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중종반정은 명분은 있었으나, 준비는 부족했던 사건이었다. 연산군을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준비된 왕이 없었고, 중종 스스로도
왕이 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왕이 되었기 때문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존재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69)
결국 중종은 왕이죠. 허약해 보이지만 본인은 왕이고 조광조는 신하예요. 그런데 조광조가 추구하는 성리학 이념에 입각한 도덕 정치라는 게 기본적으로 신권을 강화하는 거거든요. 신하가 중심이 되어서 성리학적 질서를 바로 세우고, 그 과정에서
왕은 도적 정치, 왕도 정치를 하면서 철인이 되어야 한다고 하거든요.
‘왕은 항상 몸과 마음을 닦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경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하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조광조가 자꾸 이런 식으로 하니까 결국 중종은 ‘도대체
누가 왕이야?’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죠.
(131)
우리가 흔히 16세기를 사람의 시대라고 하죠. 사림파가 등장해서 훈구파와 대립하다가 결국 4대 사화가 일어나잖아요. 그런데 궁극적으로 4대 사화 이후에 사림파가 승리를 해요. 훈구 세력을 몰아낸 사림파가 권력을 잡으면서 사림 내부에서 의견 다툼이 일어납니다. 이때 가장 큰 이슈는 ‘기존의 훈구 세력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거예요. 이 중에서 훈구,
특히 외척을 확실하게 내치자는 쪽이 동인이 되고, 일부 양심 있는 외척과는 함께 갈 수도
있다는 쪽이 서인이에요. 지역적으로는 동인의 영수였던 김효원이 서울의 동쪽, 예전 동대문운동장 근처인 건천동에 살아서 동인이고, 서인의 영수
심의겸은 서쪽의 정릉에 살아서 서인이 되는 겁니다.
(174)
연도의 끝자리 수 쉽게 외우는 법
10간
|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
|
연도
|
4
|
5
|
6
|
7
|
8
|
9
|
0
|
1
|
2
|
3
|
*10간의 ‘갑(甲)’으로 시작되는 해는 갑신정변(1884),
갑오개혁(1894)처럼 끝자리 수가 4이다. ‘을’,
‘병’도 이렇게 외우면 쉽다.
(190)
헌종 10년(1844), 한양
전국 8도에서 몰려든 선비들이 과거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시제가 발표되고 긴장 속에서 치러진 시험
마침내 합격자가 발표됐다.
그런데 합격자 명부의 조수삼이라는 이름 석 자가
장안의 화제가 됐다.
조수삼은 학식이 깊고 글재주가 뛰어나
당대의 문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선비.
그가 오랜 공부 끝에 과거에 합격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을 감탄하게 한 것은
당시 그의 나이가 무려 83세라는 것이었다.
(193)
단순 명쾌하게 조선의 과거 시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문과는 크게
대과와 소과로 나뉩니다. 소과는 다시 진사시와 생원시로 나뉘는데요. 진사시와
생원시에는 초시와 복시가 있고, 합격자는 진사시, 생원시
각각 100명씩 총 200명입니다. 이렇게 소과에 합격하고 나면 대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과에는 초시, 복시, 전시 3단계가
있는데요. 초시와 복시는 각각 초장과 중장, 종장 3단계의 시험을 보게 됩니다. 초시에서 240명을 선발을 하고, 그중 33명을
복시에서 뽑습니다. 여기서 뽑힌 33명은 마지막 절차인 전시, 즉 왕 앞에서 보는 시험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
모든 단계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관직에 나갈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