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내 영혼 노을처럼 번지리

겨레의 가슴마다 핏빛으로

내 영혼 영원히 헤엄치리

조국의 역사 속에 핏빛으로

-       장준하

 

(215)

신념이란 우리 인간이 가질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생명력이란 것을, 나는 체험을 통해 확신했다. 나의 신념은 앞으로 계속 날 지배하고, 또 내가 속해 있는 단체를 지배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내가 사랑하는 내 나라도 나의 신념을 필요로 할 것이다.

 

(227)

장준하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임시정부의 문제점을 국무위원과 교포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고발하기로 작정했다. 국내정세의 보고로 분위기가 처연해지자, 임시정부 내부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요즘 우리는 이곳을 하루빨리 떠나자고 말하고 있다. 나도 떠나고 싶다. 오히려 오지 않고 여러분을 계속 존경할 수 있었다면 더 행복했을지 모를 일이다. 가능하다면 이곳을 떠나 다시 일군에 들어가고 싶다. 일군에 가면 항공대에 들어가 중경폭격을 자원, 이 임정청사에 폭탄을 던지고 싶다.

선생님들은 왜놈들에게 받은 설움을 다 잊으셨는가. 그 설욕의 뜻이 살아 있다면 어떻게 임정이 이렇게 분열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이곳을 찾아온 것은 조국을 위한 죽음의 길을 선택하러 온 것이지. 결코 여러분의 이용물이 되고자 이를 악물고 헤매여 온 것은 아니다.”

 

(349)

<사상계>가 들사람 함석헌을 필자로 발굴한 것은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장준하와 함석헌은 <사상계>를 통해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이후 한국 사상계와 정신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뿐 아니라 언론사와 반독재 민권운동사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장준하가 존재하므로 <사상계>가 있었고, 함석헌의 존재로 인해 <사상계>는 그 존재의 빛을 발휘할 수가 있었다. <사상계>를 매체로 하여 함석헌과 장준하의 가치와 역량은 상승 효과를 띠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은 <사상계>가 사라진 뒤에도 반독재투쟁을 함께하면서 정신적 지도자가 되었다.

 

(355~356)

우리나라 역사는 벙어리 역사다. 무언극이다. 이 민중은 입이 없다. 표정이 없다. 사람인 이상 입이 없으리오만 있어도 말을 아니하고 자라온 민중이다. 할 말이 없어서일까? 아니 있다면 세계 어느 나라의 민중보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입으로는 할 수 없는 말을 가슴에 사무치게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면서도 발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시비비의 판단이야 없지 않지만 있는 소감을 발표했다가는 언제 판국이 바뀌어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것을 오랜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알기 때문에 구차한 목숨 하나를 보전하기 위하여 그들은 벙어리가 되기로 했다. 그러나 민중이 무표정이면 무표정일수록 구경하는 격이 되면 될수록 특권자들의 싸움은 점점 더 노골적이 되고 압박은 더욱더 꺼림 없이 하게 된다. 그러면 비겁한 민중은 더욱 더 무표정한 구경꾼이 됐다. 이리하여 원인이 결과를 낳고 결과가 원인이 되어 세계에서 다시 볼 수 없는 무언극의 역사가 엮어졌다. 참혹하지 않은가. 비통하지 않은가.”

함석헌의 논설은 한국사회에 일대 충격을 주었다.

 

(373)

“6.25 전쟁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이승만과 소련, 중공을 배경으로 한 김일성의 싸움이었지 민중이 한 싸움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서울을 빼앗겼을 때 저 임진왜란 때 선조가 그랬듯이 이승만도 국민을 다 버리고 민중 잡아먹고 토실토실 살이 찐 강아지 같은 벼슬아치들과 여우 같은 비서나부랭이들만 끌고 야밤에 한강을 건너 도망을 간 것이다.

밤이 깊도록 서울은 절대 아니 버린다고 공포하고 슬쩍 도망을 쳤으니 국민이 믿으려 해도 믿을 수 없다. 저희끼리만 살겠다고 도망을 한 것이지 정부가 피난간 건 아니다.”

이승만 시대에는 이 대통령’ ‘이 박사’ ‘대통령 각하정도가 일반적인 호칭이었다. 그런데 함석헌은 아무런 관형사나 존칭 없이 그냥 이승만이라 표기했다.

 

(422)

언론이란 항상 민중 편에 서서 치자의 그릇된 정치로부터 민중을 보호고 치자의 비정을 가차 없이 고발하고 또한 민중을 대변하는 것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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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50호 - 2016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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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 녹색평론 150호는 쿠바에 대한 이야기들이 서너 편 실려 있었단다. 책 표지그림도 쿠바독립영웅이자 저널리스트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인 호세 마르티라는 사람의 초상화였어. 많은 사람들이 쿠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단다. 그것은 이 세상이 미국 주류의 세상이고, 미국에 의해 세상에 움직이다 보니까 그런 거야.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쿠바는 미국의 몇 안 되는 적국으로 분류되니까 미국의 언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을 받는 나라들의 언론 등에서도 쿠바를 좋지 않게 보도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쿠바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나라가 아니란다. 그들은 국제 세계에서 미국의 통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해서, 그것도 민주주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내어 많은 백성들이 자신의 국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단다.

아빠도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야. 녹색평론에서 가끔 쿠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까 알게 된 사실이지. 이번 녹색평론을 통해 오히려 지구의 통치자, 미국이라는 나라가 못된 나라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게 모두 정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단다. 미국 또한 우리나라만큼 불합리한 일들이 많은 나라더구나. 물론, 아래 나열된 것들 말고, 합리적이고 본받을 만한 것들도 많겠지만, 아래 내용들은 어찌 보면 국가가 지켜야 할 기본들을 지키지 못한 것 같단다.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말이야. 그런 미국을 따라 추종하려는 우리 나라는 어떨까? 노 코멘트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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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의 중위 가계소득이 흑인의 중위 가계소득보다 13배가 많고, 1,600만 명이 넘는 아이들(미국 전체 아동의 22%, 흑인 아동의 38%)이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그것도 부적절하게 정해졌다고 악명 높은) 이하에서 살고 있는 나라. 공영 상수도시스템이 유독성 납으로 가득 차 있고, 인프라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으며, 오염이 만연돼 있는 나라. 학교는 재정도 부족한 데다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고, 시민적 담론은 절망적으로 열등한 수준이 되어 있는 나라. 인종적 격리와 빈곤과 실업이 인종적으로 집중(흑인 게토, 아메리카 토착인 보호구역, 라틴계 사람들의 빈민촌에)되어 있는 나라. 3명 중 1명의 흑인 남성은 중죄 전과로 평생을 낙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나라. 정치가와 별로 공적이지도 않은공공정책이 상품처럼 사고팔리는 나라. 지금 보듯이, 대통령 선거라는 게 끊임없이 다수 민중을 소외시키면서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혐오하는 두 사람’(호전적인 강경파 힐러리 클린턴과 미디어 광대, 부동산 재벌이자 의사(擬似) 파시스트 도널드 트럼프) 사이의 경쟁이 돼 있는 나라. 대다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와 현재의 사태들과 기타 문제에 대해서 위험할 정도로 무지하거나 어리석은 편견에 갇혀 있는 나라. 폭력적인 죽음(타살, 자살을 포함해서)이 만연돼 있고, 살인 무기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나라. 정신적 질환이 증폭되고 있는 나라. 자연자원들이 규칙적으로 제거되고 파괴되는 나라.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가능케 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지고, 상업화된 대중적 소회 현성과 영혼 없는 아노미 현상이 확산되는 나라. (알코올 및 마약) 중독과 비만이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는 나라. 경제적 불안정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빈곤 혹은 빈곤에 준하는 상태에서 살고 있는 나라. 식품은 밭에서부터 공장, 기업의 실험실, 운송 수단, 트랙터 트레일러, 창고, 식당, 식품가게를 거치는 동안 체계적으로 오염되고 불순한 물질들과 섞여버리는 나라. 농사는 범죄적이라 할 만큼 그릇된 방식으로, 지역을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나라. 상수도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나라. 연방정부 재량의 지출비용의 절반 이상이 거대한 전쟁기계와제국을 위해서 사용되고, 그리하여 세계 전체 군사비의 반을 지출하는 나라. 텔레비전으로 대학 농구 시합의 마지막 3분을 보는 데도 10분에 걸쳐 쏟아지는 상업광고의 폭격을 받아야만 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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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국에서 곧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단다. 그런데 후보로 뽑힌 두 사람아빠는 잘 모르지만, 누가 되든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 될 거라 하더구나. 미국에도 그렇게 인물이 없나 싶구나. 위의 글에서도 나와 있듯이 미국에서 가장 혐오하는 두 사람이 후보로 나왔다잖아. 이번 녹색평론 150호를 시작하는 글에서 미국의 선거 상황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현재 미국의 상황을 짧게 이야기해주는 듯 했단다. 그것은 정치가 민중을 위한 정치가 아니고, 1%를 위한 정치라는 것이야. 그것은 미국뿐만 아니고 우리나라도 피차일반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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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지금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기묘하게 코믹한 선거 상황은 오늘날 정치라는 것이 다수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외면해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민중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다운 정치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것은 단지 기득권층 엘리트들끼리의 자리바꿈 유희를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다.

여론조사의 추이가 이대로 간다면, 몇 달 후 미국 대통령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치다운 정치의 부재혹은 1%만을 위한 정치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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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쿠바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꾸나. 아빠가 예전에 녹색평론에 읽은 쿠바의 이야기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 중에 하나가 쿠바 의료진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는데, 이번 녹색평론에서도 쿠바 의료진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단다. 그들은 미국의 제재 때문에 신식 의료 기기를 수입하지 못해서 최고급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역량 안에서 창조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낸다고 하는구나. 그들은 직업을 돈벌이가 아닌 의사 본연의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어. 그들의 목적은 오직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일이야. 그래서 세계 어려움을 겪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파견을 가서 도움을 준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의료를 돈벌이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때는 당연히 무료라고 해. 그래서 의료의 목적으로 쿠바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구나.

많은 사람들이 독재자라 부르지만, 쿠바에서는 영웅으로 불리는 피델 카스트로는 국제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진 빚을 인류에게 갚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대. 그래서 쿠바의 의사들이 그런 활동을 하게 된 것이고 세계의 모범이 된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들의 자신들의 가지고 있는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 주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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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쿠바의 의료 종사들은 의료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데 능숙하고, 무상으로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의료진은 대안을 찾도록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건 우리 본성이에요.”라고 메히코는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고, (임무를) 완수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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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녹색평론 150호의 부제는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란다. 개헌. 헌법을 고치는 것을 말한단다. 그럼 지금의 헌법은 언제 적 헌법이냐고? 1987 6월 항쟁을 통해서 만들어진 헌법이란다. 그런데 왜 헌법을 바꿔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단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님이 개헌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반대 정당의 묻지마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지금까지 이어졌는데, 올 봄에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한 이후, 다시 개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단다. 하지만, 대통령이 개런 반대에만은 초지일관하고 있어서 과연 될까? 싶었는데, 얼마전에 자신의 커다란 잘못을 덮으려고 개헌을 하겠다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하루도 못 넘기고 말도 안되는 큰 잘못이 들통나서 개헌이 오히려 덮어졌단다.

아무튼, 30년 전에 만들어진 헌법이 오늘날 상황을 과연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당연한 답변이란다. 그리고, 당시 헌법도 한 세대 사람들을 위한 헌법이지,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헌법인 거야. 그러니 당연히 바꿔야겠지. 그래서 미국의 3대 대통령인 제퍼슨이란 사람은 헌법은 19년마다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대. 그리고 유럽의 몇몇 나라에서는 2~3년 만에 한번씩 헌법을 바꾸는 나라도 있다고 하는구나. 변화하는 세상에 발 빠르게 헌법도 맞춰 나가는 것이 상식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헌법을 고치기가 어려운 것일까? 아무래도 헌법이라는 것이 정치제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정치제도라는 것이 거대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그런 거 아니겠니? 그들이 언제 백성들 걱정하는 거 맞니? 자기들 밥그릇 챙기느라 정신 없지. 그들이 백 번 양보해서 개헌을 하기로 했다고 하자. 그럼, 이제 어떻게 개헌을 하는지가 중요하게 대두될 거야. 그때는 당연히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정치인들보다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이 되어야 제대로 된 헌법이 될 수 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할 수 있는 방법도 미리미리 챙겨야겠지. 개헌은 산 넘어 산이 될 수 있고, 30년만의 개헌이라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어렵다고 그냥 나둘 수는 없는 일이란다. 그리고 앞으로 개헌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2.

이번 녹색평론에 아빠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글이 한편 실려 있었단다. 그것은 요즘 사람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비판의 글이었단다. 아빠를 비롯한 누구나 스마트폰과 자신의 아이들 중 뭐가 더 중요하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당연히 우리 아이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거야. 비교할 수가 없는 대상이지. 하지만, 행동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거지. 아이들과 놀면서,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는 거지. 아직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절실히 받고 싶은데, 스마트폰에게, 컴퓨터에게 자신이 밀린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야.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두고 그런 디지털 기기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지. 정말 일리 있는 말이고, 아빠도 깊게 반성하게 만드는 글이었단다. 그래서 너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어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단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만큼 아빠도 그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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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터클은 자신이 인터뷰한 많은 10대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10대들은 자신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주면서도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부모에게서 성장한다. 부모들은 학교로 운전 중이거나 아이들과 디즈니 영화를 보는 중에도 계속 휴대폰에 열중하고, 10대들은 그런 부모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다. 주말에 교외에 나가서도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서둘러 돌아온다. 10대들은 아주 일찍부터 분열된 관심 속에서 디지털 기기들과 연결된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을 두고 이런 기기들과 경쟁해야만 하고, 자신들이 충분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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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 또 다른 이야기는 샤드 배치 반대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고, GMO에 대한 경고를 다시 한번 이야기를 했단다. 녹색평론에서 아무리 꾸준하게 이야기하고, 의식 있는 지식인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GMO의 위험성을 이야기하지만, 더욱 악화일로가 가고 있어, 이 믿지 못할 먹거리들을 어찌하면 좋나, 하는 생각이 든단다. 먹을 거리도 맘놓고 먹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어. 슬프구나.

오늘은 이만~

셰리 터클은 자신이 인터뷰한 많은 10대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10대들은 자신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주면서도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부모에게서 성장한다. 부모들은 학교로 운전 중이거나 아이들과 디즈니 영화를 보는 중에도 계속 휴대폰에 열중하고, 10대들은 그런 부모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다. 주말에 교외에 나가서도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서둘러 돌아온다. 10대들은 아주 일찍부터 분열된 관심 속에서 디지털 기기들과 연결된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을 두고 이런 기기들과 경쟁해야만 하고, 자신들이 충분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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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그의 책을 읽었다.
그가 8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지만,
과연 책에서 쓴대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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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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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사람 중에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지은이란다. 그의 직업은 21년차 스타 강사. 아빠가 그가 강의하는 것을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몇 번 봤단다. 정말 말을 조리있게 잘 하더구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그의 강의를 듣다 보면 어느덧 시계바늘은 한참이 돌아가 있더구나. 물론 그 기억이 오래 가지 않지만, 듣는 그 순간은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았어. 그런 그가 조선왕조실록을 책으로 냈다고 하더구나. 

아빠도 역사서를 좋아해서 간추린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보기도 하고, 그리고 조선에 관한 여러 역사책들을 즐겨 읽은 편이라서, 조선의 역사에 대해 큰 흐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단다. 괜찮았어. 조선왕조실록 500년을 모두 이야기하기에는, 내용이 부족했지만, 역사서를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쓰기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스타 강사답게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도 좋았고, 촌철살인 같은 네 글자로 27명의 모든 왕을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었단다. 예를 들어, 태조는 개국군주, 세종은 애민군주, 세조는 독재군주 등으로 말이야. 그리고, 각각의 왕을 호랑이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태종은 진짜 호랑이, 연산군은 미친 호랑이, 광해군은 억울한 호랑이, 정조는 완벽한 호랑이 등으로… 그것들이 각각의 왕들이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었단다. 그리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도 정리해서 적어놓았단다. 아빠가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나 드라마도 포함되어 있었고,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도 있었단다.

아빠가 예전에 박영규가 쓴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어떤 생각이냐면, 일반 대중들이 읽을 수 있는, 한 권이 아닌 좀 더 자세히 1대 태조부터 27대 순종까지 순서대로 자세히 쓴 조선왕조실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말이야. 10권이나 그것보다 좀더 많은 분량으로 좀더 알차게 담은 책으로 말이야. 이번에 읽은 책도 그렇고, 예전에 읽은 책도 그렇고 500년을 이야기하기에는 뭔가 좀 아쉬움이 가득 남는 기분이었단다. 몇 년 전인가 박기백이라는 분이 만화로 그린 “조선왕조실록”이 20권으로 출간하긴 했는데,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만화다 보니 그것도 아빠가 생각하는 그 정도의 분량을 채우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도 이 만화책도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단다. 아무튼, 결론을 이야기하면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그런 책읽기였단다.


1. 

너희들에게 조선왕조 오백 년 스물일곱 명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옛날이야기하듯이 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정도로 조선의 역사를 꿰뚫고 있지도 못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능력도 못되고..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읽으려고 했어. 그리고 그 메모를 바탕으로 조선역사 500년을 아빠 나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려고 했지. 그런데, 그러질 못했단다. 조선시대 초기 몇몇 왕에 대해서만 메모를 하고, 중반 이후부터는 메모를 하지 못했단다. 조선 초기의 왕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안 하는 것만 못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메모 한 것이 아깝기도 하고, 조선 중기 이후의 이야기들은 아빠가 역사책을 좋아하니까, 다른 역사책을 읽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많을 거라 생각하고 아빠가 메모한 부분까지만 이야기해줄께.


2.

전주 이씨 이성계가 함경도에서 태어난 이유는 이성계의 고조할아버지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이성계의 고조 할아버지가 금지된 사랑, 관기와 사랑을 하고 나서 도망을 가게 된 곳에 함경도. 그곳에서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과 이성계가 태어났고, 둘은 모두 무관으로 두각을 나타냈대. 때는 고려 말. 공민왕의 개혁은 성공하는 듯 했으나, 노국공주가 죽고 난 이후 공민왕은 나라는 뒷전, 폐인이 되어버렸고, 고려라는 나라도 엉망이 되었단다. 공민왕이 죽은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졌고, 이성계는 명을 받아 명나라를 공격하려고 길을 나섰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해가 되지 않은 전쟁이었던 거지. 그래서 위화도에서 장마를 핑계로 머물고 있다가 다시 말머리를 돌려 개성으로 돌아와 최영이 이끌던 군대를 무찌르고 정권을 잡았단다. 얼마 전에 읽은 김탁환의 <혁명>에서 보았던 것처럼 개혁에 대해 정몽주와 정도전이 견해 차가 심했고, 이성계의 아들 셋째 아들 이방원이 독단으로 정몽주를 죽이면서 정몽주의 견해마저 같이 없애버렸단다. 그래서 결국 이성계는 조선을 세웠으나, 이미 그의 나이는 57세였어. 당시 57세면 이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이였어. 그래서 왕세자를 세워야 하는데, 조선건국에 공이 크고 욕심도 많은 이방원을 세웠어야 분란이 없었을 텐데, 이성계는 자신이 사랑하는 둘째 부인의 아들이자, 이방원의 배다른 동생인 방석을 왕세자로 세웠단다. 이방원이 잔뜩 화가 나서 칼부림을 부렸고, 그의 동생들을 저 세상으로 보냈단다. 이성계는 그런 아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방원에 뜻에 따라 이방원의 형 이방과를 왕세자로 정했고, 이내 왕 자리를 이방과(정종)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왕의 자리에서 물러났단다. 2대 왕이 된 이방과도 이방원을 잘 알고 있어서, 방원 눈치만 2년 동안 보다가 이방원에게 왕을 물려주었단다. 그가 태종이야. 이방과는 왕을 이방원에게 물려주고 나서 19년이나 유유자적하며 살았다고 하니, 스트레스 받는 권력의 자리보다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방원에 대해 한가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조선의 왕은 세습이 되는 것이라서 따로 과거 시험 같은 것을 볼 일이 없는데, 이방원은 조선이 되기 전 고려일 때 과거시험을 봐서 급제까지 했다고 하는구나. 조선시대 왕 중에 유일한 과거급제를 한 왕.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긴 했지만, 그리 정당한 왕자리라고는 볼 수 없었지. 조사의라는 사람이 난을 일으켰다가 실패했는데, 사실 이 조사의의 난은 왕에서 물러나 있던 이성계가 조정한 반란이었다고 하는구나. 아무튼, 자신의 소원이었던 왕이 된 이방원은 18년 동안 왕위에 있으면서, 6조 직계제를 통해 왕권을 강화하였고, 자신이 왕위에 오르게 된 결정적 도구였던 사병을 없애서 반란을 사전에 방지했어. 그리고 외척을 탄압했는데, 아들인 세종의 장인어른 심온까지 죽였단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이 모두 왕권강화를 위한 길이었는데, 그렇게 강화된 왕권 하에서 다음 왕인 세종이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단다.

이방원은 셋째 아들 이도가 왕이 되었으니, 세종이란다. 그는 완전 일벌레였고, 책과 고기만 엄청 좋아했다는구나. 그에 대한 업적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 세종의 다음 왕인 문종은 세자 시절부터 이미 많은 업적을 냈다고 하는구나. 세종 때 신무기인 신기전도 사실 문종이 세자 시절에 만든 것이라고 해. 그는 준비된 왕으로 세종을 이을 성군의 재목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왕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단다. 그래서 그를 이어 12살 어린 나이에 왕에 오른 단종이었어.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왕이 되고 싶어 병이 난 단종의 친삼촌 수양대군(세조)이 있었어. 황보인, 김종서 등 충신들이 단종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수양대군의 잔인함이 그렇게 클 것을 예상못했는지, 수양대군의 반란에 아무런 대비책없이 있다가 죽고 말았단다. 수양대군은 계유정난을 일으켜서 김종서, 황보인 등을 죽이고 권력을 빼앗았어. 그 이후 사육신과 생육신으로 부르는 충신들에 의해 단종복위운동이 이루어졌으나 모두 실패하고, 단종은 강원도 영월에 유배를 보내고, 결국 자살을 강요 받아 어린 나이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궁궐 밖에서 태어났다고 하면 평범하고 행복한 삶으로 천수를 누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예종은 몸이 좋지 않아 금방 죽고 말았단다. 예종 이후 13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늘 이가 성종이란다. 나이가 어린 왕을 대신해서 왕의 할머니인 정희왕후, 어머니 인수대비, 작은 어머니 안순왕후 등이 수렴정치를 했어. 궁내에 대비가 많게 되자, 그들을 위해서 따로 궁을 세웠다고 하는데 너희들도 가 본 적이 있는 창경궁이라고 하는구나. 성종이란 왕은 여자 문제가 복잡했어. 그래서 드라마 소재로도 많이 나오는 왕이야. 성종은 첫번째 부인이 일찍 죽게 되자, 윤씨를 중전으로 세웠어. 신분이 낮았던 윤씨가 중전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수대비가 좋게 보았기 때문이래. 윤씨도 인수대비에게 잘 대했나봐. 그런데 중전에 된 윤씨는 본색을 드러내며, 질투의 화신으로 변했어. 성종의 얼굴을 할퀴었다고 하는 소문도 있었고, 그녀의 침실에서 비상과 독도 발견이 되었대. 결국 3년 만에 중전 자리에서 쫓겨나 폐비가 되었고, 사약까지 받아 죽게 되었단다. 당시 그의 아들 연산군은 어린 여섯살이었어. 이렇게 여자 문제가 복잡했지만, 성종은 오랜 기간 왕위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업적도 냈다고 하는구나. 세조 때부터 시작한 경국대전을 완성하였대.

그리고 처음으로 사림파를 등용했대. 그들이 누구냐 하면… 고려말 급진사대부에 밀려난 온건사대부들이 있었는데, 급진사대부들이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조 건국시킬 때 그들은 지방으로 은신하여 제자를 키우고 지냈어. 그들이 사림파가 된 거야. 급진사대부들은 조선을 건국하는데 훈장을 만들 만한 공을 세웠다고 해서 훈구파로 불렀어. 훈구파들이 권력을 장악한 것이 조선초 정세였는데, 그런 훈구파들을 견제하기 위해 성종은 사림파를 등용하게 된 것이란다. 성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이는 연산군인데, 그는 2번의 사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나중에 엄마 폐비 윤씨의 진실을 알게 되고, 피의 복수를 하기도 했단다. 우리나라 왕 중에 최고의 폭군으로 알려져 있던 그는 결국 쿠데타를 통해 쫓겨나고 말았어. 

중종이 연산군이 물러난 왕위에 오르게 되었지. 중종을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올린 신하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서, 중종은 국정 운영에 자문을 구할 사람이 필요했어. 그때 나타난 이가 급진적인 개혁가였던 사림파 조광조였단다. 조광조는 중종을 성군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했지만, 그것이 너무 급진적이고, 중종을 너무 지치게 했다고 하는구나. 성군이 되기에는 중종의 역량이 부족했다고 할까? 반대파가 슬슬 꼬드겨서 조광조를 내쫓게 만들었어, 그리고 서둘러 조광조에게 사약을 내리게 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중종 자신도 그저 그런 왕으로 남게 되었지.

….

아빠가 메모를 한 부분은 여기까지란다. 이후 임진왜란도 있었고, 조선 후기 아빠가 조선 왕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정조 이야기도 있고, 조선말 조선이 멸망해가는 그 순간들의 이야기도 이 책에 있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자꾸나.

그리고 너희들도 나중에 좀 더 크면 역사에 대해 흥미를 느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아빠랑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서로 나누었으면 좋겠어. 뭐, 그렇지 않아도 되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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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람은 왜 살아야 합니까?”

젊을 때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묻는 시기가 있습니다. 사십대, 오십대, 혹은 갱년기에 접어들어 사는 게 뭔가, 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가 들면서 다시 묻게 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답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삶이 라는 생각보다 먼저이기 때문이에요. 즉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이지요. 살고 있으니 생각도 하는 건데. ‘왜 사는지를 자꾸 물으니 답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17)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예요.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책임도 있고 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자신을 괴롭히면 행복해야 할 내 인생을 내가 내팽개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왜 사느냐는 질문으로 삶에 시비를 거는 대신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는 길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지닌 주인으로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48)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일어나 버렸는데 그걸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무조건 잘될 거다.’ 하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면서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고, 그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지혜로운 조언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78)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변하는 것을 봤을 때 괴로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처럼 이 세상에서 생성되어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는 걸 깨쳐서 집착을 놓아버리면. 생겨난다고 기뻐할 일도 없고 사라진다고 괴로워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것을 직시하면 두려움도 아쉬움도 없을 텐데, 부분적으로 인식하니까 없어졌다고 생각해서 아쉬움이 생기고, 없어질까봐 두려움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나 늙음도 죽음도 단지 변화일 뿐임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144-145)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바다가 기분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이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 좋은 겁니다. 내가 기분이 좋은 것은 바다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산은 그냥 산이고 바다는 바다고 하늘은 하늘일 뿐입니다.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바라는 것 없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겁니다. 바라는 것 없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기대 없이 좋아해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이 산을 좋아하듯이.

 

(256)

만약 화를 냈다면, ‘아 내가 왜 화를 냈을까?’ 하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화가 났구나.’ 알아차리고 다음부터는 안 내야지.’ 하는 겁니다. 그래도 또 화를 내면 , 또 화를 냈구나. 다음에는 안 내야지.’ 해야 합니다. 백 번을 화내도 다음에는 안 내야지.’ 이렇게만 할 뿐이지, 어제 화낸 것을 오늘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제 낸 화를 후회하고 따지면 인생 낭비예요. 그러니까 물을 길어 오다가 넘어져서 쏟았을 때, 쏟아진 물을 아까워할 게 아니라 빨리 다시 물을 길으러 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나간 일을 두고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걸 자꾸 연습해야 합니다.

 

(274)

진리의 길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진리의 길은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아야 합니다. 나는 좋은데 남에게는 나쁘거나 남에게는 좋은데 나에게 나쁘거나 한 일은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이익인데 남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과보가 되어 돌아오고 내가 희생을 해서 남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내가 오래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행복이 유지됩니다. 지금은 좋은데 나중에 나쁜 것은 나중에 후회하게 되고 나중은 좋은데 지금은 나쁜 것은 지금 하기가 힘들고 괴롭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아야 그 행복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이 진리의 길에 있어서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지속가능한 행복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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