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부 : 삼체문제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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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원래 유명했지만, 최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더 유명해진 류츠신의 <삼체> 1권을 읽었단다. 인터넷 서점이나 SNS에서 자주 보여서 유명한 작품이란 건 알았으나,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인가, 싶었어. 그것도 넷플릭스는 중국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드라마에 대한 평은 늘 있는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들도 있지만, 일부 몇몇은 재미있었다고 하는 평도 있더구나. 아빠 회사 동료도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구.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아빠는 원작을 먼저 읽고 드라마와 영화를 나중에 보는 편을 좋아한단다.

그래서 드라마 <삼체>를 보기 위해서 이번에 <삼체> 1권을 읽었단다. 아빠가 SF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SF에도 장르가 여럿이다 보니, 딱 아빠 취향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소설이었단다. 워낙 유명하고 재미있다고 해서 기대를 잔뜩 했던 이유도 있었겠지. 스토리가 나쁘지는 않았으나, 크게 새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 소설의 제목 <삼체>의 뜻은 소설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단다. 중력이라는 것이 두 물체 사이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세 물체에서는 어떻게 동작하느냐를 논하는 것이 바로 삼체 문제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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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문체 : 질량이 같거나 비슷한 물체 세 개가 상호 인력의 작용 아래 어떤 운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전 물리학의 중요 문제이고, 천제 운동 연구에 중요한 의의가 있어 16세기 이후 계속 관심을 받았다. 오일러, 라그랑주 및 근대 이후 학자들이 삼체문제에 관한 특수해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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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설 속에 나오는 행성에 태양이 세 개가 있단다. 그 항성계도 삼체라도 부른단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 아참, 지은이를 소개하지 않았네.. 지은이는 류츠신이라는 중국 작가인데, 중국의 가장 대표작인 SF 작가라고 하는구나. <삼체>라는 소설로 휴고상도 수상했는데 아시아 최초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휴고상이 뭐지?

 

1.

나노센터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왕먀오. 어느날 경찰들과 군인들이 그를 찾아와서 연행해 갔단다. 최근 과학의 세계라는 모임의 과학자들이 연이어서 자살을 하고 있는데 이를 조사하기 위함이라고 했어. 과학자들이 자살을 연이어 하고 있지만, 특별히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고, 다양한 이유와 방법으로 자살을 했단다. 조사를 마친 왕먀오는 동료 과학자 딩이를 찾아가 위로했단다. 왜냐하면 최근 자살한 과학자가 딩이의 애인이자 동료과학자 양둥이거든..

그런데 언젠가부터 왕먀오의 눈에만 이상한 게 보였어. 이상한 카운트 다운이 보이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동료 과학자 선위페이가 찾아와서 삼체라는 게임 사이트를 알려주었어. 그 게임은 VR 안경 같은 끼고 하는 것인데,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좀 이따가 할게.

왕먀오는 양둥의 엄마인 예원제를 찾아갔고, 예원제는 그의 제자 사루이산을 소개해 주어 사루이산을 찾아갔단다. 사루이산은 예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어. 예원제의 아버지는 물리학자이자 교수였는데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에 의해 죽음을 당했단다. 중국 문화대혁명은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인데 아빠도 문화대혁명에 대해 대충만 알지 정확하게 모르니, 중국 문화대혁명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하자꾸나.

다시 소설 이야기를 하면, 예원제도 아버지에 물리를 배우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어. 그런데 정부 요원처럼 보이는 이로부터 한가지 제안을 받았어. 벌을 받는 대신 홍안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냐는 제안이었어. 그 프로젝트는 특정 장소에서 해야 하며 한번 참여하면 영영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어. 예원제는 하겠다고 했고 홍안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수십 년 동안 그곳에 있다가 1991년이 되어서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대.

왕먀오는 예원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예원제를 찾아가서 옛 이야기를 들었단다. 예원제는 홍안 기지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단다. 예원제가 뭔지도 모르고 승낙했던 홍안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던 외계 생명 탐사 비밀 프로젝트였어. 미국에서는 SETI라고 하는 외계 생명을 탐사하는 프로젝트가 그 전부터 있었는데 중국도 그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던 거야. 1980년대 들어서면서 외계 탐사 연구는 점점 줄어들고 이후 예원제는 대학 교수로 일하게 되었단다.

….

 

2.

왕먀오가 하는 삼체라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할게. VR로 가상 현실에서 하는 이 게임은 문명 세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그런 게임인 것 같았어.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세상은 태양이 3개였단다. 3개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한 개가 있을 때도 있는데, 그 시기를 예측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어. 태양이 3개가 다 출현하는 시대를 난세기로 불렀는데, 이때는 생명체가 제대로 살 수 없었고, 태양이 1개 있는 시대를 항세기라고 불렀는데 이때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어. 그들은 자신의 행성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했고, 결국 찾아낸 방법이 4광년 떨어져 있는 지구를 찾아가는 것이란다. 이 게임 속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가상 현실이 아니고 실제로 지구에서 4광년 떨어져 있는 삼체라는 행성이야기라는 알 수 있어. 도대체 이 게임은 누가 만들었는가. 왕먀오는 어느날 초대장을 받게 되고, 그 초대장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삼체조직의 집회였단다. 왕먀오가 그 모임에 참석을 했는데 300여명이 모였고, 여러 유명 인사들도 있었어. 이 모임의 총책임자는 바로 예원제였단다. 예원제는 홍안 프로젝트 당시 무엇인가 중대한 것을 발견하게 된단다.

….

그런데 이 삼체조직을 뒤쫓는 경찰이 한 명 있었단다. 그의 이름은 스창인데, 스창은 소설 전반부부터 왕먀오를 조사할 때 알게 된 이후로 왕먀오의 행적도 조사했어. 왕먀오가 삼체조직을 참석하게 되니 뒤를 따르던 스창이 예원제를 체포하여 신문한단다. 예원제는 삼체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어. 예원제가 홍안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을 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외계세계 정확히 이야기하면 삼체 항성계에서 온 메시지를 받았단다. 그런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삼체 항성계의 메시지를 받고 절대로 회신하지 말라는 것이었어. 만약 메시지를 보내면 지구의 위치가 노출되고, 자신들의 문명이 지구를 섬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단다. 그러니까 그 메시지를 보낸 이는 삼체 항성계에서 지구 공격을 반대하는 소신파였던 거지.

이 메시지를 받아온 예원제는 망설였어. 당시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으로 아버지를 잃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등 배신감에 휩싸였어. 그런 복수심에 불타서 예원제는 지구를 침공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단다. 얼마 전에 전파를 태양으로 쏘면 태양에 의해 증폭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태양을 이용하여 증폭된 메시지를 삼체 항성계로 쏘아 보낸 것이란다. 그 메시지를 받은 삼체는 지구의 위치를 파악하고 지구 침공을 계획하게 된 것이란다.

그들이 지구까지 오는데 40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미리 조치를 취해야 했어. 400년 동안 인류의 과학이 발전하게 되면 삼체인들이 지구에 도착했을 때는 전쟁에서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 그래서 삼체인들은 11차원 세계에서 만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 컴퓨터인 지자라는 것을 지구로 보냈단다. ‘지자들이 과학자들을 방해하고 혼란스럽게 한 거야. 소설 첫 부분에서 왕먀오가 보았던 카운트다운도 지자의 짓이었어. 이런 지자의 활약으로 지구의 중요 과학자들이 하나 둘 자살을 했던 거야. 그리고 여러 과학 장비들도 교란시켜 과학 발전을 방해를 했단다.

….

예원제 이야기하다가 잠깐 다른 데로 빠졌는데, 다시 예원제 이야기를 하면, 예원제가 외계세계에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지.. 그 사실을 함께 일하는 레이즈청이라는 사람이 알게 되었고, 예원제를 협박했어 외계 신호 발견의 업적을 자신의 업적으로 하려고 했어. 예원제도 가만 있지 않았어. 사고사로 위장하여 레이즈청을 죽이려고 했지. 그런데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양웨이냥도 같이 있었어. 양웨이냥은 예원제가 몰래 사귀고 있던 사람이었어. 결국 그 사고로 레이즈청과 양웨이냥 모두 죽고 말았단다.

….

프로젝트가 끝나고 대학 교수로 일하면서 예원제는 비밀리에 삼체를 지지하는 모임을 만들었어. 우연히 알게 된 환경운동가 마이크 에번스라는 사람과 뜻이 맞아 함께 조직을 만들었어. 그런데 이 조직이 커지면서 강림파, 구원파, 존재파라는 파벌이 생겨나고 이 파벌싸움이 밀린 예원제는 조직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되었단다. 이 삼체조직의 비밀 근거지는 심판일이라고 부르는 선박인데 이것은 유조선을 개조해서 만든 선박이었단다. 앞서 예원제가 스창에게 체포되었다고 했잖아. 예원제는 이 선박의 위치를 스창에게 알려주었고, 스창은 비도라는 나노보다 가는 철사를 이용하여 심판일을 공격하여 삼체 조직의 리더 마이크 에반스는 죽고 삼체조직을 일망타진하게 했단다.

….

여기까지가 <삼체> 1권의 이야기란다. 아빠가 이 책을 집중해서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했지만 모르는 용어도 나오고 시간과 공간을 왔다 갔다 해서 중간중간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도 꽤 있어. 그래서 오늘 아빠가 이야기한 부분 중에서 이해를 제대로 못해서 지은이가 원래 의도한 바와 다르게 이야기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단다.

1권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자면, 인류에 배신감을 느낀 예원제라는 사람이 삼체인들에게 지구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삼체인들은 지구를 침공하기 위해 출발하였다고 짧게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지구인들과 삼체인들의 우주 전쟁이 <삼체> 2권과 3권에서 펼쳐지겠구나. 2권과 3권도 읽게 되면 이야기해줄게.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안녕.

 

PS,

책의 첫 문장: 왕먀오는 자신을 찾아온 네 사람의 조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끝 문장: “이것이 인류의 석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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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이소연 지음 / 돌고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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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인터넷 서점에서 독특한 책표지로 아빠의 관심을 끈 책이란다. 이소연 님의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은이 이소연 님 이력을 보니 여러 가지 일을 하셨더구나. 기후 위기와 환경 보호에 대한 활동도 하셨는데, 환경 보호의 한 가지 방법으로 옷을 사지 않기를 5년째 실천하고 계신 분이란다. 도대체 왜 옷을 사지 않는 것일까? 적당한 옷을 구매해서 오래 입는 것이 아니고, 아예 옷을 사지 않는다니 말이야. 우리가 옷을 사는 행위가 어떤 영향을 주길래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일까?

….

우리나라의 섬유 폐기물이 2010년에는 112만톤이었고, 2018년에는 451만톤으로 급증했다고 하더구나. 도대체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451톤이라고 하면 상상하기 쉽지 않은 양인데, 도대체 저 많은 섬유 폐기물을 어디로 가는 것인가? 2018년에 451톤이었으니 그 이후에는 또 얼마나 늘었을까? 이렇게 섬유폐기물이 급증한 이유는 패스트패션이 한몫을 했다는구나. 아빠가 옷에 관심이 적다 보니 사실 패스트패션이라는 용어도 처음 보았단다. 그런데 이미 오래 전부터 통용되는 말이라고 하더구나. 음식에도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있듯이 옷도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는 패스트패션이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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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체감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오염을 일상으로 자리 잡게 한 패스트패션’.  이 단어는 1989 <뉴욕 타임스>가 스페인의 자라를 소개할 때 처음 등장했다. “패션쇼 런웨이에 오른 제품을 무려 15일 안에 대량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패션업체에서 새 옷을 기획하고 디자인해 제조 유통 출시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지만, 자라는 이 모든 일을 2주 안에 해내는 혁명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는 폭발적인 자원 낭비와 오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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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거의 리얼 타임으로 옷을 만들어내는 울트라 패스트패션도 있다는구나. 그렇게 빨리 옷이 만들어지다 보니 또 빨리 버리게 된다는구나. 유행도 빨리빨리 변하고 말이야. 어차피 옷을 오래 안 입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회사는 옷을 싸고 얼마 안 입을 정도의 품질로 만든다는 거지. 그렇지만 이렇게 만들어지는 옷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하는구나. 의류 산업으로 물을 93조 리터를 쓴다는 하는데 놀랍더구나. 옷을 만드는데 그렇게 많은 물을 사용하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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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의 오염 규모를 가늠하는 데 참고할 만한 큰 숫자는 또 있다. 세계 물 소비량의 20퍼센트가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매년 의류 제조에 물 93조 리터가 쓰이는데, 이는 무려 500만 명이 생존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서울 시민의 절반이 1년간 마실 수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물이 약 7000피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는 약 2700피터가 필요하다. 청바지와 흰색 면 티셔츠는 각각 한 사람이 9년간, 3년간 마실 물을 집어삼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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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옷에 석유 성분이 있다고 하더구나.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이 옷의 성분이라고 했어. 새옷에서 나는 냄새가 바로 이 석유 재질의 냄새라고 하는구나. 그렇다 보니, 의류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의 양도 어마어마하다는구나. 우리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옷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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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거나 세탁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옷은 제조 과정에서부터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 5킬로그램을 세탁하면, 옷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 600만 개가 세탁수를 통해 유출된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세탁기의 규격이 주로 10킬로그램을 감안하면, 한 번 세탁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1000만 개씩 나오는 셈이다. 옆집, 우리 동, 아파트 전체, 단지, 그리고 전국의 세대 수를 생각해보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금방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엄지 손가락 하나로 스마트폰 화면을 끌어내리며 업데이트된 신상품을 손쉽게 훑어보면서도 금세 싫증을 느끼는 우리의 인스턴트식 패션 취향의 대가는 머나먼 바다 건너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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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가 <녹색평론>이라는 잡지를 자주 읽잖니. <녹색평론>에서 엄청 비난하는 몬산토라는 업체가 있단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과 농약을 주로 파는 업체이거든이 업체가 섬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화에 있어서도 악마 같은 짓을 했더구나. 인도는 예로부터 목화 농업을 많이 했대. 인도 농부의 걱정거리는 해충으로부터 목화를 어떻게 보호하는 거냐였어. 이 때 몬산토라는 업체에서 해충에 강한 목화씨를 개발했다고 했어. 인도 대부분의 농부들은 이 목화씨로 바꾸었단다. 그런데 더 강한 해충들이 그 목화씨를 공격하는 것이었어. 이 더 강한 해충들은 기존 살충제로는 죽지 않았단다. 더 강한 살충제를 써야 했는데 그 더 강한 살충제도 몬산토에서 판매를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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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9)

인도 농부들은 더 강력한 살충제를 구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런데 농부들은 머잖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욱 강력한 살충제를 판매하는 회사가 자신에게 Bt면화를 팔던 바로 그 몬산토였기 때문이다. Bt면화는 일반적인 식물과 달리 씨앗을 받을 수 없고 혹 씨앗을 받았다 해도 발아하지 않는 터미네이터 종자였기에 인도 농민들은 종자와 살충제를 해마다 구입해야 했고, 점점 늘어나는 부채로 신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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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양심적인 사기꾼들이 있을 수 있냐. 다시 옛 목화씨로 바꾸려고 했지만 그 동안 땅의 성질이 바뀌어서 안 자란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울자 겨자 먹기로 몬산토 목화씨로 심어야 하는데, 이 몬산토 목화씨는 번식도 안되어서 목화 농사를 지으려면 매년 몬산토 목화씨를 사야 한다고 하는구나.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파산을 겪는 인도 농부들이 생겨났고 약 20만명의 인도 농부가 자살을 했다는구나. 현재는 인도 목화밭 대부분이 몬산토 목화 품종이라고 하는구나. 이런 나쁜 놈들이 있냐이런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인지 답답하더구나.

의류 공장은 많은 물을 사용하고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게 된단다. 그리고 최대한 옷을 싸게 만들어야 하니, 의료 공장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 짓는다고 하는구나. 또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건물도 최소 비용을 짓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는구나.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는 의류공장이 있던 건물이 무너져서 안타깝게도 1138명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이 사고에 대해 공장주나 기업 관계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대. 그리고는 임금이 싼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는다고 하니, 정말 돈밖에 모르는 사악한 놈들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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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 패션기업은 임금이 가장 저렴한 나라에 공장을 짓는다.

. 많은 옷을 싸세 제작하기 위해 저렴한 임금으로 노동력이 투입된다. (대부분 나이가 어린 여성 노동자나 이주 노동자다.)

. 경비 절감의 이유로 안전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공장에 산업재해가 발생한다.

. 수많은 노동자가 다치고 사망한다.

. 공장주나 기업 관계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

. 기업은 규제가 약하거나 임금이 저렴한 또 다른 나라로 이동해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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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제는 심각하다. 사람들은 의류회사가 만들어 놓은 빠른 유행 주기를 쫓아가려고 하고, 패스트패션 회사는 좋다고 계속 옷을 만들어대고, 그 사이 노동자들은 착취 당하고, 섬유폐기물은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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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사람들은 유행에 쉽게 휩쓸렸다가 유행이 지난 것에 금방 싫증을 느끼고 새로운 유행을 찾아 떠난다. 그사이 패스트패션 회사 CEO는 세계 5위까지 부호의 자리를 지키며 배를 불리고, 저임금 국가의 노동자들은 착취당하다 죽음에 이르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섬유폐기물은 지구를 덮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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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 난국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폐페트병으로 옷을 만든다고 홍보하는 의류회사가 있는데 이것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하더구나. 이것도 결국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긴 마찬가지야.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가. 먼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유럽연합에서 먼저 움직였다고 하더구나. 2030년까지 섬유 제품에 대해서 재활용 가능하고, 유해물질 제거하고 수선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 패스트패션에 대한 강한 규제를 하기로 했대. 유럽연합에서 시작했으니 국제적으로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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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우리가 입는 옷은 세 번 이상 세탁한 후에도 계속 입을 수 있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하게 들리는 이 말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프란스 티메르만스가 패스트패션 제품의 형편없는 품질을 꼬집으며 남긴 말이다. 2030년까지 유럽연합 내에서 거래되는 모든 섬유 제품은 내구성, 수선 및 재활용 가능성 보장, 재활용 섬유 사용 확대, 유해물질 제거, 사회적 권리를 존중에 제조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의류 제조 과정에서부터 수선할 권리를 보장하도록 했다. 한 옷을 오래 입게 하려는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 전략으로, 사실상 많이 싸게 파는 것이 곧 생존 전략이었던 패스트패션을 퇴출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옷을 일회용품 팔 듯 해치우며 돈을 벌던 패션산업은 이제 수선, 회수, 재사용,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에 한층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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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들도 노력을 해야 하겠구나. 중고시장의 옷을 활용하고, 부모님이나 식구들 옷들을 그냥 버리지 말고 다시 입기도 그 노력 중에 하나일 것 같구나. 그러려면 옷이 오랫동안 잘 유지될 수 있어야 하겠지. 이 책에서는 옷이 훼손되지 않게 잘 보관하는 방법도 제시해 주었단다.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 기업들에 행태에 대해서는 SNS를 통해 비판하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라고 하는구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고 한대. 일부 회사에서는 동참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고 하니 다행이고 더 확대되어야겠구나. 섬유폐기물도 점차 줄이고, 패스트패션보다는 질 좋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그런 옷이 대세가 되는 그런 세상이 와야겠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옷과 환경보호의 관계가 상당히 밀접한 것인데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같구나. 아빠 같은 아재들은 옷을 많이 사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앞으로 더 줄이고 보관도 잘 해서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구나. 너희들도 우리 지구를 위해서 옷 오래 입기에 동참하자꾸나.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2019 4, 그날은 초여름이었지만 얇은 민소매 원피스 아래로 땀방울이 등허리를 타고 숨죽여 흘러내리는 게 느껴질 만큼 더웠다.

책의 끝 문장: 좌절과 포기 대신 기대와 설렘을 담아 책을 마무리한다.



쇼핑을 멈추는 건 생각보다 큰일이다. 기분이 안 좋을 땐 뭐라도 사라고, 기분이 좋으면 그에 맞게 쇼핑을 하라고, 그게 네가 존재하는 방식이자 이유라고 온 세상이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요란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속가능성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왜 시민들 개개인이 죄책감을 느끼고 신념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라면을 먹으려 해도 비닐봉지를 최소한 세 장은 버려야 하는데, 커다란 매대를 온갖 종류의 라면으로 채운 대형마트에서는 오히려 소비자를 향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자고 외친다. 개인과 가정에서보다 기업에서 배출하는 비닐쓰레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말이다. 그래서 걱정도 됐다. 이런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더 이상 옷을 사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게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말처럼 들릴 것 같았다. - P23

모 패션 플랫폼 담당자 D는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쿠폰을 발급하고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옷을 중개해 잘 팔수록 플랫폼에게는 손해가 되는 것이다. 플랫폼은 이미 옷으로 돈을 벌고 있지 않다. 대신 셀러들에게 좋은 구좌를 비싼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낸다. 비싸고 잘 보이는 자리에 걸린 옷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또다시 소비하는 굴레에 빠진다. 소비자를 모아 판매자를 모으고, 판매자를 모아 소비하게 하는 플랫폼. 그 안에서 수요와 공급은 시작과 끝의 구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원히 순환한다. 또다시 물건이 존재해서 소비하는 게 아니라 소비를 해야 물건이 존재하는 구조가 갖춰지는 것이다. - P135

그 후로 하나의 공식이 굳어졌다. 테러나 전염병 등으로 국가 경제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우리를 구원한 것은 소비였다. 자본주의에서 멈춤은 곧 재앙이다. 자본주의 세상에 태어났다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관성의 궤도에서 이탈할 수 없다.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는 최소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산과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이는 테러리스트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가 갑자기 소비에 열정을 잃은 결과였다. 2006년 경기 침체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자 결국 부시 대통령은 자국민들을 향해 "소비하라"라고 직접 요청했다. - P166

아시아는 타 대륙보다 명품을 압도적으로 많이 소비한다. 현재 세계 명품시장은 약 8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그중 37퍼센트가 아시아에서 팔린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까르띠에, 불가리 같은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는 전체 매출의 50~60퍼센트를 아시아 소비자에게서 거둬들인다. 프라다, 샤넬, 버버리, 보테가베네타 등 세계 최고 브랜드 대부분의 매출 10퍼센트 이상은 한국인이 차지한다. 아시아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명품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P184

실제로 2021년 이후 여덟 개 이상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한국 내 브랜딩과 유통을 담당하던 파트너와 계약을 종료한 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 스탠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2022년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우리 돈 약 40만 4000원으로, 미국 34만 8000원, 중국 6만 8000원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24퍼센트 성장해 세계 6~7위 수준인 168억 달러(약 20조 9000억 원)에 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주변에도 명품가방을 가진 사람이 너무나 많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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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어린이가 심리적으로 연약하다고 여기는 것은 철저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이다. 고대에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축소형 성인으로 여겨졌다. 대부분의 서구 문명에서 어린이는 선천적으로 악하다고 간주되었다. 부모와 보호자와 할 일은 아이들이 사회화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엄격하게 훈육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체벌과 공포심을 쓰는 전략은 전적으로 용인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67)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185)

그런데 오늘날은 도파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형적인 미국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앉아서 보내는데, 이는 50년에 비해 50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의 다른 부유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203)

고통이 너무 심하거나 너무 강력한 형태를 띨 경우, 고통에 중독될 위험은 커진다. 나는 이를 치료 중에 여러 번 목격했다. 내가 맡은 어떤 환자는 너무 많이 달리다가 다리뼈가 골절됐는데, 그렇게 되고도 달리기를 계속했다. 또 어떤 환자는 쾌감을 느끼고 자기 마음속에 계속되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팔뚝과 허벅지 안쪽을 면도날을 벴다. 그녀는 심각한 흉터와 감염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베기를 멈추지 않았다.

 

(210)

하지만 거짓말에 관한 한 인간에 비할 동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때문에 우리가 거짓말하는 경향을 띠고 거짓말도 매우 잘한다고 추측한다. 그 논리는 이렇게 연결된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는 거대한 사회 집단의 형성으로 막을 내렸다. 거대한 사회 집단은 의사소통 형태의 정교한 발달로 존재할 수 있었고, 그러한 발전은 상호 협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협동에 쓰인 말들은 상대를 속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언어가 발전할수록 거짓말은 정교해진다.

 

(223-234)

친밀함은 그 자체도 도파민의 원천이다. 타인과의 사랑, 엄마-자식 간의 유대감, 성적 파트너와 평생토록 갖는 유대감 등과 관련이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에 있는 수용기들을 옭아매고, 보상-회로관을 강화한다. 간단히 말해 옥시토신은 뇌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이는 린홍, 롭 말렌카 등 스탠퍼드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치근에 밝혀냈다.

 

(237)

여유 속에서 결핍의 마음가짐이 생겨나는 것처럼, 결핍 속에서도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심리적 여유는 물질세계 너머의 원천에서 비롯된다우리 바깥의 무언가를 믿거나 그것을 위해 매진하는 자세, 그리고 인간적인 유대감과 의미로 가득한 삶을 만드려는 노력은 비록 가난에 처해 있더라도 우리에게 여유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279)

저울의 교운

1.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 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2.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3. 절제는 뇌의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4. 자기 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5.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6. 고통 쪽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7. 그러나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 있게 만든다.

9. 친사회적 수치심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시킨다.

10.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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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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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해줄 책은,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이라는 소설이란다. 이 소설은 영국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고 하더구나. 알라딘 인터넷 서점의 SNS인 북플에서 몇몇 분들이 추천을 해서 알게 된 소설이란다.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라서 아빠와 거리가 있는 책일 거라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소설도 괜찮고 드라마도 괜찮다고 해서 소설 먼저 읽어 보았단다.

책의 광고 문구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과 불안을 담아낸 가장 젊고 뜨거운 소설이라고 적혀 있었어. 읽기 전에 이 광고 문구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읽고 난 후에는 이 문구가 참 적절하면서도 소설을 한 문장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하지만 문제는 아빠는 공감하지 못하면서 읽었다는 것. 대한민국 아재와 소설 속 등장인물과는 많은 거리감이 있었어. 아일랜드의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이들이 사랑 놀이를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단다. 밀레니얼 세대가 아무리 자유분방한 사랑을 하도, 스포츠 놀이하듯이 잠자리를 갖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더구나.

이 소설은 맨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어떤 점을 높이 사서 그 후보에 올랐는지 아빠는 잘 모르겠구나. 오늘날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을 소설 속에 잘 그린 것을 높게 산 것인지, 아니면 번역본으로 알 수 없는 원문으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는 것인지 말이야. 드라마로 만든 이유도 많은 야한 장면으로 이목을 받고 어느 정도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대한민국 아재의 약간은 꼰대 같은 생각이 들었단다.

 

1.

주인공 메리앤과 코넬이라는 두 젊은이란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는 메리앤과 코넬은 고등학생으로 나오고, 점점 성장해 가서 소설의 끝부분은 이십 대 중반으로 끝을 맺는단다. 메리앤은 엄청난 부잣집 딸에다 공부도 늘 일등을 하는 모범생이야. 하지만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그런 학생이었어. 실제로는 그런 것 같지 않지만, 학교에서는 오만하고 까칠한 이미지에 얼굴도 별로라는 이미지로 알려졌지. 메리앤의 집에 일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그 아주머니의 아들이 코넬이란다. 코넬은 메리앤과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고, 코멜은 메리앤의 집에서도 자주 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만들어진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어쩌다 둘은 함께 시간을 갖게 되고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실제가 된단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돼. 하지만 메리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보니 코넬은 매리앤과 관계를 학교에서는 비밀로 한단다. 심지어 다른 여자의 졸업 무도회 신청을 받아들이고 메리앤은 큰 상처를 받고 학교까지 그만 두었어.

그렇게 헤어진 메리앤과 코넬은 몇 년 뒤에 다시 만나 예전의 그 애틋한 감정을 되살아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또 몇몇 오해와 소심함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단다. 그런 과감한 사랑을 하면서도 어찌 진심을 말할 때는 소심해서 말을 못하는지답답하더구나. 그렇게 서로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반복하다가 결국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여 진짜 사랑을 하게 된다는, 다른 연애 소설과 크게 차이나 보이지 않는 사랑이야기로 아빠는 읽었단다.

이 소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아빠는 별로였기에 읽으면서 메모도 별로 안 해서 너희들에게 자세히 이야기해줄 것도 별로 없구나. 사랑의 모습은 수많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그린 사랑이 아주 특별하다거나 극적이거나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단다. 원래는 소설을 읽고 드라마도 이어서 보려고 했는데, 드라마는 생략해야겠다. 그리고 드라마가 특정 OTT에서 서비스를 해주어서 찾아 보기도 쉽지 않더구나. 역시 책은 취향 싸움. 오늘은 여기까지.

아참, 그런데 제목이 노멀 피플?

 

PS,

책의 첫 문장: 코넬이 초인종을 누르자 메리앤이 문을 열어준다.

책의 끝 문장: 너도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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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빠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를 좋아한단다. 그의 책들을 읽고 실망한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 그래서 가끔씩 그의 책을 찾아 읽는데, 오늘은 그가 쓴 조제프 푸셰라는 사람의 평전이란다. 조제프 푸셰.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란다. 아니, 아마 들어보거나 읽어봤을 법한 이름이란다. 왜냐하면 그가 살았던 시대가 프랑스 혁명을 관통하는 시대였기 때문이야. 아빠가 프랑스 혁명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책들을 여럿 읽었잖니. 그래서 한번쯤은 봤을 텐데,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는 이름이구나. 그건 그가 겉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뒤에서 판세나 사람들을 조정하는 그런 삶의 방식을 택해서일 수도 있어.

책 앞면에 보면 나폴레옹도 두려워한 조제프 푸셰의 삶이라고 적혀 있고, 책 뒷면에 보면 프랑스 혁명을 배후 조종한 기회주의자의 삶이라고 적혀 있단다. 조제프 푸셰라는 사람은 프랑스 혁명 한복판에 있던 사람이지만, 프랑스 혁명을 주도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키요틴에 목이 잘려 나갈 때 어찌 살아날 수 있는지도 이야기해줄게. 그 힌트는 책 뒷면에 적혀 있는 그의 평가 중에 기회주의의 삶이라는 문구가 힌트가 될 수 있겠구나. 조제프 푸셰라는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보면 두 권이 나오는데 모두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란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이 책을 두 출판사에서 각각 다른 책 제목으로 출간했더구나.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1.

조제프 푸셰는 1759 5 30일 낭트에서 태어났단다. 어렸을 때 교회에서 공부했는데 곧잘 했다는구나. 스물 살부터 서른 살까지는 수도원에서 지내면서 교사 일을 했대. 수학과 물리를 가르쳤다고 하는구나. 그의 첫 사회생활은 뜻밖에도 선생님이었구나. 그것도 거의 10년이라는 세월 동안그것도 욕구를 제한 받는 수도원에서그런 생활은 침묵하는데 익숙하고 자기 통제를 잘 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관리 능력에도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하는구나. 변호사인 로베스피에르와 친하게 지내기도 했대. 프랑스 혁명의 주인공급 인물인 그 로베스피에르 맞단다.

==================

(20-21)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삭발한 수도원 교사는 창백하고 신경질적이며 야심에 넘치는 변호사 로베스피에르와 각별히 친해진다. 더군다나 이 둘의 관계는 처남 매부 간으로 발전해 나가려는 참이다. 막시밀리앙의 누이인 샤를로트 로베스피에르는 오라투아르 교단의 교사를 수도승 신분에서 해방시키고자 한다. 곳곳에서 둘이 약혼했다는 소문이 돈다. 왜 이 혼사가 결렬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여기에 두 남자가 서로 증오하게 된 이유가 숨겨져 있는 듯이다. 예전에 친구였던 두 남자는 후일 목숨을 걸고 세계사에 남을 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그 무렵 그들에게는 자코뱅도 증오도 낯선 단어이다. 증오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가 삼부회 의원 자격으로 프랑스의 새 헌법을 장만하도록 빈털터리 변호사에게 금화를 빌려준 것도 다름 아닌 삭발승 조제프 푸셰이다. 이 일화는 그가 나중에 자주 맡게 될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다른 사람에게 세계 역사에 남을 경력을 쌓도록 발판을 받쳐 주는 역할 말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옛 친구를 배반하고 등을 밀쳐 쓰러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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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에서 선생님 생활을 마치고 서른두 살인 1792년 국민공회의 의원으로 당선되어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다는구나. 국민공회 의원이 된 조제프 푸셰. 루이 16세의 대한 처분 결정 회의에 참석하게 된단다. 푸셰는 다수파인 지롱파(온건파)에 앉아 있었는데 그 이유는 지롱파가 그저 다수파였기 때문이야. 강건파였던 로베스피에르는 푸셰에게 배신감을 느꼈단다. 자신과 친분이 있으니 당연히 자신의 편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루이 16세의 대한 처분 결정 회의에서 온건파가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루이 16세는 사형이 결정되었단다. 왜냐하면 당시 여론이 사형이었는데, 온건파에서 여론을 거슬러 사형 반대에 표를 던지는 것이 부담스러웠거든. 특히 푸셰는 남들 시선을 의식하고 몸을 사리는 체질이라 온건파임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투표를 했단다. 이 일을 계기로 푸셰는 급진파로 방향을 선회했는데, 급진파 중의 급진파로 불렀단다. 리옹에서 리옹 시의회에 의해 혁명파 샬리에가 처형당하는 일이 발생했어. 국민공회는 이것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리옹을 파괴하고 관련자를 처형하기로 결정했어. 이를 집행하기 위해 어떤 사람을 보냈는데, 이 사람이 온건하게 대응을 해서, 국민공회는 다시 과격급진혁명주의자인 푸셰를 리옹에 보내기로 결정했단다. 푸셰는 리옹의 도살자라고 불리며 학살을 저질렀어. 단두대가 느리다며 사람들을 모아두고 대포나 총으로 죽였단다. 몇 주 만에 1600여 명을 죽였다고 했어. 푸셰가 그렇게 한 이유는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권력에 밉보이지 않으려는 이유였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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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9)

세계의 역사는 대개는 용감한 자들의 역사로 서술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게 다는 아니다. 세계의 역사는 비겁한 자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정치란 공동체의 의견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믿으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지도자는 공동체의 의견이라는 법정을 만들고 거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바로 이 법적 앞에서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기도 한다. 전쟁도 항상 이러다가 일어난다. 위험한 말로 불장난을 하고 민족 감정을 자극하다가 정치가는 범죄를 범하게 된다. 이 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악덕과 잔인성도 인간의 비겁함만큼 많은 피를 흘리게 한 적은 없다. 따라서 조제프 푸셰가 리옹에서 대중을 학살한 것은 공화주의자의 열정 때문이 아니다.(그는 열정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자신이 온건주의자로 밉보일까 봐 두려워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그러나 역사에서는 어떤 생각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설마 그가 수천 번 리옹의 도살자라는 호칭을 부인한다 할지라도 그의 이름은 이 호칭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히게 된다. 그가 나중에 공작의 망토를 두른다 해도 손에 묻은 핏자국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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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국민공회는 로베스피에르가 공포정치를 벌이고 있었단다. 그의 앙숙이나 반대파를 모두 단두대로 보내고, 혼자 정권을 차지하고 있었어. 그런 와중에 로베스피에르는 리옹에 있던 푸셰를 호출했단다. 거의 단두대행이 확실했어. 푸셰도 머리를 굴렸어. 푸셰는 일단 로베스피에르의 반대파인 자코뱅클럽과 친분을 쌓았고 나중에는 자코뱅클럽의 총재가 되었어. 권한을 갖게 된 푸셰는 로베스피에르의 소환 명령을 무시했어. 그러자 로베스피에르는 푸셰 탄핵 연설을 했고, 국민공회는 이를 받아들여 푸셰는 탄핵당했어.

푸셰는 반격을 준비했단다. 이 반격에서 지면 죽을 수도 있었어. 푸셰는 '불안'을 이용했어.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로베스피에르의 살생부에 올랐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어. 그런 식으로 푸셰는 반대 진영의 세력을 확정해갔단다. 이를 눈치챈 로베스피에르는 그들을 한번에 날릴 연설을 준비했는데 너무 눈치를 늦게 챈 것 같구나. 푸셰가 설득한 반대파가 총 700명 중 600여 명이나 되었어. 오히려 로베스피에르가 체포되었고, 곧바로 다음날 단두대로 향했단다. 많은 사람을 단두대로 죽인 로베스피에르 자신도 단두대에서 처형 당한 것은 알았지만 그것을 주도했던 것이 푸셰라는 것은 처음 알았단다. 로베스피에르가 처형당하는 날 많은 파리 시민들이 환영을 했다고 하는구나.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지만, 그의 공포정치는 그렇게 공감을 얻지 못했던 거야.

로베스피에르가 죽고 나서도 세력간 다툼은 더 심해지고 처형은 계속 되었어. 푸셰는 프랑수아 바뵈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은 배후로 물러나 일종의 피신을 했는데 결국 그도 체포 명령을 피할 수 없었단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후 3년간 그의 이름은 중앙무대에서 사라졌단다.

 

2.

3년간 푸셰는 빈곤에 허덕이며 살았대. 옛 동료인 바라스는 사람이 푸셰에게 일자리를 주었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바라스가 총재가 되었고, 총재가 바라스는 지저분한 불법 사업을 푸셰에게 부탁을 했어. 그런 불법 사업을 통해 푸셰는 많은 돈을 벌게 되었고 자본의 막대한 힘을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총재정부는 그를 경찰장관으로 임명하면서 3년의 암흑기를 끝낼 수 있었단다. 반대파인 왕당파는 푸셰의 과거 이력을 알고 있어 긴장했단다. 하지만 푸셰는 예전에 그가 아니야. 경찰장관이 된 푸셰는 지코뱅클럽을 해체시켰단다. 그리고 돈 맛을 알게 된 푸셰는 경찰장관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정보를 이용하여 투자를 하고 큰 돈을 벌게 되었단다.

당시 프랑스는 여러 명의 총재가 이끄는 총재정부가 권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총재정부도 곧 무너질 것 같다는 소문이 들었어. 이집트로 쫓겨나듯 전쟁을 하고 있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언제든 파리로 진격한다는 소문이 있었어. 푸셰의 정보에 의하면 나폴레옹 파나파르트는 이미 프랑스 근처에 와 있다고 했어.

푸셰는 발 빠르게 움직였단다. 푸셰는 나폴레옹을 접견했어.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소문도 있었어. 그런데 경찰장관인 푸셰는 소문을 모르는 첫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저울추가 나폴레옹으로 넘어갔다고 판단했거든.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았단다. 나폴레옹의 쿠데타를 우회적으로 도왔던 푸셰는 경찰장관 자리를 유지했단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푸셰의 과거이력을 알고 있어서 신임하지 않았고 언제든지 자르려고 마음 먹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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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며칠 수 제1통령 보나파르트는 출정했을 때보다 백배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한다. 그러고는 모든 장관과 친구들이 그가 패배했다는 첫 번째 소식을 듣자마자 그에게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즉시 누군가로부터 들은 게 분명하다. 첫 번째 희생자는 너무 많이 앞서 나갔던 카르노이다. 그는 장관직을 잃고, 푸셰를 포함한 다른 장관들은 직책을 유지한다. 푸셰는 워낙 조심스러워서 충성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물론 충성했다는 증거를 남기지도 않았다. 그는 한심한 꼴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믿을 만한 인물임을 입증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니 그의 변함없는 모습을 또 한 차례 확인시킨 셈이다. 만사가 잘 될 때는 믿을 만한 인물이지만 만사가 꼬일 때는 믿지 못할 인물이 바로 푸셰이다. 보나파르트는 그를 해고하지 않는다. 나무라지도, 벌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날부터 그는 푸셰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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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파르트는 푸셰에게 경찰장관을 그만 두게 하고, 그 조건으로 엄청 큰 돈과 땅을 주었단다.

푸셰는 몇 년 뒤 다시 경찰장관이 되었단다. 나폴레옹을 푸셰를 이용하려고 했던 거지.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면서 나폴레옹과 푸셰는 황제와 신하 관계가 되었어. 나폴레옹도 푸셰가 눈엣가시처럼 느껴졌지만 이용은 해야 했으니 나폴레옹은 푸셰와 앙숙관계인 탈레랑를 등용시켜서 서로 감시하게 했단다. 그런데 탈레랑과 푸셰가 화해하는 계기가 생겼어. 나폴레옹은 자신의 형에게 왕자리를 주려고 아무런 이득도 없는 스페인 전쟁을 일으켰단다. 이 전쟁을 탈레랑과 푸셰 모두 반대를 하게 되면서 둘은 화해를 했단다. 둘이 친해졌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 나폴레옹은 전쟁에서 돌아와 텔레랑을 해임하고 다시 전쟁터로 돌아갔어.

그렇게 되자 프랑스 안에서는 푸셰가 일인자가 되었어. 진정한 일인자가 프랑스 밖에서 전쟁하고 있었으니 말이야.. 그런데 영국은 나폴레옹이 프랑스에 없다는 것을 알고 프랑스를 침략했단다. 그 영국군을 푸셰가 멋지게 패퇴시켰단다. 이 승리에 자신감(?)을 얻은 푸셰는 군대를 또 소집했단다. 나폴레옹이 이 소식을 듣고 돌아왔고, 푸셰에게 백작 지위라는 당근을 주었고, 오트란트 공작이 되었단다.

겉으로는 친해 보이지만, 나폴레옹과 푸셰는 앙숙이었어. 결국 꼬투리를 잡은 나폴레옹은 푸셰를 경찰장관 자리에서 해임시켰지. 푸셰는 경찰장관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자신이 모았던 자료 중에 중요한 것만 빼돌리고, 나머지는 모두 불에 태워버렸단다. 나폴레옹은 이 일로 푸셰를 파면하였고, 푸셰는 이탈리아로 도망을 갔단다. 얼마 후 사면되긴 했지만, 푸셰는 관직에 오르지 않고 3년간 유배 생활을 했는데 이제 그도 52세가 되었어.

 

3.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 갔다가 패배를 했고 엘바 섬으로 유배를 갔어. 그리고 루이 18세가 정권을 잡았지. 루이 18세가 되면서 푸셰를 등용했단다. 눈치 빠른 푸셰는 정세를 파악하며 아직 나폴레옹의 힘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여 루이 18세와 나폴레옹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다가 엘바섬에서 탈출하여 부활한 나폴레옹 편에 붙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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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그는 이런 말로 왕의 동생을 진정시킨다. “너무 늦었습니다. 왕께서는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나폴레옹이 벌이는 모험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그동안 황제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저 저를 믿어 주십시오.” 이렇게 그는 왕정의 호감을 얻는다. 만일 부르봉 가문이 승리를 거두면 자신이 그들의 조력자라고 생색을 낼 수 있다. 만일 나폴레옹이 승리하면 부르봉 가문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양다리를 걸쳐서 일신의 안전을 보장하는 수법을 성공적으로 구사해 왔으니 이번에도 똑같이 하면 된다. 그는 이제 황제와 국왕, 두 군주를 동시에 충성스럽게 섬기는 신하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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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다시 황제가 되었어. 당시 푸셰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아서 그를 그냥 무시할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경찰장관에 지명했단다. 예전보다 더욱 앙숙 관계가 된 나폴레옹과 푸셰는 서로 약점을 찾으려고 했어. 나폴레옹은 다시 전쟁을 일으켰고, 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푸셰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군에 대패하면서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단다. 이 나폴레옹의 유배를 주도한 것은 바로 당시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푸셰였단다.  나폴레옹이 물러나고 다들 공화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푸셰는 루이 18세와 비밀 협약을 맺고 있었어. 루이 18세에게 푸셰는 원수였지만 황제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손을 잡았어. 루이 18세는 황제 자리에 오르자마자 내각 의장을 푸셰의 앙숙인 탈레랑을 지명했단다. 쯧쯧.. 푸셰의 눈칫밥도 나이를 먹으면서 시들했는지 루이 18세를 황제로 만들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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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332)

백일천하라는 나폴레옹 주연의 막간극이 끝난 후 1815 7 28일 국왕 루이 18세는 백마가 이끄는 호화로운 마차를 타고 다시 파리로 입성한다. 푸셰가 열심히 준비한 덕에 국왕은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환영 인파가 마차를 에워싸고 집집마다 걸린 부르봉 왕가의 흰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미처 깃발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급히 수건이나 식탁보를 지팡이에 달아서 창문가에 걸쳐 놓는다. 저녁에는 수많은 불빛이 도시를 환히 밝히고 기쁨에 겨운 사람들은 영국과 프로이센 점령군의 장교들과 춤추기까지 한다. 성난 고함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아서 사전 예방책으로 배치된 헌병들은 할 일이 없다. 정말이지 그리스도의 뜻을 가장 잘 따르는 국왕의 새 경찰장관은 새 주군을 맞을 준비를 완벽하게 해 두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튈르리 궁에서 나폴레옹 황제를 공손히 모셨던 충실한 신하 오트란토 공작은 이제 같은 장소에서 루이 18세를 기다리고 있다. 22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그는 루이 18세의 형인 폭군루이 16세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던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성왕 루이의 후손에게 공손히 절을 하며 서류에는 폐하를 진심으로 섬기는 충성스러운 신하라고 서명한다. (친필로 쓰인 10개 이상의 보고서에는 이런 글귀가 한 자 한 자 적혀 있다.) 그가 벌인 미치광이 공예 중에서 가장 아찔한 재주를 부린 셈이었다. 하지만 이 재주를 마지막으로 줄타기와 같던 그의 정치 역정은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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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8세와 탈레랑은 푸셰를 왕의 시해자이자 리옹의 학살자를 죄목을 씌어 파면하고 추방시켰어. 푸셰는 프라하로 유배를 갔다가 다시 오스트리아 린츠로 유배를 가서 푸대접을 받으며 지내다가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에서 병으로 세상을 떴다고 하는구나.  1820 12 26일이었어.

프랑스 대혁명 전후 시대서로 죽고 죽이는 정치판에서 단두대에서 죽지 않고 병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구나.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야비하게 또는 얍삽하게 살아남았는지 알겠더구나. 그의 목표는 생존이었던 것 같구나. 굳이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적당히 권력과 부를 차지하면서 생존하는 법.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정치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단다. 그런 사람들이 또 권력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열 받곤 하지. 오늘날에도 여기저기 조제프 푸셰가 있는 것 같구나.

이번 책도 슈테판 츠바이크의 놀라운 글솜씨에 감탄하게 되었고, 프랑스 혁명의 또 다른 조연 조제프 푸셰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구나. 오늘 쓴 편지를 다시 읽어 보니 문맥이 이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아 메우지 못하겠구나. 양해 바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조제프 푸셰, 살아생전 막강한 권력을 행상했던 그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 중 하나이다.

책의 끝 문장: 흐릿하게 사라자는 그의 자취를 포착해서 뒤얽힌 인생항로를 모조리 찾아내고 싶은 유혹, 파란만장한 운명을 알아내서 너무도 특이한 정치적 인간 푸셰가 정신적으로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를 알아내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조제프 푸셰는 평생 막후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 막후의 인물은 결코 눈에 보이게 권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권력을 온전히 가지고 있으며 모든 끝을 손에 쥐고서 조종하지만 결코 책임자로 거론되지는 않는다. 항상 누군가를 일인자로 만들어 방패로 내세우고 그의 뒤에 서서 그를 앞으로 몰아가다가 그가 지나치게 앞으로 나갔다 싶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거침없이 등을 돌리고 마는 것, 바로 이것이 푸셰가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다. 정치사를 통틀어 가장 노련한 모사가인 푸셰는 공화국과 왕정과 황제의 제국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숱한 에피소드에서 스무 번이나 의상을 바꿔 가며 한결 같은 명배우의 솜씨로 이 역할을 연기한다. - P32

특히 천재는 무언가를 창조하려면 한동안 고독을 견뎌 내야 한다. 멀리 추방되어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야만 참된 과업의 폭과 높이를 측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복음은 모두 유배를 거쳐서 생겨났다.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 모세와 예수, 무함마드와 붓다, 모두 중대한 가르침을 전하기에 앞서 침묵의 광야로 가야 했고 사람들과 동떨어져 지내야 했다. 밀튼은 실명했고 베토벤은 청력을 잃었으며 도스토옙스키는 유형을 갔고 세르반테스는 감옥에 갇혔다. 루터는 바르트부르크에 숨어 지냈으며 단톄는 망명을 했고 니체는 살이 에이는 듯 추운 앵가딘 지역을 거주지로 택했다. 물론 이들은 맨 정신으로는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겠지만 이들의 수호신은 이런 일이 일어나게끔 은밀이 조율했다. - P131

그러나 어떻게 해야 공화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하다. 그들 중 하나를 내각에 들여 놓으면 된다. 진짜 공화주의자 하나만 있으면 부르봉의 백합기를 빨갛게 치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인물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귀족들은 고심하다가 갑자기 조제프 푸셰라는 사람을 떠올린다. 이 사람은 2, 3주 전에 모든 접견실을 돌아다니며 고관들을 예방했고 왕과 장관들의 책상을 수많은 건의서로 뒤덮었다. ‘그래, 이 사람이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부려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빨리 이 사람을 은거 생활에서 끌어내자!’ 어떤 정부가 난관에 처하거나 유능한 중개자나 협상가, 질서를 창출할 사람을 필요로 할 때면 그 정부는 늘-총재정부든, 통령정부든, 황체치하든, 왕국이든 상관없이-깃발을 들고 행렬을 이끌 줄 아는 남자 조제프 푸셰에게 눈을 돌린다. 결코 믿은이 가지 않는 성격을 지녔지만 외교적 수완을 갖춘 믿음직한 일꾼이기 때문이다. - P271

후일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패배자 나폴레옹은 푸셰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내게 진실을 들려준 건 배신자들뿐이었다." 사무친 원한을 토로하는 대목에서조차도 메피스토펠레스만큼이나 비상한 능력을 갖춘 푸셰를 경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천재가 가장 못 견뎌 하는 것이 범속함이기 때문이리라. 푸셰가 자신을 기만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폴레옹은 어쨌든 푸셰는 자신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목이 마른 사람은 물에 독이 들어 있음을 알면서도 그 물을 향해 손을 뻗치는 법이다. 나폴레옹은 충실하고 무능한 사람보다는 믿을 수 없지만 영리한 사람을 신하로 삼는 길을 택한다. 10년을 치열하게 대립했던 사람들이 어중간한 우정을 나눈 사람들보다 서로 더 긴밀한 사이가 되는 경우는 놀랍게도 종종 있다. - P287

세계 역사를 한번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자가 권력을 잃으면 전과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게 된다. 그는 러시아 조정에 여러 차례 변죽을 울렸지만 초청장은 오지 않고 웰링턴도 아무런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벨기에는 국내에 이미 왕년의 자코뱅파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이에른 왕국은 조심스럽게 말을 돌리고 오랜 친구 메테르니히 공작은 이유 없이 쌀쌀하게 군다. "아, 그러십니까! 오트란토 공작께서 그러고 싶으시다면 오스트리아 영토로 들어와도 됩니다. 오스트리아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공작의 체류를 묵인하려 합니다. 하지만 빈으로 와서는 절대 안 됩니다. 당신이 빈에 머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탈리아로 가서도 절대 안 됩니다. 빈에서 멀지 않은 동북부 주를 제외한 다른 지방의 소도시를 택하신다면 조용히 처신하겠다는 조건하에 공작의 체류를 허가하겠습니다." - P346

15년 동안 운명이 위협적으로 그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는 날렵하게 운명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곤 했다. 마침내 그가 꼼짝도 못하게 되자 운명은 이 패배자를 사정없이 후려갈긴다. 정치인으로서 굴욕을 겪은 것도 모자랐는지 조제프 푸셰는 프라하에 머무는 동안 사생활에서도 뼈아픈 굴욕을 겪게 된다. 1817년 프라하에서 일어났던 작은 에피소드는 마치 소설가가 지어내기라도 한 듯이 너무도 재치 있게 푸셰가 어떤 내적 굴욕을 겪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극을 겪은 푸셰에게 이제 불행은 섬뜩한 캐리커처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그는 남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정치인 푸셰에 이어서 이제는 남편 푸셰가 굴욕을 당할 차례이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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