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 - 세상을 바꾼 다섯 개의 수
EBS <넘버스> 제작팀 지음, 김홍종 감수, EBS MEDIA / 민음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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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했단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재수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어. 그런데 너희들이니까 솔직히 이야기하는 거야. 아무래도 깔끔하게 답이 나오고,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기도 하고, 추리를 해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좋아했던 것 같아. 예전에 회사 일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을 풀면서 스트레스를 풀 때도 아주 가끔 있었단다. 수학 문제에 집중을 하다 보면 회사 일을 잠시 잊기도 했거든그래서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만나면 은근히 반갑더구나.

지금 와서 수학에 관해 어려운 전공책을 읽는 것은 좀 그렇고,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책들이면 대환영이란다. 그런 책들에서 읽은 이야기를 너희들에게도 해주면 좋고 말이야. 정말 오랜만에 수학에 관한 책을 읽었단다. EBS 다큐프라임으로 방영이 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넘버스>라는 책이야. EBS 다큐프라임은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질 높은 다큐멘터리로 본 것 중에는 실망한 것이 없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많이 보지는 못하는구나. 가끔 다큐프라임을 책으로 엮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넘버스>도 텔레비전으로는 보지 못하고,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구나.

세상을 바꾼 다섯 개의 수.. π, ∞, x, 0, i

수라고 하면서 너희들이 알고 있는 숫자처럼 보이는 것은 영(0) 하나뿐이구나. 그런데 나머지들도 다 숫자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학교에서 하나씩 배우게 될 숫자들이지

 

 

1.

π. 원주율이라고 하는 π. 원둘레와 원의 지름의 비율. 좀 쉽게 이야기하면 원지름이 1일 때 원둘레의 길이.. 파이. 3.14. 그래서 3 14일을 파이데이라고도 한단다. 누군가에게는 화이트데이이지만

π를 하늘의 수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간단히 3.14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뒤로 숫자가 계속 이어진단다. π는 그리스로 원둘레라는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표기한 것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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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π는 그리스어로 둘레를 뜻하는 단어인 περιμετροζ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앞서 살펴본 원적문제와 관련이 깊다. 아낙사고라스가 처음 문제를 낸 이후 원적문제는 여전히 인기가 좋았다. 아르키메데스는 여기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원과 같은 넓이의 정사각형을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하는 데 매달리지 않고 원의 넓이를 구하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그리스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선지 그에게는 깐깐한 본토들이 보여 주는 자와 컴퍼스에 대한 강박이 없었다. 그는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원의 넓이는, 밑변이 원둘레와 같고 높이가 반지름과 같은 직각삼각형의 넓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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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고대에서는 측정장치는 자와 컴퍼스뿐이었는데,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서 원의 면적을 재려고 애를 썼지만 정확히 잴 수 없었대. 아무래도 땅의 면적이 중요하니까 말이야. 네모 모양의 면적은 금방 계산이 되는데 원의 면적은 어려웠던 거야. 그러다가 아르키메데스라는 사람이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단다. 원의 넓이는 밑변이 원둘레와 같고 높이가 반지름인 직각삼각형의 넓이와 같다고 했어. 이것은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금방 이해가 된단다. 그림은 책에서 참고하렴.

, 이제 원의 둘레만 잴 수 있으면 돼원의 둘레를 재는 방법도 알아낼 수 있었어. 원에 내접하는 다각형과 외접하는 다각형의 면적을 재는 거야. 그러면 원의 면적은 내접하는 다각형의 면적보다 크고, 외접하는 다각형의 면적보다 작게 돼. 그리고 다각형의 꼭지점을 점점 키우면 원의 면적의 범위는 점점 작아지게 되는 거야. 그렇게 해서 아르키메데스는 원에 내접하는 96각형과 외접하는 96각형의 면적을 구해서 원둘레와 원의 지름의 비율이 3.1408 3.1429 사이의 숫자라는 것을 밝혀냈어. 지금도 이 방법으로 원주율을 구하는데, 슈퍼컴퓨터로 1 2000억대자리까지 구했다고 하는구나. 특별히 좀더 쉽게 구하는 방법이 딱히 없어. 하지만 여전히 그 숫자는 반복되지 않는 숫자로 남아있대. 참 신기하구나..

아주 심플해 보이는데 지름과 원둘레의 비율이 무리수라니….  원주율은 왜 무리수일까? 갑자기 이걸 증명한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구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요란 람베르트라는 사람이 18세기에 처음으로 증명했다는구나.

 

 

2.

8자를 눕혀 놓은 모양의 수.. 끝이 없는 수를 표현하는 무한대를 나타내는 수란다. 갈릴레이는 무한을 생각할 때 유한과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어. 예를 들어 자연수가 홀수와 짝수가 있다고 해서 자연수의 개수가 짝수의 개수보다 많다고 할 수 없다는 거야. 자연수도 무한 개, 짝수도 무한 개그러므로 자연수에 매칭되는 짝수는 반드시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짝수가 자연수보다 더 적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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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짝수는 자연수의 부분일 뿐이라 자연수가 훨씬 더 많을 것 같지만, 자연수 집합 안에서 어떤 큰 수를 가져와도 거기에 대응하는 짝수의 원소가 있다. 다시 말해 일대일 대응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무한을 볼 때는 유한의 세계와 같은 시선으로 보지 말라는 얘기가 바로 이것이다.

살비아티는 말한다.

“어떤 것들의 개수가같다’, ‘많다’, ‘적다고 하는 것은 개수가 유한한 경우에만 할 수 있는 말일세. 무한한 경우에는 이런 말이 성립하지 않네. 유한한 개념들을 가지고 무한에 대해 토론하려니 이런 어려움들이 생기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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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칸토어라는 사람은 무한급수를 생각해냈다고 하는구나..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한 값을 찾을 수 있다고 했어. 무한한 수를 더하면 무한한 수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발산이라고 했고, 무한한 수를 더해서 특정한 값을 구할 수 있는 경우는 수렴이라고 했단다. 고등학교 때 무한급수 단원이 괴롭히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공식을 외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무한급수를 생각해 낸 칸토어라는 사람 또한 천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런데 칸토어는 다른 수학자들로부터 무한의 수를 세었다고 무시당하고 압박을 받다가 신경쇠약으로 일찍 세상을 등졌다고 하는구나. 참 안타까운 일이구나.

 

 

3.

그런데 더 안타까운 사람이 있더구나. 갈루아라는 천재 수학자였는데 젊은 시절 사랑을 둔 치정극의 결투로 사망하고 말았단다. 그의 나이 21살이었대. 21살이 무엇을 했길래 천재수학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 그는 자신이 죽을 것을 예감하고 3통의 편지를 남겼는데, 그 중에 한 통이 수학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하는구나. 그가 남긴 것은 5차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내용이었어.

x. 미지수를 나타내는 x. 이것도 숫자로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어떤 숫자인지 모르는 숫자를 편의상 대체한 것인데 말이야. 그래도 미지수라고 칭하니 숫자라고 해야 하는지어떤 수도 될 수 있어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x를 상상의 수라고 했단다.

갈루아 이전에 수학자들은 이런저런 노력으로 2차 방정식, 3차 방정식,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구했단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이 세상에 출현하는 과정도 재미있는 과정을 거쳤지만 그 이야기는 갈루아의 이야기에 비하면 별로니까 생략할게.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발견하고 나서 오랫동안 수학자들은 5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푸는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단다. 그런데 21살의 젊은 수학자 갈루아가 5차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야. 안타깝게 사랑을 둔 결투에서 죽고 말았지만 말이야. 그가 젊은 나이에 죽지 않았다면 수학에 많은 업적을 세웠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하는구나.

 

 

4.

숫자 0은 생각보다 상당히 늦게 태어났다고 하는구나.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0은 사실 숫자일 필요가 없던 거야. 인도에서는 옛날에 학문이라는 것은 말로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대. 그렇다 보니 간략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어. 숫자도 마찬가지였단다. 로마자의 경우 십의 자리는 다른 문자로 표기를 했는데, 인도에서는 자릿수의 개념을 생각해 냈다는구나. 그렇게 자릿수를 생각하다 보니 중간에 빈 수를 표현해야만 했어.

예를 들어 천의 자리는 9, 백의 자리는 없고, 십의 자리는 4, 일의 자리는 9라는 숫자를 표현할 경우, 백의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생긴 것이란다. 띄어쓰기를 해서 9 49라고 해도 헛갈릴 것 같았어. 그래서 0이 생겨난 것이란다. 9049. 얼마나 편하니이렇게 생겨난 0은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가 된 것이란다. 피보나치 수열로 유명한 피보나치는 0의 존재를 접하고 너무 편리해서 0을 전파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는구나. 0의 발견은 아주 큰 숫자도 아주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한 것으로, 인류문화사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손꼽힌다고 하는구나. 음… 그런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구나.

 

 

5.

두 수를 더하면 10, 곱하면 40인 수를 구해 보시오. 이런 문제를 누군가 냈다고 해보자꾸나. 간단한 연립방정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이 방정식을 풀려고 해보면 x^2=-15라는 수식을 만나게 된단다. 어떤 수를 제곱해서 음수가 나오는 수라니…. 그런 수가 어찌 있을 수 있는가. 이 연립방정식의 답은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수학자들은 그런 수를 만들어내게 된단다.

알파벳 i로 표현하는 허수라는 수… i의 제곱은 -1이 된단다. 그러면 아까 위의 방정식 x^2=15의 답도 구할 수 있단다. 숫자는 설명하기 쉽게 하려고 수직선상에 표현하기도 한단다. , 그러면 이 허수는 수직선상에 어디에 놓아야 하는가 고민이 생겼어. 이미 수직선상에는 정수, 유리수, 무리수 등 실수로 가득 차 있었거든

유명한 수학자 가우스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좌표평면이었단다. 수직선은 좌우로만 길어지는데, 가우스의 좌표평면은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로도 뻗어나가고, 허수의 위치는 바로 그 상하 쪽에 위치하게 했단다. 익숙하게 이야기하면 x축은 실수 축, y축은 허수 축이 되는 거야. 처음에 허수를 발견했을 때는 쓸모 없는 숫자라고 생각들 했어.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양자역학, 현대수학, 물리학, 우주를 설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숫자도 언제 어떻게 운명이 바뀔 지 모를 일이로구나.

.

지금까지 아빠가 이해한 수준에서 간단히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HTML 문서로 수식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아빠가 게을러서 그림들을 갖다 붙이기 하지 않아서 아빠의 글이 쉽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좀더 커서 학교에서 이런 숫자들을 접하게 되면 이 책의 원작인 EBS 다큐프라임 <넘버스>를 찾아 같이 보자꾸나. 오랜만에 수학에 관련된 책을 읽고 나니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더 찾아 읽어보고 싶구나. 우선 집에 있는 책들부터 뒤져 봐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련다. 안녕.

 

                                                                     

PS:

책의 첫 문장 :.자연을 커다란 책에 비유한다면, 그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거기에 쓰인 언어를 알아야 할 것이다.

책의 끝 문장 : 사실, 보물이 있는 자리는 P=1, Q=1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같은 자리다. 교수대의 위치와 상관없이.


(103)
"내가 유일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이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쩌면 내가 역사상 맨 처음으로 모든 타당한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그런 입장을 분명히 취한 사람일 것이다. 한편 나는 알거니와 내가 이런 논의를 하는 마지막 사람은 분명 아니다."

(215)
사람들은 방정식을 들여다보고 각의 3등분 문제와 아폴론 제단 문제도 모두 자와 컴퍼스만으로는 작도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왜냐면 둘 다 3차식으로 표현되기는 하나 x3-1=0의 경우처럼 1차와 2차식으로 인수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2000여 년이 지나서야 참으로 오랜 난제들이 해결됐다.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은, x3-1=0에서 구한 해 중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문제가 괴물 같은 수인 ‘허수’를 드러냈다는 데 있다.
"허수를 상상의 수라고 부르지만 원래는 마법의 수라고 불렀습니다. 없는 것을 만들었죠. 그러나 사람들은 이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수학에 유용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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