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돈 말고도 세상에는 만족감을 느낄 ‘거리’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세상의 진보는 권력이나 돈, 이런 것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특별한 재능으로 특별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71)
‘인간은 죽을지언정 포기하면 안 되는 존재’라고 헤밍웨이가 그랬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희망과 성공을 위해
인생의 모든 걸 쏟아붓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대부분은 성과 없이 사라져 갑니다. 그럼에도 우린 포기하면 안 됩니다. 좋은 인생이란 기술이나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영역이라고 믿습니다.
과연 나는 좋은 인생을 살고 있는 걸까요? 인생과 싸우면서 좀 더
살아볼 생각입니다.
(85)
나이를 하나 더 먹는다는 것은 후회할 일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
그때 그 일을 더 열심히 할 걸,
그때 그걸 선택할 걸,
그때 좀 더 참을 걸,
그때 그만 때려치울 걸,
그때 그에게 더 잘해 줄 걸,
그때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걸…
후회할 일이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럼에도 후회하지 않을지도
모를 인생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흘러가는 이 인생에 충실해야겠습니다.
(87)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무언가 꿈이 생겼음에도 그걸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서 실패할 거라는 두려움, 주위에서 손가락질할 거라는 두려움
등등. 두려움은 대개 최악으로도 최상으로도 흘러가지 않습니다. 운이
좋으면 좋은 쪽으로, 운이 나쁘면 나쁜 쪽으로 갈 뿐입니다.
(97)
제자와 사귀는 40대 노처녀 선생,
50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20대 여대생, 남자
몸을 찾아 게이클럽을 들락거리는 게이, 사촌끼리 부부처럼 사는 커플,
스와핑을 하는 부부, 내가 보아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모든 인간사는 나름대로 질서와 사정이 있고, 누군가에게 피해 없이 그 문화권 사람끼리 행복하다면 그건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우리가 진정 분노해야 할 문화는
사회구조가 아닐까요. 개인 정의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사회정의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99)
조선 건국 이래 6백 년 동안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 어떠한
부정과 불의가 저질러져도, 강자가 약자를 짓밟아도 모른 척하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감고 귀 막고 비굴하게 살아야만 목숨 부지하고 살 수 있었던 6백
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 비로소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말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출마 연설 중
반역의 현대사… 동학군은 반란군으로 불렸고 독립군은 테러 분자로 불렸고
반독재 투쟁은 빨갱이로 불렸고, 현재는 노빠로 불립니다. 내가
‘노빠’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름, 그 이름 노무현. 당신과 함께했던 시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219)
제대로 잘 맞은 공이 노골이 되기도 하고 빗맞은 공인데 골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이것이 인생인데. 살다 보면 억울하고 원통한 일도 있고 의도치 않은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이 역사이고 인생입니다. 결국은
집념이 강한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226)
학명 : 흰수마자
분류 : 잉어목 잉어과
크기 : 6츠
서식장소 : 낙동강 상류 여울의 돌덩어리 사이
분포지역 : 한국 낙동강
4대강 사업으로 멸종
(312)
예술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세상의 중심은 세상이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의 역할은 따로 있다. 예술은 세상을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만 주면 된다. 풍부함은 그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킨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일수록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가는 누구보다 공부를 해야 하고, 도를 닦아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과 싸워야 하고 세상과 싸워야 한다. 그냥
싸우는 게 아니라 목숨 걸고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예술가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좋은 작품을 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산이 되어야 하고 하늘이 되어야
한다. 수도승 같은 철학자가 되어 세상 발전에 꼭 필요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지독한 고통을 수반한다.
세상의 냉대도 있고, 대중의 손가락질도 받아야 하고, 가족이나 친지의 잔소리도 견뎌야 하며, 경제적 고통과 외로움과도
싸워야 하고, 끝없는 실패도 맛보아야 한다. 그렇게 거장
예술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321)
거대한 타락이 승리하는 것이 한국의 운명이라면, 그 타락과 싸우는
것 또한 우리의 운명이다. 진정한 정의가 뭔지 아는 이들은 이 운명에 맞서야 한다.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 한다.
(363)
표현의 자유는 가장 소중한 민주주의의 가치이고, 우린 권력자를 뒷담화
깔 권리가 있다. 뒷담화 좀 깠다고 권력 있는 자들이 처벌하려고 드는 건 정말이지 치사한 짓이다.
…
우리가 재수 없어 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정치에 대해 시원하게 엿을 먹여야 한다.
이 사회가 타락한 근본 이유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396)
정치를 가지고 예술을 하는 것은 예술가의 특권이다. 우린 자유로운
사람이므로 예술가는 자유를 꿈꾸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은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성공한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목소리와 사상이 서로 공존하며,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예술 작품이 사랑받으며, 어떤 탄압도 없다. 민주주의가 덜 성숙한 사회라면 예술가가 나서야
한다. 어떤 불편함에도 굴하지 말고 과감하게 세상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예술가의 숙명이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