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인간의 시대
최평순.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 해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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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주 가끔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을 것을 본단다. 이번에도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인류세: 인간의 시대>라는 책을 읽었어. 인류세. 이것은 최근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란다. 왜 이런 용어가 생겨난 것일까.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크게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이렇게 구분하고, 그 아래 세분하여 ‘~~이렇게 끝나는 것으로 구분한단다. 쥐라기, 백악기 등여기까지는 많이 익숙하구나. 학교에서도 배우고 그랬으니 말이야. ‘~~아래 더 세분하여 구분하는 것이 있는데, ’~~라는 말을 이용한단다. 한자어로 세상 세()를 사용해. 예를 들어, 1만년전부터 현재까지는 홀로세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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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식 지질시대인 홀로세(Holocene)를 우선 알아야 한다. 홀로세는 빙하기 이후 지금까지의 비교적 따뜻한 시기를 말하며, 1만 년 가량의 시간에 해당한다. 홀로세는 전부를 뜻하는 그리스어 ‘Holos’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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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몇 학자들이 홀로세는 이제 마치고, 인류세라는 말을 사용하자고 주장했어. 아빠가 인류세라는 단어를 최근에 많이 봤다고 했잖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보면 책도 여러 권 검색이 된단다. 아빠는 이 인류세라는 말을 지구 환경을 망쳐 놓은 인간들의 세상을 비유해서 쓰는 말인 줄 알았어. 그런데 실제 지실 시대의 한 구분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는구나. 그렇다고 좋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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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 지권-생물권 프로그램(IGBP)’ 회의에서 처음 인류세 개념을 제안했다. 당시 회의에서 자꾸 홀로세가 언급되는 것에 굉장히 언짢아하던 파울 크뤼천이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홀로세를 살고 있지 않아요.” 놀란 동료들이 그럼 무슨 시대냐고 물어보자 크뤼천은 알맞은 단어를 찾으려 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의 입에서 ‘Anthropocene’, 인류세가 튀어나왔다. 인류세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 쓰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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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류세가 지질학, 층서학적으로 실재하는가?

2. 1950년대를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가?

두 안건 모두 위원 34명 중 2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인류세가 정식 지질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소식이었다.

인류세실무그룹은 인류세를 정식 지질시대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2021년까지 국제층서위원회에 전달하기로 결의했다. 이 제안서가 국제층서위원회와 국제지질학연합에서 통과되면 인류세가 공식화된다. 우리의 이름 인류가 지질연대표에 새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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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류가 멸망하고, 먼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를 들렀다면, 그들은 아마 다르게 이 시대를 해석할 것 같구나. 외계인들이 지구를 와서 오늘날의 지층을 분석한다면 인간이 아닌 다른 뼈를 잔뜩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것은 바로 닭뼈. 그래서, 외계인들은 이 시대를 닭의 시대로 기록할 것이라고 하는구나. 우리도 닭을 좋아하는데, 아마 닭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지금도 230억마리의 닭들이 살고 있다고 하는구나. 살고 있는 닭들만 그렇고, 일년에 죽는 닭들이 그것보다 두세 배 많다고 하는구나. 모두 인간들이 먹기 위해서 말이야. 고생대의 대표적인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 홀로세의 대표적인 화석은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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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대의 대표적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주의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금 시대의 어떤 화석을 발견할까?

현재로서는 닭 뼈가 유력한 후보다. 동 시간대에 77억 인구가 약 230억 마리의 닭과 함께 살아간다. 사람 한 명당 닭 세 마리꼴이다. 2008년에는 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 약 1000만 마리의 식용 닭이 살처분돼 매립되기도 했다. 그럼 그 뼈들은 어떻게 될까? 썩거나 화석이 된다. 닭 뼈는 산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보통은 잘 썩지만, 매립지 환경은 산소가 별로 없기 때문에 화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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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 인류세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몇몇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콘크리트, 플라스틱, 치킨, 미세먼지, 도시, 기후변화, 대멸종, 그리고 신종 전염병. 고개가 끄덕여지더구나. 그런데 행복함을 느끼는 단어가 하나도 없구나. 모든 것들이 생명체들을 죽이는 것들뿐이니 말이야.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어. 그 어느 때보다 사라지는 생명체의 종수가 많다고 하는구나. 아빠가 예전에 다른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은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를 살고 있단다. 대멸종의 원인은 인간그렇게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인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빠는 솔직히 부정적으로 생각한단다. 단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부디 가능한 오래 버티면 좋겠다, 바라고 있을 뿐이야.

….

앞서 이야기한 인류세를 나타내는 단어들 중에 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이 슬프더구나. 오래 전 인류가 사용한 기구로 시대를 구분하기도 했어.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이렇게 말이야. 그러면 오늘날은? 오늘날은 바로 플라스틱기 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 부정할 수가 없구나. 하루에도 플라스틱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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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147)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 시대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며 누르는 자판, 노트북 본체, 마우스, 전원선, 스탠드 조명, 의자 바퀴까지 모두 플라스틱 소재가 포함돼 있다. 현대인이라면 하루 최소 한 번 이상은 플라스틱을 쓰게 되고, 둘러보면 어디에나 하나쯤은 보일 정도로 생활 반경 안에 널려 있다. 플라스틱은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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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이제 많이 알려져 있단다. 하지만 그보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버릴 수 없으니, 유해성을 알지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사용할 수밖에 없구나.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 대부분이 바다로 흘러간다고 하는구나. 플라스틱이 완전히 썩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그것을 태우려고 해도 좋지 않은 물질들이 나오고, 재활용을 해야겠지만, 생각만큼 재활용되는 양이 극히 적다고 하는구나. 사람들이 많이 분리 수거를 하지만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은 정말 적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많은 플라스틱은 바다로 모이게 된단다. 해류에 의해서 한 곳에 모이게 되어 거대한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그 섬들이 여기저기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플라스틱을 먹이인줄 알고 죽은 바다 생물체들의 이야기그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게 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바다에 떠 다니고, 그것을 바다 생물이 먹고, 먹이사슬을 거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몸 속에 들어가게 된단다. 우리들 몸 속에도 많이 들어 있을 것 같구나. 그것이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 채모르고 사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구나. 알면 알수록 불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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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가장 섬뜩한 점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류, 야생동물, 그리고 인체에 머물면서 해당 종에 미치는 유해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톰슨 교수가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를 밝혀낸 지 겨우 15년 정도. 플라스틱을 먹으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따져보면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대략 150,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는 60~70년 남짓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아직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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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류세의 또 다른 특징 기후 변화. 아빠가 이건 여러 번 이야기해서 자세히는 하지 않을게. 다만 이런 기후 위기를 다들 알고 있지만, 그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 것에 안타깝구나. 정말 답은 없는 것인지. 미세 먼지가 잔뜩 낀 날 세상을 보면 세상이 망할 것 같은 풍경이란다. 디스토피아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을 요즘은 실제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단다. 지구가 금성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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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인류세는 생물권, 수권, 암석권, 대기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권역에서 인간의 활동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그중 대기오염처럼 도시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대도시에 살면 생물다양성이 감소해도 잘 모르고, 정수된 물을 사용하며, 여름 휴가 기간에나 산성화된 바다로 놀러 간다. 변하고 있는 지구 현장을 외면하기 쉬운 생활 방식 속에서 어떻게 해도 차단되지 않는 것이 공기다. 지금의 국가 정책과 생활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미세먼지 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마스크를 쓰거나,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정도다. 금성에 간 우주인도 비슷할 것이다. 선체 안에서만 편하게 숨 쉴 뿐 밖으로 나갈 때는 기능성 헬멧을 착용해야만 한다. 더 나아질 길이 있음에도 우리는 점점 금성 같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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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아빠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데, <, , >로 유명한 재레드 다이어몬드 교수는 희망을 이야기하더구나. 그의 말을 믿어보고 싶더구나. 이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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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이 질문은 2020년의 현대 문명을 살아가는 77억 지구촌 사회에도 적용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기후 변화를 일으키거나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와요.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구를 더 바꾸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강력하고 우리의 행동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낳는 것이죠. 인간은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종이에요.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 강력한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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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가 2019년에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구나. 그 때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던 시절이었어. 2021년에 다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포함하여 방송횟수가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외에서 많은 상도 탔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한번 찾아서 봐야겠구나. 슬프겠지만 말이야. 인류세 싫다.


PS:

책의 첫 문장 :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사실 우리는 21퍼센트의 산소와 78퍼센트의 질소로 구성된 대기 안에서 살아간다.

책의 끝 문장 :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인류세를 살고 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器) 시대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며 누르는 자판, 노트북 본체, 마우스, 전원선, 스탠드 조명, 의자 바퀴까지 모두 플라스틱 소재가 포함돼 있다. 현대인이라면 하루 최소 한 번 이상은 플라스틱을 쓰게 되고, 둘러보면 어디에나 하나쯤은 보일 정도로 생활 반경 안에 널려 있다. 플라스틱은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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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7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류세의 핵심은 닭뼈랑 플라스틱이네요. 저도 리뷰 읽으니 인류세가 안오면 좋겠네요 ㅜㅜ

bookholic 2021-06-18 05:26   좋아요 1 | URL
플라스틱, 닭... 모두 줄이기 쉽지 않아요..ㅠㅠ
그래도 노력은 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