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범주란 결국 만물을 다루는 이론을 의미한다. 만약 우리가 세상 모든 것을 설명(규명)할 수 있는 이론을 알 수 있다면, 이로써 최상의 지혜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바로 우리가 찾고자 하는 목표다. 이미 우리의 선현들은 많은 연구를 거듭하여 그 윤곽을 밝혀놓았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이론들을 점검해볼 때가 온 것이다.

 

(28)

오행을 인체에 적용해보자. 모든 동물은 같은 종류의 장기를 가지고 있는데 심장, , 신장, 비장, 간장이 그것이다. 이것은 사람이나 호랑이나 염소, 황소, 돼지, 늑대, 고양이 등 모든 동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아마 저 먼 우주의 동물이라 해도, 지구의 동물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오행 범주에 해당하는 장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심장은 화, 폐는 금, 신장은 수, 비장은 토, 간장은 목이다. 이는 동물이 만들어질 때 처음부터 오행을 사용해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개미나 파리도 심장이 있고 악어나 황소도 심장이 있다. 이는 만물이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강력한 증거ㅓ가 아닌가?

 

(38)

범주란 애매하면 안 된다. 단순하고 분명해야 모든 것을 적용할 수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은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범주는 실제 물질에서 빌려오지 않는 개념 설정이 먼저 필요한 것이다. 물질은 오히려 이 개념을 빌어 설명하는 게 더욱 분명하다.

 

(49)

주역은 오늘날에 와서는 중국의 고대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자연계를 연구하는 최고의 지침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주역을 모르면 세상을 모른다. 부베 신부의 첫 깨달음이 바로 이것이었다. 융이나 아인슈타인, 보어 등도 주역을 알고자 했던 이유가 바로 세상의 지혜를 찾고자 함이었던 것이다.

 

(98)

4가지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지만 강약이 다르다. 은 움직이는 것과 아닌 것이 있다. 잡다한 사물에 직접 뛰어들어서는 보이지 않는다. 한발 물러나서 사물끼리 비교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비교할 매뉴얼은 충분히 갖추어진 셈이다.

한 번 더 적용을 해보자. 사업의 시작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다.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가기 때문이다. 태어남이란 무엇인가? 이다. 삶의 강력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이다. 모든 것이 정리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은 무엇인가? 이리저리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다. 은 결실을 얻는 상태다.

 

(127)

자발적이라는 것은 제멋대로, 아무 이유 없이, 우연히, 그냥, , 자유롭게 생겼다는 뜻이다. 이것을 주역에서는 양이라고 하는데, 모든 것은 양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다. 양은 다른 말로 천()이라고 하는데, 천은 역시 그냥 존재하는 것이다. 법칙은 천 이후에 생겨났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아닐 때는 평등했는데, 양이 생기고 불평등해지고 말았고, 그것을 다시 평등하게 만들려고 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음은 양을 없애거나 또는 도와줌으로써 평등하게 하는 작용이다. 양이란 이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가려는 성질을 말한다. 즉 대칭성 파괴인 것이다.

 

(130)

이 대목은 주역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이것을 모르면 주역의 세계로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다. 다시 살펴보자.

à 하늘 같은 어떤 것

à 땅 같은 어떤 것

à 불 같은 어떤 것

à 물 같은 어떤 것

à 바람 같은 어떤 것

à 우레 같은 어떤 것

à 연못 같은 어떤 것

à 산 같은 어떤 것

 

(141)

이제 팔괘가 완전히 만들어졌다. 과정도 분명하다. 이것을 노자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여기서 하나라는 것은 음효 또는 양호를 말하는데, 1개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1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상은 2개의 효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2라고 말하는 것이고, 팔괘는 3개의 효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3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기도 한다.

하늘이 일, 땅이 이, 사람이 삼(天一, 地二, 人三).”

 

(162)

주역에서 시간은 양으로 분류된다. 양이란 저 먼 곳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저 먼 곳이 바로 양이기도 하다. 이에 관한 것은 뒤에서 상세히 살펴볼 것이다. 지금은 시간이 먼 곳에서 발생하여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에만 주목하면 된다. 이곳은 음이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공간이 음이다. 양이란 음이 있으면 그것을 파헤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시간은 현재를 향해서 오고 있는 것이다. 공간은 시간의 힘을 얻어서 미래를 향해 작용을 시작한다. 우주에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현상도 없어진다. 상대성이론에서는 시간이 있으면 공간이 있고 공간이 있으면 시간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시공(時空)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이는 시간과 공간이 한 덩어리라는 뜻이다. 둘을 절대로 떼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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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2-15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의 책에 대한 사랑과
자녀분들에게 이야기해주시는 열정은
항상 절 채찍질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18-02-16 00:27   좋아요 0 | URL
북프리쿠키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야말로 북프리쿠키님 덕분에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된 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설명절 되시고, 늘 책과 함게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