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새
콜린 맥클로우 지음, 홍석연 옮김 / 문지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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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린 매컬로 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다 읽고 나서, 에필로그 격으로 콜린 매컬로의 또 다른 유명한 작품인 <가시나무새>를 읽었단다. 아빠도 어려서 잘 모르지만, 예전에 드라마로도 만들어져서 엄청 유명했단다. 제목은 잘 알고 있던 책.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지은이가 <가시나무 새>를 쓴 그 작가라서 해서 약간 놀랬던 기억이 있구나. 장르가 좀 다른 소설이라서 말이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가시나무 새>도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읽게 된 것이란다.

1915년 뉴질랜드의 한 시골의 가난한 가족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단다. 클레어리와 휘모나는 부부이고, 첫째 프랭크 열여섯 살, 둘째 바브 열한 살, 셋째 재크 열 살, 넷째 휴이 아홉 살, 다섯째 슈튜어트 다섯 살. 그리고 막내이자 외동딸 메기가 네 살이 가족구성원 중에 주인공은 막내이자 외동딸 메기. 메기가 커 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란다.

그런데 왜 제목이 가시나무새일까. 가시나무새는 켈트족의 전설에 나오는 새로, 가슴을 가시에 찔려 붉은 피를 흘리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죽어가는 새라고 하는구나.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가시나무새. 이미 제목에서 슬픔을 암시하고 있어. 지은이 콜린 매컬로는 아픔을 감수하는 일을 가치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는 일이 우리의 삶이라고 이야기를 하더구나.


1.

클레어리와 휘모나의 가족들그 중에 막내이자 외동딸 메기가 소설의 주인공이란다. 집에서는 가난했지만, 그래도 서로 의지하며 행복했어. 메기는 특히 큰 오빠 프랭크가 예뻐해 주었단다. 그런데 프랭크와 아빠 클레어리는 사이가 무척 안 좋았단다. 나중에 알고 알고 보니 프랭크의 친아빠가 클레어리가 아니었어. 부잣집 딸이었던 휘모나는 집안에서 반대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져 아이까지 낳았고, 부모의 의지에 따라 클레어리와 결혼하게 된 거야. 그래도 휘모나는 아내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을 잘 하였단다. 메기가 아홉 살이 되는 데에 동생이 한 명 더 태어났고, 나중에 그 밑으로 쌍둥이 동생들이 또 태어나게 되는데 모두 아들들이라서 여전히 메기는 외동딸이란다.

클레어리가 가난하지만, 엄청 부자인 누나가 한 명 있긴 했어. 그 누나는 오스트레일리아 길란본에 사는 메리 카슨이라는 사람인데 남편을 잃고 혼자 살고 있었어. 자식도 없었단다. 갑부에 까칠한 성격으로 동생과도 연락을 거의 안하고 살았어. 그런데 메리 카슨은 자신이 나중에 죽고 나면 그 재산을 어차피 클레어리에 주어야 하니까, 미리 와서 같이 자신의 농장에서 살라고 했단다. 그래서 메기의 가족들은 모두 뉴질랜드를 떠나 오스트레일리아 길란본으로 왔단다. 당시 메기는 십대 초반이었어.

메리 카슨은 젊은 랠프 신부와 친하게 지내서, 집안일 관리를 랠프 신부에게 맡기곤 했어. 메기 가족들도 랠프 신부와 서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메기도 랠프 신부님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단다. 메기가 점점 커가면서 랠프 신부님도 메기를 여자로 사랑하게 되어 심하게 갈등을 하게 된단다. 사랑하는 메기를 위해서 성직자의 삶까지 포기하려고 했어.

그런데 그런 랠프의 마음을 알고 있는 메리 카슨이 랠프 신부에게 제안을 했어.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랠프에게 준다는 새로운 유서를 준다는 내용이었어. 그 대신 신부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아빠가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건이 좀 이상하구나. 메리 카슨이 랠프 신부를 남자로 보기도 했지만, 나이가 너무 어려서 마음속에만 그를 품고 있기 했어도, 이 제안은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랠프 신부도 메기를 그렇게 사랑했으면서, 신학자인 사람이 돈의 유혹에 엄청난 재산을 선택한다는 것도 이해가 좀 안되고 말이야.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사람이라 아빠의 정서와 다른 것인지 모르겠구나. 아무튼 메리 카슨은 얼마 후 죽었고, 랠프 신부는 엄청난 유산을 받고 메기를 떠나게 된단다. 메기와 식구들은 지금 살고 있는 저택과 농장만 유산으로 받게 되었어. , 랠프는 메기에게 매년 2000파운드를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유서에 있었단다.

….

이제 성인인 된 프랭크는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아버지는 실수로 프랭크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프랭크는 상심하고 집을 떠나게 된단다. 몇 년 뒤 시비가 붙어 누군가와 싸우다가 실수로 사람을 죽게 해서 감옥에 복역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메기의 가족에게 불행은 이것은 시작이었어. 농장 주변에 큰 화재가 일어나서, 아버지 클레어리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찾아 나선 스튜어트가 멧돼지의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단다. 가난을 벗어나 행복을 찾아온 땅에서 그들을 반기는 것은 계속된 불행들뿐이로구나. 이런 불행들의 소식을 접한 랠프 신부님이 위로해 주려고 메기 가족을 찾아왔단다. 오랜 만에 만난 메기와 랠프 신부는 서로 애타게 찾던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어. 하지만 랠프 신부는 다시 떠났어.


2.

일손이 부족한 농장에 루크라는 일꾼이 한 명 와서 일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메기는 그 루크와 사랑하게 되어 되어 결혼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메기의 마음 속 진정한 사랑은 여전히 랠프 신부님이었어. 랠프 신부님을 잊기 위해 루크와 만나고 결혼하고루크가 다정다감한 사람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루크는 돈 욕심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고, 자존심도 센 사람이었어. 결혼하고 나서 그냥 메기네 농장에서 함께 살아도 되었건만, 멀리 퀸슬랜드에서 신혼집을 차렸단다. 메기도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가정부로 일해야 한다고 했어. 자신은 사탕수수 농장으로 돈을 번다고 떠나면서 집에는 거의 오지도 않았단다. 루크의 한가지 목표는 오직 자신의 농장을 갖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것이었어.

결혼을 하고 나서 오히려 혼자 지내게 된 메기. 다행히 메기가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집의 부부가 다정하게 잘 대해주었단다. 특히 앤 부인은 메기를 딸처럼 잘 대해 주었어. 메기가 첫딸 저스틴을 낳았을 때도 앤 부인이 다 보살펴 주었어. 루크는 아이를 낳았는데도 오지 않았어. 이때 랠프 신부님이 찾아와 메기를 위로해 주었는데, 어찌 이렇게 삶이란 게 마음대로 되지 않고 틀어져서 나아가는지

혼자 아이를 힘들게 키우는 메기에게 앤 부인은 휴가를 주었어. 아기도 자신이 키울 테니 혼자 쉬고 오라면서 한적한 섬의 리조트도 알아봐주었어. 메기는 그 리조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쉴 수 있었단다. 그런데 그곳에 랠프 신부가 찾아왔어. 앤 부인이 메기와 랠프 신부 사이를 알아채고 알려준 것이었지. 그 섬의 리조트에서 메기와 랠프 신부에게는 아무런 방해도 없었단다. 성직자의 직위도 잠시 잊고 그들은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었어. 메기에게는 얼마 만에 느껴보는 행복일까.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행복일 수도섬에서 휴가를 마치고 랠프 신부는 다시 성직자로 돌아와서, 로마의 바티칸으로 가게 되었어. 그리고 그 섬에서 짧은 행복은 데인이라는 아이를 낳게 되었단다. 메기도 이제 자신의 삶을 다시 찾기 위해 루크와 이혼하고 가족들이 있는 농장으로 돌아왔단다. 엄마 휘모나는 메기를 따뜻하게 받아주었어.

….

당시 세계는 2차세계대전이 한창이었단다. 메기의 쌍둥이 동생들인 제임스와 패트릭도 참전을 하게 되었는데, 패트릭은 부상을 당하고 불구의 몸으로 돌아오게 되었어. 가족의 시련은 아직 끝나기 않은 것 같구나.


3.

시간을 또 흘러 메기와 랠프 신부의 아들 데인이 십대 소년이 되었어. 데인은 커서 신부가 되겠다고 했단다. 메기는 데인을 바티칸에 있는 랠프에게 보냈어. 그런데 랠프는 데인이 자신의 아들이란 것을 아직 모르고 있었단다. 메기가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거든. 다들 루크의 아들인줄 알고 있었지. (아참, 메기의 엄마 휘모나만 진작에 눈치를 채고 있었고, 말씀은 안 하셨지만…) 그리고 첫딸 저스틴은 연극배우가 되겠다고 영국으로 떠났단다.

이제 다들 커서 제 앞가림을 하게 된 아이들은 둔 메기더 이상 찔릴 가시가 없었을까. 하지만 그 전보다 더 큰 가시가 메기를 찌르려고 기다리고 있었단다. 데인이 그리스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바다에 빠진 이를 구해주고 그만 자신은 파도에 휩쓸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단다. 이 소식을 들은 메기는 하늘이 무너지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남겨진 식구들을 위해, 특히 딸 저스틴을 위해 무너지지 않으려고 했어. 가시나무새처럼 말이야.

데인의 죽음에 저스틴은 심한 자책감에 세상을 등지려고 했어. 사실 그 그리스 여행은 데인과 저스틴이 함께 가려고 했었거든. 그런데 저스틴이 남자친구와 약속 때문에 데인이 혼자 가게 된 것이고저스틴은 함께 여행을 갔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심하게 자책하고 있었단다. 그런 저스틴을 다시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온 이는 엄마 메기였단다. 저스틴은 엄마 메기의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를 받고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단다. 이렇게 소설을 끝이 났어. 한 평생 크고 작은 가시에 찔리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메기가 바로 가시나무새였던 것이란다.

….

아빠가 생각하기에 랠프 신부이 잘못한 것 같구나. 랠프 신부가 진정 사랑하는 존재는 하느님이 아니고 메기였는데 말이야. 평생 곁에서 메기와 사랑으로 살아갔다면 그 자신에게도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었을 것이고, 메기가 찔린 수많은 가시들은 찔리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야.

좋은 작품들을 남기시고 이제 고인이 되신 콜린 메컬로 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오늘은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1915 12 8, 메기 클레어리에게 네 번째 생일이 돌아왔다.

책의 끝 문장: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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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24 00: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시나무새는 정말 마스터스 오브 로마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의 글이네요. 같은 작가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말이죠. 왠지 저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그 콜린 매클로로만 알고싶다는 생각이..... ^^;;

bookholic 2022-01-25 06:03   좋아요 0 | URL
저도 읽으면서 <가시나무새>가 왜 그렇게 많은 인기를 끌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시절은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