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1주년 한정 리커버 특별판)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아빠가 좋아하는 채사장의 책이란다. 그의 신간 소식을 듣자마자 예약까지 걸어 넣고 사서 읽었어. 읽은 지는 꽤 되는데 이제서야 너희들에게 책이야기를 하는구나. 최근에 책을 사면서 신간을 예약까지 걸어놓고 산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구나. 그만큼 아빠가 채사장이라는 사람을 좋아해. 채사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다른 패널들, 즉 김도인깡샘이독실과 함께 진행했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이 있단다. 작년 8월에 종영되었지만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찾아서 듣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두세 번씩 들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에피소드들의 숫자를 보고 아쉬움이 남지만, 다시 또 들으면 되니까… 그리고 소문에 그들이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채사장의 신간. 전에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이번에는 내는 책은 사람들과 관계를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신간 소개에서 본 그의 책제목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를 보고, 그가 이야기한 책이 나왔구나싶었단다. 죽음의 직전까지 갔던 그가 사고의 트라우마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던 것을, 그를 알고 있는 이라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거야. 그리고 그가 타인과 관계를 어려워한다는 사실도 말이야.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거야. 채사장이라면타인과의 관계보다 혼자만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라고 말이야. 하지만지은이 채사장이 자신에 대한 심오한 물음들을 답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야. 그 답은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과 타인들로부터 그 답을 찾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 거야. 그래서 그가 깨달은 바를 이런 책을 쓰게 된 것이란다.

지금까지 그가 쓴 책의 성격과는 많이 달랐어. 지금까지 그가 쓴 책은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옮긴 것 같았어. 그의 개인적인 생각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때론 그것이 축약되어 있어 보이기도 했단다. 그가 팟캐스트에서 했었던 이야기들도 실려 있었어. 그를 팻캐스트를 통해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축약된 그의 글들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를 처음 만난 이들은 무슨 소린가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 이전의 책들과 성격이 달라져서 다소 실망한 이들도 있을 것 같고 말이야. 사실 아빠도 지난 책들에 비해 다소 실망을 했단다.

 

1.

아빠도 채사장만큼 타인들과 관계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그런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빠가 하루종일 회사에서 타인들과 부딪히면서 생활을 하다 보니 몸과 영혼이 지쳐 퇴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구나. 이건 늘 다른 세계들과 부딪힘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세계는 언제나 내 중심의 세계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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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지형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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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은 그만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지. 사랑하는 것은 다른 두 개의 세계가 만나는 것이야. 그래서 쉽지만은 아닌 것이야. 그리고 그 사랑이 끝나게 되었다면, 나의 세계는 사랑을 하기 전과 다른 세계가 되어 있을 거야. 사랑했던 사람의 세계가 나의 세계에 흔적으로 남아 있을 테니 말이야. 나의 삶이라고 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예측 불가능한 타인과 함께 살아가니 쉽지 않은 것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내가 꿰려고 하는 첫단추가 제대로 꿰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말이야. 하지만인생 전체로 봤을 때 우리는 옳은 선택을 한다고, 지은이는 위로(?)를 해주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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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인생이 생각보다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테다혼자 살아가는 것이었다면 나의 계획과 전망과 실행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겠지만실제 세상에는 나의 세계 전체를 뒤흔드는 타인이 있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그것을 간신히간신히수습해가면 결국 나의 삶은 누더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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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명심해야 한다내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꿸 가능성은 전혀 없다객관적으로 말해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물론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대신 이렇게 믿고 싶다나는 인생의 중간 어딘가에서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할 테지만인생 전체의 큰 틀에서 본다면 분명 운이 좋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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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은 관계 속에서 나의 세계와 다른 사람의 세계가 충돌하면서, 이 삶을 여행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는 거야.

 

2.

이 책은 40가지 만남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가 약간은 어두워 보였단다. 그렇게 아빠가 생각한 이유는 몇몇 에피소드 때문일 수도 있었어. 타인과 관계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여 슬픈 결말을 맺게 되는 소년병 이야기, 현실에 적응하지 못했던 채사장의 아버지의 이야기… 그 아버지와 채사장의 불편했던 관계, 결국 그 불편한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객사를 돌아가시고…

삶은 왜 이렇게 무거운가? 삶을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야. 고대 이집트 도시 옥시린쿠스의 유물 중에 재산을 세세히 정리한 메모가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 아주 오랜 과거의 사람의 삶이란 것이 오늘날과 그리 다른 것이 없었던 거야. 왜 사람은 그렇게 살고 있을까? 채사장은 질문을 던졌어. 만약 당신이 고대이집트로 가서 30~40년을 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여행을 할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이제 다시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이 먼 미래에서 현시점으로 여행을 와서 30~40년을 산다고 하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30~40년 남은 삶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군가는 의술이 발달해서 더 오래 산다고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잖아. 우리는 삶이라는 여정을 늘 여행하고 있는 것이야. 여행을 마칠 때지난 여행을 되돌아 보면서 어떤 감정을 가질까. 이런 생각을 늘 할 수는 없지만가끔 힘들 때 삶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하면, 앞서 이야기했던 삶의 무거움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구나. 그래서 채사장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이 든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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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

나이가 든다는 건 다행이다어린 날의 들뜸과 격정은 가라앉고섬세함은 무뎌지고무거움은 가벼워진다죄책감은 줄어가고헛된 희망은 사라지고안타까움은 오래가지 않는다그래서인가나는 다만 고마웠다연인의 불안을 나누어 지고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에게 다만 고맙다고 느낄 뿐이었다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조금 부끄러워졌다그렇게 무거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무엇이 그리 무겁다고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엄살을 부렸던 것일까운명이라거나 의무라거나 책임이라거나그런 것들은 생각처럼 슬픈 것이 아닌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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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가지 더… 터키의 아이딘 지방에서 발견된 고대 비석 비석의 새겨진 세이킬로스의 노래.. 그 가사를 읽어보면다시 한번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삶은 찰나이니그 살아있는 빛나라결코 슬퍼하지 말라고.. 그래맞아..

삶은 찰나이니 너희들도 그 짧은 삶 속에 슬퍼할 시간들 두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우리는 슬퍼할 겨를이 어디 있겠니? 즐기고행복하자꾸나영원히…..




(33)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平),horizon’이다. 지형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128)

나이가 든다는 건 다행이다. 어린 날의 들뜸과 격정은 가라앉고, 섬세함은 무뎌지고, 무거움은 가벼워진다. 죄책감은 줄어가고, 헛된 희망은 사라지고, 안타까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나는 다만 고마웠다. 연인의 불안을 나누어 지고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해준 그녀에게 다만 고맙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무거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무엇이 그리 무겁다고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엄살을 부렸던 것일까. 운명이라거나 의무라거나 책임이라거나, 그런 것들은 생각처럼 슬픈 것이 아닌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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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1-28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던 책인데 이렇게 작성해주신 리뷰를 보니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bookholic 2018-01-28 23: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유나님도 즐독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