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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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최태성이라는 분이 쓴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우연히 알게 되었어. 이 책이 출간할 때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이벤트로 이 책의 맛보기 형식의 책자를 준 적이 있었단다. 그것을 읽은 것은 아니야. 그저 이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지. 시간이 좀 지나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이 책이 있길래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던 때가 떠올라 책을 펼쳐 보았단다. 역사학자의 교양 역사쯤으로 생각했는데, 역사서보다 에세이에 가까웠단다. 읽기도 편했고, 역사 속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대한 소개도 좋았단다.

책날개에 있는 지은이 약력과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지은이 자신의 이야기를 읽고 이 사람 또한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을 오랫동안 하면서, EBS에서 강의도 하셨대. 그러면서 학생들의 후기를 받기도 했는데, 형편이 안되어 제대로 된 강의를 받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내용도 있었대. 그리고 그는 결심했지. 무료로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무료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개설해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는구나. 그것이 20년이나 되었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그 꾸준함과 성실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야. 그 뿐만 아니라 여러 강연도 많이 하고 방송출현도 많이 하는 유명한 사람이 되었어. 사실 아빠는 지은이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 줄 몰랐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이거든. 책을 읽고, 유튜브에서 그의 강연을 한번 봤단다. 역사 강의아주 액티브하고 에너지 넘치는 강의를 하고 계시더구나. 책도 재미있어서, 너희들 고모 생일 선물에 이 책도 포함을 시켰어.


1.

많은 역사서에서 역사를 왜 배우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단다. 오랫동안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지은이 최태성님도 그런 질문을 던져보았단다. 여럿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람을 만나 그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어. 다소 뻔한 이유일 수도 있지만, 아빠도 많이 공감하고 그렇게 만나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아빠의 삶의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도 많이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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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0)

역사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공부입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긴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절로 가슴이 뜁니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이죠. 그런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면 좀 더 의미 있게 살기 위한 고민,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아무리 힘든 세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될 테죠. 그게 바로 역사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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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역사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중에 아빠가 좋아하는 사람들.. 존경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좋겠구나. 그 중에 정약용도 있단다. 천재여서 부럽고, 자식 사랑함에 남달라 본받을 만하고, 어려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 그리고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의 소유자.. 다른 사람들은 그를 또 다르게 평가를 하겠지만, 아빠는 위에서 이야기한 모습으로 정약용을 보았고, 그의 그런 모습을 배우려고 한단다. 정약용의 호 중에 하나 여유당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한글로만 보면 여유로워 보이지만, 이는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단다. 아빠도 본받고 싶은 마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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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그가 조정에서 물러난 뒤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추측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요. 자신의 생가에 걸어 놓은 현판이죠. ‘여유당(與猶堂)’이라고 쓰인 현판인데, 얼핏 들으면 이제 좀 여유를 갖고 편하게 살겠다는 뜻인가?”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실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글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함이여, 겨울 냇물을 건너듯이

()함이여, 너의 이웃을 두려워하듯이.”

이 글귀는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고,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처럼 두려워하며 경계하라는 의미예요. 안 그래도 눈엣가시인데 무엇 하나라도 트집을 잡아보려는 무리가 눈에 불을 켜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사방을 경계하고 신중하게 하루를 보내라는 의미로 그런 글자를 써둔 거예요. 정약용은 매일 현판을 쳐다보면서 오늘 하루도 행동거지 하나하나 조심해야지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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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정약용이 자식에 대한 사랑도 깊다고 이야기했잖아. 그가 아이들에게 당부한 말도 좋아서,  가슴에 새겨 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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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마지막으로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당부했던 말을 전하며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진실로 너희들에게 바라노니, 항상 심기를 화평하게 가져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다름없이 하라. 하늘의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라서, 한번 쓰러졌다 하여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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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사서를 읽다 보면 모르고 있던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몰랐던 김육. 그는 대동법을 통해 백성들을 편의를 도모해 주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박상진이라는 분. 이 분은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분이란다. 1910년대 독립운동가였어. 그의 직업은 판사였어. 그가 그냥 판사를 했다면 호위호식하며 잘 살았을 거야. 하지만 그의 선택은 의열투쟁이었단다. 친일파를 처단하는 등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하던 그는, 그만 체포되어 사형을 당했다고 하는구나. 인터넷 찾아보니 1884년에 태어나셨고, 1921년에 돌아가셨으니 채 사십이 되지 않았단다. 앞으로 그의 이름을 꼭 가슴속에 기억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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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8)

박상진이 판사를 꿈꾼 사람이라면 그런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거예요. 판사라는 꿈을 드디어 이룬 셈인데 그걸 내던지기가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하지만 박상진의 꿈은 판사가 아니었어요. 그의 꿈은 명사가 아니었습니다. 법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늘 다하고만 사는 평범한 이에게 도움을 주고,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사람이 되려고 판사가 된 것입니다. 이게 그의 꿈이었어요. 명사가 아닌 동사의 꿈이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판사라는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진짜 꿈이었으니까요. 그 꿈을 향해 나아간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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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역사를 읽다 보면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단다. 우리나라에 이런 자랑스러운 일이 있었다니힘들고 어려운 시절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극적인 일들도 많았고, 훌륭한 분들도 많았고 말이야. 그런 극적인 일들을 찾아서 일반인들에게 소개해 주는 것도 역사가들이 할 일이 아닌가 싶구나. 이 책에서 여러 에피소드들을 소개해 주었단다.

그 중에 1919 9 1일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온 전보 한 통. 수신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 위원부. 발신인은 리첸코. 러시아의 항구도시 무르만스크에 떠밀려간 우리 노동자 500여명. 영국 소속 철도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소련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영국 철도회사가 철수를 한 거야. 우리 노동자 500여명이 갈 곳을 잃게 된 것이지. 임시정부에서 구제를 요청했지만, 강대국들이 그들을 보살펴줄 리 없었단다. 우여곡절 끝에 30여 명이 프랑스로 올 수 있었어. 파리에 임시정부 파리위원부가 있었는데 그들의 노력으로 구제할 수 있었어. 프랑스의 쉬프 지역에 정착을 했는데, 그들은 아주 열심히 일을 했다는구나. 그리고 돈 번을 임시정부에 보내기도 했대. 또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프랑스에서 노동헌신상을 타기도 했다는구나.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보았어. 일제 침략으로 고향을 버리고 만주로, 연해주로 피신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러시아 서북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우여곡절 끝에 영국으로 갔다가 다시 프랑스로울컥해지는 감정

….

마지막으로 역사를 배우면 좋은 점 하나 더 소개하고 마칠게. 결론은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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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이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역사를 공부한 사람은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것입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듯이 미래는 더 밝을 거라고, ‘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 된다고. 역사를 통해 혼란 속에서도 세상과 사람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다시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건 역사지만 결국은 사람을, 인생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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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책의 끝 문장 : 저의 삶에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삼국유사>에도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정말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우리가 시험을 위한 공부로 <삼국유사>를 접했기 때문에 몰랐을 뿐이죠.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를 비교하며 차이점을 표로 그리면서 외우느라 정작 그 이야기에는 소홀했던 겁니다. 기전체의 관찬 사서, 기사본말체의 사찬 사서 등 형식적인 내용을 공부하느라 이야기 자체의 재미를 놓친 것이죠. - P21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게 됩니다. 그리고 겸손을 배우죠. 역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끔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죽는가 하면, 사방으로 위세를 떨치던 대제국이 한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니까요. 역사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 P104

누군가와 처음 만나서 이야깃거리가 없을 때 역사를 화제에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처음 관계를 맺을 때 상대와 나 사이에 연결 고리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하잖아요. 그래서 출신 학교를 묻고, 지역을 묻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역사적 사실로 다가가는 게 훨씬 더 그럴듯해 보이지 않겠어요? 역사는 꽤 유용한 소통의 도구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꺼내서 상대와 나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된다면 역사에서 답을 찾아보세요. 분명 같은 경험이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연결 고리가 있을 겁니다. - P164

이원익은 스물두 살에 과거에 급제해서 명종, 선조, 광해군, 인조 네 임금 밑에서 무려 여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한 번 되기도 힘든 영의정을 여섯 번이나 했다니 그 권세가 얼마나 대단했을까 싶지요? 그런데 그는 오두막에서 일반 백성들과 다름없이 살았습니다. 영의정은커녕 양반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난했어요. - P235

역사를 공부하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맥락이 잡힙니다. 역사에서 인간의 자유는 늘 이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역사의 수레바퀴예요. 역사를 통해 우리는 사회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 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문제란 별로 없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의 움직임도 알고 보면 역사에서 그 문제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 더 폭넓게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순간, 문제의 핵심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또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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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4-24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읽고 싶어지네여~~

bookholic 2020-04-25 00:15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