재 자본주의 사회는 위기에 봉착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란다.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공황.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 불안정한 사회 구조. 경쟁을 우선시 하다 보니 더욱 소중한 가치를 짓밟아서 생명의 터전인 지구의 위기  어쩌면 인류가 멸종이 될 수도 있는 위기..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단다. 자본주의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도 하지만, 여전히 지구의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를 신봉하면서 성장과 경쟁을 외치고 있단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는데…. 어쩌면 자본주의의 끝은 인류가 사라져야 끝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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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이 책의 뒷부분에 대한 메모는 거의 하지 않아서 뒷부분에 대한 내용은 별로 이야기하지 못했단다. 오늘은 우선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책을 다시 읽든 아니면 다른 책을 통해서 자본론에 또 이야기를 해볼게.

 

PS:

책의 첫 문장 : 이 책은 마르크스(1818~1883)의 주요 저서인 세 권의 <자본론:정치경제학 비판>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설명합니다.

책의 끝 문장 : 왜냐하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의생성, 발전, 소멸의 법칙을 해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8)

마르크스의 무덤은 런던 시내의 북쪽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으며, 비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해석하는 일에만 열중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다."

(34)

그래서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해방되면 자본가도 해방된다고 말합니다. 이리하여 자본주의 사회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합니다. 자유로운 개인들이 토론하여 사회 전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모든 주민들이 ‘자기 능력의 따라 일하면서’ ‘자기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모두가 참여하고 모든 성과를 평등하게 나누는 민주주의’가 나타날 것입니다.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중국, 북한, 쿠바 등이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류입니다.

(43)

자본가들은 더 큰 이윤을 얻기 위해 기술혁신을 촉진하여 더욱 다양한 상품들을 많이 생산하면서도, 임금노동자들에게는 더욱 낮은 임금을 주며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정부의 복지 정책에 필요한 세금을 더욱 적게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리하여 생산력의 증가에 어울리는 분배 관계와 소비 수준 등 생산관계가 형성되지 않아서, 상품들이 팔리지 않으면서 생산지 정체되고 공장은 놀게 되며 실업자가 생기고 주민의 생활수준은 저하하여 실망과 자살이 증가한 것입니다.

(131)

최근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는 "실업자를 줄이는 것은 민간기업의 고유한 영역이다"라고 강변하고 있는데, 이것은 경제의 ABC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대규모 실업자는 결국 따져 보면, 민간기업들이 취업자를 대규모로 해고해야 기업의 수지가 맞겠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취업자를 해고한 민간기업에 다시 고용하라고 하면 민간기업이 순순히 받아들일까요? 이 때문에 정부는 실업자를 고용하는 민간기업에게 공적 자금을 지원하거나 세금을 삭감해 준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이윤을 더 많이 얻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취업노동자를 해고하여 실업자로 만들기도 하고 실업자를 고용하여 취업자의 수를 늘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업자의 문제를 민간기업에게 맡기는 것은 애초에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68)

자본가와 노동자 둘 다 상품 교환의 법칙으로 볼 때는 맞는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립니다.

"쌍방이 모두 동등하게 상품 교환의 법칙에 의해 보증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동등한 권리와 권리가 맞섰을 때는 힘이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하여 자본주의적 생산의 역사에서 노동일의 표준화는 노동일의 한계를 둘러싼 투쟁, 다시 말해 총자본 즉 자본가계급과 총노동 즉 노동자계급 사이의 투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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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맥없이 누워 있으려니 가을 새벽의 새파란 하늘이 올려다보였다. 하얀 양들이 푸른 들판을 천천히 걸어가는 것 같았다. 문득 고향이 그리워졌다. 한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추억들이 영화처럼 어른거렸다. 저절로 눈이 감기고 잠이 쏟아졌다. 고향에 대한 추억이 꿈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103)

하루아침에 민심이 바뀌다니. 우리가 서울에서 보았던 민중들의 표정은 전부 거짓이었을까? 서울역 광장에 모여 있던 의용군은 모두 강제로 끌려나온 이들이었을까? 인민군이 다시 오면 이번에는 또 인민군 만세를 부를 것인가? 내가 도시마다 돌아다니며 떠들어댄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게 아닐까? 모두들 내 등 뒤의 다발총 앞에 굴복했던 것뿐이었을까?’

(227)

젊은 배식담당의 살기 어린 고함에 감방은 조용해져버렸다. 정찬우는 문득 운전수 윤성남이 떠올랐다. 북이 옳은 건지, 남이 옳은 건지 분간을 할 수 없는 혼돈에 빠진 채 정신착란을 일으킨 듯 발광하며 굴 밖으로 뛰어나가 죽은 그의 최후가 떠올랐다. 젊은 배식담당과 운전수만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배운 사상이론은 단순했지만, 전쟁은 모든 사람의 생각을 헝클어놓았다.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던 이봉춘도 그랬고 박창섭도 그랬다. 어쩌면 정찬우 자신도 정신분열 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진리나 절대 선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북 아니면 남을 선택해야 하고, 공산주의 아니면 자본주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정신을 분열시켜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찬우는 그만 벽에 눈을 감고 말았다.

(286)

도대체 이남이나 이북이나 뭐가 서로 다르단 말인가? 제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같아서, 돈과 권력을 차지한 악마 같은 인간들에게 지배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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